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미쳤다.

 

어쩜 이렇게 100% 이해가 안되는 영화를 만들었을까?

 

놀란이 뭔가 대단한 걸 만들고자 했지만, 감독 본인조차 무엇을 만드는지 이해 못한 듯 싶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개봉한 것이 놀란으로서는 신의 한수였다.

 

음악은 왜 이리 웅장한지... 참 어이가 없는 영화였다.

 

관객 중에 할머니 3분이 계셨는데, 그 중 한 분이 나가시면서 "아, 난 잤어."라고 이야기를 하시는 걸 들었다.

자는게 더 나았을 수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셉션이나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영상에 나오는 영화 소개를 우연히 본 후에 감상한 작품. 사무라이 영화는 톰 크루즈 주연의 라스트 사무라이 정도만 본 나로서는, 일본인이 그린 정통(?) 사무라이 영화는 처음이었다.

 근대 메이지 유신 시절을 배경으로 몰락하는 사무라이 계급의 일면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는 우울한 내용일 수 있는데, 중간중간 튀지 않는 개그코드와 일상을 잔잔하게 그려냄으로써 옛것에 대한 그리움이 포근한 느낌으로 어우러진다.

 상당히 재밋다.

 

 

오늘(8/25) 현재까지 410만 정도의 관객이 들은 걸로 집계되고 있다. 코로나 상황만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분명히 천만 관객을 넘어섰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중에는 그런 생각이 들진 않았지만, 엔딩부에서 수류탄이 터지는 레옹의 엔딩 오마쥬를 보면서 이 영화가 레옹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남(황정민)과 레이(이정재)의 선악대비와 인남의 딸 유민의 관계구도는 기본적으론 레옹과 유사하다.

그렇다고 이 영화에서 레옹의 향기는 엔딩부를 제외하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간의 한국의 하드보일드 장르와는 차별화되는 무엇인가가 이 영화에선 확실히 존재한다.

 

코로나 상황때문에 참고참다가 테넷에게 상영관을 넘겨주기 직전에야 결국 영화관을 가서 봤다.

 

영화관엔 거의 사람이 없긴 했는데, 마스크 제대로 안쓰는 쌍놈의 새끼들 때문에 좀 마음이 많이 불편해서, 초반에 약간 집중을 하기 힘들었다.

 

코로나 상황만 아니였다면 화면크고 사운드 빵빵한 대형 상영관을 찾아가서 봤을텐데 너무 아쉽다.

 

황정민과 이정재의 불꽃튀는 연기는 과연이었다. 

 

엔딩씬은 인남이 가고 싶었던 파나마의 해변에 유이(박정민)와 인남의 딸 유민이 작게 비쳐지면서 끝난다.

곧바로 암막의 엔딩 타이틀이 올라가면서 바로 타격감 있는 음악이 나오는데 꽤 좋았다.

하지만 해변위로 바다가 쭉욱 펼쳐지면서, 레옹처럼 무언가 향수가 돋는 음악이 깔렸어도 아주 좋았을 것이다(감독이 그러면 너무 레옹의 엔딩과 유사해질까봐 꺼렸을지도).

 

 전작인 강철비가 나온지 2년 반 정도가 지났다. 전작과는 이어지지는 않는 독립적인 스토리의 속편이다.

재밋는 설정은 전작의 2명의 주연이 나오는데, 정우성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곽도원은 북한 호위총국장으로 나온다는 점으로 전작의 역할과 반대된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론 전작이 조금 낫다고 본다. 하지만 클라이막스부의 긴장감에서는 우열을 가리긴 힘들다.

영화에서 한중일을 둘러싼 정치/군사적 암투를 카게무샤라는 코드명의 작전을 통해서 표현하는데(물론 이게 영화 줄거리의 핵심은 아니다), 카게무샤는 일본에서 주인을 은밀히 지키는 무사(방어하는 닌자를 생각하면 된다)를 의미하는데, 곽도원의 위치인 호위총국장은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호위하는 부대의 총책임자로 바로 카게무샤와 같은 의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곽도원이 쿠데타를 일으킨다.

 

플롯, 연출과 주연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 모두 전작에서 어느 정도 검증을 받았던 레벨을 그대로 보여준다.

영화의 재미를 위해서 그랬는진 모르겠는데, 미국 대통령이 너무 희화화되는 부분은 극의 긴장감을 좀 훼손한 감이 있다.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배역은 북한 잠수함 백두호의 부함장역을 맡은 신정근 배우이다(후반부 잠수함 액션씬에서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이 분이다).

전반적으론 극의 개연성은 전작에 비해선 좀 떨어진다. 그러나 이 극의 주제가 되는 남북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 얼마나 큰 것인가에 대한 느낌을 확실하게 준다.

아마도 결말(백두호의 운명)을 감독이 꽤 고민을 했을듯 한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 영화와 반대의 결말로 갔어도 꽤 큰 묵직함을 던져줬을 듯 하다.

만약 3편이 나온다면 꼭 볼 것 같다.

