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재난 영화의 장르긴 하지만, 실제 내용은 가족 휴먼드라마다.

사실상 혜성 직격의 CG도 그리 허접하진 않지만, 뜨거운 가족애가 이 영화의 진짜 볼거리라고 본다.

내가 재밋게 본 재난영화는, 아마겟돈, 딥 임팩트, 투모로우가 있는데 모두 공통적인 부분은 재난을 극복하는 혹은 희생되는 가족의 뜨겁고도 애틋한 스토리가 사실상 중심적인 내용이라는 것이다.

재밋다.

 

그리고 여주인공은 데드풀의 여자친구 역으로 나온 배우라 낯이 익었는데 뭐랄까 분위기가 너무 달라서 못알아봤다.

 

 

전편인 리틀 포레스트 여름과 가을에 이어지는 후속작.

전편을 보고 원작 만화를 찾아봤는데 영화는 만화를 그대로 옮겨놓았다. 만화에 비해 영화는 쉼같은 여백의 미가 훨씬 좋다.

전편과 거의 대동소이한 분위기이긴 한데 스토리의 차이때문인지 정적인 맛은 전편인 여름과 가을이 더 낫게 느껴진다.

한국의 리메이크작인 임순례 감독의 리틀 포레스트도 잠시 봤다.

이 영화는 원작만화의 덕분이긴 하겠지만, 각 챕터의 제목이기도 한 음식들이 주인공의 기억, 주변인물과 상황에 어우러지는 시너지로 인한 몰입감이 상당한데, 리메이크 작은 음식을 한국에 맞게 재구성하고 거기에 맞춰 스토리를 각색했다. 그런 탓에 원작에서 느껴지는 자연스러운 몰입감은 기대하기 힘들다.

임순례 감독이 원작을 보고 나서 "아 나도 이런 영화를 만들고 싶다"라는 기분은 이해하지만, 그러고 싶었다면 완전히 한국화 시켜서 원작의 분위기를 녹여내려는 시도를 했었으면 좋았겠네라는 아쉬움 같은 것이 남는다.

원작과 일본판 영화만으로 충분했던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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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 포인트들)

1. 팥소를 만드는 장면.

 

そう たぶん 私もここを出るのが早すぎた きっと

焦りは禁物 アンコ作りも砂糖を早く入れすぎると いつまで煮てもアズキはやわらかくならない

砂糖を入れるのはアズキが簡単に指でつぶせるぐらいになってから

맞아 아마도, 나도 여기를 떠나는게 너무 빨랐다. 아마 그랬을거다.

조바심 내는건 금물. 팥소 만들 때도 설탕을 빨리 넣으면 아무리 쪄도도 팥이 물러지지가 않는다.

설탕을 넣는 건 팥이 손가락으로도 쉽게 으깨지고 나서다.

  

 

 

 일본이 잘만드는 힐링영화의 수작. 국내에서도 김태리 주연으로 리메이크 되었다.

시골의 마음 푸근해지는 풍광을 배경으로, 수수한 음식을 매개로 하여 일상의 모습을 담백하고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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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판 예고편에서도 잠시 나오지만 이치코의 고향 친구인 유우타와 물고기를 옮기는 일을 하는 씬에서, 유우타의 대사로 감독의 주제의식이 드러나는 내용이 나온다.

 

自分自身の身体でさ、実際にやったことと、その中で感じたこと、考えたこと。自分の責任で話せるのってそのぐらいだろ?そういうことを沢山持ってる人のことを尊敬するし、信用もする。何にもしたことがないくせに、なんでも知ってるつもりで、他人が作ったものを右から左に移してるだけの奴ほど威張ってる。薄っぺらな人間の空っぽな言葉を聞かされるのにうんざりした。

자신의 몸으로 실제로 하는 일, 그러면서 느끼는 것, 생각하는 것. 자신이 책임지고 말할 수 있는 건 그 정도겠지? 그런 것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은 존경하고, 믿을 수 있어. 아무것도 하지 않는 주제에, 무엇이든 아는 척하고, 남이 만들어 놓은 걸 여기서 저기로 옮기는 정도만 하는 주제에 잘난 척을 하지. 얄팍한 인간의 헛소리나 들어야만 하는건 지긋지긋해.

 

 

俺はさ、他人に殺させといて、殺し方に文句つけるような、そんな人生は送りたくないなって思ったよ

나는 말이야, 남들에게 죽임을 당하면서(남들에게 이리저리 휘둘리면서를 약간은 과격하게 표현한 걸로 볼 수 있고, 실제로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내 생명을 갉아먹는다는 차원에서는 허튼소리도 아니다), 죽이는 방법에 불만이나 하는(징징거리는), 그런 인생을 보내고 싶진 않아.

 

전반적으로는 마음이 편해지긴 하지만 감독(원작이 만화던데, 만화에서 나오는 대사인지도 모르겠다)이 그저 편한 마음으로 만든 영화는 아닌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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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 감상 포인트들.

 

そしてまた クミの季節になった. たくさんの実が落ちてただただ腐れていく.

