서로의 시스템 속에서 시스템이 아닌 인간을 선택한 2명의 배신자의 고뇌, 그리고 그 선택이 펼치는 애증의 앙상블.

무간도와 신세계의 성공적 변주.

이정재와 정우성이라는 2명의 주연이 이끌어나가는 힘,  그리고 아마도 그 2명이 아니었으면 이리도 엄청난 단역들과 카메오가 나올수는 없었을 듯. 

 

 

 

35년만의 속편. 그 기대를 져버리지 않는 명작. 

모든 것이 완벽했다. 개인적으론 엔딩곡으로 베를린의 <Take my breath away>가 나왔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는 생각이 든다.

 

(추가) 남양주 메가박스 돌비에서 2회차로 봤는데 일반관에서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영화다. 아이맥스나 돌비시네마로 꼭 보라고 하고 싶다. 난 개인적으론 용아맥에서 아이맥스 영화를 보고 만족한 경우가 없어서 이 영화도 아이맥스로는 그리 관람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하지만 돌비에선 다시 한번 더 꼭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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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씬은 미쳤다고밖에는 말할 수 없는 퀄리티.

3편이 과연 2편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걱정이 될 정도다.

3편은 말 그대로 모든 것이 쏟아부어지는 장대한 피날레로 기획되었을텐데 감독도 이 액션을 어떻게 처리할지 벌써부터 고민이 만땅일 듯.

감독은 요즘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잘 듯 싶다. 내가 왜 이리 2편을 잘 뽑았지? 하면서 말이다.

감독의 전작인 <어느 가족>을 본 사람들은 대부분 느끼겠지만 전작과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라고 보인다.

전작도 가족, 인간의 따스함이라는 부분을 다뤘지만 시스템에 의해서 비정하게 해체되는 차가운 면도 보여준다.

이 작품은 <어느 가족>보다는 더 인간의 선의라는 부분을 부각시켜서 따뜻한 느낌이 더 부각된다.

개인적으론 작품의 완성도라는 부분에서는 <어느 가족>이 낫다고 보인다.

작품 자체의 수준은 평타 이상 정도로 볼 수 있을 듯 싶다.

송강호의 연기는 물론 좋았지만 강동원의 연기도 굉장히 돋보이다.

이지은은 이 배우들 사이에서 밀리지 않았다는다는 것만으로도 높은 평가를 줄 수 있다.

 

더 업그레이드 된 타격감. 마동석의 타격감 하나만으로도 볼만하다.

오랜만에 영화관에서 가서 보는거라 좋았고, 그게 닥터 스트레인지어서 더 좋았던 듯.

요즘은 정말 웬만한 영화는 좀이 쑤시고 집중이 안되서 2시간의 런닝타임을 견디기 어려울 정도인데, 2시간 내내 지루할 틈이 없었다.

킬링 타임용으로도 마블의 퀄리티가 유지된다는 측면으로도 만족할 만한 작품이다.

쿠키 영상에 나오는 인물을 보면 무조건 다음 편이 기대된다.

 

원작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도쿄기담집에 수록된 40페이지 정도 분량의 단편이다.

도쿄기담집이 약간은 기묘한 이야기를 수록했다는 느낌으로 지은 제목인 것 같긴 한데 그렇게 기묘하지는 않다.

그리고 읽고 나서 그렇게 기억이 나는 작품도 없다. 그 중에서 그래도 가장 기묘한 작품으로 기억나는 것은 시나가와 원숭이편인데 주인공이 어느 지방 산속(후지산이 있는 야마나시인가?)에 있는 여관에 묵었다가 시나가와에서 온 원숭이가 시중을 든 경험을 기록한 형식의 작품이다. 이 단편은 일본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에 한번 나와도 괜찮을 듯 싶다.

 

하루키 원작의 하나레이베이와 구성과 스토리는 거의 동일하지만 영화쪽이 훨씬 풍성하며 디테일이 살아있다.

원작소설에서는 그리 큰 주제의식같은 건 느껴지지 않는데, 영화에선 아들과의 애증, 그리고 아들이 하와이 하나레이 베이에서 사고로 죽은 후 그 애증이 해소되는 10년간의 과정이  설득력 있게 그려진다. 특히 죽은 아들(이름이 타카시)의 갈등해소의 모티브로 등장하는 또 다른 젊은 청년 타카하시(원작에선 뚱보라고 이름도 없다)의 비중이 원작보다 크며 이 장치로 인해 극의 설득력이 높아진다.