 

 

 

 

 

엔딩의 5분 정도를 제외하면 평작은 조금 넘는 킬링타임용 영화가 될 수 있었다.

속편이라는 속성상 전작인 부산행과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모든 면에서 부산행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졸작이다.

좀비영화가 갖는 긴장감, 선악의 캐릭터의 대비, 스토리의 개연성, 모든 것이 과연 이것이 전작과 같은 감독의 작품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히 엔딩의 5분은, 아.. 왜?라는 의문부호 투성이다.

특히 UN군 복장을 입은 후덕한 아줌마 제인의 등장은... 뭐 이건 뭐 게임의 미션깨기인가? 라는 황당함으로 다가온다.

 

이 영화를 보러가기 전에 어떤 영화평론가의 평을 들었던 게 있는데, 영화를 보니 무슨 소린지 너무 공감이 됐다.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을 찍고, 후속 작품이 염력이었다. 당시 염력을 본 사람들이 염력은 연상호 감독의 실수였구나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반도를 보고 나자, 사람들은 아.. 그게 아니라 부산행이 실수였구나라고 깨달았다고 한다.

 

거의 6개월만에 영화관을 갔다. 영화가 시작하고 한참 지나기도 했고, 코로나 시국이라 확실히 영화관에 사람이 없긴했다.

그래도 간만에 넓직한 스크린과 실감나는 사운드로 영화를 보니 좋긴했다.

코로나 사태가 어서 끝나길.

 

 

 

 2002년작.

2020년 2월 현재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COVID-19) 바이러스에 대한 뉴스를 보던 중이다.

미국 플로리다에 의료장비 회사에 다니는 회사원 남성이 중국 출장을 다녀온 후 기침,고열 증상이 나타나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검사 비용으로 3,270달러가 청구되고, 이중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금액 1,400달러를 개인비용으로 지출했다는 뉴스였다.

그래서 갑자기 미국 의료보험 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식코(Sicko)가 생각났고, 뒤이어 이 영화 존큐가 생각났다.

개봉 당시에는 이 영화가 재밋긴 했지만, 그리 감동적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상당히 감동적이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혈연이 비정한 상황을 정말로 비장하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뭉클하다. 

----------

(스포)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생각을 한 부분.

 

존 아치볼트의 아들(10살쯤?) 마이크 아치볼트가 야구 경기 도중 가슴에 통증을 느끼며 기절한다. 병원에 가보니 심장에 이상이 생겨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태. 영화에서 나오는 호프 메모리얼 병원의 심장외과 과장 터너 박사는 건강한 심장을 이식 받지 않으면 길어야 몇 달, 짧으면 몇 일내로 아들이 죽을 수 있다고 한다. 

행정을 책임지는 원무과장 레베카 페인은 존에게 심장이식을 받기 위해서는 대기자 명단에 마이크를 올려야 하고, 심장이 생길 때까지(결국은 누군가 심장을 줄 사람이 생겨야 하는데 보통 사고사로 죽는 사람이 생전에 기부자로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자로 올리더라도 언제 심장 이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며, 마이크를 병원에서 데리고 나가서 하고 싶은것을 하게 해주고 남은 생을 의미있게 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존의 아내 데니즈는 충격에 오열을 하고, 존은 터너 박사에게 "당신의 자식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묻자, 터너 박사는 "물론, 심장을 이식합니다."라고 대답한다.

존은 터너 박사와 레베카 페인에게 그렇다면 내 아들을 대기자 명단에 올리고 심장 이식을 해달라고 얘기한다.

그러자, 레베카 페인은 그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 존의 직장 보험이 아들 마이크의 심장 이식에 대한 비용을 커버하지 못한다고 얘기하며, 보험이 안되는 상황에서는 병원의 규정상 심장이식 수술비 25만 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고, 일단 대기자 명단에 올리려 해도 수술비의 30%인 7만 5천달러를 미리 병원에 지불해야만 한다고 얘기해준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존은 원래의 직장에서 마이크의 심장이식에 필요한 경비를 보장받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 하지만 회사의 상황이 악화되면서(아마도) 존이 정규직에서 파트타임업무로 보직이 변경되고, 회사의 규정으로 파트타임 업무를 보는 직원에게는 최대 2만 달러까지만 병원비를 부담하는 보험으로 변경이 된 상태이다.

아마 영화의 극적인 긴장을 높이기 위해 그러한 배경을 설정하겠지만, 미국의 보험 제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인간적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내용이다.

존의 아내 데니즈도 마트에서 비정규직 캐셔로 근무하는 상태기 때문에 보험혜택이 없는 상태이다. 또한, 존은 파트타임으로 바뀌면서 수입이 줄어들어, 집과 자신의 차와 아내 데니즈의 차를 살 때 은행에서 빌린 융자금의 월 상환금을 은행에 지불하는데 문제가 생긴 상태이다. 이 때문에 월 상환금의 일부를 지불하지 못해서 영화 초반에 아내인 데니즈의 차가  압류 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존과 아내는 마이크를 살리기 위해 관청과 보험사, 그리고 관련 정부 기관을 수없이 찾아다니며 아들의 병원비를 지원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지만 모든 곳에서 거절을 당하고 만다.