積み重ねたことはみんな無駄だった.

"そんなの寂しいよな!   ジャムにしてみよう."

그리고 다시 수유의 계절이 왔다. 많은 열매가 떨어져 그저 썩어간다.

쌓여져 왔던 과정들이 모두 쓸모없어졌다.

"그런건 너무 슬프잖아! 잼으로 만들어 볼까."

 

 

 

 

"言葉は手にならないけれど 私の体が感じたことなら信じられる"

"말은 믿을 수 없지만, 내 몸으로 느낀거라면 믿을 수 있다."

手になる 직접 자기손으로 하다. 그 부정은, 직접 하지 않은 것이라는 의미. 믿을 수 없다는 의미.

 

 

 

"ゆうたは自分の人生と向き合うために戻て来たんだと思う.

私は逃げてきた."

유우타는 자신의 인생과 마주하려고 돌아온 것 같다.

나는 도망쳐 왔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발췌 동영상이 저작권을 위반 3회로 더는 동영상 업로드가 불가능. 당연하 거긴 할 듯 한데 너튭의 그 많은 영화 소개 동영상들은 어찌 올라오는 건지 궁금타. 어쨋든 이젠 동영상은 다메. 

이 영화의 발췌 동영상이 저작권을 위반해서 동영상 업로드 제한 조치를 받고 나서 생각을 해봤는데, 나의 경우는 읽은 책에서 상당한 양을 발췌해서 올린 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저작권 위반에 해당한다. 그런데 그건 전혀 제재가 없는 걸 보면, 영화 같은 경우는 영화의 저작권을 가진 제작사등에서 아마도 저작권 보호를 요청했을거라 생각한다.

특히 유명한 영화들은 지속적으로 스트림이나 영화채널에서 틀어주니 저작권을 보호할 필요성이 크다. 저작권 보호해줘야 창작자나 제작자도 계속 컨텐츠를 제작할 동기가 생기지.

앞으로 영화 등은 발췌해서 올리는 건 그만둬야겠다)

 

(여름 편 마지막의 토마토 에피소드)

토마토를 좋아하는 주인공이, 로지 토마토를 고집하는데, 비가 오면 토마토는 쉽게 시들어버린다.

마을 어른들에게 로지 토마토를 잘하는 방법을 물어보지만, 약을 치라고 권하거나, 하우스를 빌려서 쓰라거나, 혼자 먹을거면 사서 먹는게 싸다고들 이야기를 해준다.

주인공은 웬지 그런건 맘에 안들다고 이야기하지만, 속마음은 토마토를 재배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하우스를 만들게 되면, 코모리에 이대로 정착해버릴까싶은 마음이 두려운 것이다.

고향 마을에 사는게 마음이 편하지만, 웬지 이대로 주저앉아 마을에서 농사를 짓고 마는 인생은 두려운, 양가적 감정을 드러낸다.

 

시골에서의 풍광, 음식에 대한 추억과 그에 어울러진 조리법과 맛깔나는 요리가 화면을 채우지만, 대사와 독백 속에서 누구나 한번쯤은 했음직한 청춘의 상당한 고민들이 녹아있다.

보면서 이리도 힐링이 되는 영화는 그렇게 흔치 않다.

 

이 영화는 미쳤다.

 

어쩜 이렇게 100% 이해가 안되는 영화를 만들었을까?

 

놀란이 뭔가 대단한 걸 만들고자 했지만, 감독 본인조차 무엇을 만드는지 이해 못한 듯 싶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개봉한 것이 놀란으로서는 신의 한수였다.

 

음악은 왜 이리 웅장한지... 참 어이가 없는 영화였다.

 

관객 중에 할머니 3분이 계셨는데, 그 중 한 분이 나가시면서 "아, 난 잤어."라고 이야기를 하시는 걸 들었다.

자는게 더 나았을 수도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인셉션이나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이 영상에 나오는 영화 소개를 우연히 본 후에 감상한 작품. 사무라이 영화는 톰 크루즈 주연의 라스트 사무라이 정도만 본 나로서는, 일본인이 그린 정통(?) 사무라이 영화는 처음이었다.

 근대 메이지 유신 시절을 배경으로 몰락하는 사무라이 계급의 일면을 보여준다.

 전체적으로는 우울한 내용일 수 있는데, 중간중간 튀지 않는 개그코드와 일상을 잔잔하게 그려냄으로써 옛것에 대한 그리움이 포근한 느낌으로 어우러진다.

 상당히 재밋다.

 

 

오늘(8/25) 현재까지 410만 정도의 관객이 들은 걸로 집계되고 있다. 코로나 상황만 아니었다면 이 영화는 분명히 천만 관객을 넘어섰을 것이다.

 

영화를 보는 중에는 그런 생각이 들진 않았지만, 엔딩부에서 수류탄이 터지는 레옹의 엔딩 오마쥬를 보면서 이 영화가 레옹에서 어느 정도 영향을 받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남(황정민)과 레이(이정재)의 선악대비와 인남의 딸 유민의 관계구도는 기본적으론 레옹과 유사하다.

