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원제목은 인공지능과 경제의 미래이며, 원제목이 책의 내용을 짐작하는데도 훨씬 낫다.

인공지능의 현재와 미래, 인공지능으로 촉발되는 산업혁명 4.0의 미래와 그로 인한 인간노동에 닥친

위기, 그리고 그것을 꼭 위기로 받아들여야 할 필요는 없다는 저자의 통찰이 담겨있으며, 기계에 의한

인간의 노동력 대체가 이루어지는 미래를 가정하고 그 미래를 디스토피아로 갈지 유토피아로 갈지는

인간이 하는 결정에 달려있다라는 내용이다. 사실상의 핵심은 기본소득제에 대한 마지막장의 내용인데

보통 우려시 되는 기본소득을 보장함으로 인해 정상적인 노동욕구를 저하시키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단순히 우려일뿐이라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알았다.



팟캐스트에서 광고를 듣고 본 책.

이 책을 본 후 든 생각은 정치란 아주 섬세한 과학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사람의 마음, 유권자의 마음, 한 나라 전체를 이끌어갈 대통령이 되기 위해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과연 진인사 대천명이로구나 하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이 책을 보면서 새롭게 안 사실은 노무현과 열린우리당, 노무현과 정동영의 관계, 호남에 연고를 둔

정치인들의 마음의 한켠을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그런 식으로 생을 마감한 것은 안타깝지만, 그 희생때문에 우리나라의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의식수준이 아주 짧은 기간 동안에 세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유래가 없을 정도로 높은 곳에

도달한 것이 아니었겠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나라의 현대 정치의 이면에 담긴 고도의 정치철학과 진보와 보수, 우파, 좌파, 신좌파등에 대해서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 이 책에는 담겨져 있다.


이지성의 최신작. 

클레오파트라에 대한 기존의 고정관념과는 다른 그녀의 실제의 모습을 알았다는데 의의가 있다.

가볍게 읽을만한 부담없는 내용이다.

시인 김인육 지음.


 후레자식


고향집에서 더는 홀로 살지 못하게 된

여든 셋, 치매 앓는 노모를

집 가까운 요양원으로 보낸다


시설도 좋고, 친구들도 많고

거기가 외려 어머니 치료에도 도움이 돼요


1년도 못 가 두 손 든 아내는

빛 좋은 개살구들을 골라

여기저기 때깔 좋게 늘어놓는다, 실은

늙은이 냄새, 오줌 지린내가 역겨워서고

외며느리 병수발이 넌덜머리가 나서인데

버럭 고함을 질러보긴 하였지만, 나 역시 별수 없어

끝내 어머님 적소(適所)로 등 떠민다


애비야, 집에 가서 같이 살면 안 되나?

어머니, 이곳이 집보다 더 좋은 곳이에요

나는 껍질도 안 깐 거짓말을 어머니에게 생으로 먹이고는


언젠가 나까지 내다버릴지 모를

두려운 가족의 품속으로 허겁지겁 들어온다


고려장이 별거냐

제 자식 지척에 두고 늙고 병든 것끼리 쓸리어

못 죽고 사는 내 신세가 고려장이지


어머니의 정신 맑은 몇 가닥 말씀에, 폐부를 찔린 나는

병든 개처럼 허정거리며

21세기 막된 고려인의 집으로 돌아온다

천하에 몹쓸, 후레자식이 되어

퉤퉤, 돼먹지 못한 개살구가 되어




이 책의 핵심은 다음 7줄로 요약된다.

1. 원대한 인생목표 : Vision 혹은 목적은 무엇인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수단으로서의 목표는? 이것이 일단 가장 중요한 Motivator이다.

2. 분기별 계획표 :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해야할 일들은 무엇인가? 그 일들을 달성할 수 있는 계획을 세워라.

3. 고정 습관 : 계획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실천을 해야 하는데 매일매일 실천할 수 있도록 습관화해야 한다.

4. 이상적인 일과 : 습관화를 통해 이상적인 일과를 디자인하고 내재화한다

5. 생산성 전략 : 실제로 실천하다보면 당연히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계획을 수정하든 습관을 수정하든 수정하라.

6. 진행상황 검토 : 지속적으로 계획대비 실행을 비교 검토하고, 그에 따라 전략수정 혹은 계획수정하라.

7. 아침5시 전문가 : 1~6의 과정을 지속적으로 반복/업데이트하라.


이렇게 살기가 어려워서 다들 성공하지 못하는 것이다. 공자가 이르시기를 안회는 어떤 일을 하기로 하면 능히 3개월을 해내는데,

나는 그리 하질 못한다 하셨다. 즉 어떤 계획이든 3개월을 지킨다는 것이 어렵다는 이야기다. 그러니 그 계획을 1년,2년,3년을

계속해내면 어떻겠는가?

저자의 전작, 당신은 겉보기에 노력하고 있을뿐의 후속편격이다.

저자의 경험을 토대로 신변잡기적인 생각을 정리한 에세이다.

전작과 그리 별다른 차별화될 것은 없다.

그저 쏘쏘하다.



제목 때문에 본 소설.

요즘 유행하는 좀비물인가 싶었는데 그건 아니었다.

췌장암(스티븐 잡스가 죽은 이후 핫(?)해진 암.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드라마도 그렇고 실제로도 그렇고 췌장암이 많이 등장한다)

고등학교때의 풋사랑 그리고 시한부. 너무나 통속적인 클리셰이지만 그래서 더욱 매력적인 설정이다.

풋풋한 한때의 사랑(?) 이야기인만큼 부담없이 읽을 수 있을 정도다.

다만 너무 기대할 필요는 없다. 그저 하나의 하이틴 소설일뿐이니까.


후반부 남주인 시가 하루키와 여주인 아야우치 사쿠라가 개인적 인간과 사회적 인간을 대변하면서, 대비되는 인간관은

꽤 좋았다. 

뻔한 결말을 배제하기 위한 급작스러운 사건 전개는 약간 당혹스럽기도 하고, 꼭 그래야만 했니?라는 생각도 든다.

쏘쏘한 소설이다. 


선대인의 경제관련 책은 시의성은 확실히 있어보이나, 아직 그 이상의 레벨에는 이르지 못했다고 보인다.

현재의 경제 이슈에 대해서는 꽤 시의성 있는 내용이기 때문에 신간은 당시에 읽기에는 의미가 확실히 있다.

이 분은 주로 현재의 경제상황에 이르게 된 원인에 치중하는 내용이라 그런 듯 싶다.

현재의 경제상황과, 국내 경기, 중국과 세계 경기에 대해서 꽤 참고할만하다.



어떤 책을 읽다가 이 제목을 보고, 바로 읽어야지라고 생각이 들었다.

저자는 1973년생의 인천출신으로 프로야구 원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팬이다.

또한 80년대 중반과 90년대 초반의 한국 민주화 운동이 거세었던 시절 20대의 젊음을 보낸 경험이 있다.

그 질곡의 세월의 광주와 민주화라는 시대의 흐름속에서, 해태타이거즈라는 프로야구팀과 김대중이라는

호남 출신의 정치인을 엮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프로야구가 있기 때문에 사실상 프로야구의 초창기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주가 되다 보니

그 시절의 프로야구를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꽤 흥미가 있을 내용이다.

해태 타이거즈가 삼성 라이온즈, 롯데 자이언츠, MBC 청룡과 OB Bears 이후에는 한화와 현대팀같은 자본이 풍부한

강팀들 속에서 어떻게 9회 우승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냈는지에 대해 고개를 끄덕일 비하인드 스토리가 자세하게

나와있다.

The Almitra spoke again and said, "And What of Marrige, master?"

And he answered saying:

You were born together, and together you shall be forevermore.

You shall be together when white wings of death scatter your days.

Aye, you shall be together even in the silent memory of God.

But let there be spaces in your togetherness.

And let the winds of the heavens dance between you.

Love one another but make not a bond of love.

Let it rather be a moving sea between the shores of your souls.

Fill each othere's cup but drink not from one cup.

Give one another of your bread but eat not from the same loaf.

Sing and dance together and be joyous, but let each one of you be alone.

Even as the strings of a lute are alone though they quiver with the same music.

Give your hearts, but not into each other's keeping.

For only the hand of Life can contain your hearts.

And stand together, yet not too near together.

For the pillars of the temple stand apart.

And the oak tree and the cypress grow not in each other's shadow.


알미트라가 다시 물었다. "그렇다면 스승님, 결혼은 무엇인가요?"

그가 대답했다.

그대들은 함께 태어났으니, 영원토록 함께일 것이다.

죽음의 흰 날개가 삶의 나날들을 흩어버릴 때도 함께일 것이다.

아, 그대들은 함께일 것이다. 신의 말없는 기억 속에서도.

허나 함께 있어도 거리를 두라.

천국의 바람이 그대들 사이에서 춤출 수 있게.

서로 사랑하되 그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사랑이 두 영혼의 육지 사이에서 출렁이는 바다가 되게 하라.

서로의 잔을 채워주되, 하나의 잔만을 비우지 말라.

서로가 빵을 나누되, 하나의 빵조각에서만 취하지 말라.

함께 노래하고 춤추고 즐기되, 각자 홀로 있게 하라.

비록 같은 음악을 울릴지라도 현악기의 줄들이 서로가 달리 있듯이.

서로의 마음을 주되, 소유하려 하지 말라.

그대들의 마음은 오직 생명의 손만이 가질 수 있는 것이니,

함께 서 있으되, 너무 가까이 하지 말라.

신전의 기둥이 서로 떨어져 있듯이,

그리고 참나무와 사이프러스 나무가 서로의 그늘에서 자랄 수 없듯이.


일본 메이지대 교수이자, 수 많은 자기계발 서적으로 유명한 저자의 작품.

책을 읽을 당시는 아주 좋은 글이다라는 생각을 하지만, 막상 다 읽고 나면 별로 기억나는 구절은 없다.

이러한 책은 곁에 두고, 틈틈히 읽으면서 마음을 적시는 듯한 느낌으로 보는 책일 것이다.

요즘은 이런 책이 워낙 많아서, 꼭 이 책이 아니더라도 비슷한 책 1,2권쯤은 곁에 두고 수시로

보면서 마음의 공부를 해나가면 좋을 것 같다.



부자되는 책읽기에 소개된 책으로, 부자되는 책읽기에 소개된 책들을 완독하려는 계획에서 첫번째 책이다.

책의 내용은 재테크의 기술이 아닌, 기본 마인드에 대한 내용으로 주로 심리학적인 근거를 가지고 저자가 

경험했거나 깨달았던 내용들을 위주로 기술되어 있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실전투자 비법

   - 독점적 대상에 투자하라.
   - 사적 시장 가치(private market value)를 계산하라
   - 적을 알고 이길 수 있는 투자만 하라.

2. 내 안의 부자를 깨워라.

  1) 부자 되기를 방해하는 내 안의 9가지 장애물

     - 무리 짓는 본능
     - 영토 본능 : 한곳에 머무르려는 본능, 부자가 되고 싶다면 젊은 날 들개처럼 돌아다녀라.
     - 쾌락 본능
     - 근시안적 본능 : 단기투자 vs. 장기투자
     - 손실공포 본능 : 손절매의 중요성, 손실은 작게 이익은 크게
     - 과시본능
     - 도사환상
     - 마녀환상 : 부자를 미워하지 마라. 자본주의 게임의 룰을 배워라
     - 결함 있는 인식체계 : 인간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하수는 예측하려 하고 고수는 대등하려 한다

 2) 내 안의 부자를 깨우는 8가지 도구

     - 신경 조건화하기 : 돈을 쓰려고 할때 과거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기
     - 모델 따라하기 : 부자를 benchmarking
     - 유혹 회피하기 : 카드를 짜르고, 돈 쓸 장소에 아예 가지 말고 등등
     - 가계부 쓰기
     - 작은 성공 체험하기
     - 서약서 쓰기
     - 진실 파악하기 : 부자가 되려면 부자에 대한 진실을 깨달아야 한다. 돈과 부자에 대한 미움, 선입견.
     - 신에게 기도하기

재테크뿐 아니라 세상의 모든 일이 기술적이면 면보다도 정신적인 측면이 강하다. 그 이유는 모든 세상사가
단기간의 승부가 아닌, 장기적인 승부이기 때문이다. 권투도 10라운드 가량의 경기를 뛰기 위해서는 1년 
정도의 연습기간이 필요하고, 그 연습기간의 고통과 지루함을 견디는 것은 육체적인 기량이라기보다는 정신적
인 면에 의해 결정된다. 즉, 목표와 그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집념등의 마인드가 중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재테크의 마인드에 대한 입문서로는 부족함이 없을 듯 하다.



베스트셀러에 올라있기에 본 에세이집.

작가의 이름은 나에겐 아직 생소하다. 차분하면서도 일상의 평범한 사건과 사물들에서 자신만의 기억을 자신만의 언어로
그려냈다는 느낌이 든다. 그가 그려낸 풍경과 분위기는 질박하면서도 삶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다.

매 에피소도는 많아야 3페이지를 넘지 않아서 일단 내용의 양적인 면에서 매우 절제되어 있다는 느낌을 준다.

에세이의 특성상 그때 그때 떠오르는 단상들을 그 느낌이 사라지기 전에 정리한 듯한 인상도 있다.

전체적으로 무난하고, 간혹 빛이 나오려는 부분도 있으나 비범함까지는 미치지 않는것 같다.

사실 에세이에서 그런걸 바란다는 건 무리인 면도 있다.


동명의 드라마의 대인기 이후에 편승하여 나온 소설. 

거의 드라마와 100% 싱크로하기 때문에 드라마를 본 사람은 굳이 볼 필요가 없다.

하지만 드라마를 통해 감동을 받은 사람들외에는 굳이 이걸 보려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 예상한다.

소설을 통해서 보는 내용이 더욱 낯간지럽고 오글거리며 재수없을 경우도 많은 것에서,

공유와 김고은이 얼마나 이 작품의 인물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갔는지를 알 수 있다.

소설을 읽어보니, 이 소설보다도 드라마의 퀄리티가 압도적으로 높다.

실질적으로 소설 자체로 본다면 삼류 조차도 되지 않을 스토리다.

드라마나 영화라는 쟝르가 종합예술이라고 불릴만하다는 생각을 들게 하는 작품이다



일본경제신문 기자로서 한국 주재원으로 있던 경험을 통해 일본과 한국 양국 모두를 잘 이해하고 있는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

주요한 내용은 일본이 잃어버린 20년이라는 불황기를 잘 이겨내고 지금 회복하는 중이라는 점과, 한국은 과연 일본이 가지고 있는 기본적인 경제체력이 있는가 하는 부분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또한, 일본이 20년간의 불황을 겪으면서 그 불황속에서도 어려움을 딛고 성장 혹은 쇠퇴 일보직전에 다시 살아나게 된 기업들에 대한 사례를 통해 한국기업들이 어떻게 다가올 어려움을 이겨낼 것인가에 대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사실상 초반에 일본의 불황기와 한국의 비교에 대한 부분은 좋은데, 뒷쪽 일본기업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과정은 너무 축약되어 있어서 피상적인 점이 보인다.