결국은 최후의 방법으로 다니던 교회에 사정을 알려서 이웃으로부터 모금을 받고, 가지고 있는 차와 가재도구를 팔기 시작한다. 그래도 선금인 7만 5천달러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로 아들 마이크는 서서히 심장의 박동이 약해지면서 쇠약해진다. 

그렇게 돈을 구하기 위해 고민하던 어느날 아침, 집에 있던 존에게 병원에서 아들을 간호하던 데니즈로부터 전화가 온다.

"마이크는 죽을거에요", 당황한 존은 아내에게 "무슨 일이야? 여보"라고 묻자, 데니즈는 오열하며, "마이크를 병원에서 쫓아내려 하고 있어요.", "존, 당신은 무언가 해야 해요, 제발 무어라도 당장 해봐요." 라며 울부짖는다.

 

아들을 위해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은 고뇌하고, 결국은 총과 커다란 쇠사슬로 된 자물쇠를 들고 병원으로 향한다.

병원에서 터너 박사를 만난 존은 마지막으로 아들을 살려달라고 부탁한다. 자료를 통해 터너 박사가 1년에 300건의 심장 이식 수술을 한다는 사실을 안 존은 터너 박사에게 단 1건의 수술만 그냥 해주면 안되냐고 눈물로 호소하고, 내가 어떤 일이 있어도 평생 일을 해서 갚겠다며 오열한다. 터너 박사가 끝내 거절하자, 존은 터너 박사를 총으로 위협하고 응급실로 들어가서 응급실에 있는 경비, 직원, 의료진과 찾아온 환자(총 8명쯤?)를 인질로 잡고 응급실을 폐쇄한다.

 

이 영화가 묻고 있는 부분은, 국가가 국민을 위해 만든 제도와 시스템이 도리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때 과연 개인이 제도에 맞서는 것이 부당한가? 라는 물음을 던진다.

 

이 영화의 결말은 그러한 물음에 대해 어느 정도의 해답을 주긴 한다. 그러나 애초에 그런 불가항력의 상황에 처한 개인을 구제할 방법이 자력구제밖에 없다면 그 사회는 어딘가 잘못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제도는 허점과 불완전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이 약점은 시스템을 설계하는 이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소홀히 한 부분에서 발생하거나, 다수의 이해가 상출할 때 그것을 절충하는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런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특별한 상황에 처한 개인들에 의해 드러나게 되면서 개선되는데, 그 개선과정에서 그 상황에 처한 개인의 희생이라는 댓가를 치루게 된다.

 현 교황이신 프란치스코와 전임 교황이신 베네틱토 16세의 실화가 바탕이 된 영화.

 영화는 2005년 당시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1984년과 1989년 2차례 한국을 방문한 바 있어서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교황이다)의 사망으로 시작한다. 

 교황이 사망하면 전세계의 추기경들이 모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콘클라베)를 시작한다. 콘클라베는 카톨릭의 유명한 이벤트이기도해서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최근의 소설로는 댄 브라운의 천사와 악마에 콘클라베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이 콘클라베에서 새로운 교황으로 독일의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선출되어서 베네딕토 16세(안소니 홉킨스)가 된다. 베네딕토 16세는 1927년(현재 나이는 94세), 바이마르 공화국(무려 바이마르 공화국, 1918년부터 1933년까지 존속했던 국가로 공식명칭은 독일 공화국이며, 1933년 대통령인 힌덴부르크가 사망하고 34년 나치당수인 히틀러가 새로운 총통으로 등장하면서 막을 내렸다)에서 태어났다.

 2005년 콘클라베에서 베네딕토 16세의 견제세력이었던 진보파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 호르헤 베르골리오 추기경(조너선 프라이스)은 중간 과정에서 약간의 지지를 얻긴 하지만 교황의 자리는 베네딕토 16세에게 돌아가게 된다.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은 2013년 베네딕토 16세의 비서의 성추문이 세상에 알려지는 시점부터다.

 신앙과 현실과의 괴리에서 고민하던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추기경직을 사임하고 일반 교구의 신부로 돌아가려는 결심을 한다. 추기경의 사임은 교황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로마로 가는 비행기표를 예약한다.

 비행기표의 예약을 하고 난 직후에, 바티칸으로부터 교황을 만나러 와달라는 연락이 온다.

 바티칸으로 가서 베네딕토 교황을 만나는 베르골리오 추기경. 거기서 교황은 추기경과 신앙에 대한 언쟁을 하면서 그간의 갈등을 드러낸다. 그러한 갈등은 계속된 대화로 어느덧 풀리고, 교황은 추기경에게 성추문 스캔들에 얽힌 비밀을 고백하면서 추기경에게 부탁을 하게 된다.

