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종종 소외감을 느낀다. 이러한 소외감이 심해지면 그 증상들이 나타나게 되는데, 

이것이 사회적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정신병이라 한다.


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인 작가가 기존 현대 의학이 결과에 집중하는 치료법으로 한계에 이른 정신적 증상들을

애착모델로 설명하고 치료한 이력들에 대한 내용이다.


이 책을 보니 나는 회피형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본인이나 가족들이 정신적으로 힘든 사람들 혹은 그런 경험을 했던 사람들이 보면 도움이 꽤 될 것 같다.


심리학에 대해서 많은 것을 깨닫는 계기가 된 책이다.




서울대 공대생이 장난처럼 스누라이프(SNU Life, 서울대학교 자유게시판)에 올렸는데 뜻하지 않게 인기가 있어

계속 연재하다가 결국 책으로 냈다고 한다.

12살짜리 내 조카가 이 책을 보고 낄낄거리며 보는 걸 보면서, 공대생 만화가 재밋을 수가 없는데? 라며 궁금해서 보기 시작했다.


졸라게 재밋다. 특히 이공계 대학생들한테도 유익할 내용이다. 딱딱한 전공에서 나오는 졸라 딱딱한 인물들의 실제 생활에서

나오는 에피소드를 매우 못그린 그림체지만 간결하고 재밋고도 유익하게 풀어냈다.

지금 저자는 카네기 멜론에서 유학중이라는데, 내가 볼때 때려치고 과학만화 전문작가로 나서도 좋을 듯 하다.

이 책을 보고 10년만에 빛의 이중성에 대한 전공책을 다시 봤다. 공부를 하고 싶게 만들어지는 그런 책이다.



우연히 보게 된 작품. 강풀의 순정만화, 26년, 무빙을 보면 그만의 특유의 감정선이 있는데

보다 보니 진부해진 느낌에 다른 작품을 볼 생각을 하진 않았다.

좀비물이라는 특징에 호기심을 느껴 보기 시작했다가 결국 다 보고 말았다.


좀비라는 설정을 통해 인간의 원초적 감정과 행복이라는 주제를 극단적 상황속에 녹여내는

그의 스토리텔링의 솜씨는 과연이라는 감상이다.


이야기가 누적되면서 감정선을 건드리는 것은 강풀의 작품을 잘 보지 않게 되는 이유중 하나이다.


뜻하지 않은 곳에서 눈물샘이 터질 수 있으니, 누가 있는 곳에선 보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대한민국은 해방 이래 단 한번도 권력형 비리에 대해 제대로 된 단죄를 한 역사가 없다.

한 개인이 권력의 정점에 선 이에 대한 비리의 실상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까발린 기록을

제공하는데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의 사법이 이명박을 단죄하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의 경찰과 검사

그리고 판사들은 모두 국민앞에 고개를 조아리고, 집단 자결을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만일 미국에서 이런 책이 나왔다면 주진우는 벌써 퓰리처상을 받았을 것이고, 이명박은 

감방에서 죽을때까지 해를 보지 못할 것이다.


이 정도까지 한 인간의 비리를 추적해온 주진우 기자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이 책의 저자는 별로(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책을 읽어보면 만만치 않은 내공을 보여준다.

200페이지의 그리 많은 내용은 아니지만 독서라는 주제에 관해서 거의 필요한 모든 정보를

이 책은 함축하고 있다.


특히 지식서와 수필서라는 개념으로 책의 분류를 나눈 것과 그 효용에 대해서 논한 부분은

다른 책에서는 보지 못한 부분이라 새롭다(다른 어떤 책에도 있을지는 모르지만)


책읽기에 관한 입문서로도 괜찮지만, 어느 정도 책읽기라는 부분에 있어서 중급정도의 경지에 도달한 이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빈틈없이 모아놓은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수 많은 독서에 관한 책들이 시끄럽게 자신을 알리기 위해 시장통같은 소란함으로 난무하는 가운데 조용히

자신의 자리에서 조용하지만 깊은 향기를 피우는 난초 같은 느낌의 책이다. 



최근에 일본책을 번역한 자기계발 서적을 많이 읽고 있다. 일부러 그런건 아닌데 책을 고르다 보면 그렇게 되는 감이 있다.

아무래도 번역서는 1차로 필터링이 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준이 보장되는 책들이라서 그런지 그럭저럭 큰 실패를 하는 적은 없는 것 같다.

이 책의 원제는 "왜 1류는 그렇게까지 습관에 얽매이는걸까? 일하는 힘을 120% 늘여주는 자기관리"라는 긴 제목이다.

아마도 비즈니즈맨 출신일 2명의 저자가 회사생활에서 알아야 할 점들을 자신들의 경험에 입각해서 적어나가고 있다.

어떤 체계가 있는 건 아니고 주요한 경험에 의한 것이라 100% 나의 생각과 일치하지는 않지만 거의 대부분은 수긍이 가는 내용이다.