초중반부의 일본의 사례와 그에 대한 한일비교 부분은 흥미롭다.




이 책은 국내에 1995년 9월30일에 출간되었다. 내가 사놓았던 이 책의 뒷표지를 보니 1판 18쇄, 1997년 4월10일에 출간된 책이다. 무려 20년간 내 서재에서 이리저리 뒹굴었다는 뜻이다.

내가 대학원 시절에 사놨으나, 몇 페이지 보지 않고 그냥 묶혀놓고 말았다. 젊은 시절은 역사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독서 자체도 그리 관심이 없었다. 나이가 들고보니 젊어서 후회되는 몇 가지중 하나가 좋은 책을 많이 읽지 못한 것이다. 

뒤늦게나마 책을 많이 읽으려고 생각하는데 그것이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아서 자꾸 반성하게 된다.

이 책은 지금은 세계적인 작가의 반열에 올라있는 시오노나나미가 1992년 7월7일(7월7일은 시오노나나미의 생일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름도 나나미-七生으로 지었다) 1권 로마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았다 를 내놓으면서 2006년까지 매해 1권씩으로 15권으로 마무리 지을 것이라 공표한 책이며, 그 약속대로 마무리지어졌다.

1,000여년에 걸친 로마의 흥망성쇄를 다른 대작으로, 인구에 엄청 회자되어 왔으나 정작 읽을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20년전에 책 한권을 사놓은 인연으로 겨우 읽게 되었다. 읽고 난 뒤 느낌은 오랜동안 보물상자에 묶여놓았던 보석을 찾은 아주 고리타분한 표현대로의 감정이다.

기원전 753년 로물루스가 로마를 건국하고 이후 400년간의 로마 건국 초기의 복잡한 시기를 다루고 있다. 

그녀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랄까? 혹은 로마인의 융성할 수 있었던 기본적인 요인을 책의 말미에 소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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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가 융성한 요인에 대해, 세 명의 그리스인은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할리카르나소소의 디오니소스는 종교에 관한 로마인의 사고방식이 그 요인이라고 말했다. 인간을 계율로 다스리기보다는 인간을 수호하는 형태의 종교인 로마 종교에는 광신적인 경향이 전혀 없고, 그래서 다른 민족과도 대립관계보다는 내포관계로 나아가기가 쉬웠기 때문일 것이다. 다른 종교를 인정한다는 것은 다른 민족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뜻이리라.

 정치 지도자이기도 했던 폴리비오스는 로마의 독특한 정치체제의 확립이 로마가 융성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각각 공동체 일부의 이익만을 대표하는 경향이 있는 왕정과 귀족정과 민주정이라는 정치제제를 고집하지 않고, 집정관 제도를 통해 왕정의 장점을 살리고, 원로원 제도를 통해 귀족정의 장점을 살리고, 민회를 통해 민주정의 장점을 살린 로마 공화정의 독자적인 정치제제에 융성의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이 독자적인 정치제제를 확립함으로써, 로마는 국내의 대립관계를 해소하고 거국일치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한편, 플루타코스는 패자까지 포용하여 동화시키는 로마인의 생활방식이야말로 로마가 융성한 요인이라고 단언했다. 플루타르코스의 모국인 그리스에서는 그리스인이 아닌 민족을 바르바로이(야만인)라고 불렀을 뿐만 아니라, 같은 그리스인 사이에서도 스파르타 출신이 아테네 시민권을 취득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반면에 로마에서는 어떠했는가. 같은 라틴족에 대해서는 출신지를 따지지 않고 시민권을 부여했으며, 적국 출신인 경우는 일정 기간 로마에 거주하기만 하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었다. 다만, 로마인은 이기지 않고 관용을 베푸는 것이 아니라, 이기고 나서 관용을 베푸는 식이었다. 


시간과 공간 그리고 사람이 연결된 현대인들에겐 무한의 자유가 주어진 것 같지만, 도리어 어디든 갈 수 있고, 무엇이든 할 수 있는 그 자유의 과잉으로 인해 개인의 소외는 알게 모르게 깊어져간다.

이러한 역설속에서 자신의 핵심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이 책의 가르침은 놀랍도록 명징하다.

몇가지의 사실적인 에피소드와 그 에피소드속에서 찾아야만 하는 핵심주제를 살짝 비틀어서 최대한 명확하게 보여주려는 저자의 글솜씨 역시 이 책의 하이라이트 중의 하나이다.

자신을 잃어가고 항상 바쁘게 무엇에 쫓겨간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잠시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짧지만 지속되는 여유를 줄 수 있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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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이 원하는 것을 찾아 또다시 떠나고 싶어지면 나는 다른 어디도 아닌 뒷마당을 돌아볼 거에요. 그곳에 없다면 애초에 잃어버린 적도 없을 테니까요. 

-오즈의 마법사의 도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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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너드 코언이 훗날 내게 힘주어 말했던 것처럼, 아무데도 가지 않는 행위는 세상에 등을 돌리고 집안에 틀어박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때로는 한 걸음 물러나서 세상을 좀더 명료하게 바라보고 더 깊이 사랑하려는 행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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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도 더 전에 에픽테토스와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말했다시피, 우리는 만드는 것은 우리의 경험이 아니라 그 경험에 반응하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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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셰익스피어는「햄릿」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 세상에 항상 좋거나 항상 나쁘기만 한 것은 없다네. 다 생각하기 나름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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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 궁금하다면, 우리가 어디에 갔는지 보지 말고 세상을 보는 우리의 시각을 살펴보라. 여행을 다녀올 때마다 그 경험이 의미를 획득하고 내 자아에 깊이 뿌리를 내리는 과정은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후에 일어난다. 집에 가만히 앉아, 내가 본 것들을 오래 지속되는 통찰력에 차곡차곡 담을 때 비로소 그 경험은 내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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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자신으 일지에 이렇게 썼다. "당신이 어디를 여행했는지, 얼마나 멀리 여행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사실 멀리 갈수록 대개 더 나쁘다. 그보다는 당신이 얼마나 살아 있는지가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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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靜)의 틀 안에서 이루어진 동(動)이야말로 가장 풍성한 감각을 이끌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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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경험은, 가본 적은 없지만 존재한다고 알고 있던 곳에서 누군가 나를 소리쳐 보르는 것과 다소 비슷했다. 아무것도 묻지 않았는데 수도사들이 불쑥 이런 말을 들려주었다. 진짜 삶의 느낌을, 다시 말해 쉽 없이 변하는 생각 뒤에서 변하지 않고 오롯이 버티는 것을 찾아내려면 발전하지 말고 기억을 더듬으라고. 정말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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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언은 가장 솔직하게 속내를 털어놓을 때마다 이렇게 말했다. 지금까지 자신이 한 가장 위대한 여행은 내면으로 떠나는 여행이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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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를 바탕으로 쓴 『승려와 철학자』는 프랑스에서 50만 부가량 팔렸다. 아버지로터 물려받았음이 분명한 유려한 글솜씨와 데카르트적 명료함을 살려 불교의 '정신과학'을 전달한 데 힘입은 결과였다. 가령, 이 세상에 태어나 행복을 손에 넣으리라 기대하는 것은 불구덩이에 뛰어들면서 화상을 입지 않으려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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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는 내부에서
 그 크기를 이끌어낸다
 중심의 분위기에 따라
 이것은 공작이거나 난쟁이.

 - 에밀리 디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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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미국 기업 중 3분의 1이 '스트레스 경감 프로그램'을 시행중이다. 그런 회사는 날마다 늘어나고 있다. 직원들이 정신의 혈관이 뻥 뚫리는 느낌이 얼마나 신나고 행복한지 깨달았다는 점이 이러한 증가의 원인이다. 대형 의료 서비스 기업인 애트나에서 이 프로그램에 가입한 직원들 가운데 30퍼센트가 넘는 사람들이, 일주일에 고작 한 시간 요가를 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수치가 3분의 1가량 떨어지는 효과를 체험했다. 컴퓨터 반도체 칩 제조사인 인텔은 '조용한 시간(Quiet Period)'이라는 프로그램을 시범적으로 시행했다. 회사는 엔지니어와 중간 관리자 300명을 대상으로, 매주 화요일마다 네 시간 동안 이메일 계정을 로그 아웃하고 휴대폰 전원을 끈 뒤, 사무실 문에 '방해하지 마시오' 팻말을 걸어두게 했다. 언플러그 상태가 되어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라는 취지였다. 직원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고, 이에 사측은 맑고 명료한 정신으로 사고하는 분위기를 장려하기 위해 정식으로 8주짜리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제너럴밀스에서는 이와 비슷한 7주짜리 프로그램을 수행한 후 임원의 80퍼센트가 의사결정 능력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겼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89퍼센트는 상대의 말을 더 잘 경청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변화로 미국 기업들은 연간 3000억 달러에 달하는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었다. '스트레스가 21세기의 유행병이 될 것'이라는 세계 보건기구의 발표가 널리 인용되는 세상에서, 이런 프로그램은 무엇보다 스트레스의 예방약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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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악에 울림과 형태를 부여하는 요소는 다름 아닌 쉼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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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트레스는 전염된다. 이것은 엄연한 연구 결과다. 경제적으로 쪼들리고 과중한 부담을 떠안은 엄마가 남편이나 친정어머니나 친구에게 하루에 30분이라도 아이를 맡길 수 있다면, 그녀는 분명 그 30분 후 아이들을 돌보거나 일을 할 때 더 즐겁게 힘을 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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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르크스의 말처럼 이동과 연결과 공간의 시대가 되었지만, 정작 우리의 일상은 시간에 잡아먹혀버렸다. 물론 마르크스가 이 말을 한 맥락은 지금과 전혀 달랐지만 말이다. 우리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어느 곳에나 연결될 수 있다고 느낀다. 하지만 지리적인 제한이 사라지자마자 시간이 점점 더 우리에게 횡포를 부리고 있다. 다른 사람들과 더 많이 어울릴수록 나 자신과 소통하는 시간은 점점 줄어드는 듯하다. 일본의 뒷골목에서 살기 위해 뉴욕을 떠날 때만 해도 나는 가진 돈은 물론 즐거움과 친목생활, 여러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 거라 각오했다. 하지만 내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것이 더욱 풍요로워졌다. 바로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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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세기를 풍미한 위대한 유대 신학자였던 에이브러햄 죠수아 헤셸이 정의한 것처럼, 안식일은 "공간이 아닌, 시간에 세운 대성당"이다. 우리가 주중에서 비운 하루는 빛으로 가득찬 노트르담대성당의 통로처럼 아무 계획도 목적도 없이 서성거릴 수 있는 거대한 빈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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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를 보내는 시간의 양에는 관심을 기울였지만 시간의 질에는 소홀했다. 나는 비행기로 이동하는 시간을 일과 관련한 독서를 하거나, 극장에 걸려 있을 때는 그다지 끌리지 않았던 영화를 보거나, 일할 때처럼 미친듯이 나 자신을 준비하고 계획을 세울 기회로 삼았다. 리카르가 비행을 보내는 작은 안식일로 여길 수 있다고 했을 때, 나는 그런 일은 30년 동안 히말라야 산중에서 수행을 한 승려나 할 수 있지,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는 해당되지 않으리라 여겼다.




저자는 현재는 전업투자자인것 같다. 

주식,채권,부동산 전 투자영역에 걸쳐 저자가 도움이 되었던 경험이 있는 책들을 망라해놓은 것으로보인다. 

전체적으로 정리하면 250여권 정도의 책이 되는 듯 하다.

재테크에 대해 종합적으로 공부해보고 싶다면 이 저자의 책 List를 참고해서 독서계획을

세워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책의 내용중 핵심적인 내용을 요약했기 때문에 이 책만으로도 도움이 될 것 같다.

한 번 이 책의 list대로 공부를 해보고 싶어서 엑셀로 정리를 해봤다. 

부자되는책읽기_ver1.0.2017.xlsx



중국의 현재 젊은세대중 청년멘토로 떠오르고 있는 인물(?)이라고 하는 리샹룽의 인생에 대한 에세이. 누구나 맘에 품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남을 통해서는 듣기 힘든 솔직한 자신의 생각이 쓰여져있다. 

사관학교를 떠나서 영어강사를 거쳐 영화감독으로의 삶을 통해서 자신이 깨달은 사회생활, 인간관계에 대한 에피소드를 가감없이 솔직히 써내려갔다. 

이렇게 젊은 시절부터 인생을 치열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은 참 부러운 일이다.


약 2년만에 재독(정확히 얘기하면 3번째, 이 아래 감상문을 쓸때가 재독이었다. 하지만 당시의 재독은 첫번째 읽고나서 시간 틈이 없이 바로 재독에 들어갔기 때문에 내용 파악이 위주였다)을 하니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이 많이 보이고 특히 한 문장, 한 문장을 제대로 음미하는 계기가 됐다.(3권째에 들어가서는 흡입력에 이끌려 너무 빨리 읽어버리긴 했다. 1,2권을 일주일 정도 읽은데 비해, 3권은 이틀 정도 걸렸다.)

아래에선 사랑이야기지만 재미없고, 지루하며, 전혀 감동적이지 않다고 적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흥미진진하며, 박진감이 넘치고, 덴고와 아오마메의 재회와 고양이 마을을 떠나 다시 원래의 세계로 돌아가면서 나누는 대화는 눈물겹다.

덴고, 아오마메뿐 아니라 다마루, 노부인, 아오마메의 2명의 여자친구, 우시카와의 주요한 인물들과의 인터랙션도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무라카미가 소설을 쓸 때, 뼈를 박박 갈아넣는 고통을 느낀다고 했는데 이 작품은 말 그대로 뼈를 갈아넣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웬지 무더운 여름날에 읽어서 그런지 더욱 뜨겁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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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이야기가 병행하여 진행되는 구조로, 하루키 소설에서 자주 쓰인다.

주인공은 여자인 아오마메(靑豆)와 남자인 덴고(天吾)로 두 이름 모두 일본에서 자주 쓰이는 이름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1장은 아오마메, 2장은 덴고, 3장은 다시 아오마메의 이야기로 번갈아 진행된다.

처음에는 이 두 남녀는 이야기 자체에 전혀 접점이 없기때문에 별개의 이야기로 진행되다가 1권 말미쯤에 가서 이 둘의 관계가 드러난다.

첫권의 색깔을 빨강, 두번째 권은 파랑, 세번째 권은 보라.

빨강은 아오마메를 상징, 파랑은 덴고, 보라는 아오마메+덴고의 상징인듯.


(감상) 

이 소설을 분명한 두 남녀의 사랑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그 사랑은 10살의 어린 아이들의 풋사랑으로 시작되고, 그 사랑을 이루는 과정은 재미없고, 지루하며, 전혀 감동적이지도 않다.

두 개의 달로 시작되는 서론의 이상한 세계는 '리틀피플', '공기번데기', '선구'와 같은 스토리상의 주요한 맥락을 가지는 장치들이 서서히 나타나는 구조와, 쉽게 풀리지 않는 은유와 복선들로 인해 뒤로 갈수록 스토리 자체는 이해가 되나, 이것이 과연 무엇을 의도하는 것인가 하는(어떤 면에서는 과연 작가는 의도라는 것이 있긴 한 것인가?) 생각을 하게 되는 면도 있다.