그렇다고 이 영화에서 레옹의 향기는 엔딩부를 제외하곤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그간의 한국의 하드보일드 장르와는 차별화되는 무엇인가가 이 영화에선 확실히 존재한다.

 

코로나 상황때문에 참고참다가 테넷에게 상영관을 넘겨주기 직전에야 결국 영화관을 가서 봤다.

 

영화관엔 거의 사람이 없긴 했는데, 마스크 제대로 안쓰는 쌍놈의 새끼들 때문에 좀 마음이 많이 불편해서, 초반에 약간 집중을 하기 힘들었다.

 

코로나 상황만 아니였다면 화면크고 사운드 빵빵한 대형 상영관을 찾아가서 봤을텐데 너무 아쉽다.

 

황정민과 이정재의 불꽃튀는 연기는 과연이었다. 

 

엔딩씬은 인남이 가고 싶었던 파나마의 해변에 유이(박정민)와 인남의 딸 유민이 작게 비쳐지면서 끝난다.

곧바로 암막의 엔딩 타이틀이 올라가면서 바로 타격감 있는 음악이 나오는데 꽤 좋았다.

하지만 해변위로 바다가 쭉욱 펼쳐지면서, 레옹처럼 무언가 향수가 돋는 음악이 깔렸어도 아주 좋았을 것이다(감독이 그러면 너무 레옹의 엔딩과 유사해질까봐 꺼렸을지도).

 

 전작인 강철비가 나온지 2년 반 정도가 지났다. 전작과는 이어지지는 않는 독립적인 스토리의 속편이다.

재밋는 설정은 전작의 2명의 주연이 나오는데, 정우성은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 곽도원은 북한 호위총국장으로 나온다는 점으로 전작의 역할과 반대된다는 점이다.

개인적으론 전작이 조금 낫다고 본다. 하지만 클라이막스부의 긴장감에서는 우열을 가리긴 힘들다.

영화에서 한중일을 둘러싼 정치/군사적 암투를 카게무샤라는 코드명의 작전을 통해서 표현하는데(물론 이게 영화 줄거리의 핵심은 아니다), 카게무샤는 일본에서 주인을 은밀히 지키는 무사(방어하는 닌자를 생각하면 된다)를 의미하는데, 곽도원의 위치인 호위총국장은 북한의 최고지도자를 호위하는 부대의 총책임자로 바로 카게무샤와 같은 의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곽도원이 쿠데타를 일으킨다.

 

플롯, 연출과 주연 배우들의 연기와 호흡 모두 전작에서 어느 정도 검증을 받았던 레벨을 그대로 보여준다.

영화의 재미를 위해서 그랬는진 모르겠는데, 미국 대통령이 너무 희화화되는 부분은 극의 긴장감을 좀 훼손한 감이 있다.

이 영화에서 개인적으로 가장 맘에 드는 배역은 북한 잠수함 백두호의 부함장역을 맡은 신정근 배우이다(후반부 잠수함 액션씬에서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이 분이다).

전반적으론 극의 개연성은 전작에 비해선 좀 떨어진다. 그러나 이 극의 주제가 되는 남북의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이 얼마나 큰 것인가에 대한 느낌을 확실하게 준다.

아마도 결말(백두호의 운명)을 감독이 꽤 고민을 했을듯 한데, 내 개인적인 생각으론 이 영화와 반대의 결말로 갔어도 꽤 큰 묵직함을 던져줬을 듯 하다.

만약 3편이 나온다면 꼭 볼 것 같다.

 

 

 

 

 

엔딩의 5분 정도를 제외하면 평작은 조금 넘는 킬링타임용 영화가 될 수 있었다.

속편이라는 속성상 전작인 부산행과 비교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 모든 면에서 부산행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졸작이다.

좀비영화가 갖는 긴장감, 선악의 캐릭터의 대비, 스토리의 개연성, 모든 것이 과연 이것이 전작과 같은 감독의 작품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특히 엔딩의 5분은, 아.. 왜?라는 의문부호 투성이다.

특히 UN군 복장을 입은 후덕한 아줌마 제인의 등장은... 뭐 이건 뭐 게임의 미션깨기인가? 라는 황당함으로 다가온다.

 

이 영화를 보러가기 전에 어떤 영화평론가의 평을 들었던 게 있는데, 영화를 보니 무슨 소린지 너무 공감이 됐다.

 

연상호 감독이 부산행을 찍고, 후속 작품이 염력이었다. 당시 염력을 본 사람들이 염력은 연상호 감독의 실수였구나라고 했다고 한다.

그리고 반도를 보고 나자, 사람들은 아.. 그게 아니라 부산행이 실수였구나라고 깨달았다고 한다.

 

거의 6개월만에 영화관을 갔다. 영화가 시작하고 한참 지나기도 했고, 코로나 시국이라 확실히 영화관에 사람이 없긴했다.

그래도 간만에 넓직한 스크린과 실감나는 사운드로 영화를 보니 좋긴했다.