이런 책을 읽다보면 공통적으로 나오는 저자들(예를 들어 셀리그만, 데이비드 카너만 등)이 있는데 그런 책도 좀 찾아봐야겠다.


이 사람은 최근 몇 년간 엄청난 다작으로 유명한 사이토 다카시 교수와는 완전히 반대의 결을 가진 작가이다.

최근의 독서에 관련된 자기계발 서적을 보면, 속독과 다독에 대한 내용이 상당히 많은데 이 사람은 그러한 주장에 전면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이다.

한권의 책을 읽더라도 그것으로부터 남과는 차별화되는 자기만의 무언가를 얻는 것이 100배 낫다는 입장이다.

나 역시 최근 이리저리 많은 책을 읽을 욕심에 많이 휘둘렸는데 이 책을 보고 내가 책을 보려는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불세출의 이소룡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만가지 기술을 익힌 사람보다, 한 가지 기술을 꾸준히 익힌 사람이 더 무섭다."라고 한 적이 있다.

국립도서관에는 약 4천만권의 책이 있다고 한다. 거기다가 매일매일 나오는 책의 권수만해도 수 천권이 될 것이다. 아무리 책을 많이 읽은 이도 10만권이 넘는 책을 읽은 사람은 없다고 할때, 인간이 일생동안 책만 읽을 수는 없기에 시중에 나온 책을 모두 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1권이라도 제대로 보고 그 속에서 자신만의 지혜와 전략, 전술, 인생을 살아간느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쓸데없는 다독과 여러방면에 걸친 문어발식 독서보다는 어느 하나의 주제라든가 관심사와 엮여진 수평/수직적 전개를 통한 유기적 독서를 통해 남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자신만의 사고의 틀을 만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독서의 의의일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을 보는 것으로 그간 선입견이나 편견에 사로잡혀 잘못 생각한 부분을 많이 수정할 수 있었다.




굉장한 다작(1년에 30권도 넘는 듯하다)을 하는 사이토 다카시 교수의 메모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책.

원제는 머리의 좋음은 노트에서 결정된다. 초속(빠른 속도)의 뇌내(머리속) 정리술(頭のよさはノ-トで決まる 超速腦內整理術)이라는 조금 긴 제목인데, 국내 책 제목이 더 좋다고 보인다. 한마디로 메모에 대한 내용이다.

서론에 데카르트를 인용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시각화시키는 것이며, 시각화는 메모로부터 시작한다는 주제로부터 이 책이 시작한다.

이 책의 세부적인 내용은 물론 좋지만, 머리 속의 생각을 시각화시킴으로 정리하는 것이 바로 메모다라는 이 핵심생각을 가지고 이 책을 봐나가면 될 것이다. 저자의 30년간의 정리의 노하우를 담은 책이기때문에 실질적이며 도움이 되는 부분이 많다.

이 책의 내용을 무조건 다 따라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것을 취사선택하면서 자기만의 노트나 메모법을 정리해나가면 많은 도움을 받게 될 것이다.


서두에서 말했듯이 1년에 30권 이상의 다작을 하면서도 그럭저럭 매 책마다 어느 정도의 읽을거리의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것도 바로 메모법이 아닐까라는 저자의 말이 있었는데 내 생각에도 그런듯하다. 나도 이런저런 엄청 많은 생각들에 대해 그때 정리를 안하거나 쓰지 않으면서 그저 시간의 시궁창속으로 흘러간 아까운 생각들과 기억이 얼마나 많은지 셀 수도 없을 듯 하다.

메모나 노트를 이쁘게 할 필요는 없다. 나중에 자신이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현재의 생각과 그 생각으로 파생된 계획들을 어디엔가 적어두고 그 적어둔 것을 때때로 보는 것 그것이 바로 메모를 하는 가장 큰 이유일 것이다. 


책 표지에 나오듯이, 일을 잘하기 위한 원리를 8가지의 주제를 통해 조명해본 책.


전작인 완벽한 공부법의 공부라는 주제에 비해 훨씬 넓은 스펙트럼을 가지는 일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전작과 마찬가지로 

사례와 그 사례로부터 얻는 통찰 그리고 그 통찰을 실행하기 위한 방법론적인 부분으로 책의 내용이 이루어져 있다.


완벽한 공부법과 함께 이 책 또한 소장하고 곁에 두고 볼 만한 가치가 충만하다.



여러 분야의 사회명사들이 쓴 내 인생 후회되는 한가지라는 주제로 쓴 수필을 모은 책.


여러 분야의 인사들의 수필이라 글의 내용과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기억나는 에피소드는 박목월 시인의 장남인 박동규 작가의 어린시절의 이야기다.


어려웠던 시절, 겨울 김장을 위해 시장에서 배추를 고르기 위해 몇 일을 어머니랑 시장통을 돌아다닌 일과 배추 100포기를 사고 나서도, 어머니가 시장통이 문을 닫을때까지 기다려 배추쪼가리를 주워오던 장면, 그게 창피해서 저녁 밥상에서 그 이야기를 한 일, 그로 인해 아버지인 박목월 시인께서 언짢아 하시면서 아내에게 핀잔을 주고 그로 인해 시인의 아내이자 작가의 어머니가 늦은 밤 부엌 부뚜막에서 눈물을 훔치던 일.