 

 이 영화는 스토리도 흡인력이 있지만, 두 주연 배우의 연기력 그리고 바티칸(정확히는 로마)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는 재미가 있다.

 헬기의 이동 장면에서 보이는 바티칸 시국의 모습, 콜로세오, 로마의 시가지, 그리고 교황의 별장이 있는 카스텔 간돌포의 모습은 아름답다.

 

  한국사의 향방을 크게 바꾼 현대사이기 때문에 이 영화의 스토리를 대부분의 국민들은 어느 정도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 디테일을 정확히 모를 뿐.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 임자 마음대로 해."

 임파워먼트(empowerment) 쩌는 대사이긴 한데, 문제는 그 이후에 지 맘대로 한 데 대해서 쌩까는 박통에게서 정말 찐한 빡침을 느끼게 했다.

 이병헌의 연기도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영화에서 정말 중요한 인물인 박통 역의 이성민의 싱크로율은 정말 발군이다.

 

 

이번 스타워즈는 9부작(스핀오프 2편을 포함 11편)의 대단원(적어도 한 세대의 결말 정도까지는)의 방점을 찍는다.

레이의 출생의 배경, 레이와 카일로 렌과의 갈등, 그리고 전작의 루크의 소멸에 이어 레아의 소멸까지.

이 시리즈에 대한 감상은 한두마디로는 표현할 길이 없다.

특별히 미국의 60년대생들에게는 이 영화는 하나의 미국판 신화나 다름없을 것이다.

뜬금없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발전과정이라고 본다.

아마도 스타워즈 시리즈는 계속 될 듯.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재밋었다. 10점 만점에 8점 정도.

 

-------------------------------------------------------------------------

(스포)

 

엔딩에서 레이와 벤의 키스에 대한 생각

1) 레이 팰퍼틴 : 포스의 다크사이드의 정점인 팰퍼틴의 손녀.

2) 벤 스카이워커

: 한 솔로와 레아 스카이워커의 아들, 포스의 라이트사이드의 희망이었으나 외삼촌인 루크에게 수련을 받던 젊은 날

불안한(젊을 때의 루크와 마찬가지로) 벤의 포스에서 다크사이드에 대한 유혹을 감지한 루크가 한 순간의 실수로 큰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그로 인해 다크사이드로 빠지고 스노크의 수하로 들어간다.

이런 배경에서 다시 벤은 레이의 순수한 포스(Pure force, 선도 악도 모두 극복한)에 감화받고 다시 라이트 사이드로 돌아선다. 그리고 다크엠페러와의 최후의 사투에서 힘을 다하고 죽은 레이에게 자신의 포스를 모두 전달하고 죽는다.

 다크사이드의 정점인 팰퍼틴의 혈통이 다크엠페러를 막고, 그녀를 다시 스카이워커의 혈통이 살린다

=> 이 플롯의 제목으로 Rise of Skywalker는 벤의 스카이워커로의 복귀, 그리고 레이 팰퍼틴이 레이 스카이워커로 다시 거듭난다는 중의적 의미로 매우 적절하다.

이 영화를 보고 그간의 떡밥을 무리하게 회수하느라 무리가 많다 어쩐다 말들이 많은데 이 결말의 플롯만을 놓고 볼 때 충분히 스타워즈 시리즈의 하나의 제네레이션의 마무리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다 보고 난 감상은 뭔가 부족하다.

하정우와 이병헌의 하드캐리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평작 이하였을지도 모르겠다.

마블리와 전혜진, 수지는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단 한 컷 출연한 전도연의 임팩트는 대단한데, 왜 그녀가 나왔어야 했는지에 대한 개연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아마도 편집과정에서 그 장면에 개연성을 줄 내용이 빠졌거나, 그저 카메오인데 카메오가 전도연이다 보니 감독이 그 씬에서 갑자기 무언가 만들고 싶은 욕심이 났거나 했던 것 같다.

클라이맥스의 감정선을 올리기 위한 내용의 개연성은 굉장히 부족한데, 하정우와 이병헌의 연기는 그런 것들을 잊게 한다. 하지만 배우의 연기에만 의존하는 감독의 불성실함은 약간의 직무유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굉장한 화면, 그리고 좋은 배우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 영화는 노선을 화끈한 킬링타임용 블록버스터로 정했으면 나을 뻔했다.

 

 프로즌:겨울왕국은 아마도 디즈니도 예상못할 정도로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일 것이다.

그래서 속편 자체를 계획에 두지 않았을 듯하고, 그래서 성공 이후에 준비를 시작했기에 속편의 제작이 6년이나 걸린 것이라 예상된다. (이런 비슷한 예가 터미네이터이다. 1편 이후 속편이 나오는데 7년이 걸렸다.)

내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프로즌 1편과 이번 2편은 우열을 논하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속편이 잘만들어졌다.

스토리의 완결성, 그리고 1편과의 연계성도 어느 정도 확보했기에 흐름에서 뜬금없는 부분이 적다.

1편의 OST와의 연계성 그리고 새로운 넘버들의 완성도도 높다.