코로나 사태가 어서 끝나길.

 

 

 

 2002년작.

2020년 2월 현재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는 코로나(COVID-19) 바이러스에 대한 뉴스를 보던 중이다.

미국 플로리다에 의료장비 회사에 다니는 회사원 남성이 중국 출장을 다녀온 후 기침,고열 증상이 나타나서,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검사 비용으로 3,270달러가 청구되고, 이중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금액 1,400달러를 개인비용으로 지출했다는 뉴스였다.

그래서 갑자기 미국 의료보험 제도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식코(Sicko)가 생각났고, 뒤이어 이 영화 존큐가 생각났다.

개봉 당시에는 이 영화가 재밋긴 했지만, 그리 감동적이라고는 생각을 못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상당히 감동적이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혈연이 비정한 상황을 정말로 비장하게 그리고 감동적으로 극복해나가는 과정이 뭉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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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이 영화를 보고 난 후에 생각을 한 부분.

 

존 아치볼트의 아들(10살쯤?) 마이크 아치볼트가 야구 경기 도중 가슴에 통증을 느끼며 기절한다. 병원에 가보니 심장에 이상이 생겨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상태. 영화에서 나오는 호프 메모리얼 병원의 심장외과 과장 터너 박사는 건강한 심장을 이식 받지 않으면 길어야 몇 달, 짧으면 몇 일내로 아들이 죽을 수 있다고 한다. 

행정을 책임지는 원무과장 레베카 페인은 존에게 심장이식을 받기 위해서는 대기자 명단에 마이크를 올려야 하고, 심장이 생길 때까지(결국은 누군가 심장을 줄 사람이 생겨야 하는데 보통 사고사로 죽는 사람이 생전에 기부자로 등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자로 올리더라도 언제 심장 이식을 받을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기다려야 한다고 말하며, 마이크를 병원에서 데리고 나가서 하고 싶은것을 하게 해주고 남은 생을 의미있게 보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제안한다.

존의 아내 데니즈는 충격에 오열을 하고, 존은 터너 박사에게 "당신의 자식이라면 어떻게 하겠느냐?"라고 묻자, 터너 박사는 "물론, 심장을 이식합니다."라고 대답한다.

존은 터너 박사와 레베카 페인에게 그렇다면 내 아들을 대기자 명단에 올리고 심장 이식을 해달라고 얘기한다.

그러자, 레베카 페인은 그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하면서, 존의 직장 보험이 아들 마이크의 심장 이식에 대한 비용을 커버하지 못한다고 얘기하며, 보험이 안되는 상황에서는 병원의 규정상 심장이식 수술비 25만 달러를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고, 일단 대기자 명단에 올리려 해도 수술비의 30%인 7만 5천달러를 미리 병원에 지불해야만 한다고 얘기해준다.

영화를 보면 알겠지만, 존은 원래의 직장에서 마이크의 심장이식에 필요한 경비를 보장받는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다. 하지만 회사의 상황이 악화되면서(아마도) 존이 정규직에서 파트타임업무로 보직이 변경되고, 회사의 규정으로 파트타임 업무를 보는 직원에게는 최대 2만 달러까지만 병원비를 부담하는 보험으로 변경이 된 상태이다.

아마 영화의 극적인 긴장을 높이기 위해 그러한 배경을 설정하겠지만, 미국의 보험 제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비인간적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내용이다.

존의 아내 데니즈도 마트에서 비정규직 캐셔로 근무하는 상태기 때문에 보험혜택이 없는 상태이다. 또한, 존은 파트타임으로 바뀌면서 수입이 줄어들어, 집과 자신의 차와 아내 데니즈의 차를 살 때 은행에서 빌린 융자금의 월 상환금을 은행에 지불하는데 문제가 생긴 상태이다. 이 때문에 월 상환금의 일부를 지불하지 못해서 영화 초반에 아내인 데니즈의 차가  압류 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존과 아내는 마이크를 살리기 위해 관청과 보험사, 그리고 관련 정부 기관을 수없이 찾아다니며 아들의 병원비를 지원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지만 모든 곳에서 거절을 당하고 만다.

결국은 최후의 방법으로 다니던 교회에 사정을 알려서 이웃으로부터 모금을 받고, 가지고 있는 차와 가재도구를 팔기 시작한다. 그래도 선금인 7만 5천달러에는 턱없이 부족한 상태로 아들 마이크는 서서히 심장의 박동이 약해지면서 쇠약해진다. 

그렇게 돈을 구하기 위해 고민하던 어느날 아침, 집에 있던 존에게 병원에서 아들을 간호하던 데니즈로부터 전화가 온다.

"마이크는 죽을거에요", 당황한 존은 아내에게 "무슨 일이야? 여보"라고 묻자, 데니즈는 오열하며, "마이크를 병원에서 쫓아내려 하고 있어요.", "존, 당신은 무언가 해야 해요, 제발 무어라도 당장 해봐요." 라며 울부짖는다.