마치 수 십년전의 한국의 어느 가정으로 타임머신을 타고 가서 연기 오르는 굴뚝이 달린 가정집 처마에서 어느 집안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이 애틋했다.

읽고 있노라면 마치 겨울날 서설에 밟히는 내 첫발자국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든다.


그저 제목에 끌려서 본 책.

자신의 전공인 건축에 대한 내용을 주로해서, 여행지에서 느꼈던 실시간의 감정들을 여백의 미와 함께

담담하게 적어나갔다.


라스베가스, 찬디가르, 생 페테르부르그, 나도 이 중에 2군데를 가봤지만 저자처럼 여유롭게 즐겨보지 못했던 듯 하다.


번잡할 때 무언가 마음을 비우고 싶을때 읽는다면 괜찮을 듯 하다.


꽤 마음에 드는 책이다.

 이 소설은 테드 창의 중단편 소설집, 당신 인생의 이야기(Stories of Your life and Others)에 포함된 80페이지 길이의 이야기다.

이 소설은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 Arrival(그 영화의 감상도 본 블로그에 있다. http://lachezzang.tistory.com/592?category=773782)의 원작이며 그 영화를 보고 난 후에 관심이 생겨서 보게 되었다.

테드 창(Ted Chiang)은 1967년 생으로 뉴욕에서 태어났다. 부모는 중국인으로 중국이 공산화될때 대만으로 건너갔다가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

그는 브라운 대학의 물리학과 컴퓨터 사이언스를 전공했으며, 졸업후 테크니칼 리뷰와 소설 창작을 해오고 있다. 현재는 미국 벨베뉴, 워싱턴에 거주중이다.

1990년 졸업후 거의 동시에 등단했으며, 첫 단편 바빌론의 탑으로 네뷸러 상을 수상했다. 현대 SF계에서는 꽤 유명한 작가이다.

본인은 SF영화는 즐겨보지만, 소설은 거의 보지 않은 탓에 잘 몰랐지만 이 작품으로 꽤 그를 좋아하게 될 것 같다.


(감상)

 영화 Arrival의 뼈대가 되는 내용은 거의 같다.(세부 설정과 등장 인물의 이름이 약간씩 상이한 부분이 있다.)

 대학에서 언어학을 강의하고 언어 전문가인 루이스 뱅크스 교수에게 어느날 군인인 웨버 대령과 물리학자인 게리 도널리 박사가 찾아온다.

 얼마전 지구 궤도상에 정체 불명의 외계 우주선이 내려왔고, 지구 곳곳의 목초지에는 그 외계 우주선의 출현과 동시에 높이가 10피트(3미터 정도), 너비가 12피트(3.6미터 정도) 되는 반원형의 거울과 같은 구조물이 나타난다. 이 구조물을 지구에선 체경(looking glass)라 명명했다.- 정확히는 미국에서 9군데, 전 세계적으로는 112개가 있다라는게 소설의 설정이다. 숫자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

 정부기관은 외계인과 접촉하면서 언어적인 소통 문제에 접하자, 112군데의 체경 각각에 언어전문가와 물리학자라는 조합으로 모든 체경을 상대로 컨택을 하게 된다. 그리고 주로 이야기는 루이스 뱅크스와 게리 도널리 박사가 맡은 site에서 이루어지는 에피소드로 진행된다.

 외계인은 Arrival 영화에서 나오는 바와 같이 7개의 다리를 가지고 있어서 지구에서는 이들을 편의상 헵타포드(7개의다리)라 부른다. 그들과의 대화를 위해 루이스 교수는 외계인을 대상으로 서로의 언어를 습득하고 가르치려는 과정을 진행한다. 그를 통해 그들의 음성언어(소설에서는 이를 헵타포드 A라 한다)와 그들의 글자언어(헵타포드 B) 2가지로 이루어져 있으며, 보통 우리의 언어(우리는 글을 써놓고 그것을 그대로 소리나는 대로 읽으면 된다.)와 달리 그들의 음성언어와 글자언어의 체계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글자언어, 즉 헵타포드 B는 일종의 상형문자같은 그림의 형태이나 그 형태의 변화를 통해 다양한 뜻을 나타낸다고 하는 가정이 깔려있다.-소설에서는 작가는 이를 지구의 수학, 음악의 음표와 같은 것이라 설명하지만 수학이나 음악이 특정 분야에 전문화된 표기법이라고 할때 그들의 헵타포드 B는 더 범용적인, 즉, 일반적으로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범용의 형태 표기법이라는 것이다.

