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익 감독의 작품에는 일관되게 흐르는 페이소스가 있는데, 개인적으론 이 작품에선 그것이 가장 강렬하게 드러났다고 보인다.

 성리학의 나라인 조선, 그러나 조선후기 이미 성리학의 이상은 무너지고 부정과 부패는 하늘을 찌르고 백성의 삶은 피폐하다. 그러한 와중에 살아나가는 민초들과 성리학의 이상으로는 이제 무너져가는 나라를 붙들 수 없음을 통감하며 그 한계에 괴로워하는 지식인.

 그러한 서사를 흑산도의 아름다운 풍광, 그리고 설경구, 변요한을 비롯한 주조연들의 눈부신 연기로 감동적으로 풀어나간다. 이준익 감독은 이미 마에스트로의 반열에 올랐다고 보는 것이 맞을 듯 하다.

 코로나 상황에서 이런 명작이 영화관에 걸린다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다.

 

 

 

극의 말미쯤에 나주목사 역에 배우 명계남이 나온다. 엔딩 크레딧에서 명계남 이름이 안나와서 내가 못봤나 했다.

특별출연, 우정출연등이 많아서 내가 지나쳤구나 생각했는데, 이 글을 쓰면서 영화 정보를 보니 나주 목사역 배우의 이름이 동방우라고 한다. 아 엄청 닮았네라고  생각하며 배우 정보를 보니 괄호치고 명계남이라고 정보가 나온다.

보니 2019년에 개명을 하셨다고 한다. 이분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에서 중요한 역할도 하시면서 이명박근혜 시절 1급(?) 블랙리스트에 오르셨고, 꼴통보수들에게 엄청난 온라인 테러를 당하셨다(현재 김제동에게도 이런 식의 꼴통보수들의 온라인 테러가 장난이 아니다).

개명의 이유로는 그저 새로운 이름으로 불리고 싶어서라고 인터뷰를 하셨는데 내가 볼때는 이러한 테러의 후유증 때문일거다. 앞으로 잘 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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