 

아들을 위해 더 이상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존은 고뇌하고, 결국은 총과 커다란 쇠사슬로 된 자물쇠를 들고 병원으로 향한다.

병원에서 터너 박사를 만난 존은 마지막으로 아들을 살려달라고 부탁한다. 자료를 통해 터너 박사가 1년에 300건의 심장 이식 수술을 한다는 사실을 안 존은 터너 박사에게 단 1건의 수술만 그냥 해주면 안되냐고 눈물로 호소하고, 내가 어떤 일이 있어도 평생 일을 해서 갚겠다며 오열한다. 터너 박사가 끝내 거절하자, 존은 터너 박사를 총으로 위협하고 응급실로 들어가서 응급실에 있는 경비, 직원, 의료진과 찾아온 환자(총 8명쯤?)를 인질로 잡고 응급실을 폐쇄한다.

 

이 영화가 묻고 있는 부분은, 국가가 국민을 위해 만든 제도와 시스템이 도리어 국민의 생명을 위협할 때 과연 개인이 제도에 맞서는 것이 부당한가? 라는 물음을 던진다.

 

이 영화의 결말은 그러한 물음에 대해 어느 정도의 해답을 주긴 한다. 그러나 애초에 그런 불가항력의 상황에 처한 개인을 구제할 방법이 자력구제밖에 없다면 그 사회는 어딘가 잘못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제도는 허점과 불완전한 부분이 있게 마련이다. 이 약점은 시스템을 설계하는 이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했거나 소홀히 한 부분에서 발생하거나, 다수의 이해가 상출할 때 그것을 절충하는 과정에서 사각지대가 생기게 마련이다.

 이런 부분은 시간이 지나면서 특별한 상황에 처한 개인들에 의해 드러나게 되면서 개선되는데, 그 개선과정에서 그 상황에 처한 개인의 희생이라는 댓가를 치루게 된다.

 현 교황이신 프란치스코와 전임 교황이신 베네틱토 16세의 실화가 바탕이 된 영화.

 영화는 2005년 당시 교황인 요한 바오로 2세(1984년과 1989년 2차례 한국을 방문한 바 있어서 한국인들에게 친숙한 교황이다)의 사망으로 시작한다. 

 교황이 사망하면 전세계의 추기경들이 모여 새로운 교황을 선출하는 선거(콘클라베)를 시작한다. 콘클라베는 카톨릭의 유명한 이벤트이기도해서 대중적으로도 많이 알려져 있다. 최근의 소설로는 댄 브라운의 천사와 악마에 콘클라베에 대한 내용이 나온다.

 이 콘클라베에서 새로운 교황으로 독일의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이 선출되어서 베네딕토 16세(안소니 홉킨스)가 된다. 베네딕토 16세는 1927년(현재 나이는 94세), 바이마르 공화국(무려 바이마르 공화국, 1918년부터 1933년까지 존속했던 국가로 공식명칭은 독일 공화국이며, 1933년 대통령인 힌덴부르크가 사망하고 34년 나치당수인 히틀러가 새로운 총통으로 등장하면서 막을 내렸다)에서 태어났다.

 2005년 콘클라베에서 베네딕토 16세의 견제세력이었던 진보파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 출신 호르헤 베르골리오 추기경(조너선 프라이스)은 중간 과정에서 약간의 지지를 얻긴 하지만 교황의 자리는 베네딕토 16세에게 돌아가게 된다.

 영화의 본격적인 시작은 2013년 베네딕토 16세의 비서의 성추문이 세상에 알려지는 시점부터다.

 신앙과 현실과의 괴리에서 고민하던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추기경직을 사임하고 일반 교구의 신부로 돌아가려는 결심을 한다. 추기경의 사임은 교황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라 베르골리오 추기경은 로마로 가는 비행기표를 예약한다.

 비행기표의 예약을 하고 난 직후에, 바티칸으로부터 교황을 만나러 와달라는 연락이 온다.

 바티칸으로 가서 베네딕토 교황을 만나는 베르골리오 추기경. 거기서 교황은 추기경과 신앙에 대한 언쟁을 하면서 그간의 갈등을 드러낸다. 그러한 갈등은 계속된 대화로 어느덧 풀리고, 교황은 추기경에게 성추문 스캔들에 얽힌 비밀을 고백하면서 추기경에게 부탁을 하게 된다.

 

 이 영화는 스토리도 흡인력이 있지만, 두 주연 배우의 연기력 그리고 바티칸(정확히는 로마)의 아름다운 풍광을 보는 재미가 있다.

 헬기의 이동 장면에서 보이는 바티칸 시국의 모습, 콜로세오, 로마의 시가지, 그리고 교황의 별장이 있는 카스텔 간돌포의 모습은 아름답다.

 

  한국사의 향방을 크게 바꾼 현대사이기 때문에 이 영화의 스토리를 대부분의 국민들은 어느 정도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다만 그 디테일을 정확히 모를 뿐.

 이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는, "임자 옆에는 내가 있잖아. 임자 마음대로 해."