너무 매끈하게 뽑아낸 영화라 흠잡을데가 거의 없다고 보인다. 아마도 3편도 조만간 나올 듯 하다.

이러한 킬러 컨텐츠를 심심치 않게 만들어내는 헐리우드(정확히는 디즈니)의 능력은 놀랍고도 부럽다.

이 영화때문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터미네이터 1편과 2편뒤에 만들어진 3편의 영화(터미네이터3 라이즈 오브 머신->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는 오리지널 원작자이자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과는 상관없이 제작된 영화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T1, T2와 그 이후의 3편은 영화의 결이 많이 차이가 났다.

어쨌든 돌고돌아 1편이 제작되고 35년만에 원작자는 판권을 찾아서 제작을 맡았고, 감독은 제임스 카메론의 맘에 든 데드풀(Dead Pool)의 감독 팀 밀러가 맡았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제작자중 하나인 텐센트(Tencent; 중국 최대의 인터넷 영상 사업자)의 크레딧이 올라갈 때 약간 싸한 느낌(이거 또 짱깨들이 영화 하나 버리는거 아닌가? 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유일한 아쉬움은 너무나 늙어버린 사라코너와 아놀드 형님이다. 

그 외엔 이 영화의 모든 것에 만족한다.

이 영화의 보너스 영상은 없다. 하지만 끝까지 기다리면 오리지널 스코어의 짜릿한 변주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영화의 가슴 떨리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그 주제음악 자체다.

 

 

 

장엄한 적그리스도적 서사. 선과 악의 저열한 이분법에 던지는 묵직한 물음.

-----------------------------------------

이 영화는 보는 내내 엄청 기분이 찝찝하다. 찝찝하다 못해 답답하고 무언가 알지 못할 여러가지 감정이 점정 응어리지면서 응축되어 간다. 그러한 감정들이 터져나오면서 폭주하는 조커의 절대적인 악의 행위에 대해, "나는 과연 그를 비난 할 수 있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이 가슴에 박힌다. 

현대 미국사회의 부의 양극화와 지도층의 가식 그리고 총기 문제까지 사회 부조리에 대해 너무나도 강렬한 질문을 던진다.

 

----------------------------------------

 

적당한 유머와 적당한 조크, 그리고 사랑과 함께 위대한 음악이 흐르는 따뜻한 영화.

------

이 영화가 인기가 없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미 외국에선 국내보다 개봉을 일찍해서 그런건지 블루레이 Ripping 버전도 이미 풀려버렸다. 내가 개봉일에 가서 봤지만 관객이 거의 없었고, 젊은 아이들은 아마 이 영화의 중간중간의 클리셰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말릭이 교통 사고후에 병원에 입원해 있을때 엘리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Will you still need me, will you still feed me when I'm 64?(내가 64살이 되었을 때도 나를 사랑해주고 나를 보살펴줄건가요?)

그러자 엘리가 생각해보고라고 한 후에, why 64?라고 얘기하는데, 말릭이 what you mean?(뭔 소리야?)라고 이야기한다.

이 장면은 비틀즈의 노래 When I'm Sixty-four.를 알면 금방 이해가 되는 클리셰이다. 말릭의 대사 자체가 바로 비틀즈의 이 노래의 가사이기도 하다. 즉 비틀즈의 유명한 곡의 가사로 농담을 한 것인데 엘리가 이것에 대해 왜 64살이야?라고 되물으니 말릭이 뭐?(아니 비틀즈 노래잖아?)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클리셰(혹은 사회학적 용어로 밈-meme,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사회문화적 공통정보를 의미하며, 클리셰보다는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 볼 수 있다-으로 부를 수도 있다)는 비틀즈 노래를 거의 어린 시절부터 들어왔던 세대들에겐 굉장히 친숙하겠지만, 그 이후 세대들에겐 특히 비영어권에선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이 영화의 배경이 2000년도이고 이 때 30대 초중반 정도로 설정된 주인공들의 나이를 감안하면 1960년대 중후반의 영국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비틀즈의 노래는 완전히 꿰찰 정도로 잘 아는 세대일 것이다.(근데 에드 쉬런도 나오는 걸 봐선 배경은 현대이다. 그럼 나이는 1980년대 중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일거고, 그래도 영국인들은 비틀즈의 노래를 대부분은 알지 않을까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중학교 시절 비틀즈의 거의 모든 앨범을 3년 내내 듣다시피했기 때문에 비틀즈의 노래 및 그들의 개인적인 정보들도 어느 정도 친숙해서 이 영화를 보고 이해하는데 거의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반대로 이러한 사전 정보없이 이 영화를 보면 아마도 영화 내내 나오는 이러한 클리셰들을 절반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이런 요인때문에 국내에서 흥행이 잘 되지 않은게 아닌가 싶다.

분노의 질주(Fast and Furious) 시리즈가 아닌 분노의 질주 present이다. 헷갈릴 수 있으니 조심.

그래서 역대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는 결이 좀 틀리다. 

무언가 스피디한 액션을 추구했던 것 같다.