 이 소설에서 상징문자로 표현되는 헵타포드 B의 역할이 매우 중요한 매개체의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헵타포드 B를 통해 전달되는 정보는 시간의 흐름이라는 면에서 볼때, 통시적이면서 공시적인 사건의 모든 면을 전달하는 언어라는 설정이기 때문이다. 루이스는 외계인인 헵타포드의 언어를 외계인과의 교류를 통해 습득해나가면서 사고의 구조가 변하고 이를 통해서 일종의 각성을 하게 된다. 그 각성을 통해 얻게 되는 결과는 루이스는 과거,현재,미래를 모두 연결해서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된다.(사실 그것을 능력이라고 해야 할지 그 언어를 깨달음으로 인해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데이타의 분석을 통해 얻어지는 결과라고해야 할지..인데 말로 설명하긴 그리 쉽지 않다. 소설을 보면 그 부분은 그냥 그런 설정으로 되어 있다.)

 이런 설정을 통해서 쉽게 '우리가 이미 미래를 알고 있을때, 그 미래는 과연 미래라고 할 수 있나?', '혹은 알려진 미래를 위해 우리가 개입한다면 미래를 변하게 될 것인가?' 같은 의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른다. 소설은 이러한 의문을 공기중에서 물로 입사될 때의 빛의 굴절(스넬의 법칙) 현상을 통해 이를 현상론적으로 보는 가, 아니면 페르마의 원리처럼 빛의 입장에서 목적론적으로 보는가에 차이라는 견해를 보여준다.

 단순한 듯 보이지만, 사실 이 내용은 맥락적으로는 고전역학에서 양자역학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물리학 분야에서 다루어졌던 과학철학적 딜레마와 그에 대한 토론과정에서 불거졌던 내용들과 깊은 관계가 있다.(작가가 브라운 대학교 물리학과를 잠시 다닌 경력이 있다고 하는데 그런 부분들이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이 소설을 보면 꽤 흥미진진한 부분이 있다.

한,두번 더 보면서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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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발췌)

p176.

세 번째 가설, 헵타포드들이 진정한 문자로서의 필요조건을 충족하는 비선형적 체계를 쓰고 있을 가능성이었다.


p177.

 군은 체경이 있는 지점 부근에 우리의 사무실 공간이 들어가 있는 트레일러 하나를 설치해놓았다. 나는 트레일러를 향해 걸어가는 게리를 보고 달려갔다. 

 "의미표시 문자였어요." 그를 따라잡자마자 내가 말했다.

 "뭐라고요?" 게리가 되물었다.

 "와요, 직접 보여줄 테니." 나는 게리를 내 사무실로 데리고 갔다.

 나는 칠판으로 곧장 가 원을 그리고 그 안에 사선을 그어 반으로 나눴다. "이게 무슨 뜻이죠?"

 "출입금지?"

 "맞아요." 나는 칠판에 '출입금지'라는 단어를 썼다. "이것도 같은 뜻을 전달하죠. 하지만 둘 중에서 실제의 발화를 나타내고 있는 건 하나뿐이에요."

 게리가 고개를 끄덕였다. "오케이."

 "언어학자들은 이런 글자를-" 나는 이렇게 말하며 내가 쓴 글자를 가리켰다. "입으로 한 말을 표현한다고 해서 '음성표시' 문자라고 칭해요. 인간의 문자언어는 모두 이 범주에 들어가죠. 하지만 이 기호는-" 나는 원과 사선을 가리켰다. "발화와는 전혀 무관하게 의미를 전달하기 때문에 '의미표시' 문자라고 해요. 이 시스템의 구성요소들은 특정한 음성과 아무런 조응 관계가 없어요."

 "그러니까 헵타포드의 문자는 모두 이런 거란 뜻인가요?"

 "지금까지 관찰한 바로는 그래요. 그림문자는 아니에요. 그보다는 훨씬 복잡해요. 문장을 구성하는 자체적인 규칙들이 있으니까. 그들의 음성언어의 구문법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시각적 구문법이라고 할 수 있겠죠."

 "시각적 구문법? 예를 들어줄 수 있습니까?"

(중략)

 이건 본질적으로 2차원적 문법이에요.

 게리는 생각에 잠긴 얼굴로 사무실 안을 왔다 갔다 하기 시작했다. 

 "인류의 문자 체계에서 이것과 조금이라도 닮은 것이 있나요?"

 "수학의 방정식이나 음악과 무용의 표기법이 있죠. 하지만 그것들은 모두 극히 전문화되어 있어요. 그런 것들을 써서 우리가 지금 나누고 있는 대화를 기록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우리가 아주 잘 알게 된다면 이 대화를 헵타포드의 문자 체계를 써서 기록할 수 있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그들의 언어는, 언어로서 완성된 하나의 범용 그래픽 언어라고 생각해요."


p203.

 '헵타포드 B'를 습득하는 동안 나는 그에 못지않게 이질적인 경험을 하고 있었다. 나의 사고가 도형의 형태로 코드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낮에는 이따금 꿈을 꾸는 듯한 상태에 빠져, 나의 사고가 마음속 목소리로 표현되는 대신,, 유리창에 서리가 끼듯이 생겨나는 어의문자로 대체되는 광경을 마음속 눈으로 보곤 했다. 