그런 편 치고는 거의 2000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이지만 그리 어렵지 않게 읽히는 측면은 신기하기까지 하다.

두개의 달, 혹은 1Q84, 아니면 고양이 마을은 모두 영화 매트릭스에서와 같이 현실과 대비되는 다른 구조의 세계를 의미한다. 이것은 어떤 면에서는 작가의 친절함? 같은 것을 의미한다고도 볼 수 있다. 현실에서도 개개인은 서로 다른 세계를 가지고 있으며, 우리는 각자가 가진 세계의 확장성을 통해서 서로의 의식을 공유할 뿐이다. 점과 점으로 이루어진 우리의 개개인의 의식의 개별성은 언어와, 육체적 접촉, 사회적 관계를 통해 확장되지만, 핵심(Core)에 존재하는 우리의 개별자의 생각,느낌과 같은 의식은 완벽히 공유되지 않는다. 그러한 투명한 벽에 의해 이루어진 우리의 세상은 이미 완벽히 독립된 개인이라는 사유속에서는 각자 매트릭스에 갖힌 것과도 같을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극단적 사유의 엄격함을 언어적으로만 풀어내는 소설에서 일반적 상황으로 나타내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무라카미는 1Q84, 고양이 마을과 같은 은유와 2개의 달이라는 장치를 통해서 이야기를 끌어나가려고 했던 것이라 생각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에소의 호랑이의 옆얼굴이 1Q84년과 1984년에서 서로 거울을 마주보는 것과 같은 거울대칭(mirror Symmetry)일지도 모른다는 아오마메의 기억은 어찌 보면 하루키의 조크? 아니면 마지막까지 헷갈리는 독자에 대한 배려?.. 일지도 모르나, 개인적으로는 없는게 더 좋은 사족같은 것이라 느껴진다.(1개의 달로 돌아왔다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은가?)

논리적으로 어떨때는 논리적인 모습이다가, 어떨때는 의식의 흐름을 그냥 가지고 가면서 논리가 무너지는 것같은 느낌을 가질 때도 있었다.

이번이 재독이라 스토리는 어느 정도 감이 오는데, 이 구조를 완전히 이해하고 그 속에 든 은유나 복선들을 조금 더 자세하게 이어나가려면 1번은 더 읽어야 할지도 모르겠다. 

6월쯤에 그의 신작 기사단장살인이 나오기 전에 기회가 나기는 힘들겠지만.

이 책은 최소한 제대로 이해하는데만 3번은 봐야 할 듯 하다.


1권의 줄거리.

(아오마메)

여주인공 아오마메는 시부야로 이동하는 택시안에서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를 들으며 "이곡은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이다라는 것을 즉각 깨닫는다. 그렇게 유명하지 않은 곡인데 첫소절을 듣자마자 이 곡이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라는 걸 아는 자신을 놀라워하면서. 언뜻 신포니에타를 들으며 묘한 비틀림을 감지하는 아오마메. 평일 오후지만 목적지에 도착하기 직전에 고속도로 한가운데서 교통정체를 만나게 된다. 약속시간에 쫓긴 아오마메에게 택시 운전사는 고속도로 대피공간에 마련된 비상구를 알려주고, 아오마메는 그 비상구를 이용하여 고속도로 밑으로 내려와 전철을 타고 시부야로 이동한다. 

그녀는 시부야의 어떤 호텔에 들러서 40대 초반정도의 미야마라는 남자를 특별한 방법으로 암살한다. 

아오마메의 직업은 마샬아트 인스트럭터이다. 그녀는 중학교 때부터 소프트볼 선수생활을 시작했으며, 소프트볼 특기생으로 체육대학을 갔으며, 대학졸업 후에도 스포츠드링크 및 건강식품 제조회사의 소프트볼부의 중심선수(에이스 투수이자 4번타자)로 4년간 활약하였다. 그러나 중학교때부터 단짝이던 오쓰카 다마키의 죽음 이후, 회사를 관두고 히로오의 스포츠클럽 인스트럭터로 취직한 상태이다. 그녀는 대학때 근육 마사지를 익혔으며 왠지 그녀는 인체에 대한 것들을 남들보다 잘 익힐 수 있었다. 대학졸업후는 개인적인 흥미로 침술도 익혔다. 

그녀의 단짝인 오쓰가 다마키는 결혼후 남편의 학대에 의해 서서히 우울증과 무력감에 빠져들었으며, 결국 결혼 3년만에 그의 단짝 친구인 아오마메에게 편지 한통을 남기고 자살하게 된다. 이후 3년동안 그녀는 인체와 침술에 대해 연구하여 침으로 사람을 흔적없이 죽일 수 있는 방법을 알아내게 되고, 이를 이용하여 다마키의 남편을 심장마비로 위장하여 죽게 만든다. 아오마메는 첫번째 살인 이후 때때로 참을 수 없을만큼 남자와의 섹스를 원하게 될때가 있으며, 그때마다 롯뽄기등의 고급 바에서 남자를 물색하여 원나잇 스탠드를 즐기곤 한다.

그녀는 스포츠 클럽에서 어떤 노부인을 만나게 되고, 그 노부인의 요청으로 개인 교사를 하게 된다. 그 노부인은 일본 오래된 귀족가문의 일원으로 대단한 재력을 갖고 있다. 그 노부인 또한 딸이 결혼이후에 사위에게 학대를 당한 끝에 자살을 한 아픔을 간직하고 있었으며, 딸이 죽은 이후 그 사위를 사회적으로 파멸시킨 과거를 가지고 있다. 이후 노부인은 학대받는 여성들을 위한 쉼터를 운영함과 동시에 그런 여성이 남자로부터 독립하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노부인의 집사를 맡고 있는 다루마라는 인물은 이러한 노부인의 활동상 물리력이 필요한 경우 해결사 역할도 하고 있는 인물이다. 아오마메와 노부인은 서로간의 이러한 비밀을 어느 계기를 통해 서로 털어놓게 되고, 아오마메의 특별한 암살능력으로 노부인을 위해 몇 번인가 도움을 주게 된다.

어느날 그녀는 밤 하늘에 2개의 달이 뜬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녀가 자신이 아는 1984년과는 다른 세계에 와있음을 깨닫게 된다. 그녀는 자기가 현재 속해 있는 이 세계를 1Q84(Q는 question의 Q)라 하고, 자신이 알던바와는 미묘하게 다른 것들이 있음을 발견하고는 그것들을 차근차근 조사하기 시작한다.

그녀는 어릴적 증인회(여호와의 증인등과 같은 교리를 그래도 믿는 컬트, 수혈X, 어디서나 때가 되면 기도 등)인 부모에 의해 증인회 신자가 되어, 같은 반 아이들에게 왕따를 당한다. 하지만 10살이 되던 해 자신의 의지로 부모에게 증인회 신자가 되지 않겠다고 선언하곤, 자신의 친척집으로 가출한다. 고등학교 졸업까지는 친척에게 신세를 졌으나 고등학교부터는 자신의 힘으로 어떻게든 꾸려나가서 대학까지 졸업하고 현재에 이른 상태이다.

어느날 아오마메는 남자를 물색하러 바에 들렀다가 아유미라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 그녀는 우수한 성적으로 경찰대학을 졸업했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경찰로서는 교통경찰 이외에 업무를 하지 못한다., 남성우월주의의 일본경찰 사회에 불만을 갖고 있지만 집안의 오빠가 경찰이고, 삼촌도 경찰인 집안 출신으로 어느 정도는 그러한 경찰시스템에 체념한채 경찰일을 하고 있다. 또한 그녀는 어릴적10살 정도였을때 오빠와 삼촌에게 성희롱을 당했던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그래서 그녀는 남자에 대한 성적 충동이 생길때 바에 와서 원나잇 스탠드 상태를 찾고는 있지만, 제대로 된 사랑을 하는데는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

아오마메는 노부인을 통해 세이프하우스에서 10살된 여자아이를 쓰바사를 알게 된다. 쓰바사는 지독한 성폭행 흔적을 몸에 갖고 있으며, 그녀가 구출된 곳은 야마나시 현의 '선구'라는 종교집단이다. '선구'는 3년전 '선구'로부터 떨어져 나온 무장파 혁명집단 '여명'이 경찰과 총격전을 벌인 것으로 유명해진 종교집단이지만, 당시 '여명'과의 관계는 없는 것으로 판명이 되어서 이후 더 이상의 자세한 수사가 종결된 곳이다. 또한 아오마메가 있던 1984에서는 그런 일이 없던 사실이기도 하다. 즉, '선구', '여명'과 같은 사회 과격집단 혹은 종교집단은 1Q84년이 되면서 새로 생긴 일인 것이다. 

아오마메는 자신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에 대한 실마리를 잡기 위해서 '선구'라는 집단의 조사에 본격적으로 착수하며, 경찰인 아유미에게 도움을 받게 된다.

(덴고)

남자주인공인 덴고는 수학과를 나오고 현재는 학원에서 수학강사를 하고 있다. 그는 소설가 지망생으로 정규직보다는 수학강사를 하며 남는 시간을 사용해서 소설을 쓰고는 있으나 아직까지 그닥 신통한 소설은 쓰지 못하고 있는 상태이다. 신춘문예에 3번 정도를 응모했으나 번번히 낙방했다.

덴고는 남녀의 관계에서 오는 책임등에 버거워하는 성격으로, 그보다는 10년 연상인 유부녀와 일주일에 한 번 주기적인 성관계를 맺어오고 있다.

덴고는 10살때 증인회 부모를 둔 여자아이 아오마메가 왕따당하는 것을 구해준 적이 있다. 그런 인연으로 아오마메는 덴고를 사랑하게 되고, 덴고는 그 사실을 미처 눈치채지 못한채 서로가 헤어진다.

신춘문예를 응모하면서 알게 된 고마쓰라는 편집자를 통해, 잡지의 칼럼같은 저자가 나오지 않는 삵일을 해오던 덴고는, 어느날 고마쓰로부터 신춘문예 응모작들을 1차 검토하는 일을 해보지 않겠느냐는 제의를 받고는 그 일을 하게 된다. 그러던 중, 후카에리라는 17살 소녀가 쓴 '공기번데기'라는 작품이 예사롭지 않다는 감을 갖게 되고 그 소녀가 쓴 작품을 고마쓰에게 이야기한다.

'공기번데기'는 굉장히 파격적이고 신선한 느낌의 내용이나, 후카에리라는 소녀는 난독증을 갖고 있고 그 글 또한 아자미라는 그녀의 친구를 통해 구술로 작성한 글이다. 그래서 그 글 그대로는 신춘문예에 응모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버리기는 아깝고 그 작품의 내용에서 무언가 가능성을 본 고마쓰는 덴고에게 이 글을 리라이팅(Re-writing)해달라는 의뢰를 하고 덴고는 고민끝에 받아들인다.

재작업을 한 후카에리의 글에 고마쓰는 매우 만족하고 그것은 바로 신춘문예에 당선되고, 곧바로 베스트셀러에 오른다.

덴고는 재작업을 하면서 후카에리의 후견인인 에비스노 선생을 만나게 되고(아자미는 에비스노 선생의 딸), 에비스노 선생으로부터 그녀의 아버지가 에비스노 선생과 함께 20여년전 일본 비평가 협회의 유명한 사상가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또한 그녀의 부모는 70년대 일본 대학가의 과격시위 이후에 야마나시로 들어가 '선구'라는 조직을 만들었으며, 그 이후 몇 년간 '선구'라는 조직은 변질되기 시작했으며, 급기야는 외부와의 관계를 끊고 단절되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또한 후카에리는 '선구'가 폐쇄된 조직이 된 이후 거기서부터 탈출해왔으며, 그 이후로 자기가 보호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후카에리의 소설 '공기번데기'가 베스트셀러에 오르고 몇 달이 지나서 후카에리는 행방불명이 된다. 

몇 주 후 후카에리는 아자미를 통해 덴고의 집에 직접 메시지를 전하고, '공기번데기'에 나온 리틀 피플을 조심하라는 말을 남긴다.  

덴고는 후카에리의 '공기번데기'의 고스트라이팅후에 자신의 소설을 쓰고 싶어지며, 그의 소설을 쓰기 시작한다. 그의 새로운 소설의 배경은 '공기번데기'에서와 같히 2개의 달이 있는 세상이었다.



2권 줄거리.

(아오마메)

노부인은 아오마메에게 어린이 성폭행 사건에 연루되어있는 '선구'의 리더를 '말살'해달라는 부탁을 받고는 그 제안을 수락한다. '선구'의 리더를 '말살'하는 일은 그동안 아오마메가 수 차례 암살했던 다른 남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한 일이었다. 그렇기에 노부인은 아오마메가 이 일을 처리하고 나면 완전히 신분을 바꾸고 살아갈 수 있는 계획을 마련해두었다. 

아오마메는 노부인의 비서인 다마루의 충고와 도움을 받아 '선구'의 리더를 처리하는 마지막 임무를 끝으로 자신의 신분세탁(성형 및 이름까지 변경하며 앞으로 위장된 신분으로 살 거주지까지)을 준비한다. 그리고 아오마메는 다마루에게 이번 임무의 위험성을 감안하여 권총을 하나 구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이 마지막 임무를 수행하기 전까지 기존의 직장과 생활을 그대로 유지하는 아오마메.

임무를 앞둔 어느날, 신문에서 나카노 아유미의 사망기사를 발견한다. 우연히 롯뽄기 바에서 만나 어울리면서 친해졌던 그녀. 하지만 은밀한 킬러의 일을 하는 그녀로서는 경찰인 아유미와의 관계를 지속시킬 수는 없었기에, 마음이 끌리는 아유미였지만,  거리를 유지할 수 밖에는 없었다. 아유미의 죽음에 대해 일말의 책임감마저 느끼는 아오마메.

아유미의 죽음이 있은지 몇 일후, 다마루는 아오마메에게 연락하여 그날 밤 저녁 7시 도쿄 오쿠라호텔에서 '선구'의 리더와의 미팅을 잡아놓았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아오마메는 시간에 맞춰 호텔 로비에서 기다리고, 리더를 모시는 2명의 에스코트를 받아 호텔 스위트룸에서 리더를 만나게 된다.

아오마메가 리더의 방에 들어가면서부터 천둥이 치기 시작한다. 이는 아오마메가 리더를 '말살'하러 왔다는 것을 아는 '리틀피플'들의 분노때문이었다.