여러가지를 그럭저럭 재밋게 버무렸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같은 난이도 높은 스턴트가 역시 볼거리이다.

여주인공인 바네사 커비는 미션임파서블 폴 아웃에서 매력적인 악역(?)을 맡아서 지명도를 키웠는데 이 영화에서도 굉장히 아름답게 나온다. 또한 잠시 나오시는 러시아 마피아 대장역의 에이자 곤잘레스는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꽤 인상적이었는데 어쩐지 너무 섹시한 역으로만 이미지를 소비하는 듯 하다. 제대로 된 역을 맡으면 현재보단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이 보인다.

여름에 어울릴 영화이다.

보너스 영상이 2개이니 볼 사람은 엔딩 크레딧 끝까지 기다려야 한다.

 개봉 전부터 너무 예고편을 올리고 출연자가 예능 프로는 다 돌아서, 아 이거 좀 거시기한데라는 생각을 했다.

굉장히 재밋다. 극의 내용에 비해 그리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으며, 상당히 웃기고 재밋다.

가족영화로 강력 추천한다. 특히 부모님 모시고 가서 보면 좋을 영화다.

--------------------

(스포 유)

 재난 요소로 유독가스를 설정한 것은 매우 영리했다고 본다. 거의 모든 액션 장면에서 연기라는 특성상 상당히 현실적인 압박요인으로 작용하여 극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한다.

 조정석의 약간은 웃기고 허당기 있는 코믹연기는 무거울 수 있는 극의 내용을 한껏 가볍게 한다. 아마도 조정석은 건축학개론의 납득이의 계보를 잇는 이런 연기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임)윤아는 현빈과의 공조에서도 맛깔나는 코믹연기를 보여줬는데 여기서도 조정석과 합이 굉장히 잘 맞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전개에서 건물 클라이밍 장면이 많은데, 조정석의 백수 배역과 맞물려서 웬지 요즘 젊은이들이 세상 살아가기 어려운 현실에 액션장면이 겹쳐지면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영화 보고 나오면서 문득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블록의 스피드가 생각났다.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계속 달려야만 하는 버스에서의 탈출이라는 제약과 남녀 2인조의 조합이라는 측면에서 비슷한 느낌이 들었고, 이 영화도 그에 못지 않은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악당이 없다는 측면에서 압박감은 약간 딸리긴 하지만 이 부분은 한국적 감성으로 주어지는 또 다른 감동으로 대체 가능하다)

 최근의 SNS라는 매체의 특성을 영화의 장치로 십분 잘 활용했고, 특히 드론씬은 실질적으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제약조건에서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웰메이드 재난영화로 괜찮은 시나리오만 나온다면 속편도 제작 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2편은 최소 조정석과 윤아가 연인 혹은 부부로 나오거나, 시나리오에 따라서 2명의 주인공 중 하나가(혹은 둘다) 교체되거나 해야될테지만 말이다.

 헐리웃 리메이크도 기대해볼만하다.

존윅2에서 그대로 이어지면서 말이 별로 필요없이 총탄이 난무한다. 보통 이정도로 총탄이 난무하면 지겨워질 법도 한데 전혀 지겹지 않다. 이 영화는 전적으로 액션을 좋아하는 남자들의 영화이다. 아마 데이트용으로 본다면 여자들은 남친에게 욕을 한사발 날릴지도 모른다.

패러벨럼은 총기에서 유명한 코드네임이다. 독일 DMW의 루거 P08 권총의 총탄 이름이 9x19패러벨럼(Parabellum)이다. 또한 이 총과 총탄은 존윅이 최고회의(하이 카운실)의 결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준비되는 애피타이저 무기이기도 하다.

애피타이저 이후에도 살상능력이 후덜덜한 무기들이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패러벨럼(Parabellum)의 어원은 DWM 사의 모토인,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Si vis pacem, para bellum.)'이며, 영화에서도 윈스톤(뉴욕 콘티넨탈의 사장?이자 존윅의 친구?)이 결전을 앞두고 이 대사를 되뇌인다.

이 영화는 1편부터 주로 힙합이나 메탈을 배경음악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이번편에서는 결전을 앞두고 비발디의 사계(겨울 1악장)이 긴박하게 흘러나오는데 이게 전투씬의 긴장과 잘 어울린다.

스토리가 조금 과한 감은 있지만, 이만하면 개연성은 어느 정도 확보되었다고 본다.

존윅4의 떡밥을 엄청 투척해뒀는데, 언제 나오려나 기대된다.

------------------------------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에도 패러밸럼 총탄을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일본어 번역의 영향으로 파라벨룸으로 표기된다.) 이 분 소설을 그냥 허투루 쓰는게 아니라는 걸 가끔 이렇게 알고는 깜짝 놀라곤 한다.

아오마메가 다마루에게 최근 경찰의 권총이 리볼버에서 오토매틱으로 바뀐 것을 묻는 장면이다.

