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어느 한 부분 뛰어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없다.

적당한 스토리, 적당한 연출, 적당한 유머, 적당한 편집과 적당한 등장인물.

적당히 얼버무려서 상당한 수작을 만들어냈다.

 

어찌 보면 튀지 않지만, 그 튀지 않음을 통해 모든걸 부각시킨다.

 

1990년대 대구에서 일어난 페놀 사건이 주요 모티브이지만, 90년대 회사에서의 여성의 위치, 특히 고졸사원에 대한 한계 등은 그 시절에 회사를 다녀본 입장에선 꽤 공감이 간다.

 

그래도 아침에 출근해보니 사무실에 재떨이에 수북한 담배재와 술병, 통닭과 족발의 잔해가 있다는 초반의 설정은 조금 과했다는 생각은 든다.  90년대 말까지는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는 것은 일상이었으니까 재떨이 정도는 수북히 쌓여있는 경우가 많긴 했지만서도 말이다.

 

영화는 연약하며 어리숙해 보이는 3명의 여사원들을 통해서 스토리를 풀어나간다.

페놀유출, 회사내의 권력 암투, 기업사냥꾼과 같은 몇 가지의 모티브를 중층적으로 엮여서 입체적인 스토리를 만들어내면서, 예상 외의 반전을 보여주면서 극의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시켜준다.

 

아주 뛰어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일반적인 킬링타임용의 무비보다는 한 차원 높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개인적으론 박혜수의 연기가 가장 몰입감이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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