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시부야 도겐자카의 쟁반(사라)우동과 춘권(하루마키)
도겐자카는 시부야 서쪽 출구에서 핫켄다나(ひゃっけんだな、百軒店)라는 구번화가쪽으로 가는 방향의 언덕주변지역이다. 이 지역은 원래 번화가였으나 관동대지진 이후 많은 상점들이 빠져나가면서 약간 옛스러운 가게들이 많은 지역으로 변화되었다고 한다. 도쿄 지역에서 싼 음식점이 많이 있는 그런 곳이라고 한다.
오늘의 의뢰장소는 클럽이다.
클럽사장은 이 곳을 시부야 제일의 에모이(エモい)한 클럽으로 만들고 싶다고 하면서 자신이 생각한 인테리어를 고로상에게 보여준다.
에모이란 영어 emotional에서 유래한 일본의 신조어로 끝내주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젊은 얘들은 그냥 에모이 혹은 쵸에모이라고 하면서 뭔가 끝내주는 상황등에서 많이 사용한다. 요즘 우리도 죽이는데, 혹은 끝내줘, 사라있네~~ 뭐 이런 식으로 쓰는 말이라고 보면 된다.
사장의 인테리어 컨셉안을 보고 고로는 이리저리 말을 해보는데 클럽의 종업원들은 잘 이해를 하지 못하자,,
역시 에모이하지 않나라고 생각한다고 하자, 다들 좋아한다. 젊은이들과의 대화는 역시 어렵다. ㅎㅎ
시부야는 영화나 드라마에 워낙 자주 나오는데, 가장 자주 나오는 것은 X자 형태로 크로스되어 있는 사거리 횡단보도일 것이다. 영화를 자주 보는 사람이라면 어디선가(유명한 영화중엔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점퍼, 분노의 질주 도쿄 드리프트에서 나온 걸로 기억된다.) 이 X자로 교차된 사거리 횡단보도를 본 기억이 날 것이다.
말 그대로 세계의 도심에서도 가장 핫플레이스를 가지고 있는 지역이다. 이 사거리를 시원하게 조망할 수 있는 스타벅스 시부야점의 2층 창가는 24시간 내내 거의 빌 때가 없다고 하는 이야기도 있다. 뉴욕의 타임스퀘어 정도가 여기보다 더 유명할 정도로 전세계적인 유명세를 가지고 있는 동네이다.
클럽 사장에게 고로를 소개해준 지인과 통화중. 클럽 사장이 제시한 인테리어비가 좀 모자랄지도 모르겠지만 어떻게든 방법을 찾아보겠다는 착한 고로상.
긴장이 풀리자 역시 언제나 그렇듯 배가 고파졌다.
예전에 알던 시부야 거리가 아니어서 서운한 고로상.
핫켄다나쪽으로 가려다가 도겐자카 초입에서 뒷골목을 발견하여 들어간다.
본고장의 맛 나가사키 짬뽕과 사라우동, 난 짬뽕을 별로 안좋아해서 나가사키에 가서도 나가사키 짬뽕을 안먹어봤다. 담에 가면 먹어봐야겠다.
뒷골목 허름한 위치에 있다. 살아남은 건지 남겨진건지? 라며 고로상도 의아해했다.
점심 세트메뉴는 11시에서 15시까지이며
A. 짬뽕 세트는 공기밥 소와 오싱꼬(채소절임)을 제공하고 880엔
B. 접시우동(딱딱한 면, 연한 면)은 공기밥 소와 국물 소자 그리고 오싱꼬를 같이 주고 880엔.
딱딱한 면은 카타멘이라고 읽고, 연한면은 란멘 혹은 야와멘이라고 읽는다.
짬뽕과 접시우동 단품도 시킬 수 있으며 가격은 같다. 아마도 세트와 단품은 짬뽕과 우동 양을 조금 조정할 듯 싶다. 이 드라마에서 이 장면이 이미 점심시간이 끝난건지 아니면 다들 밥을 싫어해서인지 모두 단품만 시킨다. 나같으면 세트를 시킬텐데. 그래서 세트에서는 짬뽕양이 적어지는게 아닐까 예상해본다.