"나는 쏴봤어." 다마루는 말했다. "15연발 오토매틱이었지. 9밀리 파라벨룸 탄환을 사용해."

 

 

 

 

 

엔드게임 이후를 다루기 때문에, 엔드게임 이후의 상황에 대해 극 초반에 조금은 설명이 나오는데(반띵, 다시 재반띵 이후) 별 상관없다. 인피워랑 엔드게임 안봤어도 이 영화 보는데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토니파커(ㅋ.. 이글 쓸 때 토니 스타크와 피터 파커를 짬뽕으로 버무려서 헷갈렸던 듯),는 현재 17살의 고등학교 졸업반(?) 쯤 되는 것 같다. 졸업여행을 베니스로 가는 설정인데 부럽기 그지없다.(졸업여행으로 베니스가 웬말이냐?)

베니스에서 시작해서 프라하, 런던의 화려한 로케지에서 화려한 액션이 선보인다.

스토리는 원래 스모크 건으로 알려졌던 멀티버스와는 완전히 다른 전개로 간다. 반전이라면 반전이지만 요즘은 반전영화가 워낙 많아서 이런 반전은 반적에 끼지도 못할 듯 하다.

극 초반에 휘트니 휴스톤의 I will always love you가 뜬금없이 사람을 울컥하게 하더니, 엔딩부의 고고스의 Vacation까지 선곡을 누가 했는지 참 맘에 든다.

영화는 중간에 약간 지루한 면이 없진 않지만 런닝 타임이 긴만큼 그 정도는 봐줄 수 있는 수준이다.

 

 

 

 

 

한마디로 졸립고 재미가 없다.

피곤할 때 영화관 가서 한숨 푹 때리기 정말 좋은 영화다.

(약간의 스포)

지은지 30,40년 정도 되었을 듯 한 허름한 빨간 벽돌집의 반지하방.

아들 기우는 동냥질하던 윗집의 wifi에 암호가 걸리면서 사용할 수 없게되자 다른 wifi spot을 찾아 집안 여기저기를 헤매다가 목욕탕의 양변기(이 변기가 걸작이다. 목욕탕 안에 마치 장독대처럼 어깨 높이 정도에 단이 창문 아래 있는데 그 단에 양변기가 설치되어 있다. 반지하 자체도 찌질함의 장치이지만 그런 반지하 중에서도 더욱 찌질함을 강조하기 위해서 목욕탕도 상당히 비정상적인 집을 구했다. 그런 집을 구한건지 아니면 세트적으로 설치한 건지 모르겠다.)에서 겨우 주변 커피샵의 wifi를 찾아낸다.

아내의 구박을 받으며 일어난 아버지 김기택(송강호)는 남아있는 식빵 쪼가리를 뜯어먹다가 식탁위에 있는 곱등이를 발견하고는 손가락으로 튕겨낸다.(죽이지는 않는다. 일반적으론 아마 잡을 죽일텐데 감독의 의도는 생명을 함부로 죽이지 않는것을 보여주려 의도한 걸까? 라고도 생각할 순 있지만 그저 반지하면서도 집안도 제대로 치워놓고 살지 않는 빈곤함을 강조하기 위해 보여준 장치이지 싶다. 가난하고 찌질하고 더러우며 무력한...)

wifi를 찾아내자 기우의 엄마는 동네 피자집에 박스 접는 아르바이트에 대해 카톡으로 확인하라고 기우에게 이야기를 하고, 이어서 온 가족은 기우가 찾은 유튜브 동영상으로 피자박스 접는 방법을 보며 피자박스를 접기 시작한다.

곧이어 안방 창문(이 집이 반지하임을 잊지말자)으로 동네에 소독차가 지나가고 새하얀 소독가스가 열려진 창문으로 자욱하게 스며들며 가족들은 콜록거리며 피자박스를 접고, 그 와중에도 아버지 기택은 태연하게 유투브를 보아가며 박스를 접는다.

뒤이어 피자집에서 박스를 수거하러 오고, 피자집 주인(젊은 여자)이 검수과정에서 4개당 1개꼴의 불량(정황상 기택이 접은게 불량이라는 뉘앙스의 장면이 나온다. 여기까지의 정황으로 이 집의 상황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고 가장인 기택의 무능력이 이 집안의 가난의 근원임을 관객들에게 각인시켜주는 효과가 있다.

(아래 사진이 그 장면임.)

불량때문에 원래 피자박스 갯수값에서 10%를 제한 금액을 보수로 받은 후, 그 돈으로 기우의 미납 핸드폰 요금을 내서 중지를 풀고, 초저녁에 치맥을 하며 오랜만에 소확행을 즐기는 기택의 가족. 

이 순간 기우의 친구(박서준)가 뜬금없이 수석(壽石) 한개를 들고 기택의 집을 방문한다. 수석은 친구 집을 방문하면서 선물로 들고 온 것인데 참 뜬금이 없지만, 이 수석은 영화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도 하고 무언가 상징하는 듯 하다.(무언가 감독의 의도가 있는건 확실하다. 기우가 이 수석을 들고 꽤 중요한 대사도 한다.)