하루키의 작품은 읽고나도 선뜻 이 작품의 의도나 주제를 캐치하기가 어려운데 그것은 그의 작품이 물과 같은 성격을 갖기 때문이다. 모호함 속에서 작품을 읽어나가다 보면 무언가 드러나는 듯 하다가도 다 읽고 나면 그것이 무엇인지 여전히 애매한 그런 안개속을 걷는 기분을 느끼는데 이 영화도 역시 그런 하루키의 느낌을 잘(?) 살려냈다.

그래도 하루키의 작품보다는 감독의 손길이 훨씬 세밀하며 친절하다. 마지막 엔딩 장면에서 바닷가에 서있던 사치가 뒤돌아보면서 눈물을 머금은 얼굴로 환하게 미소를 짓는 장면은 감독의 친절한 마음을 대변한다.

 

원작을 읽고 나서 영화를 감상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을 것 같다.

(스포)

그간 스파이더맨 시리지의 모든 주요 악당들이 등장하게 된다. 이러한 멀티버스 설정이 알려지면서 그러면 혹시 그간 시리즈에서 나온 스파이더맨 주인공들도 다 함께 나오는 거 아닌가? 하는 팬들의 예상이 나오기 시작했다.

 

그건 영화관에서 확인하면 좋을 듯.

 

나는 영화관에 가기 전에 감상평이나 예고편도 제대로 보고 가지 않았기 때문에 온전히 영화를 즐길 수 있었던 부분이 크다. 그런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의 스토리를 많이 까먹은 탓에 약간 뭥미하는 부분이 있었다.

여유가 되면 스파이더맨 오리지널 3부작과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정도는 복습을 하고 가도 좋을 듯 싶다.

재밋다.

 

 

본격적인 마블 Phase 4의 주요한 한축이 될 셀레스티얼이 창조한 이터널스와 데이안츠에 대한 이야기가 펼쳐진다.

창조주, 그 창조주를 따르는 이들과 그 창조주에 반기를 든 이들의 이야기로도 볼 수 있다.

뭔가 심리적인 면을 설명하는데 치중해서 중간 이후에는 조금 지루하기도 하고 무겁기도 하고.

그럭저럭 재밋게 봤다.

지옥의 주요한 핵심 플롯은 기독교의 스토리를 그대로 패러디했다.

내가 생각하는 지옥의 핵심 주제는 구원은 '신'으로부터가 아니라 '인간의 사랑과 희생 그리고 연대'를 통해서만 얻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새진리회의 1대 의장 정진수는 세상의 정의는 '신의 심판'을 통해서 죄지은 인간이 처형받음으로서 실현된다는 믿음을 설파하지만, 정작 자신조차도 '신의 심판'으로 처형을 받는 순간까지 자신의 죄가 무엇인지 알지 못한다.

정진수라는 캐릭터는 예수의 숨겨진 모습을 상징한다. 성경에는 예수가 자신의 피로써 인간의 죄를 정화하고 구원해주는 메시아로서 '신의 아들'로 승화시키지만, 인간 세상의 상식과 역사의 예수는 단지 죄인으로서 십자가에 매달린 인물일 뿐이다.

성경에 빌라도가 예수를 처형하기가 껄끄럽게 느껴져서 유월절에 죄수 한명을 사면하는 풍습을 이용하려 하지만, 대중은 예수 대신에 바라바를 사면해주기를 청한다. 바라바의 죄는 살인이었다.

예수와 같이 십자가형에 처해진 죄수들이 2명 더 있었는데 그들의 죄는 강도였다고 전해진다. 

로마 시대에 십자가형은 주로 살인이나 반역과 같은 강력범죄자를 처형시키는 가장 강한 처벌이었다. 이런 정황을 보면 예수가 살인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면 반역에 해당하는 사상범으로 취급받았다고 예상이 가능하다.