짬뽕이냐 접시우동이냐를 고민하는 고로. 기절할 만큼 고민중.
결국 접시우동 연한면으로 단품을 시킨 고로.
옆에서 짬뽕을 먹고 있는 사람들을 넋을 잃고 쳐다보는 고로.(하 특히 중국집 가면 항상 이런게 고민이다. 짜장이냐 짬뽕이냐, 우동이냐 접시우동이냐)
접시우동(연한면), 아아 극상의 면과 안(국물이 아니라 안-팥소-라고 표현, 우리말로 보자면 접시우동 소스라고 보면 될듯), 그리고 그 속에 있는 바다의 행복(해산물이 푸짐하다)
면을 삶은게 아니라 웍에 볶았기에 생기는 탄자국(오코게라 한다.). 구수해서 이런걸 좋아하는 듯.
겨자를 쳐서 비벼서
식초도 쳐서
카다멘(딱딱한면), 진짜로 면을 튀긴것이다. 이건 내 취향이 아니다. 난 절대 안먹을 듯.
아니꼬운듯 보고 있지만,여기서 나오는 대사는, 아 참 맛있는 소리가 나는구만이다.
빠릿빠릿, 이 식감은 마음에 들어.
옆 테이블에서 나가사키에서는 이렇게 먹는다며 소스를 뿌려서 먹자.
따라해보는 고로.
간장을 뿌려먹자, 오카미가 나가사키 소스라며 가져다 준다.
오호~~
사라우동을 다 먹고 난후 벽면을 보는 고로상.
잡숴봐, 나가사키!, 갓잡아올린 풍미 가득한 계절의 맛.
진지하게 생각하더니, 특제짬뽕 하나를 더 시킨다.
특제짬뽕(면 적게), 특제라는 이름은 겉멋이 아냐. 이러쿵저러쿵 말하지 말고 일단 먹어봐. 비쥬얼만 봐도... 맛있겠다. 추릅..
다 먹고 사라우동에 있던 풀떼기(이름이 있었는데.. 하도 오래전에 봐서 까먹었네)까지 먹는 고로.
원작자 시부야 방문. 뒤는 하치코 동상(일본의 유명한 충견,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겨자에 무친 해파리 오이 냉채.
오징어 튀김.
나가사키 소스를 찍으니 다가시(일본의 막과자)와 같은 바삭한 식감이 더 난다고.(더 눅눅할듯한데?)
고로상이 안머어본 자라우동 카타멘(딱딱한 면), 이건 비쥬얼은 거의 과자인데?
이 집은 완전 뒷골목 끝에 위치한다.
구글맵에서 찾아보니 이 가게 상호는 나오지 않는다. 찾아가려면 구글맵으로 안내받아야 할듯.
이 장소를 구글맵상에서 네비정보로 보니 주차장 건물로 막힌 막다른 골목 끝에 있다. 그 앞에 토리쇼라는 야키도리집이 하나 있다. 위치적으로 완전 단골장사일듯. 여기는 한국 타베로그에서는 검색되지 않는다. 일본 타베로그 사이트에선 지역과 이름으로 검색하니 나온다. 평점은 3.55로 평균 이상의 맛을 보여준다고 되어 있다. 전통이 오래됐을 것이고 위치적으로 맛없다면 절대 찾으리가 없는 집일테니 기본적인 맛은 보장이 될 듯 하다. 그리고 일단 인터넷으로 검색이 안된다는 점이 특히 마음에 든다.
(2021.9.10 추가)
고독한 미식가에 의한 선전효과에 힘입어 구글에 등록되었다. 이 집은 배달도 가능하다(물론 해당 지역 근처만).
구글 리뷰를 살펴보면 평은 괜찮은 편이다. 간혹 짜다는 의견이 있다. 그리고 면을 잘못시켜서 딱딱한 면을 시키는 경우가 있는 듯 하다. 일본어를 못할 경우 커뮤니케이션에 주의할 필요가 있을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