리더는 신체에 문제가 있어서 여러가지 치료법을 탐색중인 상태로, 아오마메의 근육 마사지를 받는다는 명목으로 미팅을 성사된 것이다. 그녀는 일단 '선구'의 리더(나중에 3권에서 밝혀지는데, 이 사람은 공기번데기의 저자 후카에리의 아버지이다)의 몸 구석구석을 마사지하면서 스트레칭을 시켜준다. 그러는 와중에 리더가 이미 육체에 큰 손상을 입은 상태이며 오래지 않아 죽으리라는 예감을 하게 된다. 하지만, 리더 역시 아오마메가 진짜로 자신을 만나러 온 이유를 이미 알고 있었으며, 리더는 자신을 죽이는데 망설이는 아오마메에게 덴고의 존재에 대해 알려주고, 그가 지금 아오마메와 같은 세계(1Q84의 세계)에 와있다는 사실을 알려준다. 또한 덴고가 후카에리와의 연대를 통해 '공기번데기'를 집필했으며 그로 인해 '리틀피플'의 힘이 약해졌다는 사실과 함께 그로 인해 덴고가 '선구'의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도 알려준다. 그리고 만일 아오마메가 리더 자신을 죽여준다면 그 댓가(?)로 자신의 힘(여기서 힘이란 물리적이 아닌 초자연적인 힘을 의미)으로 덴고를 지켜주겠다는 제안을 한다. 대신에 아오마메는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아오마메는 결국 그녀의 방법으로 리더를 죽이고, 호텔에서 빠져나온다. 호텔에서 빠져 나온후, 다마루의 지시를 받고는 고엔지 근처의 어느 맨션으로 도피하게 되고 거기서 다음연락이 있을때까지 보름정도 대기할 것을 다마루로부터 듣게 된다.

아오마메는 고엔지의 맨션에서 지내던 중, 생리주기의 변화를 느끼고 이에 임신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된다. 고엔지 맨션은 보름에 한번씩 다마루로부터 정기적인 보급이 있으며, 그 보급품 배달시 임신검사 키트를 부탁하여 받는다. 2번의 검사에서 모두 임신 양성판정이 나오게 되며, 아오마메는 그 임신이 말이 안된다는 것은 알지만, 어쩐지 덴고의 아이일거라고 확신하게 된다.

아오마메는 자신때문에 덴고가 위험해 처해있다고 생각하게 되며, 자신이 1Q84의 세계로 넘어왔던 것으로 추정되는 수도고속도로 3호선의 비상대피장소의 맨홀뚜껑을 생각한다. 거기서 다시 자기가 왔던 1984년으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 그녀는 다마루로부터 받은 권총을 들고는 당시 자신이 입었던 옷을 입은체, 택시를 타고 수도고속도로의 그 장소로 향한다.

하지만, 도착한 곳에 맨홀뚜껑은 보이지 않고, 절망한 그녀는 헤권총을 입에 물고 방아쇠에 손가락을 얹는다.


(덴고)

후카에리의 '공기번데기' 대필, 그리고 '공기번데기'가 베스트셀러가 된 이후로 덴고는 별다른 일 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덴고가 일하는 회사로 우시카와라는 인물이 찾아온다. 

우시카와는 키가 작고 사십대 중반쯤의 남자로 중년의 군살이 붙은 상당히 기괴하고 기분나쁜 인상이었다. 그는 전직 변호사로 이쁜 아내와 아내를 달믄 2명의 딸과 함께 괜찮은 단독주택에서 행복한 인생을 살던 사람이었다. 그는 일반적인 변호사와는 달리 야쿠자와 같은 비합법적인 개인 혹은 집단의 변호를 해오다가 미묘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변호사 자격증을 박탈당하고 가정까지 깨진 과거가 있는 남자이다.

종교집단 '선구'는 후카에리가 '공기번데기'를 발표한 이후 '리틀피플'의 힘이 약해지면서 그들의 예언을 듣지 못하여 '선구'의 체제에 위협을 주게 된다. 이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덴고의 존재를 알게된 그들은 덴고의 처리를 고심하면서 일단은 외부인인 '우시카와'에게 그가 현재 의식은 하지 못하지만 '선구'에는 위협이 되는 일을 하지 못하게 혹은 방해하도록 의뢰를 한다.

이에 우시카와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덴고에게 접근하고 하나의 제안을 하지만, 덴고는 그 제안을 거절한다. 

어느날, 그동안 덴고가 일주일에 한번 섹스파트너로서 만났던 중년 여인(덴고가 30살이고 10살 연상이므로 40살 정도)의 남편으로부터 한밤중에 전화가 걸려온다. 그녀의 이름은 야스다 교코이며, 야스다는 남편의 성이다. 교코는 2,3주전부터 덴고와 갑자기 연락이 끊겼다.(전화는 그녀가 덴고에게 하는 관계였기때문에 덴고는 연락을 취할 수 없었다.) 교코의 남편은 덴고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가 상실되었기 때문에 이젠 다신 그곳에 가지 않을겁니다.'라는 이야기를 전한다.

우시카와는 다시 덴고를 찾아와, 그와 후카에리가 쓴 '공기번데기'로 인해 모종의 문제가 발생했으며, 그것은 덴고와 후카에리가 쓴 '공기번데기'가 바이러스의 매개체와 같은 역할을 했다는 아리송한 이야기를 전한다.

덴고는 문득 어린 초등학교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NHK수금원인 아버지를 따라 주말마다 주택가를 돌며 시청료 수금을 하던 기억. 그리고 그때 '증인회' 신자인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역시 주말마다 선교를 하러 다니던 아오마메의 기억. 그리고 어느날 교실에서 둘만이 남았을때 갑자기 아오마메가 자기에게 다가와 자기의 손을 꼭 잡고 자기를 쳐다보던 기억을 떠올린다. 

아오마메가 덴고의 손을 잡던 10살때의 기억은 강렬했으며, 성인이 된 이후에도 잊혀지지 않는 기억이 되었다. 

덴고는 시골마을(지바현의 지쿠라)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를 중학교 이후 20년만에 만나기로 결심하고 기차를 타고 지쿠라로 향한다. 지쿠라로 가는 기차에서 덴고는 우연히 고양이 마을로 가게 된 사내에 대한 단편소설을 읽는다.

 지쿠라 요양원에 있는 덴고의 아버지는 치매가 진행중인 상태로 덴고를 알아보지 못한다. 덴고는 20년만에 만난 아버지에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자신이 진짜로 아버지의 생물학적 아들인지에 대해서 항상 의심해왔다고 이야기한다. 이미 덴고를 알아보지 못하는 아버지는, 덴고에게 "당신은 내 아들이 아닙니다"라고 이야기한다. 덴고는 아버지에게 작별인사를 하고는 다시 도쿄로 올라온다. 

고엔지의 아파트로 돌아와보니, 덴고의 집에는 후카에리가 와있었다. 후카에리는 그동안 에비스노 선생이 마련한 모처에서 숨어서 지내고 있었다고 이야기해주었다. 지쿠라에 아버지를 만나러 갔다온 이야기를 하면서 덴고는 자신이 고양이 마을에 다녀왔다고 후카에리에게 이야기하고, 후카에리는 덴고를 한참을 바라보다가 "당신은 고양이 마을에 다녀왔어요. 그 액막이를 해야 해요."라며 천둥둥과 번개가 몰아치기 시작한 밤에 덴고와 섹스를 하게 된다.(이 시간은 아마도 아오마메가 '선구'의 리더, 즉 후카에리의 아버지인 리더를 살해하는 때와 일치하는 시간일 것이며, 이때 어떤 특수한 힘에 의해 덴고와 아오마메가 연결된 것으로 추측된다. 그래서 아오마메는 덴고의 아이를 수태하고)

후카에리와의 섹스 직후, 갑자기 아오마메와가 자신의 손을 잡았던 순간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 덴고는 그녀를 찾기 위해 조사를 해보지만 그녀의 행방을 찾을 단서를 찾을 수가 없었다. 

어느날 밤, 자신의 아파트 근처를 산책하다가 우연히 어린이 놀이터 하나를 찾게 되는 덴고. 덴고는 그 놀이터 미끄럼틀 위에 올라 밤하늘을 쳐다보다가 우연히 오랜만에 달을 보게 된다. 그러다가 문득 덴고는 자기가 알고 있는 달 근처에 또 하나의 작은 달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달은 소설 '공기번데기'에서 자신이 묘사했던 달과 바로 같은 2개의 달이었다. 덴고는 자신이 어느새엔가 자신이 소설속에 쓴 그 세계로 와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지쿠라의 요양소에서 덴고의 아버지의 주치의에게 전화로 연락이 온다. 아버지가 혼수상태에 빠졌으며, 아직 위독한건 아니나 점점 죽어가고 있다고 이야기해준다. 이에 덴고는 자기가 요양원에 내려가보겠다고 대답한다.

요양원에 내려가서 혼수상태의 아버지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덴고. 어느날 덴고의 아버지가 검사를 받으러 가서 덴고만 혼자 방에 남게 되었을 때, 덴고의 눈앞에 '공기번데기'가 나타나고 그 안에서 10살때의 아오마메의 모습이 나타난다. 그리고는 그 환영이 사라지게 되고, 덴고는 아오마메를 찾기로 결심한다.


3권 줄거리.

(우시카와)

'선구'의 리더가 아오마메에 의해 살해당한후, '선구'의 의뢰에 의해 아오마에의 신원을 조사했던 우시카와는 그 책임을 추궁당하고, 아오마메의 행방을 찾을 것을 '선구'로부터 의뢰(혹은 지시)받는다.

아오마메의 행적을 조사하던중, 아오마메가 10살때까지 이치카와에서 초등학교를 다녔고 덴고와 3,4학년 2년간을 같은 반이었던 것을 알아낸다. 직감적으로 덴고와 아오마메가 어떤 관계가 있음을 감지한 우시카와는 덴고를 감시하기로 맘을 먹는다. 우시카와는 덴고가 사는 맨션(덴고는 3층 303호에 거주)의 1층으로 입주하고, 방 창문을 통해 카메라를 설치하여 맨션의 현관출입문을 드나드는 인물들을 감시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에 덴고는 아버지가 입원해있는 지쿠라의 요양원을 3번 방문한다. 그로 인해 우시카와는 덴고보다는 그의 집에 머물던 후카에리, 그리고 덴고의 맨션에 방문해서 NHK수금원으로 시청료를 독촉하는 덴고의 아버지의 유령(과 같은 존재) 그리고 아오마메를 보게 된다.)

그러던 중, 잠적해 있던 후카에리가 덴고의 집으로 찾아오면서 그녀를 감시 카메라를 통해 보게 된다. 후카에리는 웬일인지 감시카메라를 통해서 우시카와와 눈을 맞추게 되고, 이를 통해 우시카와는 무언가 마음 깊은 곳의 무언가가 건드려진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된다. 우시카와는 이를 계기로 어린시절을 추억하고, 잠시나마 행복했던 아내와 두 명의 딸이 있던 자신의 결혼생활을 떠올린다.

어느날 덴고를 미행하던 중, 고엔지의 한적한 주택가의 한 구석에 있는 놀이터 미끄럼틀 위에서 밤하늘을 오랫동안 바라보던 덴고를 감시하던 우시카와는, 덴고가 떠난후, 그가 무엇을 보고 있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그 미끄럼틀위에 올라가 하늘을 올려다본다.

그곳에서 우시카와는 하늘에 떠있는 두 개의 달을 보게 된다. 이를 통해 자기가 소설 '공기번데기'에서 묘사한 세계로 들어오게 된 것을 깨닫게 된다.

그 다음날 다시 놀이터로 가서 두 개의 달을 재확인한 우시카와, 그리고 그를 목격한 근처의 맨션에 은신한 아오마메. 아오마메는 우시카와를 미행하여 그가 있는 맨션을 발견하고, 그 맨션에 가와나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지만, 그때 덴고는 아버지를 만나러 지쿠라에 있던 때이기 때문에 그를 만나진 못한다. 다시 은신처인 맨션으로 돌아온 아오마메는 자기가 우시카와를 봤고, 그를 미행해서 그가 있는 맨션을 발견했다는 것과, 거기에 덴고도 있는 것 같다는 것을 다마루에게 알린다.

또한 우시카와는 2개의 달을 재확인하고 맨션으로 돌아온 후에 카메라를 통해 아오마메가 나타난 것을 확인하고, 그가 덴고의 맨션을 올라갔다가 내려오는 것을 확인한다. 아오마메가 자신을 미행해서 이곳을 발견했다는 것은 까맣게 모른채, 그는 아오마메가 다시 이 아파트를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고 잠복을 계속한다.

아오마메의 제보를 통해 우시카와의 은신처를 알게 된 다마루는 우시카와를 감시하다가 그가 잠든 사이에 그의 방으로 잠입하여 우시카와를 제압한다. 다마루는 우시카와로부터 '선구'에 대한 정보와 덴고와 아오마메에 대해 그가 수집한 정보등을 알아낸 후, 고심끝에 우시카와를 제거한다.

다마루는 우시카와로부터 얻은 '선구'의 연락처를 통해 우시카와의 죽음을 알리고 그를 조용히 처리하라는 충고를 '선구'에게 전한다. '선구'의 2명의 행동대원을 통해 우시카와의 시체는 야마나시 현의 '선구'교단 본부로 옮겨지고 지도부의 토의를 통해, 시체의 경직이 풀리는 3일후에 소각을 하기로 결정된다. 

우시카와의 시체가 놓여있는 어느 통나무방, 달빛이 교교히 비치는 가운데 우시카와의 입을 통해 리틀피플이 나타나고, 그들은 우시키와의 시체를 둘러싸고 '공기번데기'를 만들기 시작한다.

(아오마메)

수도고속도로에서 1984년으로 돌아가는 출구가 없어진 것을 발견후, 다마루로부터 받은 헤클러&코흐 권총으로 자살하려 했던 아오마메는 그 순간 어디선가 자신의 이름을 누군가 부르는 소리를 듣고(환청이라고 생각할 수 도 있는) 살기로 결심한다. 그녀는 자신이 임신한 것이 도터이며 그 작은 생명을 리틀 피플들이 노린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고엔지의 은신처인 맨션으로 돌아온 아오마메는 집에서 숨어지내면서도, 충실한 하루하루를 보낸다.

그녀는 '공기번데기'를 읽으며 자신이 들어온 1Q84라는 세상에 대해 이해하려 하고 어떻게 이 세상에서 원래의 자기가 있던 세상으로 돌아갈지에 대해 생각한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 맨션의 베란다 카우치에서 하늘에 떠 있는 2개의 달을 바라보던 그녀는, 우연히 집 앞에 있는 놀이터 미끄럼틀에서 같이 하늘을 쳐다보고 있는 남자를 보고는 그가 덴고라는 것을 깨닫는다. 정신을 차려보니 이미 덴고는 떠난 후였고, 그녀는 다시 덴고를 볼 희망을 가지고 매일 저녁마다 베란다 카우치에서 그 놀이터를 감시한다. 

그렇게 저녁마다 놀이터를 감시하기를 몇 달째 하던 중, 그녀는 덴고가 아닌 머리가 기괴하게 삐뚫어진 키가 작은 중년 남자 한 사람이 그 놀이터 미끄럼틀 위에서 하늘을 보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그 사람은 다마루가 전화상으로 이야기했던 노부인의 거처에 나타나서 조사를 하고 갔던 조사원의 모습과 일치했고, 아오마메는 그가 자기를 찾기 위해 접점인 덴고를 미행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우시카와를 미행한 아오마메는 자기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맨션에 우시카와가 들어가는 것을 보고, 그 맨션으로 들어가서 그 맨션 3층에 가와나라는 덴고로 추정되는 남자의 문패를 발견한다.

