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국내에 출판한 사람은 아마도 이 책을 안읽었거나 읽었어도 별로 책 팔 생각이 없었거나 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내가 만약 출판담당자였다면 이 책의 국내 번역본 제목은 '마켓팅이란 무엇인가' 정도로 지었을 것이다.


이 책의 원제는 The problem with penguins.로 직역하자면 펭귄들의 문제점이다.

이 책은 마켓팅에 대한 내용으로 첫장을 읽어보면 왜 펭귄이라는 주제어가 나오는지 알 수 있다.


이 책이 설명하는 마켓팅 기법중 관심을 끌고 차별화 포인트를 위해서 펭귄이라는 상징을 사용한 것이다.

저자가 마케팅과 관련된 박람회에 참가했을 때, 펭귄의 모형을 부스에 설치했다. 당연히 사람들은 웬 마케팅 박람회장에

펭귄이 왜 있는거야? 라며 궁금해했고(사람들은 뭔가 상징과 상황이 연결이 제대로 되지 않는 때, 그 맥락없는 상황을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눈에 띄는 신기한 상황에 관심을 가진다.) 그때 저자는 대부분의 마케터들이 고민하는 고만고만한 펭귄무리 속에서 한마리의 펭귄으로서 차별화 포인트가 없이 하루하루 근근이 장사가 되는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수 많은 펭귄떼에서 어떻게하면 본인들의 서비스와 상품을 차별화시키는 마케팅을 펼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설명하기 시작한다.


당연히 펭귄이라는 상징물을 설명하는 마케터가 있을때에는 펭귄이라는 상징이 도움이 되겠지만, 보통 책방에서 제목만 보고는 그냥 아 펭귄에 대한 책인가보다라고 생각하고 발길을 돌리는 이들이 훨씬 많은 것이다. 적어도 부제 정도라도, 마케팅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30년 마케팅 전문가의 경험 집대성 정도의 설명을 달아두었으면 이 책의 인지도나 판매부수를 올리는데 큰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사실 나는 책 제목과 표지 디자인에 이끌려 우연히 보기 시작했는데 약 10분 정도를 읽다보니 의외로 괜찮은 내용이라 시간을 투자해서 2일 정도의 기간에 집중해서 보게 되었다. 사실상 현대인의 사회 생활 자체가 모두 마케팅과 연관되어 있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마케팅뿐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이 한 번은 봐두면 좋은 내용이다.

의외로 상당히 좋은 자기 계발서이다.

내가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한 구절을 인용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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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 두려움이 곧 메시지라고 믿는다. 당신의 그 빅아이디어가 반드시 감행해야 하는 모험이라는 메시지다. 두려움이 들지 않는다면 모험도 아니고 소명도 아니다. 다시 말하겠다. 당신의 빅아이디어에 대해 두려움이 느껴진다면 좋은 일이다. 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모험이라는 의미다. 아무런 두려움도 들지 않는다면 당신의 아이디어가 잘못된 것이거나 부족한 것이라는 의미이다.

 두려움을 친구이자 스승으로 생각하라. 두려움은 무언가를 말해주고 가르친다. 그것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일은 당신의 몫이다. 두려움에 맞서지 않는 사람들보다 더 불쌍한 경우는 결코 없다. 삶이 요구하는 바에 결코 귀 기울이지 않는 사람들이다. 결과적으로 이들은 평생 두려움 속에서 살며 성장하지도 못하고 자신의 능력을 발견하지도 못한다.

 빅아이디어 추진의 가장 큰 장애물은 다른 평민들의 부정적인 반응일 것이다. 나름의 두려움에 사로잡힌 그들은 무리를 떠나려는 당신을 모든 수단을 동원해 막으려 들 것이다. 그들은 당신이 성공해서 무언가를 보여주길 바라지 않는다. 그저 해리 호프의 술집(유진 오닐의 '아이스맨이 온다'에 나오는 술집)에서 계속 몽상이나 떠들며 술이나 마셔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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