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서독의 풍요와 달리,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27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지속되는 옛 동독의 낮은 경제 수준이 있습니다."
"한국은 일찍이 중국으로부터 많은 것을 전달받았고, 기원후 700년경에 단일 중앙정부 하에 통일되었습니다. 따라서 한국은 오래전부터 복잡한 제도를 경험했습니다. 현재 북한의 악독한 정부는 그런 역사적 이점을 헛되이 날려버렸습니다. 그러나 남한은 달랐습니다. 40년에 가까운 일본의 지배로부터 해방된 후로도 1950년대에 여전히 가난했지만 한국은 제도적인 측면에서 부국의 조건을 갖추고 있었던 셈입니다."
-제러드 다이아몬드의 나와 세계 중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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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독이 동독을 흡수통일하는 형태로 독일의 통일이 이루어진 이후 3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도 옛 동독 지역은 서독에 비해 아직까지 낮은 경제수준이며, 같은 국가이긴 하지만 이러한 부의 차이는 심각한 사회갈등을 초래하고 있으며 이것은 독일 정치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얼마전에 했던 '통일은 대박'이라는 이야기는 우리의 정치권(적어도 새누리)이 통일이라는 주제에 대해서 얼마나 유아기적인 환상에 젖어있나를 보여주는 하나의 예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자신이 정치에 입문하면서부터 남과 북이 어떻게 통일이 되어야 한다는 확고한 비젼이 있었다. 이러한 비젼에서 "햇볕정책"이라는 일련의 방향을 제시하였으며, 구체적으로 북한과의 대화창구를 확대하고 경제협력으로 남북의 교류를 활성화하여 남과 북의 실질적인 상호협력을 구체화하고, 50여년간의 분단으로 인해 꽁꽁 얼어붙은 하나의 민족이라는 불씨를 살리는 것에 주안점을 두었다.
노무현 정권에서도 이전 정권의 뜻을 이어받아 실질적인 남북 경협 사업을 현실화하여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을 통해 남북간의 교류 채널을 다변화하고 북한으로 하여금 본의 아니게 자본주의의 실험에 들게 하는 쾌거를 이루었다.(들리는 얘기로는 김정일이 죽으면서 가장 후회하고 김정은에게 유언으로 지시했던 내용중 하나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이라 한다. 김정일은 돈 맛을 본 인민들이 자본주의에 물드는 것이 결국 자신의 집안의 독재에 큰 부담이 될 것임을 뒤늦게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직접 자신이 남한의 대통령과 협의한 내용을 아무리 막나가는 정권이라 해도 그냥 파기할 수도 없는 노릇이라 전전긍긍했다는 의미다.)
어찌되었든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통해 남측과 지속적으로 언로가 열리게 되면 그것은 어떤 방법으로든 북한으로 흘러가게 될 것이다. 커다란 축벽도 조그만 구멍으로 흘러들어가는 물에 의해서 붕괴되듯이 개성공단과 금강산이라는 채널을 통해 흘러들어가는 자본주의의 물줄기는 중장기적으론 북한의 경제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김씨 일가의 독재에는 가장 큰 위협요소였던 것이다.
지금의 남과 북의 관계처럼 김대중 정권 이전, 무려 40여년간 남과 북은 변변한 핫라인조차 없이 시시때때로 휴전이 언제 끝나고 전쟁이 날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대치관계를 지속해왔다.
사실 이것은 북한만의 의도는 아니고, 남한도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을 통한 긴장유발을 정권유지에 이용했던 탓도 있다. 어찌 보면 남과 북 모두 정권유지를 위해 암묵적인 합의하에 서로간에 전쟁분위기를 띄워 긴장을 유지하고 그를 통해 사회분위기를 경색시키고 국민들은 들러리처럼 그런 분위기에서 남에서는 북한을 적대시하고, 북에서는 남한을 적대시하는 장면을 연출해왔다. 특히 그런 분위기는 꼭 선거 직전에 대규모의 간첩단 검거나 북한의 포사격(최근에는 원폭 실험)을 통해 고조되곤 한다.
현재 북한의 체제의 경직성과 분위기로 봐선 북한 내부에서 무언가 내란같은게 나서 체제가 무너지길 바라는 것은 남한에서 다시 박정희나 전두환같은 이가 나타나서 쿠데타가 나길 바라는 것만큼이나 비현실적인 이야기이다.
주변국가들로서도 남과 북의 대치로 인한 완충지역이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좋은 마당에 자기들로서는 별 득도 안되게 남과 북을 통일시킬 이유가 만무하다. 즉 남과 북이 통일이 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남자와 여자가 결혼할때 제일 중요한 것은 남자가 여자에게 구애를 해야 하는 부분이다. 구애를 하려면 남자가 여자를 좋아해야 한다. 즉 지금 남과 북이 통일되기 위해서는 남한이 적극적으로 통일을 바라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지금 입장으로 봐서 남한이 남자의 역할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이명박도 그렇고 박근혜도 그렇고, 결국은 새누리라는 정권의 속성이긴 하지만 현재의 여권은 전혀 통일에 대해 의지가 없는 정치집단이다. 아니 의지가 없다기보다는 통일을 강력히 반대하는 집단이라는 것이 맞는 이야기일 것이다.(지난 9년간 남한정부가 그 이전에 문민정부에서 이룩해놓은 북한과의 협력체제를 붕괴시킨 것을 그래도 관심있게 본 사람이라면 그 정도 눈치는 있을 것이다)
내가 볼땐 더불어 민주도 뭐 그리 통일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집단처럼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사실상 통일은 현 시점에서 전혀 대박이 아니다. 아마 통일이 되기 위해 과거 '햇볕정책'과 마찬가지로 여러가지 정책을 수십년 추진해서 실제 통일이 된다 해도 60년 이상 낙후된 북한의 경제적인 부분을 부흥시키고, 김씨 일가 독재체제에 사상훈련을 받아온 북한의 3000만의 쌩또라이들(그들은 3000만명의 광신도랑 다를바가 없다)을 민주주의 국민으로 재교육시키는데만 또 수십년이 걸릴 것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통일은 대박'을 외치며 언제어디서나 입고있는 옷색깔이나 이슈로 만드는 순진무구한 대통령을 뽑아주는 순진한 대한민국 국민들에게는 통일은 언감생심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