그리고는 다시 자신의 은신처로 돌아와 다마루에게 그간의 사정을 알리고, 우시카와의 은신처를 알려주고는, 자신이 덴고를 만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한다.

다마루는 우시카와를 처리한 후, 덴고에게 연락하여 고엔지의 놀이터 미끄럼틀로 나와달라는 아오마메의 부탁을 전달한다.

그날 저녁 덴고는 그 미끄럼틀에서 기다리고, 어느샌가 아오마메는 덴고에게 다가가 주머니속에 든 덴고의 손을 잡는다.

(덴고)

지쿠라의 요양원에서 공기번데기를 보고 그속에 든 10살때의 아오마메의 모습을 본 덴고. 일단 도쿄로 다시 돌아온다. 학원 일을 친구에게 맡기고, 장기 휴가를 얻어(3주정도) 지쿠라의 요양원으로 다시 돌아간다. 그곳에서 치매가 진행중인 아버지와 지내며 이런 저런 혼자만의 대화를 해나가면서 덴고는 아버지와 마음으로 화해를 하게 된다. 

다시 도쿄로 돌아온 덴고는 고마쓰를 만나게 된다. 고마쓰는 그가 잠시 몸이 안좋아 휴가를 냈을 동안 사실은 '선구'에 의해 야나마시에 있는 '선구'본부에 잡혀갔었다는 이야기를 덴고에게 전한다. '선구'의 대리인을 통해 고마쓰는 '공기번데기'의 출판으로 인해 '리틀피플'들이 화가 났으며, '선구'의 활동에 중요한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이야기를 그들로부터 듣게 되었고, '공기번데기'의 더 이상의 출판을 중지시키는 것을 조건으로 '선구'에서는 이 사건에 관련된 이들에게 어떤 위해도 가하지 않겠다는 약속(혹은 협박)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이로 인해 고마쓰는 고스트라이터 논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로 출판사 고위관계자들을 은근히 협박하여 '공기번데기'의 추가 출판을 중지시켰으며, 덴고에게도 더 이상 '공기번데기'와 관련된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해준다.

덴고는 현재 자신이 쓰고 있는 새로운 소설이 '공기번데기'의 후속편적인 내용이라는 것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다시 고엔지 주택가의 놀이터를 찾아 미끄럼틀 위에서 달을 바라보는 덴고, 그 덴고를 미행한 우시카와도 덴고가 가고 빈 놀이터 미끄럼틀에서 2개의 달을 발견하고는 혼란에 빠진다.

그날 새벽 덴고는 지쿠라의 요양원에서 아다치 구미로부터 아버지의 사망소식을 전해듣고는, 새벽기차를 타고 지쿠라로 향한다.

그날 저녁 우시카와는 다시 고엔지의 놀이터로 와서 2개의 달을 재확인하고, 그 순간을 아오마메가 목격한다. 우시카와를 미행하여 덴고의 집을 알아낸 아오마메는 다마루에게 도움을 청한다.

덴고는 아버지의 장례식을 마치고, 다시 도쿄로 돌아오고, 다음날 아침 다마루로부터 아오마메의 메시지를 전해 듣고는, 그날 저녁 고엔지 놀이터 미끄럼틀에서 2개의 달 아래에서 20년만에 아오마메와 재회한다.

아오마메와의 대화를 통해 아오마메가 자신의 아이를 임신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후카에리와의 이상한 섹스가 있던 천둥치던 날을 떠올리는 덴고. 그도 그녀의 이야기를 믿으며, 그것이 나의 아이가 맞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아오마메에게 하고, 이 세계를 탈출하자는 아오마메의 이야기를 따르기로 한다.

(덴고와 아오마메 덴고)

재회한 덴고와 아오아메는 잠시 서로의 손을 잡고 해후의 기쁨을 나눈다. 아오마메는 자신이 1Q84년으로 넘어온 수도고속도로 밑의 출구로부터 역으로 수도고속도로의 비상구인 입구로 갈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실제로 이루어질지는 아오마메도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녀로서는 덴고와 아이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선택이었다.

비상계단을 올라 수도고속도로의 비상대피장소로 올라온 둘은 하늘에 떠오른 단 하나의 달을 보게 된다. 그리고는 수도고속도로상에 있을 법하지 않은 빈 택시가 마침 그들 앞에 나타나서 그 차를 타고는 아카사카로 가서는 호텔방을 하나 잡는다. 달이 잘 보이는 고층으로. 그곳에서 그들은 20년간 보고 싶었던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본문 주요 내용 발췌, 향후 독후감 작성시 기본자료로 활용)

1권.

도입

여기는 구경거리의 세계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다 꾸며낸 것
하지만 네가 나를 믿어준다면
모두 다 진짜가 될거야

It's a Barnum and Bailey world,
Just as phony as it can be,
But it wouldn't be make-believe
If you believed in me.

-E.Y.Harburg&Harold Arlen, It's only a Paper Moon-


1장. 아오마메, Q.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p17. "교통정보 같은 건 도움이 안 돼요." 운전기사는 어딘지 공허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런 건 반쯤은 거짓말이에요. 도로공단이 자기들 편리한 대로 정보를 내보내는 것뿐이죠. 지금 여기서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내 눈으로 보고 내 머리로 판단할 수밖에 없어요."

p22. "아, 그리고." 운전기사는 룸미러를 보며 말했다. "한 가지 알아둬야 할 게 있는데, 모든 일이 겉보기와는 다릅니다."

p23. "그래서 그런 평범하지 않은 일을 하고 나면 일상 풍경이, 무럴까,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나도 그런 경험이 있어요. 하지만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하세요. 현실은 언제나 단 하나뿐입니다."

"현실은 언제든지 단 하나밖에 없어요." 책의 중요한 한 구절에 밑줄을 긋듯이 운전기사는 천천히 반복했다.

p28 <빌리 진>. 스트립쇼 무대에 오른 것 같네.

p29 관심과 무관심이, 부러움과 경멸이 뒤섞인 시선이 철책 너머에 선 아오마메에게로 쏟아졌다.

p30. 사람들은 영원히 다가오지 않을 계기를 그저 침묵 속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아오마메는 턱을 스윽 당기고 아랫 입술을 깨물고 진초록 선글라스 너머로 그들을 훑어보았다.

 내가 누구인지, 지금 어디 가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 당신들은 분명 상상도 못할거야. 아오마메는 입을 다문 채 그렇게 말을 건넸다. 당신들은 그곳에 발이 묶인 채 어디에도 갈 수 없어. 앞으로 나아가지도, 그렇다고 뒤로 물러서지도 못해.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아. 내게는 처리하지 않으면 안될 일이 있어. 해치워야 할 사명이 있어. 그러니 나는 먼저 떠나주겠어.


2장. 덴고, Q. 조금 특별한 아이디어

p39. "흐음." 고마쓰는 신음을 흘렸다. 그리고 별 흥미가 없다는 듯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입을 동그랗게 오므렸다. 하지만 덴고는 결코 짧지 않은 고마쓰와의 교제를 통해 겉으로 드러난 표정에 간단히 속지 않게 되었다. 이 사람은 왕왕 본심과는 관계없는, 혹은 전혀 반대되는 표정을 내보이는 일이 있다. 그래서 덴고는 상대가 입을 열기를 참을서 있게 기다렸다.

p58. 이건 덴고가 반드시 고쳐 써야 할 소설이다.

3장. 아오마메, Q. 변경된 몇 가지 사실

p68. 하지만 생각을 멈출 수가 없었다. 그때의 정경이 그녀의 뇌리에 차례차례 떠올랐다. 몹시 선명하게. 여름 밤, 좁은 침대, 희미한 땀냄새. 입에 올렸던 말들. 말이 되어 나오지 않은 마음. 잊혀져버린 약속. 실현되지 못한 희망. 갈 곳을 잃은 동경. 바람이 불어왔다. 바람은 그녀의 머리칼을 치켜들었다가 다시 그녀의 뺨에 내리쳤다. 그 아픔 때문에 그녀는 눈물을 글썽였다. 그리고 뒤이어 불어온 바람이 그 눈물을 말려주었다.

지금은 1984년 4월. 내가 태어난 건, 그래, 1954년이다.(아오마메)

p74~75. 그녀는 경찰의 복장이 평소와 다르다는 것을 깨달았다. 눈에 익은 경찰 제복이 아니다. 같은 계열의 짙은 남색 상의지만 모양새가 미묘하게 달랐다. 좀더 캐주얼한 디자인이다. 이전처럼 몸에 착 붙지 않는다. 재질도 훨씬 부드러운 것으로 바뀌었다. 칼라가 작고 남색도 약간 연하다. 그리고 권총의 모델이 다르다. 그가 허리에 차고 있는 것은 대형 오토매틱이었다. 일본 경찰이 보통 지급받는 권총은 리볼보다. 총기범죄가 지극히 드문 일본에서 경찰이 총격전에 휘말릴 기회는 거의 없기 때문에 구식 6연발 리볼버로도 별로 부족할 게 없다. 리볼버가 구조도 단순하고 저렴한 가격에 고장도 적고 손질도 간단한다. 하지만 이 경찰은 왠지 세미오토매틱으로 발사할 수 있는 최신형 권총을 휴대하고 있었다. 9밀리 탄환 16발 정도를 장전할 수 있는 총이다. 글록 아니면 베레타다.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경찰 제복과 권총의 규격이 그녀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변경된 걸까. 아니, 그럴 리는 없다. 아오마메는 신문기사라면 꼼꼼히 체크한다. 그런 변화가 있었다면 크게 보도되었을 터다. 또한 그녀는 경찰드들의 모습에 항상 주의를 기울였다. 오늘 아침까지. 바로 몇 시간 전까지도, 경찰들은 평소의 딱딱한 제복에 평소의 투박한 리볼버를 몸에 차고 있었다. 그녀는 그걸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다. 기묘한 일이다.

4장. 덴고, Q. 당신이 그걸 원한다면

p104. 나에게 수학은 뭐랄까. 너무 지나치게 자연스러워. 그건 내게는 아름다운 풍경 같은거야. 그냥 그곳에 있는 것이야. 뭔가로 치환할 필요조차 없어. 그래서 수학 속에 있으면 내가 점점 투명해지는 듯한 기분이 들때가 있어. 이따금 그게 무서워져.

소설을 쓸 때, 나는 언어를 사용하여 내 주위의 풍경을 내게 보다 자연스러운 것으로 치환해나가. 즉 재구성을 해. 그렇게 하는 것으로 나라는 인간이 이 세계에 틀림없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해. 그건 수학의 세계에 있을 때와는 상당히 다른 작업이야.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한다." 후카에리는 말했다.

5장. 아오마메, Q. 전문적인 기능과 훈련이 필요한 직업

p140. 달에서는 항구적인 관측기지 건설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곳에서는 미국과 소비에트가 웬일로 서로 협력하고 있었다 남극 관측기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근데, 월면기지라고? 아오마메는 고개를 갸웃했다. 그런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어. 대체 어떻게 된 거지?

6장. 덴고, Q. 우리는 꽤 먼 곳까지 가게 될까

p150. 고쳐 쓴 결과, 원고의 양은 대략 두 배 반 정도로 늘어났다. 지나치게 쓴 곳보다 보충해야 할 곳이 훨씬 더 많았기 때문에 앞뒤를 맞춰서 고쳐 쓰다보니 전체적인 분량은 아무래도 늘어났다. 어떻든 처음 원고가 구멍 숭숭인 것이다. 문장의 앞뒤가 맞아떨어지고 시점이 안정되고, 그만큼 읽기는 쉬운 글이 되었다. 하지만 전체적인 흐름이 어딘지 모르게 뻑뻑하다. 논리가 지나치게 겉으로 드러나서 원래 원고가 갖고 있던 날카로운 맛이 약해졌다.

 다음에 할 일은 그 늘어난 원고에서 '없어도 무방한 부분'을 덜어내는 작업이다. 쓸데없는 군살을 모조리 쳐내갔다. 덜어내는 작업은 덧붙이는 작업보다 훨씬 간단하다. 이 작업으로 분량이 대략 70퍼센트까지 줄었다. 일종의 두뇌게임이다. 늘릴 수 있는 만큼 최대한 늘리기 위한 시간대가 설정되고, 그 다음에는 깍을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깍아내기 위한 시간대가 설정된다. 그 같은 작업을 번갈아가며 집요하게 거듭하는 사이에 진폭이 점점 작아져서 글의 분량은 자연스럽게 적적한 곳에 자리를 잡는다. 더이상 늘릴 수 없고 더이상 깍아낼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한다. 자아가 지워지고 쓸데없는 수식이 떨어져나가고, 빤히 보이는 논리는 깊숙한 뒷방으로 물러나다. 그런 작업은 덴고의 천성적인 특기였다. 타고나기를 기술자로 나고난 것이다. 먹잇감을 찾아 하늘을 나는 새처럼 날카로운 집중력을 가졌고, 물을 운반하는 당나귀처럼 참을성이 강하며, 게임의 룰에는 한없이 충실했다.

7장. 아오마메, Q. 나비를 깨우지 않도록 아주 조용히

8장. 덴고, Q.모르는 곳에 가서 모르는 누군가를 만나다

"그 사람들에게 들리지 않도록." 후카에리는 작은 소리로 말했다. -> 리틀 피플을 지칭

9장. 아오마메, Q. 풍경이 변하고 룰이 바뀌었다.

p224, 종교 원리주의자들에게 대해서는 일관되게 강한 혐오감을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자들의 편협한 세계관이나 잘난 척하는 우월감이나 타인에 대한 무신경한 강요는 생각만 해도 분노가 치밀었다. 그녀는 그 분노를 제대로 컨트롤하기가 어려웠다.

p225, 10월12일에는 도쿄 이타바시 구의 주택가에서 NHK 수금원(56세)이 수신료 지불을 거부한 대학생과 말다툼을 하다가 가방에 넣고 다니던 식칼로 상대의 복부를 찔러 중상을 입혔다. 수금원은 출동한 경찰에게 그 자리에서 체포되었다. 수금원은 피투성이의 식칼을 손에 들고 거의 망연자실한 상태로 현장에 우두커니 서 있었고, 체포당할 때에는 전혀 저항을 하지 않았다. 수금원은 6년 전부터 정식 직원으로 일했고 근무 태도는 극히 성실하고 실적도 우수했다고 한 동료가 말하고 있었다.

아오마메는 그런 사건이 일어났던 것을 알지 못했다. 아오마메는 요미우리 신문을 구독하고 있어서 날마다 구석구석 읽었다. 사회면 기사는-특히 범죄와 관련된 것은-되도록 꼼꼼하게 읽으려고 노력해왔다. 그리고 그 기사는 석간 사회면의 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었다. 이렇게 대문짝만하게 실린 기사를 못보고 넘어간다는 건 있을 수 없다. 물론 무슨 겨를엔가 놓쳤을 가능서도 없지는 않다. 도저히 있을 법하지 않은 일이지만 전혀 없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그녀는 이마의 주름을 잡고 그 가능성에 대해 잠시 생각했다. 그리고는 노트에 날짜와 사건의 개요를 메모했다.