 내가 이 언어를 점점 더 유창하게 다룰 수 있게 되면서 이 의미표시 형태들은 완성된 형태로 나타났고, 나는 복잡한 개념들까지도 일거에 표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 결과 나의 사고 과정이 예전보다 빨라지게 된 것은 아니었다. 앞을 향해 질주하는 대신, 나의 마음은 어의 문자들의 기반을 이루는 대칭성 위에서 균형을 유지하며 부유하고 있었다. 어의문자들은 단순한 언어를 넘어선 무언가처럼 보였다. 거의 만다라에 가까웠다. 나도 모르게 명상 상태에 빠져 전제조건과 결론을 호환할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숙고하고 있다는 사실 퍼뜩 깨달을 때도 있었다. 각 명제들 사이의 관게에 고유한 방향성은 없었고, 특정 경로를 따라 움직이는 '사고의 맥락'같은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사유에 관여된 모든 요소의 힘은 동등했고, 모두가 동일한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p209

 보르헤스풍의 우화적 이야기를 통해 반론을 전개해보겠다. 과거와 미리에 걸친 모든 사건을 연대순으로 기록한 <세월의 책> 앞에 한 여자가 서 있다고 치자. 원본을 작게 복사한 것이지만, 이 책은 여전히 거대하다. 한 손에 확대경을 든 이 여자는 자기 인생의 이야기를 찾기 위해 티슈처럼 얄따란 책장을 넘긴다. 자신이 책장을 넘기고 있는 것을 기록한 대목을 찾아낸 그녀는 다음 대목으로 넘어간다. 그곳에는 그날 그녀가 나중에 하게 될 일들이 자세히 적혀 있다. 그녀가 책에서 읽은 정보를 바탕으로 경주마인 '될 대로 되라'에 100달러를 걸고 스무 배에 달하는 배당금을 받는다는 내용이다.

 정말 그렇게 할까 하는 생각이 뇌리를 스쳤지만, 청개구리 같은 성격의 소유자였던 탓에 그녀는 경마에 돈을 걸지 않기로 결심한다.

 문제는 바로 이것이다. <세월의 책>은 틀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되는 것이다. 이 책의 시나리오는 어떤 사람이 가능한 미래가 아닌 실제의 미래에 관한 지식을 제공받는다는 전제에 입각해 있다. 이것이 고대 그리스 비극이었다면 운명을 회피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반 사정에 의해 결국 그 운명에 따라 행동한다는 식으로 얘기가 흘러갈 것이다. 어차피 그리스 신화의 예언은 모호하기로 악명이 높다. 이에 비해 <세월의 책>은 극히 명확하고, 책에 명시된 식으로 그녀가 경주마에 돈을 걸도록 강용할 방법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 결과 다음과 같은 모순이 생겨난다. <세월의 책>은 절대 옳아야 한다. 그러나 이 책이 뭐라든지 그녀는 그와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이 두가지 사실을 양립시킬 수 있을까?

 양립할 수 없다. 가 통상적인 대답이다. <세월의 책>은 논리적으로는 존재할 수 없다. 존재 자체가 위에서 언급한 모순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조금 관대한 입장을 취해, 독자들에게 공개되지 않는 한 <세월의 책>은 존재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이 책은 특별 컬렉션의 일부이고, 이것을 열람할 권리는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식으로 말이다.

 자유의지의 존재는 우리가 미래를 알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우리는 직접적인 경험에 의해 자유의지가 존재한다는 것을 안다. 의지란 의식의 본질적인 일부인 것이다.

 아니, 정말로 그런 것일까? 미래를 아는 경험이 사람을 바꿔놓는다면? 이런 경험이 일종의 절박감을. 자기 자신이 하게 될 행동을 정확하게 수행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불러일으킨다면?


p212


 The rabbit is ready to eat. 이 문장에 관해 생각해보자. 여기서 rabbit을 eat의 목적어로 해석한다면 이것은 저녁식사가 곧 시작될 것임을 알리는 문장이 된다. 그러나 rabbit을 eat의 주어로 본다면 이것은 이를테면, 어린 소녀가 퓨리나사의 애완용 토끼사료 봉지를 열 작정임을 자기 어머니에게 알리는 경우에 맞는 암시에 해당한다. 이 둘은 완전히 상이한 언술이다. 사실 한 가정 안에서 이 두 언술이 공존할 가능성은 거의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쪽 모두 타당한 해석이다. 문맥이 이 문장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결정할 뿐이다. 

 빛이 한 각도로 수면에 도달하고, 다른 각도로 수중을 나아가는 현상을 생각해보자. 굴절률의 차이 때문에 빛이 방향을 바꿨다고 설명한다며, 이것은 인류의 관점에서 세계를 보고 있다는 얘기가 된다. 빛이 목적지에 도달하는 시간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한다면, 당신은 헵타포도의 관점에서 세계를 보고 있는 것이다. 완전히 다른 두 가지의 해석이다.