즉, 성경의 기록을 후대에 쓰여진 예수의 신격화 작업의 결과로 보고, 인간의 관점에서 보자면 예수는 당대의 법으로 십자가형에 처할만큼 강력한 죄를 지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지옥에서 정진수도 '신의 심판'을 통해 '처형'당하지만 그는 2대 의장 그리고 형사와의 거래를 통해 그의 죽음의 진실을 감추고 새진리회를 부흥할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이러한 플롯은 감독이 예수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반영한 것이 아닐까 싶다(정진수라는 이름도 상당히 의도적인 듯 싶다. Jesus=지저스, ㅈㅈㅅ => 정진수)

이 드라마의 결론 부분에서 처형을 고지 받은 '아기'가 그의 부모의 희생을 통해서 구원받고, 주변의 사람들을 통해서 보호받으면서 새진리회의 손아귀를 탈출하는 장면을 통해 감독은 구원은 결국 '인간의 사랑, 희생 그리고 연대'를 통해서만 얻어진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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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1)

 엔딩부에서 변호사가 아기를 데리고 택시를 타는 장면. 택시기사가 이런 이야기를 한다.

 "저는 신이 어떤 놈인지도 잘 모르고, 관심도 없어요. 제가 확실히 아는 건 여긴 인간들의 세상이라는 겁니다. 인간들의 세상은 인간들이 알아서 해야죠. 안그렇습니까? 변호사님."

=> 감독의 주제의식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추가2)

 엔딩부에서 심판을 받았던 죄인(노점상을 하는 두 아이의 엄마)의 부활은, 구원을 의미한다. 아기의 부모의 희생으로 구원받은 이는 아기 뿐 아니라 다른 죄인도 포함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시즌2가 나온다면 정진수를 포함해서 심판 받았던 이들이 모두 부활했다는 설정도 포함될 수 있다.

다니얼 크레이그의 마지막 007.

오랜만에 극장에 가서 본 작품이라 그런지 더 좋았다.

빌리 아일리시의 주제가는 이미 많이 들었지만, 크고 좋은 사운드로 들으니 굉장히 좋았다.

라미 말렉이 분한 악당 샤핀은 웬지 일본의 사린가스 테러로 악명높은 옴진리교의 아사하라 쇼코가 모티브가 아니었을까 하는 느낌이 든다.

장진식 화법.

로맨틱 코미디로 분류가 가능하겠으나 독보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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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의 비틀기와 감정선의 변화를 표현해내는 것은 감독의 역량도 필요하지만, 정재영, 이나영이라는 걸출한 캐릭터의 배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헤어진 전 여친)오랜만이네. 잘 지내?

(동치성) 응.

(헤어진 전 여친) 누구야? 만나는 사람이야?

 

(동치성) 아니야. 그냥, 아는 여자야.

주변에 그냥 아는 여자 많아요? 몇 명이나 돼요?

(동치성) 예?

(동치성) 거기가 처음이에요.

(동치성) 한 명도 없어요.

(아는 여자) 다행이네. 좀 다행이다.

 

(아는 여자) 아휴. 너무 기분이 좋아지네.

근데 이 투샷에서 이나영 얼굴 크기 실화인가 싶다. 정재영 얼굴이 커보이기도 하지만, 이나영과 뒷자리 여자 분 얼굴과 비교해보면 그 거리차에도 불구하고 이나영 얼굴이 더 작다. 실제로 이나영 보면 장난 아닐 것 같다.

 

어쨋든 이 장면은 몇 번을 봐도 너무 러블리하다.

 

 

개인적으론 이번 9편이 모든 시리즈 중에서 가장 엉망이었다.

돔의 청년시절의 에피소드를 포함시켰고, 외전의 성격이 강했던 도쿄드리프트의 등장인물들까지 출연하면서 향수를 자아내고자 했으나 무언가 개연성이 모자라고 플롯이 엉성해서 몰입감을 갖기가 어려웠다.

이 시리즈의 가장 큰 미덕인 카 레이싱 씬도,역대 가장 스펙타클한 레이싱 씬을 선보였던 6편을 넘어서지 못한다.

분노의 질주는 아무리 말이 안되는 액션과 레이싱 씬도 현실감을 주는 연출력이 돋보였던 작품인데, 이번 편은 무언가 나사가 여러개 빠진 느낌이다.

영화 말미에 보너스 신에서 10편도 예고되어 있는데, 10편도 이렇게 기대를 져버리면 11편 제작은 힘들어질지도 모르겠다.