 임파워먼트(empowerment) 쩌는 대사이긴 한데, 문제는 그 이후에 지 맘대로 한 데 대해서 쌩까는 박통에게서 정말 찐한 빡침을 느끼게 했다.

 이병헌의 연기도 훌륭하다고 생각하지만, 이 영화에서 정말 중요한 인물인 박통 역의 이성민의 싱크로율은 정말 발군이다.

 

 

이번 스타워즈는 9부작(스핀오프 2편을 포함 11편)의 대단원(적어도 한 세대의 결말 정도까지는)의 방점을 찍는다.

레이의 출생의 배경, 레이와 카일로 렌과의 갈등, 그리고 전작의 루크의 소멸에 이어 레아의 소멸까지.

이 시리즈에 대한 감상은 한두마디로는 표현할 길이 없다.

특별히 미국의 60년대생들에게는 이 영화는 하나의 미국판 신화나 다름없을 것이다.

뜬금없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그것도 하나의 발전과정이라고 본다.

아마도 스타워즈 시리즈는 계속 될 듯.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재밋었다. 10점 만점에 8점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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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엔딩에서 레이와 벤의 키스에 대한 생각

1) 레이 팰퍼틴 : 포스의 다크사이드의 정점인 팰퍼틴의 손녀.

2) 벤 스카이워커

: 한 솔로와 레아 스카이워커의 아들, 포스의 라이트사이드의 희망이었으나 외삼촌인 루크에게 수련을 받던 젊은 날

불안한(젊을 때의 루크와 마찬가지로) 벤의 포스에서 다크사이드에 대한 유혹을 감지한 루크가 한 순간의 실수로 큰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그로 인해 다크사이드로 빠지고 스노크의 수하로 들어간다.

이런 배경에서 다시 벤은 레이의 순수한 포스(Pure force, 선도 악도 모두 극복한)에 감화받고 다시 라이트 사이드로 돌아선다. 그리고 다크엠페러와의 최후의 사투에서 힘을 다하고 죽은 레이에게 자신의 포스를 모두 전달하고 죽는다.

 다크사이드의 정점인 팰퍼틴의 혈통이 다크엠페러를 막고, 그녀를 다시 스카이워커의 혈통이 살린다

=> 이 플롯의 제목으로 Rise of Skywalker는 벤의 스카이워커로의 복귀, 그리고 레이 팰퍼틴이 레이 스카이워커로 다시 거듭난다는 중의적 의미로 매우 적절하다.

이 영화를 보고 그간의 떡밥을 무리하게 회수하느라 무리가 많다 어쩐다 말들이 많은데 이 결말의 플롯만을 놓고 볼 때 충분히 스타워즈 시리즈의 하나의 제네레이션의 마무리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다 보고 난 감상은 뭔가 부족하다.

하정우와 이병헌의 하드캐리가 없었다면 이 영화는 평작 이하였을지도 모르겠다.

마블리와 전혜진, 수지는 거의 존재감이 없었다.

단 한 컷 출연한 전도연의 임팩트는 대단한데, 왜 그녀가 나왔어야 했는지에 대한 개연성에는 의문이 남는다.

아마도 편집과정에서 그 장면에 개연성을 줄 내용이 빠졌거나, 그저 카메오인데 카메오가 전도연이다 보니 감독이 그 씬에서 갑자기 무언가 만들고 싶은 욕심이 났거나 했던 것 같다.

클라이맥스의 감정선을 올리기 위한 내용의 개연성은 굉장히 부족한데, 하정우와 이병헌의 연기는 그런 것들을 잊게 한다. 하지만 배우의 연기에만 의존하는 감독의 불성실함은 약간의 직무유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굉장한 화면, 그리고 좋은 배우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이 영화는 노선을 화끈한 킬링타임용 블록버스터로 정했으면 나을 뻔했다.

 

 프로즌:겨울왕국은 아마도 디즈니도 예상못할 정도로 전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작품일 것이다.

그래서 속편 자체를 계획에 두지 않았을 듯하고, 그래서 성공 이후에 준비를 시작했기에 속편의 제작이 6년이나 걸린 것이라 예상된다. (이런 비슷한 예가 터미네이터이다. 1편 이후 속편이 나오는데 7년이 걸렸다.)

내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프로즌 1편과 이번 2편은 우열을 논하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속편이 잘만들어졌다.

스토리의 완결성, 그리고 1편과의 연계성도 어느 정도 확보했기에 흐름에서 뜬금없는 부분이 적다.

1편의 OST와의 연계성 그리고 새로운 넘버들의 완성도도 높다.

너무 매끈하게 뽑아낸 영화라 흠잡을데가 거의 없다고 보인다. 아마도 3편도 조만간 나올 듯 하다.

이러한 킬러 컨텐츠를 심심치 않게 만들어내는 헐리우드(정확히는 디즈니)의 능력은 놀랍고도 부럽다.