 물질 우주는 완벽하게 양의적인 문법을 가진 하나의 언어이다. 모든 물리적 사건은 완전히 상이한 두 방식으로 분석될 수 있는 하나의 언술에 해당한다. 한 가지 방식은 인과적이고, 다른 방식은 목적론적이다. 두 가지 모두 타당하고, 한쪽에서 아무리 많은 문맥을 동원하더라도 다른 한쪽이 부적격 판정을 받는 일은 없다. 

 인류와 헵타포드의 조상들이 맨 처음 자의식의 불꽃을 획득했을 때 양측은 모두 동일한 물질세계를 지각했다. 하지만 지각한 것에 대한 해석은 각자 달랐다. 세계관의 궁극적인 상이함은 이런 차이가 낳은 결과였다. 인류가 순차적인 의식 양태를 발달시킨 데 비해, 헵타포드는 동시적인 의식 양태를 발달시켰다. 우리는 사건들을 순서대로 경험하고, 원인과 결과로 그것들 사이의 관계를 지각한다. 헵타포드는 모든 사건을 한꺼번에 경험하고, 그 근원에 깔린 하나의 목적을 지각한다. 최소화, 최대화라는 목적을.

p218

 이와 마찬가지로 미래를 안다는 것과 자유의지는 양립할 수 없었따. 나로 하여금 선택의 자유를 행사할 수 있게 한 것은 내가 미래를 아는 것 또한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이와는 반대로 미래를 아는 지금, 내가 일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털어놓는 행위를 포함해서, 나는 결코 그 미래에 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다. 미래를 아는 사람들은 미래에 관해 얘기하지 않는다. <세월의 책>을 읽은 사람들은 그 책을 읽었다는 사실을 결코 인정하지 않는다.


p218

 나는 헵타포드들이 이 대화의 최종적인 결말에 익숙하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열성적으로 이 대화에 임했다. 

 만약 아직 진상을 모르는 누군가에게 내가 이 광경을 묘사했다면, 이런 질문이 돌아왔을지도 모르겠다. 만약 헵타포드들이 자신이 말하거나 들은 얘기를 이미 하나도 빠짐없이 알고 있다면, 그들이 언어를 사용할 이유가 도대체 어디 있습니까? 타당한 의문이다. 그러나 언어란 단지 의사소통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언어는 행위의 한 형태이기도 했다. 언어행위이론에 의하면 "당신은 체포되었습니다." "나는 이 배를 이렇게 명명하노라" 혹은 "약속하겟어" 따위의 서술문들은 모두 수행문이다. 발화자가 이 행위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오로지 그 말을 입 밖에 내서 말하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이다. 그런 행위의 경우, 앞으로 어떤 말이 나올지 알고 있다는 사실은 아무것도 변화시키지 않는다. 결혼식 하객들은 누구나 "이제 이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라는 말이 나올 것이라는 사실을 알지만, 실제로 목사가 그 말을 할 때까 결혼의 의식은 성립되지 않는다. 수행문적 언어에서, 말하는 것은 그것을 실행하는 것과 등가인 것이다.

 헵타포드의 경우 모든 언어는 수행문이었다. 정보 전달을 위해 언어를 이용하는 대신, 그들은 현실화를 위해 언어를 이용했다. 그렇다. 어떤 대화가 됐든 헵타포드들은 대화에서 무슨 말이 나올지 미리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 지식이 진실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대화가 행해져야 했던 것이다.


p223

 보통 '헵타포드 B'는 단지 내 기억에만 영향을 끼친다. 나의 의식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시간 선을 따라 기어가듯이 전진하는 가느다란 담뱃불이며, 달라진 것이 있다면 기억의 재가 뒤뿐만 아니라 앞쪽에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진짜로 타오르거나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따금 '헵타포드 B'가 진정한 우위를 점하면서 일별의 순간이 올 때, 나는 과거와 미래를 한꺼번에 경험한다. 나의 의식은 시간 밖에서 타다 남은 반세기 길이의 잿불이 된다. 이런 경험을 할 때 나는 세월 전체를 동시에 지각한다. 이것은 나의 남은 생애와 너의 모든 생애를 포함하는 기간이다.







이 책을 국내에 출판한 사람은 아마도 이 책을 안읽었거나 읽었어도 별로 책 팔 생각이 없었거나 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내가 만약 출판담당자였다면 이 책의 국내 번역본 제목은 '마켓팅이란 무엇인가' 정도로 지었을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The problem with penguins.로 직역하자면 펭귄들의 문제점이다.

이 책은 마켓팅에 대한 내용으로 첫장을 읽어보면 왜 펭귄이라는 주제어가 나오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이 설명하는 마켓팅 기법중 관심을 끌고 차별화 포인트를 위해서 펭귄이라는 상징을 사용한 것이다.