 

영화관에서 최근에(최근이래봤자 올해 3번째 영화관에서 봤던 작품이긴 하다) 이리도 지루했던 작품은 처음이다.

 

 이준익 감독의 작품에는 일관되게 흐르는 페이소스가 있는데, 개인적으론 이 작품에선 그것이 가장 강렬하게 드러났다고 보인다.

 성리학의 나라인 조선, 그러나 조선후기 이미 성리학의 이상은 무너지고 부정과 부패는 하늘을 찌르고 백성의 삶은 피폐하다. 그러한 와중에 살아나가는 민초들과 성리학의 이상으로는 이제 무너져가는 나라를 붙들 수 없음을 통감하며 그 한계에 괴로워하는 지식인.

 그러한 서사를 흑산도의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설경구, 변요한을 비롯한 주조연들의 눈부신 연기로 감동적으로 풀어나간다. 이준익 감독은 이미 마에스트로의 반열에 올랐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코로나 상황에서 이런 명작이 영화관에 걸린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극의 말미쯤에 나주목사 역에 배우 명계남이 나온다. 엔딩 크레딧에서 명계남 이름이 안나와서 내가 못봤나 했다.

특별출연, 우정출연등이 많아서 내가 지나쳤구나 생각했는데, 이 글을 쓰면서 영화 정보를 보니 나주 목사역 배우의 이름이 동방우라고 한다. 아 엄청 닮았네라고  생각하며 배우 정보를 보니 괄호치고 명계남이라고 정보가 나온다.

보니 2019년에 개명을 하셨다고 한다. 이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중요한 역할도 하시면서 이명박근혜 시절 1급(?) 블랙리스트에 오르셨고, 꼴통보수들에게 엄청난 온라인 테러를 당하셨다(현재 김제동에게도 이런 식의 꼴통보수들의 온라인 테러가 장난이 아니다).

개명의 이유로는 그저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서라고 인터뷰를 하셨는데 내가 볼때는 이러한 테러의 후유증 때문일거다. 앞으로 잘 되셨으면 좋겠다.

 

 원제는 Radioactive(방사능)이다. 극의 주요한 모티브가 마리 퀴리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국내 개봉 제목은 마리 퀴리가 됐다(방사능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마리 퀴리의 라듐과 폴로늄의 발견이 방사능에 대한 연구의 기폭제가 되긴 했지만, 영화에서처럼 히로시마 원폭, 네바다 원폭 실험, 체르노빌 사건과의 연계로 이어지는 극의 구성은 약간은 과장된 감이 있긴하다.

 

 영화는 꽤 재밋다. 마리퀴리의 과학자로서의 삶의 일면을 상당히 빠른 흐름으로 보여주는데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는 내용을 위한 팬서비스가 아니었을까 싶다.

 

 주연인 로자문드 파이크의 연기와 분위기는 언제 봐도 독특하다.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웰메이드 킬링타임 영화.

블록버스트라고 하기에는 조금 스케일이 작지만, 한국판 인디애나 존스라고 할 정도는 되는 것 같다.

캐릭터의 조화도 좋다.

단 하나의 아쉬움은 12세 관람가라서 이제훈과 신혜선의 뽀뽀씬 정도 밖에는 섬씽이 없다는 점이다.

 

오구라 콜렉션에 대한 엔딩의 밑밥이 있는데 속편이 제작될 순 있을까 싶긴 하다. 

만들어지면 꽤 재밋을 것 같다.

 이 영화는 어느 한 부분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없다.

적당한 스토리, 적당한 연출, 적당한 유머, 적당한 편집과 적당한 등장인물.

적당히 얼버무려서 상당한 수작을 만들어냈다.

 

어찌 보면 튀지 않지만, 그 튀지 않음을 통해 모든걸 부각시킨다.

 

1990년대 대구에서 일어난 페놀 사건이 주요 모티브이지만, 90년대 회사에서의 여성의 위치, 특히 고졸사원에 대한 한계 등은 그 시절에 회사를 다녀본 입장에선 꽤 공감이 간다.

 

그래도 아침에 출근해보니 사무실에 재떨이에 수북한 담배재와 술병, 통닭과 족발의 잔해가 있다는 초반의 설정은 조금 과했다는 생각은 든다.  90년대 말까지는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는 것은 일상이었으니까 재떨이 정도는 수북히 쌓여있는 경우가 많긴 했지만서도 말이다.