친구의 소개로 기우는 굉장한 부자집 여자 고딩의 영어과외를 맡게 되면서 영화는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한다.

기우가 가짜 대학생으로 이 집에 소개되어 들어가게 되었듯이 누나(? 동생은 아닐 듯, 박소담)는 그 집의 남자아이의 미술심리치료사로, 아버지 기택은 운전기사로 모두 경력을 위조해서 들어가게 된다. 결국은 그 집에서 살림을 도맡던 가정부(일반적인 가정부다보다는 집사의 역할까지 하는)까지 내몰고 엄마까지 가정부로 들어오면서, 완벽하게 그 부잣집에 기생해서 먹고 사는 가족이 된다.

이 영화의 반전은 좀 상상하기 힘든 형태로 오기 때문에 영화적 재미를 위해서라도 영화관에서 확인하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다 보고 나면 무언가 망치로 후드려맞은 듯한 멍함이 한동안 가슴에 먹먹하게 남는다. 그렇다고 그리 찝찝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아주 즐겁지도 않고, 인생이 뭐 그럴 수도 있지 정도의 감상이 든다.

------------------------

이미 관객이 900만이 넘어서 1,000만을 향해 가고 있는 시점이다.(2019년 8월3일 현재, 1000만이 간당간당하게 넘었다.).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인상적인 장면이 3개가 있다.

1. 부잣집 사람들이 캠핑을 갔다가 비가 많이 와서 급히 돌아오던 날, 기택의 가족들은 주인 없는 부잣집에서 일장춘몽과 같은 한바탕 숨막히는 난리를 겪은 후, 빗속을 걸어서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다. 집에 도착하니 저지대(였던 듯?)인 동네가 침수되고 딸내미는 집안에 들어가서 물이 차올라 오물이 역류하는 변기뚜겅위에 앉아 담배를 한대 꼬나문다. 이 장면에서 무언가 인생의 밑바닥이 있다면 저런 모습이겠구나라는 비루함이 느껴졌다.

2. 집이 침수되어서 기택의 가족은 그날밤 동네 체육관같은 대피소에서 마을 사람들과 밤을 지새게 된다. 그곳에서 아들 기우는 아버지 기택에게, 앞으로의 계획을 묻는다. 그 질문에 무계획이 가장 좋은 계획이야라고 대답하는 기택.

세상 사람들이 실패를 하는 이유가 계획을 세우기 때문이라며,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계획이라는 그의 말에서 절망의 끝에 다다른 그의 심리를 옅볼 수 있었고, 그러한 말에 아들 기우는 무언지 구체적이진 않지만 아버지에게 미안함을 느끼고, 아버지 기택에게 "미안해요. 뭔지 모르지만 그냥 아버지에게 미안해요."라고 이야기한다.

3. 클라이막스 말미에 이선균은 차키를 던지라고 하고, 송강호는 머뭇거리다가 차키를 던지는데 그게 쇠꼬치에 찔려 쓰러진 남자밑에 깔리게 된다. 이선균은 그 남자 밑에서 차키를 줍는데 이때 이선균은 그 남자의 악취에 인상을 찌푸리고 코를 쥐면서 마치 더러운 물건을 마지 못해 짚는 듯 차키를 들어올린다. 이때, 송강호의 눈빛이 확 바뀌면서 이선균에게 다가간다.

이 전 장면에서도 몇 번 나오지만, 대저택의 사람들이 반지하방 사람들에게 나는 냄새에 반응하는 장면들이 있다.(아이가 첨에 송강호와 그 부인의 냄새가 같다는 걸 이야기하고, 두번째 조여정이 딸아이 생일파티를 위해 장을 보러 갔다 오면서 차안에서 운전기사인 송강호의 냄새에 질색하는 장면, 그리고 마지막에 의문의 남자에게 나는 악취에 코를 막는 이선균)

이 영화에서 냄새(구체적으론 악취라고 하겠다.)는 가진자와 가지지 못한 자를 구분하는 무형의 장치중 하나이며, 없는 자들이 생활의 곤궁함속에서 자신들도 모르게 풍기는 가난의 냄새와도 같다. 겉은 번지르르하게 꾸미지만 그들의 짠내나는 생활의 비루함으로부터 오는 그 냄새는 아무리 숨기려 해도 숨겨지지가 않고 결정적인 순간에 가난의 컴플렉스와 함께 제멋대로 튀어나오는 낙인과 같다.

송강호는 코를 쥐어막는 이선균을 통해서 (그것이 비록 타인의 냄새에 대한 반응이지만, 그도 자신과 같은 지하에 사는 부류라서 좀 과장되게 말하면 동료의식 혹은 자신과 일부 동일시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자신의 존재를 무시당하는 것 같은 분노를 느꼈던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는 나중에 dvd로 나오면 몇 번 더 보면서 내용과 미쟝센을 제대로 음미하면 좀 더 많은 생각거리와 이슈들을 던져줄 수 있을 것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