저자가 마케팅과 관련된 박람회에 참가했을 때, 펭귄의 모형을 부스에 설치했다. 당연히 사람들은 웬 마케팅 박람회장에

펭귄이 왜 있는거야? 라며 궁금해했고(사람들은 뭔가 상징과 상황이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는 때, 그 맥락없는 상황을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눈에 띄는 신기한 상황에 관심을 가진다.) 그때 저자는 대부분의 마케터들이 고민하는 고만고만한 펭귄무리 속에서 한마리의 펭귄으로서 차별화 포인트가 없이 하루하루 근근이 장사가 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수 많은 펭귄떼에서 어떻게하면 본인들의 서비스와 상품을 차별화시키는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한다.


당연히 펭귄이라는 상징물을 설명하는 마케터가 있을때에는 펭귄이라는 상징이 도움이 되겠지만, 보통 책방에서 제목만 보고는 그냥 아 펭귄에 대한 책인가보다라고 생각하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훨씬 많은 것이다. 적어도 부제 정도라도, 마케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30년 마케팅 전문가의 경험 집대성 정도의 설명을 달아두었으면 이 책의 인지도나 판매부수를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사실 나는 책 제목과 표지 디자인에 이끌려 우연히 보기 시작했는데 약 10분 정도를 읽다보니 의외로 괜찮은 내용이라 시간을 투자해서 2일 정도의 기간에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사실상 현대인의 사회 생활 자체가 모두 마케팅과 연관되어 있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마케팅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이 한 번은 봐두면 좋은 내용이다.

의외로 상당히 좋은 자기 계발서이다.

내가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한 구절을 인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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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 두려움이 곧 메시지라고 믿는다. 당신의 그 빅아이디어가 반드시 감행해야 하는 모험이라는 메시지다. 두려움이 들지 않는다면 모험도 아니고 소명도 아니다. 다시 말하겠다. 당신의 빅아이디어에 대해 두려움이 느껴진다면 좋은 일이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모험이라는 의미다. 아무런 두려움도 들지 않는다면 당신의 아이디어가 잘못된 것이거나 부족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두려움을 친구이자 스승으로 생각하라. 두려움은 무언가를 말해주고 가르친다. 그것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일은 당신의 몫이다. 두려움에 맞서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불쌍한 경우는 결코 없다. 삶이 요구하는 바에 결코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평생 두려움 속에서 살며 성장하지도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지도 못한다.

 빅아이디어 추진의 가장 큰 장애물은 다른 평민들의 부정적인 반응일 것이다. 나름의 두려움에 사로잡힌 그들은 무리를 떠나려는 당신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으려 들 것이다. 그들은 당신이 성공해서 무언가를 보여주길 바라지 않는다. 그저 해리 호프의 술집(유진 오닐의 '아이스맨이 온다'에 나오는 술집)에서 계속 몽상이나 떠들며 술이나 마셔주길 바란다. 



일본은 이미 65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3500만명으로 인구의 25%를 넘었다. 또한 90을 넘은 노인도 200만명으로,

세계 최고의 초고령사회이다. 


이 책은 수명의 증가, 즉 장수로 말미암아 발생하는 고령화와 그에 따른 노환 등의 병의 발생으로 인한 가족내 문제와 그로 인해 발생하는

경제적 문제를 다루고 있다.


일본은 이미 독거노인의 숫자가 600만명을 넘어섰으며 이로 인해 독거노인의 고독사등의 문제가 이미 사회적 이슈로 자리잡고 있고,

이를 위해 엄청난 재정을 투입하고 있지만, 이 문제는 해결의 실마리조차 풀어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민국도 이제 점점 저출산, 고령화의 영향으로 향후 10~20년후면 일본과 같은 초고령 사회로 접어들 것이 확실하다.

현재 일본이 겪고 있는 노인문제는 바로 10년 후 우리 한국의 문제라고 봐도 무방하다. 일본과 같은 재정적인 여유가 10년후 대한민국에 있을것인가 하는 부분에서 사실상 대한민국은 일본보다 훨씬 심각한 상황에 빠질지도 모른다.

내용은 보면서 내내 마음이 무겁지만, 미래를 대비한다는 의미에서 한 번쯤은 새겨둘만한 일본의 사례들이다.



포지셔닝, 전략적 사고, 핵심역량 파악과 집중, 가치창출을 위한 혁신적 아이디어 사례를 통해

전략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내용적으로 최근의 혁신 트렌드에 대한 신규 브랜드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며,

특히 마지막장에서 why?에 대한 원론적인 부분은 당연하면서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내용이다.


이런 분야의 책은 내용이 없는 말 위주가 되기 쉬운데, 실 사례들을 적절히 접목하고 필자의 필드의 경험이

녹아나서 그런지 책을 읽는 맛이 난다.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1961년생인 저자가 퇴직후 제2의 인생을 살면서 꿈꿔오던 산티아고 순례길 31일간의 기록.