 

영화는 연약하며 어리숙해 보이는 3명의 여사원들을 통해서 스토리를 풀어나간다.

페놀유출, 회사내의 권력 암투, 기업사냥꾼과 같은 몇 가지의 모티브를 중층적으로 엮여서 입체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내면서, 예상 외의 반전을 보여주면서 극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준다.

 

아주 뛰어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일반적인 킬링타임용의 무비보다는 한 차원 높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론 박혜수의 연기가 가장 몰입감이 높았다. 

 SF 재난 영화의 장르긴 하지만, 실제 내용은 가족 휴먼드라마다.

사실상 혜성 직격의 CG도 그리 허접하진 않지만, 뜨거운 가족애가 이 영화의 진짜 볼거리라고 본다.

내가 재밋게 본 재난영화는, 아마겟돈, 딥 임팩트, 투모로우가 있는데 모두 공통적인 부분은 재난을 극복하는 혹은 희생되는 가족의 뜨겁고도 애틋한 스토리가 사실상 중심적인 내용이라는 것이다.

재밋다.

 

그리고 여주인공은 데드풀의 여자친구 역으로 나온 배우라 낯이 익었는데 뭐랄까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못알아봤다.

 

 

전편인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에 이어지는 후속작.

전편을 보고 원작 만화를 찾아봤는데 영화는 만화를 그대로 옮겨놓았다. 만화에 비해 영화는 쉼같은 여백의 미가 훨씬 좋다.

전편과 거의 대동소이한 분위기이긴 한데 스토리의 차이때문인지 정적인 맛은 전편인 여름과 가을이 더 낫게 느껴진다.

한국의 리메이크작인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도 잠시 봤다.

이 영화는 원작만화의 덕분이긴 하겠지만, 각 챕터의 제목이기도 한 음식들이 주인공의 기억, 주변인물과 상황에 어우러지는 시너지로 인한 몰입감이 상당한데, 리메이크 작은 음식을 한국에 맞게 재구성하고 거기에 맞춰 스토리를 각색했다. 그런 탓에 원작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몰입감은 기대하기 힘들다.

임순례 감독이 원작을 보고 나서 "아 나도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라는 기분은 이해하지만, 그러고 싶었다면 완전히 한국화 시켜서 원작의 분위기를 녹여내려는 시도를 했었으면 좋았겠네라는 아쉬움 같은 것이 남는다.

원작과 일본판 영화만으로 충분했던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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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포인트들)

1. 팥소를 만드는 장면.

 

そう たぶん 私もここを出るのが早すぎた きっと

焦りは禁物 アンコ作りも砂糖を早く入れすぎると いつまで煮てもアズキはやわらかくならない

砂糖を入れるのはアズキが簡単に指でつぶせるぐらいになってから

맞아 아마도, 나도 여기를 떠나는게 너무 빨랐다. 아마 그랬을거다.

조바심 내는건 금물. 팥소 만들 때도 설탕을 빨리 넣으면 아무리 쪄도도 팥이 물러지지가 않는다.

설탕을 넣는 건 팥이 손가락으로도 쉽게 으깨지고 나서다.

  

 

 

 일본이 잘만드는 힐링영화의 수작. 국내에서도 김태리 주연으로 리메이크 되었다.

시골의 마음 푸근해지는 풍광을 배경으로, 수수한 음식을 매개로 하여 일상의 모습을 담백하고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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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예고편에서도 잠시 나오지만 이치코의 고향 친구인 유우타와 물고기를 옮기는 일을 하는 씬에서, 유우타의 대사로 감독의 주제의식이 드러나는 내용이 나온다.

 

自分自身の身体でさ、実際にやったことと、その中で感じたこと、考えたこと。自分の責任で話せるのってそのぐらいだろ?そういうことを沢山持ってる人のことを尊敬するし、信用もする。何にもしたことがないくせに、なんでも知ってるつもりで、他人が作ったものを右から左に移してるだけの奴ほど威張ってる。薄っぺらな人間の空っぽな言葉を聞かされるのにうんざりした。

자신의 몸으로 실제로 하는 일, 그러면서 느끼는 것, 생각하는 것. 자신이 책임지고 말할 수 있는 건 그 정도겠지? 그런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존경하고, 믿을 수 있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주제에, 무엇이든 아는 척하고, 남이 만들어 놓은 걸 여기서 저기로 옮기는 정도만 하는 주제에 잘난 척을 하지. 얄팍한 인간의 헛소리나 들어야만 하는건 지긋지긋해.