 수금원의 이름은 아쿠타가와 신노스케였다. 멋진 이름이다. 대문호의 이름 같다. ->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의 패러디.

p230. 긴 시간이 흐른 다음, 아오마메는 문득 생각했다. 이를테면 이렇게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문제가 있는 건 내가 아니라 나를 둘러싼 외부세계이다, 라고. 내 의식이나 정신에 이상이 발생한 게 아니라 이유를 알 수 없는 모종의 힘이 작용하여 내 주위의 세계 자체가 변경된 것이라고.

이상의 발생한 건 내가 아니라 이 세계다.

하지만 그러한 '변경된 부분'은 아마 앞으로 갈수록 더욱더 큰 차이를 내 주위에 만들어갈 것이다. 오차는 조금씩 불어난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 그러한 오차는 내가 취하는 행동의 논리성을 손상시켜 자칫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게 할지도 모른다. 일이 그렇게 된다면, 그건 말 그대로 치명적이다.

p234. 아오마메는 정체에 휘말린 택시 안에서 야나체크의 <신포니에타> 첫 소절을 들었을 때 경험했던, 그 이상한 감각을 떠올렸다. 그것은 몸의 뒤틀림 같은 감각, 몸의 구조가 걸레처럼 쥐어짜이는 느낌이었다. 그리고 운전기사가 수도고속도로에 비상계단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나는 하이힐을 벗고 그 위험한 계단을 내려왔다. 그 계단을 맨발로, 강한 바람을 맞으며 내려오는 동안에도 내내 <신포니에타> 도입부의 팡파르는 내 귓속에서 단속적으로 울려퍼졌다. 어쩌면 그것이 시작이었는지도 모른다고 아오마메는 생각했다.

p235. 그런 일을 하고 나면 그다음의 일상 풍경이 평소와는 조금 다르게 보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겉모습에 속지 않도록 하세요. 현실은 언제나 단 하나뿐입니다.

p240. 1Q84년. 이 새로운 세계를 그렇게 부르기로 하자, 아오마메는 그렇게 정했다.

Q는 question mark의 Q다. 의문을 안고 있는 것.

p242. 변비는 아오마메가 이 세상에서 가장 혐오하는 것 중 하나였다.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비열한 사내들이나 편협한 정신을 가진 종교적 원리주의자들과 똑같이.

10장. 덴고, Q. 진짜 피가 흐르는 실제 혁명

11장. 아오마메, Q.육체야말로 인간의 신전이다.

p284. "나이 문제가 아닙니다." 아오마메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건 삶의 방식 자체의 문제에요. 항상 진지하게 자신의 몸을 지키려는 자세가 중요해요. 공격받는 걸 그저 감수하기만 해서는 어떻게도 해결이 안 되죠. 만성적인 무력감은 사람을 야금야금 갉아 먹고 손상시킵니다."

12장. 덴고, Q. 당신의 왕국이 우리에게 임하옵시며

13장. 아오마메, Q. 천부적인 피해자

p343. 하지만 아픔이 없는 곳에 해결은 없다.

p351. 그건 처녀성의 상실이니 뭐니 하는 표면적인 문젝가 아니다. 인간 영혼의 신성함의 문제이다. 그곳에 흙발로 짓밟고 들어올 권리는 어느 누구에게도 없다. 그리고 무력감이라는 건 인간을 한없이 갉아먹는다.

p360. (오쓰카 다마키의 죽음 이후) 이 순간부터 나는 예전의 나와는 다른 사람이 되리라, 는 것을 강하게 느꼈다.

p361. 아오마메가 주기적으로, 그리고 격렬히 남자의 몸을 원하게 된 것은 그 이후(다마키의 전남편을 살해한 이후)의 일이었다.

-> 섹스는 치료, 탄생의 의미. 살인을 하고 난 후 그 반대편의 행위를 통해 살인의 긴장을 해소.

14장. 덴고, Q. 대부분의 독자가 지금까지 본 적 없는 것.

15장. 아오마메, Q.기구에 닻을 매달듯 단단하게

p408. (아오마메) "단 한 사람이라도 진심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다면 인생에는 구원이 있어. 그 사람과 함께하지 못한다 해도."

16장. 덴고, Q.마음에 든다니 정말 기뻐.

17장. 아오아메, Q.우리가 행복하든 불행하든

p460. (노부인) 당신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만일 사후 심판이라는 것이 있다면, 나는 신의 심판을 받겠지요. 하지만 그런 건 조금도 두렵지 않아요. 나는 잘못된 일은 하지 않았어요. 누구 앞에서나 당당히 그 이유를 말할 수 있답니다.

18장. 덴고, Q.더이상 빅브라더가 나설 자리는 없다.

19장. 아오마메, Q. 비밀을 함께 나누는 여자들

20장. 덴고, Q.가엾은 길랴크 인

p543, (덴고) "그래, 올해가 정확히 그 1984년이지. 미래도 언젠가는 현실이 돼. 그리고 그건 또 금세 과거가 되지. 조지 오웰은 소설에서 미래를 전체주의의 지배를 받는 암울한 사회로 묘사했어. 사람들은 빅 브라더라는 독재자에 의해 엄격한 관리를 받아. 정보는 제한되고 역사는 쉴새없이 고쳐 쓰여. 주인공은 관청에 근무하는데, 아마 언어를 새로 바꾸는 부서에서 일하는 사람일 거야.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지면 예전의 역사는 모조리 폐기되고 말아. 그에 따라 언어도 바뀌어서 현재 사용하는 언어의 뜻도 바뀌게 돼. 역사가 너무 자주 바뀌는 바람에 나중에는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인지 아무도 알 수 없게 돼. 누가 적이고 누가 한편인지도 알 수 없는 거지. 그런 얘기야."

p544. (덴고) "우리의 기억은 개인적인 기억과 집단의 기억이 합쳐져 만들어지는 거야." 덴고는 말했다. "그 두 가지 기억은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지. 그리고 역사라는 건 집단의 기억을 말하는 거야. 그것을 빼앗으면, 혹은 고쳐 쓰면 우리는 정당한 인격을 유지할 수 없어."

p559. 체호프는 말했다. '소설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 아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일 뿐이다.'라고. 대단한 명언이다. 체호프는 작품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의 인생에도 똑같은 태도로 임했다. 그곳에 문제제기는 있었지만 해결은 없었다. 자신이 불치의 폐병을 앓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의사였으니 몰랐을 리 없다) 그 사실을 애써 무시했고, 자신이 죽어간다는 것을 실제로 죽음의 침상에 누울 때까지 믿지 않았다. 그는 심한 각혈을 하며 젊은 나이에 죽어갔다.

21장. 아오마메, Q.아무리 먼 곳으로 가려고 해도

22장. 덴고, Q.시간이 일그러진 모양으로 흐를 수 있다는 것

23장. 아오마메, Q.이건 뭔가의 시작에 지나지 않는다.

p626. 아오마메는 말했다. "티베트의 번뇌의 수레바퀴와 같아. 수레바퀴가 회전하면 바퀴 테두리 쪽에 있는 가치나 감정은 오르락내리락 해. 빛나기도 하고 어둠에 잠기기도 하고. 하지만 참된 사랑은 바퀴 축에 붙어서 항상 그 자리 그대로야."

24장. 덴고. Q.여기가 아닌 세계라는 것의 의미는 어디 있을까.

p652. (덴고의 연상의 애인) "insane은 아마 천성적으로 머리에 문제가 있는 것.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게 바람직하다는 거야. 그에 비해 lunatic은 달에 의해, 즉 luna에 의해 일시적으로 정신을 빼앗긴 것. 19세기의 영국에서는 lunatic이라고 판정받은 사람은 어떤 범죄를 저질러도 그 죄를 한 등급 감해줬어. 그 사람의 책임이라기보다 달빛에 홀렸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그런 법률이 실제로 존재했어. 즉 달이 인간의 정신을 어긋나게 한다는 걸 법률적으로도 인정했던 거야."


2권.

1장. 아오마메, Q.거긴 세상에서 가장 따분한 동네였어

p33.(다마루) "살았는지 죽었는지도 몰라. 나는 사할린에서 종전 전해에 태어났어. 사할린 남부는 일본 영토가 되어서 당시 가라후토라고 불렸지만, 1945년 여름에 소비에트 군이 점령하면서 아버지와 어머니는 포로로 잡혔어. 아버지가 항만시설에서 일했던 모양이야. 일본 민간인 포로 대부분은 그 얼마 뒤에 일본으로 송환되었지만 우리 아버지 어머니는 노동자로 그쪽에 송출된 조선인이었기 때문에 일본으로 돌려보내주지 않았어. 일본 정부가 그 거래를 거부했거든. 종전과 함께 한반도 출신자는 더이상 대일본제국의 신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참 너무한 얘기지. 배려라는 게 전혀 없잖아. 희망하면 한반도 북쪽으로는 갈 수 있었지만 남쪽으로는 보내주질 않았어. 소비에트는 당시 한반도 남쪽으로는 보내주질 않았어. 소비에트는 당시 한반도 남쪽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았으니까. 우리 부모님으 부산 근교의 어촌 출신이라서 북으로 갈 마음은 없었어. 북쪽에는 친척도 친구도 한 사람 없는데 거길 어떻게 가겠어. 아직 젖먹이였던 나는 일본인 귀환자의 손에 맡겨져서 훗카이도로 건너왔어. 당시 사할린의 식량 사정은 최악에 가까웠고 소비에트 군의 포로에 대한 대우도 지독했지. 부모에게는 나 말고도 몇 명이나 되는 어린 자식들이 있었으니까 나를 거기서 키우기는 어려웠을 거야. 나만 먼저 훗카이도에 보내놓으면 나중에 다시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겠지. 아니면 마침 잘됐다 하고 짐을 덜어낸 것인지도 모르고. 자세한 사정은 몰라. 어쨋거나 부모를 다시 만나지는 못했어. 아마 지금도 사할린에 남아 있을 거야. 아직 죽지 않았다면 그렇다는 얘기지만.

p36. "체호프가 말했어." 다마루도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서며 말했다. "이야기 속에 권총이 나왔다면 그건 반드시 발사되어야하만 한다, 고."

(아오마메) "하지만 이건 이야기가 아니에요. 현실 세계의 일이지."
다마루는 눈을 가느스름하게 하고 아오마메의 얼굴을 지그시 응시했다. 그러고는 느릿느릿 입을 열었다. "그걸 누가 알지?"

2장. 덴고, Q.영혼 외에는 아무것도 가진 게 없어

3장. 아오마메, Q.어떻게 태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떻게 죽을지는 선택할 수 있다.

p86. (다마루) "도조 히데키는 전쟁이 끝난 뒤에 미군에 체포될 것 같으니까 자기 심장을 쏠 생각으로 총구를 가슴에 대고 방아쇠를 당겼어. 하지만 탄환이 빗나가 배에 맞는 바람에 죽지 못했지. 직업군인중에서도 톱이었던 사람이 권총 자살 하나 제대로 못 하다니 말이야. 도조는 곧바로 병원에 실려가서 미국 의료진의 극진한 치료를 받고 회복된 뒤에 재판을 받아 교수형에 처해졌어. 한심하게 죽었지. 인간에게 죽을 때라는 건 아주 중요한 거야. 어떻게 태어날지는 선택할 수 없지만 어떻게 죽을지는 선택할 수 있어."

4장. 덴고, Q.그런 건 바라지 않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p113. 죄의 슬픔은 참회의 마음을 천 갈래로 찢는구나 나의 눈물방울 고운 향유가 되어 참되신 예수여 그 몸에 부어지기를. 

지난번에 후카에리가 노래한 <마태수난곡>의 아리아 가사다.

P115. (덴고의 소설 집필장면) 해질녘 동쪽 하늘에 달이 두 개가 나란히 떠 있는 세계의 풍경을 그는 그려나갔다.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을. 그곳에 흐르는 시간을.

"세상 어디든 이 복음이 널리 전해지는 곳에는 이 여인이 행한 일도 알려져 그녀를 기념하게 되리라."

5장. 아오마메, Q.생쥐가 채식주의자 고양이를 만나다.

p133. 물론 덴고의 기억이 남는다. 그의 손의 감촉이 남는다. 마음의 거센 떨림이 남는다. 그에게 안기고 싶다는 갈망이 남는다. 가령 다른 사람이 된다 해도. 덴고에 대한 그리움이 내게서 뜯겨나가는 일은 없다. 그것이 나와 아유미의 가장 큰 차이다. 아오마메는 생각했다. 나라는 존재의 핵심에 있는 것은 무(無)가 아니다. 황폐하고 메마른 사막도 아니다. 나라는 존재의 중심에 있는 것은 사랑이다. 나는 변함없이 덴고라는 열 살 소년을 그리워한다. 그의 강함과 총명함과 다정함을 그리워한다. 그는 이곳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존재하지 않는 육체는 멸하지 않고, 서로 나누지 않은 약속은 깨지는 일이 없다.

p136. "안녕" 그녀는 작게 입 밖에 내어 말했다. 자신의 집에게가 아니라, 그곳에 있었던 자기 자신을 향한 작별인사였다.

6장. 덴고, Q.우리는 대단히 긴 팔을 갖고 있습니다.

p160. (우시카와) 일정 나이를 넘으면 인생이란 무언가를 잃어가는 과정의 연속에 지나지 않아요. 당신의 인생에서 소중한 것들이 빗살 빠지듯이 하나하나 당신 손에서 새어나갑니다. 그리고 그 대신 손에 들어오는 건 하잘없는 모조품뿐이지요. 육체적인 능력, 희망이며 꿈이며 이상, 확신이며 의미, 혹은 사랑하는 사람들, 그런 것이 하나 또 하나, 한 사람 또 한 사람, 당신에게서 떠나갑니다. 이별을 고하고 떠나기도 하고, 때로는 어느 날 예고 없이 사라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한번 그렇게 잃어버리면 당신은 다시는 그것들을 되찾을 수 없어요. 괴로운 일이지요. 때로는 몸이 끊어질 듯이 안타까운 일이에요. 가와나 씨, 당신은 이제 곧 서른이 됩니다. 이제부터 조금씩 인생이 그런 저물녘으로 들어서려고 해요. 그것이, 예, 말하자면 나이를 먹는다는 겁니다. 무언가를 잃는다는 이 고통스러운 감각을 당신도 슬슬 느끼고 있을 텐데요. 그렇지 않습니까?

p166. (우시카와)"전염병의 아날로지를 다시 한번 사용하자면, 실례지만 당신들은 메인 캐리어 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덴고) "당신들?" 덴고는 물었다. "그건 후카다 에리코와 나를 가리키는 건가요?"

 우시카와는 그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고전적으로 표현하자면, 당신들은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다고 할 수 있겠지요. 거기에서 온갖 것이 이 세계로 나와버렸어요. 내가 받은 인상을 종합하면 아무래도 내 클라이언트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당신들 두 사람은 우연히 만나긴 했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파워풀한 조합이었던 거지요. 각자의 부족한 부분을 서로 효과적으로 보완했어요."