이 영화때문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터미네이터 1편과 2편뒤에 만들어진 3편의 영화(터미네이터3 라이즈 오브 머신->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 터미네이터 제네시스)는 오리지널 원작자이자 감독인 제임스 카메론과는 상관없이 제작된 영화였다. 지금 생각해보면 T1, T2와 그 이후의 3편은 영화의 결이 많이 차이가 났다.

어쨌든 돌고돌아 1편이 제작되고 35년만에 원작자는 판권을 찾아서 제작을 맡았고, 감독은 제임스 카메론의 맘에 든 데드풀(Dead Pool)의 감독 팀 밀러가 맡았다.

영화가 시작되면서 제작자중 하나인 텐센트(Tencent; 중국 최대의 인터넷 영상 사업자)의 크레딧이 올라갈 때 약간 싸한 느낌(이거 또 짱깨들이 영화 하나 버리는거 아닌가? 라는 걱정)이 있었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유일한 아쉬움은 너무나 늙어버린 사라코너와 아놀드 형님이다. 

그 외엔 이 영화의 모든 것에 만족한다.

이 영화의 보너스 영상은 없다. 하지만 끝까지 기다리면 오리지널 스코어의 짜릿한 변주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영화의 가슴 떨리는 요소 중 하나는 바로 그 주제음악 자체다.

 

 

 

장엄한 적그리스도적 서사. 선과 악의 저열한 이분법에 던지는 묵직한 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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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보는 내내 엄청 기분이 찝찝하다. 찝찝하다 못해 답답하고 무언가 알지 못할 여러가지 감정이 점정 응어리지면서 응축되어 간다. 그러한 감정들이 터져나오면서 폭주하는 조커의 절대적인 악의 행위에 대해, "나는 과연 그를 비난 할 수 있는가?"라는 묵직한 질문이 가슴에 박힌다. 

현대 미국사회의 부의 양극화와 지도층의 가식 그리고 총기 문제까지 사회 부조리에 대해 너무나도 강렬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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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한 유머와 적당한 조크, 그리고 사랑과 함께 위대한 음악이 흐르는 따뜻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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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인기가 없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미 외국에선 국내보다 개봉을 일찍해서 그런건지 블루레이 Ripping 버전도 이미 풀려버렸다. 내가 개봉일에 가서 봤지만 관객이 거의 없었고, 젊은 아이들은 아마 이 영화의 중간중간의 클리셰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말릭이 교통 사고후에 병원에 입원해 있을때 엘리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Will you still need me, will you still feed me when I'm 64?(내가 64살이 되었을 때도 나를 사랑해주고 나를 보살펴줄건가요?)

그러자 엘리가 생각해보고라고 한 후에, why 64?라고 얘기하는데, 말릭이 what you mean?(뭔 소리야?)라고 이야기한다.

이 장면은 비틀즈의 노래 When I'm Sixty-four.를 알면 금방 이해가 되는 클리셰이다. 말릭의 대사 자체가 바로 비틀즈의 이 노래의 가사이기도 하다. 즉 비틀즈의 유명한 곡의 가사로 농담을 한 것인데 엘리가 이것에 대해 왜 64살이야?라고 되물으니 말릭이 뭐?(아니 비틀즈 노래잖아?)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클리셰(혹은 사회학적 용어로 밈-meme,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사회문화적 공통정보를 의미하며, 클리셰보다는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 볼 수 있다-으로 부를 수도 있다)는 비틀즈 노래를 거의 어린 시절부터 들어왔던 세대들에겐 굉장히 친숙하겠지만, 그 이후 세대들에겐 특히 비영어권에선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이 영화의 배경이 2000년도이고 이 때 30대 초중반 정도로 설정된 주인공들의 나이를 감안하면 1960년대 중후반의 영국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비틀즈의 노래는 완전히 꿰찰 정도로 잘 아는 세대일 것이다.(근데 에드 쉬런도 나오는 걸 봐선 배경은 현대이다. 그럼 나이는 1980년대 중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일거고, 그래도 영국인들은 비틀즈의 노래를 대부분은 알지 않을까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중학교 시절 비틀즈의 거의 모든 앨범을 3년 내내 듣다시피했기 때문에 비틀즈의 노래 및 그들의 개인적인 정보들도 어느 정도 친숙해서 이 영화를 보고 이해하는데 거의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반대로 이러한 사전 정보없이 이 영화를 보면 아마도 영화 내내 나오는 이러한 클리셰들을 절반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이런 요인때문에 국내에서 흥행이 잘 되지 않은게 아닌가 싶다.

분노의 질주(Fast and Furious) 시리즈가 아닌 분노의 질주 present이다. 헷갈릴 수 있으니 조심.

그래서 역대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는 결이 좀 틀리다. 

무언가 스피디한 액션을 추구했던 것 같다.

여러가지를 그럭저럭 재밋게 버무렸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와 같은 난이도 높은 스턴트가 역시 볼거리이다.