 

 

俺はさ、他人に殺させといて、殺し方に文句つけるような、そんな人生は送りたくないなって思ったよ

나는 말이야, 남들에게 죽임을 당하면서(남들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면서를 약간은 과격하게 표현한 걸로 볼 수 있고, 실제로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내 생명을 갉아먹는다는 차원에서는 허튼소리도 아니다), 죽이는 방법에 불만이나 하는(징징거리는), 그런 인생을 보내고 싶진 않아.

 

전반적으로는 마음이 편해지긴 하지만 감독(원작이 만화던데, 만화에서 나오는 대사인지도 모르겠다)이 그저 편한 마음으로 만든 영화는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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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감상 포인트들.

 

そしてまた クミの季節になった. たくさんの実が落ちてただただ腐れていく.

積み重ねたことはみんな無駄だった.

"そんなの寂しいよな!   ジャムにしてみよう."

그리고 다시 수유의 계절이 왔다. 많은 열매가 떨어져 그저 썩어간다.

쌓여져 왔던 과정들이 모두 쓸모없어졌다.

"그런건 너무 슬프잖아! 잼으로 만들어 볼까."

 

 

 

 

"言葉は手にならないけれど 私の体が感じたことなら信じられる"

"말은 믿을 수 없지만, 내 몸으로 느낀거라면 믿을 수 있다."

手になる 직접 자기손으로 하다. 그 부정은, 직접 하지 않은 것이라는 의미. 믿을 수 없다는 의미.

 

 

 

"ゆうたは自分の人生と向き合うために戻て来たんだと思う.

私は逃げてきた."

유우타는 자신의 인생과 마주하려고 돌아온 것 같다.

나는 도망쳐 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췌 동영상이 저작권을 위반 3회로 더는 동영상 업로드가 불가능. 당연하 거긴 할 듯 한데 너튭의 그 많은 영화 소개 동영상들은 어찌 올라오는 건지 궁금타. 어쨋든 이젠 동영상은 다메. 

이 영화의 발췌 동영상이 저작권을 위반해서 동영상 업로드 제한 조치를 받고 나서 생각을 해봤는데, 나의 경우는 읽은 책에서 상당한 양을 발췌해서 올린 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저작권 위반에 해당한다. 그런데 그건 전혀 제재가 없는 걸 보면, 영화 같은 경우는 영화의 저작권을 가진 제작사등에서 아마도 저작권 보호를 요청했을거라 생각한다.

특히 유명한 영화들은 지속적으로 스트림이나 영화채널에서 틀어주니 저작권을 보호할 필요성이 크다. 저작권 보호해줘야 창작자나 제작자도 계속 컨텐츠를 제작할 동기가 생기지.

앞으로 영화 등은 발췌해서 올리는 건 그만둬야겠다)

 

(여름 편 마지막의 토마토 에피소드)

토마토를 좋아하는 주인공이, 로지 토마토를 고집하는데, 비가 오면 토마토는 쉽게 시들어버린다.

마을 어른들에게 로지 토마토를 잘하는 방법을 물어보지만, 약을 치라고 권하거나, 하우스를 빌려서 쓰라거나, 혼자 먹을거면 사서 먹는게 싸다고들 이야기를 해준다.

주인공은 웬지 그런건 맘에 안들다고 이야기하지만, 속마음은 토마토를 재배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하우스를 만들게 되면, 코모리에 이대로 정착해버릴까싶은 마음이 두려운 것이다.

고향 마을에 사는게 마음이 편하지만, 웬지 이대로 주저앉아 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마는 인생은 두려운, 양가적 감정을 드러낸다.

 

시골에서의 풍광, 음식에 대한 추억과 그에 어울러진 조리법과 맛깔나는 요리가 화면을 채우지만, 대사와 독백 속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했음직한 청춘의 상당한 고민들이 녹아있다.

보면서 이리도 힐링이 되는 영화는 그렇게 흔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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