 "하지만 그건 법률적인 의미에서 범죄는 아니에요."

 "그렇지요. 법률적인 의미에서는, 현세적인 의미에서는, 그야 물론 범죄가 아닙ㄴ디ㅏ. 하지만 조지 오웰의 위대한 고전, 혹은 위대한 인용원으로서의 픽션에서 굳이 인용을 하자면, 그건 그야말로 '사고(思考) 범죄'에 가까운 것입니다. 기이하게도 올해는 1984년입니다. 이건 정말 무슨 인연인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가와나 씨, 나는 오을 밤 약간 지나치게 말을 많이 한 것 같군요. 그리고 내가 한 말의 대부분은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졸렬한 추측에 지나지 않아요. 그냥 개인적인 짐작입니다. 확실한 근거가 있어서 한 말이 아니에요. 당신이 물어보니까 그저 내가 받은 느낌에 대해 대충 얘기해준 거에요."

7장. 아오마메, Q.당신이 이제부터 발을 들이려 하는 곳은

8장. 덴고, Q. 슬슬 고양이들이 올 시각이다.

9장. 아오마메, Q.은총의 대가로 주어지는 것

10장. 덴고, Q.제안은 거절당했다.

11장. 아오마메, Q.균형 그 자체가 선이다.

p276. (리더) "세상 사람들은 대부분 실증 가능한 진실 따위는 원하지 않아. 진실이란 대개의 경우, 자네가 말했듯이 강한 아픔이 따르는 것이야. 그리고 대부분의 인간은 아픔이 따르는 진실 따윈 원치 않지.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건 자신의 존재를 조금이라도 의미 있게 느끼게 해주는 아름답고 기분 좋은 이야기야. 그러니 종교가 성립되는 거지."

 남자는 몇 차례 목을 돌려본 뒤에 이야기를 계속했다.

 "A 라는 설이 그 남자 그 여자의 존재를 좀더 의미 있는 것으로 보이게 해준다면 A는 그들에게 진실인 거고, B라는 설이 그 남자 그 여자의 존재를 힘없고 왜소한 것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면 그건 가짜가 돼. 아주 확실하지. 만일 B라는 설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자가 있다면, 사람들은 아마도 그 인물을 증오하고 묵살하고 어떤 경우에는 공격까지 할 게야. 논리가 정연하다든가 실증 가능하다든가, 그런 건 그들에게는 아무 의미도 없어. 많은 사람들은 자신이 힘없고 왜소한 존재라는 이미지를 부정하고 배제함으로써 가까스로 제정신을 유지하고 있지."

(아오마메)"하지만 인간의 육체는, 모든 육체는, 미미한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원래 힘없고 왜소한 것이에요. 그건 분명한 사실 아닌가요?" 아모마메는 말했다.

 "맞는 말이야." 남자는 말했다. "모든 육체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힘없고 왜소한 것이고, 어떻든 머지않아 붕괴하고 소실 되어버리는 것이지. 그건 틀림없는 진실이야. 하지만 그럼 인간의 정신은?"

 "정신에 대해서는 가능한 한 생각하지 않으려고 해요."

 "어째서지?"

 "딱히 생각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에요."

 "어째서 정신에 대해 딱히 생각할 필요가 없을까? 스스로의 정신에 대해 생각하는 건, 그것이 실효성이 있건 없건 인간의 삶속에서 불가결한 일 아닌가?"

 "제게는 사랑이 있어요." 아오마메는 딱 잘라 말했다.

 어휴 진짜, 내가 지금 대체 뭘 하고 있는 거야. 아오마네는 생각했다. 이제부터 내 손으로 살해하려는 사람을 상대로 나는 사랑에 대해 말하고 있다.

 조용한 수면에 바람이 파문을 그리듯이 남자의 얼굴에 희미한 웃음 같은 것이 퍼졌다. 거기에는 자연스러운, 그리고 호의적이라 할 수 있는 것이 담겨 있었다.

 "사랑이 있으면 그걸로 충분하다는 건가?" 남자는 물었다.

 "그렇습니다."

 "자네가 말하는 그 사랑이란 누군가 특정한 개인을 대상으로 한 것인가?"

 "그래요." 아오마메는 말했다. "구체적인 한 남자를 향한 것이에요."

 "힘없고 왜소한 육체와, 이울어짐 없는 절대적인 사랑이라....." 그는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 잠시 틈을 두었다. "아무래도 자네는 종교를 필요로 하지 않는 것 같군."

 "필요로 하지 않을지도 모르죠."

 "왜냐하면 자네의 그런 모습 자체가 말하자면 종교 그 자체이기 때문이야."

 "당신은 좀전에 종교란 진실보다 오히려 아름다운 가설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말했어요. 당신이 주재하는 종교단체는 어떠세요?"

 "사실을 말하자면, 나는 내가 하고 있는 일을 종교행위라고 생각하지 않아." 남자는 말했다. "내가 하는 건 그저 그곳에 있는 목소리를 듣고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야. 목소리는 나에게밖에는 들리지 않아. 그것이 들린다는 건 틀림없는 진실이야. 하지만 그 메시지가 진실이다, 라는 증명는 할 수 없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거기에 따르는 몇 가지의 소소한 은총을 실체화하는 것 정도지."

P279. "어쨌든 자네는 매직 터치를 갖고 있어." 그는 말했다. 

 "매직 터치?"

 "비범한 능력을 발휘하는 손가락이야. 인간 신체의 특수한 포인트를 정확히 찾아낼 수 있는 날카로운 감각이지. 그건 특별한 능력이고 극히 한정된 사람에게만 주어지는 자격이야. 학습이나 훈련에 의해 얻을 수 있는 게 아니지. 나도 종류는 다르지만 같은 성분의 특별한 감각을 갖고 있네. 하지만 모든 은총이 그렇듯이 인간은 자신이 받은 선물의 대가를 어딘가에서는 반드시 치러야만 해."

 "그렇게 생각해본 적은 없는데요." 아오마메는 말했다. "전 그저 공부를 하고 훈련을 거듭해서 기술을 익혔을 뿐이에요 누군가가 거저 내려주신 게 아녜요."

 "말씨름을 할 생각은 없어. 하지만 기억해두는 게 좋아. 신은 부여해주고 신은 빼앗아가. 자네가 받았는 것을 알지 못해도 신은 주었다는 것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 그들은 아무것도 잊지 않아., 자네에게 주어진 재능을 가능한 한 소중하게 쓸 일이야."

 아오마메는 자신의 열 손가락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그 손가락을 남자의 목덜미에 얹었다. 손끝에 의식을 집중했다. 신은 부여해주고 신은 빼앗아간다.

 "이제 조금만 하면 끝나요. 이게 오늘의 마지막 마무리에요." 그녀는 마른 목소리로 남자의 등을 향해 그렇게 말했다.

 멀리서 천둥 소리가 울린 것 같았다. 고개를 들어 창밖을 보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곳에는 어두운 하늘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곧바로 다시 한번 같은 소리가 들려왔다. 조용한 방안에 그것이 멍하니 울려퍼졌다.

 "이제 곧 비가 쏟아질 게야." 남자는 감정이 담기지 않은 목소리로 말했다.

p289. "이 세상에는 절대적이 선도 없고 절대적인 악도 없어." 남자는 말했다. "선악이란 정지하고 고정된 것이 아니라 항상 장소와 입장을 바꿔가는 것이지. 하나의 선이 다음 순간에 악으로 전환할지도 모르는 거야. 그 반대의 경우도 있지. 도스토옙스키가 <카라마조프 가의 형제들>에서 묘사한 것도 그러한 세계의 양상이야. 중요한 것은 이리저리 움직이는 선과 악에 대해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지. 어느 한쪽으로 지나치게 기울면 현실적인 모럴을 유지하기가 어렵게 돼. 그래 균형 그 자체가 선인 게야. 내가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죽이 않으면 안 된다는 것도 그런 의미에서  하는 말이네."

p294. 남자는 다시 한번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군, 자네 생각은 잘 알겠네. 그럼 이렇게 하도록 할까. 일종의 거래야. 만일 여기서 내 목숨을 앗아가준다면 그 대신 가나와 덴고의 목숨을 구해주도록 하지. 내게는 아직 그런 정도의 능력을 남아 있네."

 "덴고." 아오마메는 말했다.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당신이 그에 대해서도 알고 있어?"

 "나는 자네에 대해 모든 것을 알아. 그렇게 말했잖은가. 물론 정확하게는 거의 모든 것이라는 뜻이네만."

 "하지만 당신이 거기까지 파악했을 리는 없어. 덴고라는 이름은 내 마음속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오지 않았으니까."

 "아오마메." 남자는 말했다. 그리고 허허롭게 탄식했다. "마음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일 따위,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아. 그리고 가나와 덴고는 현재, 우연히라고 해야 할까, 우리에게는 적지 않은 의미를 가진 존재가 되어 있지."

 아오마메는 할말을 잃었다.

 남자는 말했다. "하지만 정확히 말하면, 그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야. 자네들 두 사람의 운명이 아무 이유 없이 여기서 해후한 게 아니야. 자네들은 들어올 만했기 때문에 이 세계에 발을 들였어. 그리고 들어온 이상 좋든 싫든 자네들은 여기서 각각의 역할을 부여받게 돼.

 "이 세계에 발을 들였다.""

 "그렇지, 여기 1Q84년에."

 "1Q84년?" 아오마메는 말했다. 얼굴이 다시 한번 크게 일그러졌다. 그건 내가 만든 말이잖아.

 "그렇지, 자네가 만든 말이야." 남자는 아오마메의 마음속을 읽은 듯이 말했다. "나는 단지 자네의 말을 사용했을 뿐이야."

 1Q84년, 아오마메는 입 속에서 그 말을 되뇌어보았다.

 "마음에서 한 걸음도 밖으로 나오지 않는 일 따위, 이 세계에는 존재하지 않아." 리더는 조용한 목소리로 다시 한번 말했다.

12장. 덴고, Q.손가락으로는 헤아릴 수 없는 것.

p318. (후카에리)"당신은 고양이 마을에 갔어요." 그녀는 덴고를 나무라듯이 말했다.

 "내가?"

 "당신은 당신의 고양이 마을에 갔어요. 그리고 기차를 타고 돌아왔어요."

 "너는 그렇게 느꼈어?"

 후카에리는 여름용 이불을 턱 밑까지 당겨올린 채 꾸벅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네 말이 맞아." 덴고는 말했다. "나는 고양이 마을에 갔고, 기차를 타고 돌아왔어."

 "그 액막이는 했어요." 그녀는 물었다.

 "액막이?" 덴고는 말했다. 액막이를 했냐고? "아니, 아직 안 한거 같은데?"

 "그걸 하지 않으면 안 돼요."

 "이를테면 어떤 액막이를?"

 후카에리는 거기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고양이 마을에 갔다왔으면서 그대로 가만히 있으면 좋을 일이 없어요."

 하늘을 반으로 찢는 듯한 천둥 소리가 거세게 울렸다. 그 소리는 점점 더 거칠어져갔다. 후카에리가 침대 안에서 몸을 움츠렸다.

 "이리 와서 나를 안아요." 후카에리는 말했다. "둘이서 함께 고양이 마을에 가야 해요."

 "왜?"

 "리틀 피플이 입구를 찾아낼지도 몰라요."

 "액막이를 안 해서?"

 "우리는 둘이서 하나니까." 소녀가 말했다.

13장. 아오마메, Q.만일 너의 사랑이 없다면

p320. "1Q84년." 아오마메는 말했다. "내가 지금 살고 있는 곳은 1Q84년이고 그건 진짜 1984년이 아니다. 그런 말인가요?"

 "무엇이 진짜 세게냐 하는 건 지극히 어려운 문제야." 리더라고 불리는 사내는 엎드려 누운 채 그렇게 말했다. "그건 결국 형이상학적인 명제가 되지. 하지만 이곳은 진짜 세계야. 그건 틀림없어. 이 세계에서 맛보는 고통은 진짜 고통이야. 이 세계에 찾아오는 죽음은 진짜 죽음이지. 흐르는 건 진짜 피야. 이곳은 가짜 세계가 아니야. 가상의 세계도 아니지. 형이상학적인 세계도 아니야. 그건 내가 보증하지. 하지만 이곳은 자네가 알고 있는 1984년이 아니야."

 "패러렐 월드 같은 것?"

 남자는 어깨를 슬그머니 흔들며 웃었다. "자네는 아무래도 사이언스 픽션을 너무 많이 읽은 모양이군. 아니. 그게 아니야. 이곳은 패러렐 월드 같은 게 아니야. 저쪽에 1984년이 있고, 이쪽으로 갈라진 가지에 1Q84년이 있고, 그것이 병렬적으로 나란히 진행되고 있다는 이야기가 아니야. 1984년은 이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아. 자네에게도, 나에게도. 지금은 1Q84년이라는 시간 외에는 존재하지 않아."

 "우리는 그 시간성 속에 들어왔다는 말인가요?"

 "그렇지. 우리는 이곳에 들어왔어. 혹은 시간성이 우리 속에 들어왔거나. 그리고 내가 아는 한, 문은 한쪽 방향으로밖에는 열리지 않아. 돌아갈 길은 없어."

 "수도고속도로의 비상계단을 내려왔을 때., 그 일이 일어난 거군요." 아오마메는 말했다.

 "수도고속도로?"

 "산겐자야 근처에서." 아오마메는 말했다.

 "장소는 어디가 됐건 상관없어." 남자는 말했다. "자네에게는 그게 산겐자야였겠지. 하지만 구체적인 장소가 문제가 되는 건 아니야. 이곳에서는 어디까지나 시간이 문제지. 말하자면 레일 포인트가 그곳에서 전환되고, 세계는 1Q84년으로 변경되었어."

p322. "그리고 이 1Q84년에는 하늘에 달이 두 개가 떠 있는 거죠?"

 그녀는 물었다.

 "그렇지. 달이 두 개 떠 있어. 그것이 선로가 바뀌었다는 징표야. 그것으로 두 개의 세계를 구별할 수 있어. 하지만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두 개의 달이 보이는 건 아니지. 아니, 오히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깨닫지 못해. 말을 바꾸자면 지금이 1Q84년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몇몇으로 한정되어 있다는 얘기야."

 "이 세계에 있는 사람들 대부분은 시간성이 전환된 것을 깨닫지 못하고 있다구요."

 "그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이곳은 이전과 하등 다를 바 없는 평소의 세계야. '이건 진짜 세계다'라고 내가 말하는 건 그런 의미에서야.

 "레일 포인트가 전환되었다." 아오마메는 말했다. "만일 그 포인트가 전환되지 않았다면 나와 당신이 여기서 이렇게 만날 일도 없었다. 그런 말인가요?"

 "그건 어느 누구도 알지 못해. 개연성의 문제야. 하지만 아마도 그랬겠지."

 "당신이 말하는 건 엄정한 사실인가요. 아니면 그저 가설인가요?"