여주인공인 바네사 커비는 미션임파서블 폴 아웃에서 매력적인 악역(?)을 맡아서 지명도를 키웠는데 이 영화에서도 굉장히 아름답게 나온다. 또한 잠시 나오시는 러시아 마피아 대장역의 에이자 곤잘레스는  베이비 드라이버에서 꽤 인상적이었는데 어쩐지 너무 섹시한 역으로만 이미지를 소비하는 듯 하다. 제대로 된 역을 맡으면 현재보단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할 가능성이 보인다.

여름에 어울릴 영화이다.

보너스 영상이 2개이니 볼 사람은 엔딩 크레딧 끝까지 기다려야 한다.

 개봉 전부터 너무 예고편을 올리고 출연자가 예능 프로는 다 돌아서, 아 이거 좀 거시기한데라는 생각을 했다.

굉장히 재밋다. 극의 내용에 비해 그리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으며, 상당히 웃기고 재밋다.

가족영화로 강력 추천한다. 특히 부모님 모시고 가서 보면 좋을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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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 유)

 재난 요소로 유독가스를 설정한 것은 매우 영리했다고 본다. 거의 모든 액션 장면에서 연기라는 특성상 상당히 현실적인 압박요인으로 작용하여 극의 긴장감을 팽팽하게 유지한다.

 조정석의 약간은 웃기고 허당기 있는 코믹연기는 무거울 수 있는 극의 내용을 한껏 가볍게 한다. 아마도 조정석은 건축학개론의 납득이의 계보를 잇는 이런 연기와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임)윤아는 현빈과의 공조에서도 맛깔나는 코믹연기를 보여줬는데 여기서도 조정석과 합이 굉장히 잘 맞는 모습을 보여준다. 

 영화의 전개에서 건물 클라이밍 장면이 많은데, 조정석의 백수 배역과 맞물려서 웬지 요즘 젊은이들이 세상 살아가기 어려운 현실에 액션장면이 겹쳐지면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영화 보고 나오면서 문득 키아누 리브스와 산드라블록의 스피드가 생각났다.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계속 달려야만 하는 버스에서의 탈출이라는 제약과 남녀 2인조의 조합이라는 측면에서 비슷한 느낌이 들었고, 이 영화도 그에 못지 않은 수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악당이 없다는 측면에서 압박감은 약간 딸리긴 하지만 이 부분은 한국적 감성으로 주어지는 또 다른 감동으로 대체 가능하다)

 최근의 SNS라는 매체의 특성을 영화의 장치로 십분 잘 활용했고, 특히 드론씬은 실질적으로 다른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제약조건에서 괜찮은 아이디어였다.

 웰메이드 재난영화로 괜찮은 시나리오만 나온다면 속편도 제작 가능하다고 본다. 물론 2편은 최소 조정석과 윤아가 연인 혹은 부부로 나오거나, 시나리오에 따라서 2명의 주인공 중 하나가(혹은 둘다) 교체되거나 해야될테지만 말이다.

 헐리웃 리메이크도 기대해볼만하다.

존윅2에서 그대로 이어지면서 말이 별로 필요없이 총탄이 난무한다. 보통 이정도로 총탄이 난무하면 지겨워질 법도 한데 전혀 지겹지 않다. 이 영화는 전적으로 액션을 좋아하는 남자들의 영화이다. 아마 데이트용으로 본다면 여자들은 남친에게 욕을 한사발 날릴지도 모른다.

패러벨럼은 총기에서 유명한 코드네임이다. 독일 DMW의 루거 P08 권총의 총탄 이름이 9x19패러벨럼(Parabellum)이다. 또한 이 총과 총탄은 존윅이 최고회의(하이 카운실)의 결전을 앞두고 처음으로 준비되는 애피타이저 무기이기도 하다.

애피타이저 이후에도 살상능력이 후덜덜한 무기들이 본격적으로 선보이며 이 영화의 하이라이트이기도 하다.

패러벨럼(Parabellum)의 어원은 DWM 사의 모토인,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에 대비하라.(Si vis pacem, para bellum.)'이며, 영화에서도 윈스톤(뉴욕 콘티넨탈의 사장?이자 존윅의 친구?)이 결전을 앞두고 이 대사를 되뇌인다.

이 영화는 1편부터 주로 힙합이나 메탈을 배경음악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이번편에서는 결전을 앞두고 비발디의 사계(겨울 1악장)이 긴박하게 흘러나오는데 이게 전투씬의 긴장과 잘 어울린다.

스토리가 조금 과한 감은 있지만, 이만하면 개연성은 어느 정도 확보되었다고 본다.

존윅4의 떡밥을 엄청 투척해뒀는데, 언제 나오려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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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에도 패러밸럼 총탄을 언급하는 장면이 나온다.(일본어 번역의 영향으로 파라벨룸으로 표기된다.) 이 분 소설을 그냥 허투루 쓰는게 아니라는 걸 가끔 이렇게 알고는 깜짝 놀라곤 한다.

아오마메가 다마루에게 최근 경찰의 권총이 리볼버에서 오토매틱으로 바뀐 것을 묻는 장면이다.

"나는 쏴봤어." 다마루는 말했다. "15연발 오토매틱이었지. 9밀리 파라벨룸 탄환을 사용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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