나보다 6살 위의 저자, 그리고 퇴직후 산티아고를 꿈꾼다는 점에서 웬지 동질감을 느껴 읽게 된 책.

다른 산티아고 순례기에 비해 그리 특별한 건 아니지만, 하루하루의 순례길을 걸은 평범함 기록들이

모여서 산티아고 대성당에서의 완주를 하는 과정들에서 담담한 감동이 느껴진다.


나도 언젠가 산티아고의 조개껍질이 새겨진 그 길에 서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아직 우리나라에선 생소하지만 재택근무를 넘어서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자기가 원하는 곳에서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는 디지털 노마드족이라는 새로운 트렌드에 대해 다루고 있다.

본인도 프리랜서로서 디지털 노마드의 생활을 하고 있는 저자가 트렌드와 그 명암과 허실에 대해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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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포스트>는 사람들이 출퇴근에 쏟는 시간을 좀 더 색다른 방법으로

치환해서 보여준다. 2014년 기준 미국 노동인구 중 출퇴근을 하는 사람은 1억 3천 9백만 명으로,

이들은 평균 26분을 편도 통근길에 사용한다. 주 5일 근무, 1년에 50주를 가정할 때

출퇴근에 소모되는 시간은 2백9십6억 시간, 일수는 12억 일, 2014년 한 해에만 출퇴근으로 사용된

시간이 총 3백4십만 년에 달한다. 이는 이집트 기자Giza의 대 피라미드를 26개 짓는 데 들어가는

시간과 맞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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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근무 시행은 직원의 행복을 추구하고 자유를 존중하는 최첨단 업무 방식 혹은 복지 혜택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기업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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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전까지의 원격근무가 인건비 절약을 목적으로 저숙력 노동을 개발도상국으로

이전하는 저렴한 아웃소싱의 개념으로 시행되어 왔던 것과 반대로, 점차 프리랜스 직종과

고용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이제는 프로젝트 단위로 업무에 적합한 전문인력, '특정 업무에

꼭 필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는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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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제 하루 일과는 이래요. 엄격하게 정해진 업무 시작 시간같은 건 없습니다. 

원할 때에 일어나서 여유롭게 아침 식사를 즐기고, 10시, 11시 즈음에 일을 시작하죠.

친구를 만나거나 할 때는 두 시간씩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합니다.

오전, 오후 다른 카페, 다른 도시에서 일을 할 때도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는 

번아웃이 찾아올래야 올 수가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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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쏘고 있는 이 책 또한 나는 타이페이에, 출판사는 경남 통영에 그리고 디자이너는 

서울에 머무르며 작업하고 있다. 책을 준비하는 1년여의 시간 동안 나는 제주, 암스테르담, 서울,

발리, 타이페이까지 총 5개 도시에서 지내면서 다큐멘타리 후반 작업을 하고 원고를 썼다. 출판사

남해의봄날은 경남 통영에 자리하고 있어 내가 한국에 있을 때에도 편집인의 얼굴을 본 적은 손에

꼽는다. 원고 집필 전 한 차례 여행 삼아 통영을 방문한 이후, 원고 작성부터 출간까지 모든 협업은

역시 스카이프와 메신저, 구글 드라이브를 사용해 원격으로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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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관련 입문서를 찾다가 보게 된 책.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의 개념과 실제 사례와 이슈등에 대해 쉽게 설명해놓았다.


이 분야의 입문서로 좋을 것 같다.



1994년 출판된 이문세의 에세이.


당시 별밤지기이자 가수로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던 시기에 나온 에세이집.

가벼운 에피소드 중심으로 그의 유년시절, 데뷰, 그리고 친했던 연예인들과의 소소한 이야기를 중심으로

부담없이 읽을 만한 거리이다.


나도 별밤을 듣긴 했지만, 나는 이문세보다는 한 세대 앞선 김기덕이나 이종환의 음악프로를 듣던 세대이다.

86년인가 87년인가에 나온 이문세의 4집을 계기로 그를 기억하기 때문에 디제이로서보다는 가수로서의 이문세를

더 기억하는 편이다.


요즘들어 이렇게 헌책방을 다니면서 우연히 구한 옛날 책들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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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동의 공연 , 잼 콘서트



최근 언어의 온도와 말의 품격으로 유명해진 이기주 작가의 2014년 에세이집.

말의 품격을 한자로 바꾸면 언품이다. 현재 나와있는 말의 품격과 주제는 비슷한데 

써있는 글의 내용은 조금 다른 듯 하다.(난 아직 말의 품격은 읽어보지 않았다.)


저자인 이기주씨는 매우 차분한 사람일 듯 하다. 글에서 차분함이 느껴진다.


말 한마디로 천냥 빚을 갚는다고 하지만, 요즘은 말 한마디에 천냥 빚은 커녕, 목이 날라가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말이란 결국 자신의 마음과 품격이 드러나는 법이다. 꾸준한 마음의 수양만이 말의 온도와 품격을 높이는 길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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