 "좋은 질문이야. 하지만 그 두 가지를 분간하는 건 참으로 어려운 일이야. 오래된 노래가사에 이런 게 있지. Without your love, it's a honky-tonk parade." 남자는 그 멜로디를 조그많게 흥얼거렸다. "너의 사랑이 없다면 이건 그저 싸구려 연극에 지나지 않아. 이 노래를 알고 있나?"

 "It'a only a paper moon."

 "그래, 1984년도, 1Q84년도 근본적으로 같은 구성요소를 갖고 있어. 자네가 그 세계를 믿지 않는다면, 또한 그곳에 사랑이 없다면, 모든 건 가짜에 지나지 않아. 어느 세계에 있건, 어떠한 세계에 있건, 가설과 사실을 가르는 선은 대개의 경우 눈에는 보이지 않아. 그 선은 마음의 눈으로 보는 수밖에 없어."

14장. 덴고, Q.건네받은 패키지

: 후카에리와의 섹스. 이를 통해 덴고는 아오마메와 이어지고 아오마메는 임신을 하게 된다.

15장. 아오마메, Q.드디어 요괴의 시간이 시작된다.

16장. 덴고, Q. 마치 유령선처럼

17장. 아오마메, Q.쥐를 끄집어내다

p439. (다마루) "내가 말하려는 것 중 하나는 지금도 자주 그 녀석이 생각난다는 거야." 다마루는 말했다. "꼭 한 번 보고 싶다거나, 그런 게 아냐. 별로 만나고 싶진 않아. 이제 새삼 만나봤자 할말도 없고. 다만 녀석이 한눈 한번 팔지 않고 나무토막 속에서 쥐를 '끄집어내는' 광경은 내 머릿속에 아직도 선명하게 남아 있어. 그건 내게는 소중한 풍경 중 하나야. 항상 내게 뭔가를 가르쳐줘. 혹은 뭔가를 가르쳐주려고 해. 사람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그런 것이 필요해. 말로는 잘 설명이 안 되지만, 의미를 가진 그런 풍경. 우리는 그 뭔가에 제대로 설명을 달기 위해 살아가는 그런 면이 있어. 난 그렇게 생각해."

 "그게 우리가 살아가기 위한 근거 같은 게 된다는 얘기인가요?"

 "아마도."

 "내게도 그런 풍경이 있어요."

 "그걸 소중히 간직하는 게 좋아."

 "소중히 간직할게요." 아오마메는 말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할 게 있어. 내가 할 수 있는 한 너를 지켜주겠다는 거야. 때려눕혀야 할 상대가 있다면 그게 누구건 쫓아가서 때려눕힐 거야. 이기고 지는 건 상관없어. 중간에 너를 내버리거나 하진 않아."

18장. 덴고, Q.과묵한 외톨이 위성

-이 장에서 고엔지의 아오마메가 은신한 맨션 근처 놀이터 미끄럼틀에서 처음으로 달이 2개인 것을 뱔견한다.

19장. 아오마메, Q.도터가 깨어날 때는

p501. 아오마메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나는 덴고가 만들어낸 이야기 속에 있는 거야. 아오마메는 생각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나는 그의 몸 안에 있어. 그녀는 그것을 깨달았다. 나는 그의 신전 안에 있는 것이다.

20장. 덴고, Q.바다코끼리와 미치광이 모자 장수

21장. 아오마메, Q.어떡하지?

22장. 덴고, Q.두 개의 달이 하늘에 떠 있는 한

p540. (덴고의 아버지의 말을 회상) 설명해주지 않으면 모른다는 건 설명해줘도 모르는 거야.

23장. 아오마메, Q.타이거를 당신 차에

24장. 덴고, Q.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동안에

-아버지가 검사받으러 간 빈 병실에서 혼자 있는 동안 덴고앞에 공기번데기가 나타나고, 그 안에는 10살때의 아오마메의 모습이 있다. 그리곤 공기번데기는 사라지고 덴고는 아오마메를 찾기로 결심한다.


3권. - 3권부터는 우시카와의 이야기도 포함되서, 우시카와->아오마메->덴고의 순으로 이야기가 병렬 진행된다.

1장. 우시카와, Q.의식의 저 먼 가장자리를 걷어차는 것

2장. 아오마메, Q.외톨이지만 고독하지는 않아.

3장. 덴고, Q.다들 짐승이 옷을 차려입고

4장. 우시카와, Q.오컴의 면도날

5장. 아오마메, Q.아무리 숨을 죽이고 있어도

6장. 덴고, Q.엄지의 욱신거림으로 알게 되는 것

7장. 우시카와, Q.그쪽으로 걸어가는 중이야

8장. 아오마메, Q.이 문은 제법 나쁘지 않다.

9장. 덴고, Q.출구가 아직 닫히지 않은 동안에

p222. "재생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덴고는 물었다.

 "재생에서 가장 큰 문제는 말이지." 자그마한 간호사는 중요한 비밀을 털어놓듯이 말했다. "인간은 자기 자신을 위해서는 재생 할 수 없다는 거야.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만 재생할 수 있어."

10장. 우시카와, Q.솔리드한 증거를 수집한다.

p249. "깊은 신앙심과 불관용은 항상 표리의 관계지요. 그건 우리 손으로는 좀체 감당하기 어려운 일입니다." 우시카와는 말했다.

11장. 아오마메, Q.이치가 통하지도 않고 친절한 마음도 부족하다.

p275. "직감에 대해 나는 경의를 표하지." 다마루는 말했다. "하지만 일단 자아가 이 세계에 태어난다면, 윤리의 주체로서 살아갈 수 밖에 없어. 잘 기억해두는 게 좋아."

 "누가 그런 말을 했죠?"

 "비트겐슈타인"

12장. 덴고, Q.세계의 룰이 느슨해지기 시작한다.

p285 "그런 문맥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면, 아버지가 의식을 육체에서 분리하여 어딘가 다른 세계로 옮겨가고, 거기서 자유롭게 돌아다닌다 해도 딱히 이상할 건 없어요. 말하자면 우리 주위에서 세계의 룰이 느슨해지기 시작한거죠. 그리고 아까도 말했지만 내게는 어떤 기묘한 느낌이 있어요. 아버지가 그것을 실제로 하고 있을 것이라는 느낌이. 이를테면 아버지는 고엔지의 내 아파트에 찾아가 문을 두드려요. 알죠? NHK 수금원이라면서 끈덕지게 문을 두드리고 위협하는 말을 큰 소리로 복도에서 떠드는 거. 우리가 예전에 이치카와 시의 수금 루트에서 곧잘 했었던 거 말이에요."

p287. "아버지를 나무라는 건 아니에요. 아버지는 자신의 의식을 자기 마음대로 보낼 권리가 있어요. 그건 아버지의 인생이고, 아버지의 의식이죠. 아버지에게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바가 있고, 그것을 실행에 옮기는 거겠지요. 그걸 일일이 지적할 권리는 아마 내게 없을 거에요. 하지만 아버지는 더이상 NHK 수금원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더 이상 NHK 수금원 행세를 해서는 안 돼요. 그런 짓을 해봤자 구원은 없어요."

13장. 우시카와, Q.이것이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것인가?

p305. 그리고 일반적으로 진리로 여겨지는 것들이 대부분의 경우 상대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인식을 키워나갔다. 또한 그는 배웠다. 주관과 객관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만큼 명료하게 구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만일 그 경계선이 애초에 명료하지 않다면 의도적으로 그것을 이동시키는 것은 그다지 어려운 작업이 아니라는 것을.

p324. 이게 원점으로 돌아간다는 것일까?

 아마 그럴 것이다. 더이상 잃을 건 아무것도 없다. 내 목숨 외에는.

14장. 아오마메, Q.나의 이 작은 것

p330. 하지만 그것은 그들의 신이 아니다. 나의 신이다. 그것은 내가 인생을 희생하며 살이 찢지고, 살갗이 벗겨지고, 피를 발리고, 손톱을 뽑히고, 시간과 희망과 추억을 빼앗기고, 그 결과 내 몸에 밴 것이다. 형태를 가진 신이 아니다. 하얀 옷도 입지 않고 긴 수엽도 없다. 보상도 없거니와 처벌도 없다. 아무것도 주지 않고 아무것도 빼앗지 않는다. 올라갈 천국도 없고 떨어질 지옥도 없다. 더울 때나 추울 때나 신은 그저 그곳에 있다.

 '선구'의 리더가 죽음 직전에 입에 올렸던 말을 아오마메는 때때로 생각한다. 그 굵은 바리톤 음성을 그녀는 잊을 수가 없다. 그의 목 뒤편에 찔러넣은 바늘의 감촉을 잊지 못하는 것처럼.

 빛이 있는 곳에 그림자가 없어서는 안되고, 그림자가 있는 곳에 빛이 없어서는 안된다.
 빛이 없는 그림자는 없고, 또한 그림자가 없는 빛은 없다. 리틀 피플이 선인지 악인지, 그건
 알 수 없다. 그것은 어떤 의미에서 우리의 이해나 정의를 뛰어넘는 존재다. 우리는 오랜
 옛날부터 그들과 함께 살아왔다. 아직 선악 따위가 제대로 존재하지 않았던 무렵부터.
 사람들의 의식이 아직 미명의 것이었던 시절부터.

p340. "사실을 말하자면, 나도 얼마 전까지는 그리 생각했답니다." 

 가만히 웃으며 노부인은 말한다. 윤기가 없는 웃음이다. "나는 특별한 사람이라는 자부심도 있었어요. 하지만 세월은 모든 인간에게서 조금씩 생명을 앗아갑니다. 사람은 때가 되어서 죽는게 아니에요. 안에서부터 서서히 죽어가다가 이윽고 최종 결제 기일을 맞는 것이지요. 아무도 거기에서 도망칠 수 없답니다. 인간은 받은 것의 대가를 지불해야 합니다. 나는 이제야 그 진실을 배우고 있을 뿐이에요."

15장. 덴고, Q.그것을 말하는 건 허락되어 있지 않다.

16장. 우시카와, Q.유능하고 참을성 있고 무감각한 기계

17장. 아오마메, Q.한 쌍의 눈밖에는 갖고 있지 않다.

p411. 다마루가 말한다. "프로라는 건 사냥개와 같아. 보통사람은 맡지 못하는 냄새를 맡고, 보통사람은 듣지 못하는 소리를 듣지. 보통사람과 똑같게 해서는 프로가 될 수 없어. 설령 프로가 되더라도 그리 오래 버티지 못해. 그러니 주의하는 게 좋아. 너는 주의 깊은 사람이야. 그건 나도 잘 알아. 하지만 지금까지보다 한층 더 주의하는 게 좋아. 가장 중요한 일은 퍼센티지로 결정되는 게 아니니까."

18장. 덴고, Q.바늘로 찌르면 붉은 피가 나는 곳

19장. 우시카와, Q.그는 할 수 있고 보통사람들은 할 수 없는 것

p471. 그의 기억은 정확한 네 귀퉁이를 가진 순수한 빈 상자였다. 그 상자 안에 채워져 있는 건 공백뿐이다. 우시카와는 그 공백을 빙 둘러보았다. 하지만 잘 보니 그건 공백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슴푸레한 방 한 칸으로, 휑하니 썰렁하고 가구 하나 없었다. 눈에 익지 않은 장소다. 옆의 신문지 위에는 사과 속이 하나 놓여 있다. 우시카와의 머리는 혼란에 빠졌다. 내가 왜 이런 기묘한 곳에 와 있는 거지?

 그러고는 이윽고 자신이 덴고가 사는 아파트의 현관을 감시하고 있다는 게 생각났다. 그렇지, 저기 망원렌즈를 단 미놀타 일안 리플렉스가 있어. 혼자서 산책을 나간 백발의 긴귀 영감도 생각났다. 새들이 해가 저물면 숲에 돌아오듯이, 텅 빈 상자 안에 서서히 기억들이 돌아왔다. 두 가지의 솔리드한 사살이 그곳에 떠올랐다.

->이 장에서 우시카와는 덴고를 미행하다가 아오마메가 은신한 맨션 근처 놀이터를 찾은 덴고가 미끄럼틀에서 하늘을 한참 동안 바라본 것을 목격하고, 덴고가 떠난 후 그 미끄럼틀에 올라 덴고가 무엇을 본 것인지를 확인하다. 그 과정에서 달이 2개 떠 있는 세상에 자기가 있음을 확인한다.

20장. 아오마메, Q.나의 변모의 일환으로

21장. 덴고, Q.머릿속에 있는 어딘가의 장소에서

22장. 우시카와, Q.그 눈은 오히려 가엾어하는 것처럼 보인다.

p568. 어쨋든 이제 덴고는 천애고아의 신세가 된 셈이군. 우시카와는 생각했다. 원래 고독한 사내였지만 이걸로 더욱 고독해졌다. 완전한 외톨이다. 어머니는 그가 두 살이 되기 전에 나가노 현의 어느 온천 여관에서 교살당했다.살인을 저지른 남자는 결국 잡히지 않았다. 그녀는 남편을 버리고, 젖먹이 덴고를 데리고 그 젊은 남자와 출분했다. '출분'이라니, 꽤 예스러운 말이다. 요즘은 아무도 그런 말을 쓰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행위에는 썩 잘 어울리는 말이다. 어째서 그 남자가 여자를 죽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아니, 정말로 그 남자가 죽였는지도 아직 분명치 않다. 여관방에서 여자는 밤사이에 잠옷 끈으로 목이 졸려 살해되었고, 함께 있던 남자는 사라졌다. 그러니 어떻게 생각해봐도 그 남자가 수상하다. 그저 그뿐이다. 덴고의 아버지가 연락을 받고 이치카와에서 찾아와, 남겨진 젖먹이 아들을 데려갔다.

23장. 아오마메, Q.빛은 틀림없이 그곳에 있다.

24장. 덴고, Q.고양이 마을을 떠나다

p598, (아다치 구미)"아버님은 뭔가 비밀을 안고 그쪽으로 가버렸는지도 몰라. 그 일로 너는 약간 혼란스러운 것처럼 보여. 그 마음을 이해 못하는 건 아냐. 하지만 덴고 군은 어두운 입구를 더이상 들여다보지 않는 게 좋아. 그런 건 고양이들에게 맡겨두면 돼. 그런 걸 해봤자 너는 어디로도 갈 수 없어. 그보다는 앞으로의 일을 생각하는 게 좋아."

25장. 우시카와, Q.차가워도, 차갑지 않아도, 신은 이곳에 있다. => 칼 융이 남긴 말이라고 책에 나옴. 이 장에서 다마루는 우시카와를 제거한다.

26장. 아오마메, Q.매우 로맨틱하다

27장. 덴고, Q.이 세계만으로는 부족할지 모른다.

28장. 우시카와, Q.그리고 그의 영혼의 일부는 -> 우시카와의 시체의 입을 통해 리틀피플이 나와서 공기번데기를 만들기 시작한다.

29장. 아오마메, Q.다시는 이 손을 놓지 않아

30장. 덴고, Q.만일 내가 틀리지 않다면

31장. 덴고와 아오마메, Q.콩깍지 안에 든 콩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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