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시간 18분경 부터.
탁현민 : 이번 순방은 자스민이라는 암호명을 썼습니다. 양국이 합의한 시점에 맞춰서 순방일정이 공개되기 때문에 그 이전까지는 비밀유지를 위해서 암호명을 붙여요.. 외교부에서 기본안이 올라오고 영광스럽게도 제가 결정합니다.
김어준 : 왜 자스민인지 알아?
탁 : 왜? 자스민이에요? 난 모르늗데?
김 : 하하하하하하하~~~
탁 : 왜 그런거야?
김 : 중동에 예전에, SNS 혁명 돌 때, 그때 재스민(Jasmine) 혁명이라고 그랬거든.
탁 : (화색이 돌며)그걸로 하겠습니다.
김 : 흐하하하하하하~~, 요게 튀니지 국환데 거기 사람들이 좋아하는 꽃이에요.
김 : UAE, 사우디, 이집트. 임기말인데 중동까지 가서 할 게 뭐있지? 더군다나 언론은 가기 전에 놀러간다는 얘기가 있었고, UAE갔더니 갑자기 누가 미팅을 취소했다. 대접 못받는다는 소리지. 아유 놀러간다고 중동 임기말에 갔더니 거기 중요한 사람이 안만나준다. 이런 뉘앙스거든요. 그러라고 그런 기사 내는거에요. 의도가.
그리고, 공항 테러 그런거. 아유 놀러간다더니 위험한데 뭐하러 갔어? 그리고 이집트 자주포 계약 실패. 그럴줄 알았어. 이렇게 흐르는 고도의 흐름이 있어.
탁 : 여기서 얘기해주는 건가요? 흐름을 잡아주는 것 같은데?
김 : 흐하하하하하하~~. 대통령이 순방갈 때 기사에 뜨는게 뭐 있어. 안좋은 기사만 뜨잖아. 이번에도 이 흐름이에요.
탁 : 아(프리카)중동은 의전적으로 피하고 싶은 일정이다. 왜냐하면 아중동은 왕이 통치를 하는 곳이다. 왕이 통치를 하는 곳은 가능하면 방문을 하지 않는 것이 의전관들은 좋아요. 모든 결정을 왕이 해야되요. 그렇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사전에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이 아주 제한적이고, 상대 파트너들이 절대 확답을 안해줘요. 외교부가 하면 되고, 의전관이 하면 되고, 국방부가 하면 되겠지 이렇게 생각하지만 왕이 있는 국가는 왕이 합니다.
김 : 그러니까 실무적으로 다 준비했는데, 그거 왕이 보고 이거 나가리 하면 나가리 된다 이거지.
탁 : 우리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일이 벌어졌잖아요. 원래 도착을 하고 그날 오후 늦게 공식환영식을 궁에서 하는 일정이었는데, 갑자기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공항에 나타난거에요. 우리가 비행기 타고 UAE에서 오는 도중에.
그래서 공항에서 위성전화로 연락을 받고 왕세자가 공항에서 오셨으니 공식환영식을 공항에서 하겠다. 할까요도 아니에요. 하겠다.
탁 : 그러니 우린 비행기를 착륙시키고 다들 약간. 저도 처음 당해보는 일이었거든요. 약간 멍하게 있는거에요. 그러면 어떻게 해야 되는거지? 대통령이 "그거 기본적으로는 우리에게 잘해줄려고 그러는거 아니겠냐. 웬만하면 그쪽에 따라라."
뭐 따를 수밖에 없죠.
그래서 난데없이 공항에서 환영식을 하게 된거고, 환영식이 끝나자마자 갑자기 대통령한테 오늘 저녁 같이 합시다. 왕세자가.
김 : 왕세자가 넘버원이잖아 거기는. 그 사람이 전세계에서 가장 부자고, 사우디에서 넘버원이야.
탁 : 갑자기 밤에 저녁을 먹자고 그래서 예정에 없던 만찬이 생겨버리고 그런 식이에요. 하여튼 아중동 국가는 어렵고.
이집트는 대통령제 국가이긴 하지만 상당히 대통령의 권위가 강하죠. 권위주의 국가들이나 왕정국가들은 실무자들이 일을 처리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할 수밖에 없어요.
김 : 근데 UAE 갑자기 미팅이 취소됐다던가, 공항테러때문에 못갔다던가.
탁 :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순방을 떠나기 전에 공식일정들이 이러저러한 사정으로 많이 오픈되어 있고 변동의 여지가 있다라고 알려줬어요. 순방기자단에게.
김 : 첫번째 UAE에서 취소된 건 미리 알려줬어?
탁 : 미리 알려준거에요. 우리 공항에서 출발할 때, 이렇게 바뀌었다. 다른 일정으로 이렇게 대체됐다라고 이미 얘기를 다 했는데. 일주일전에 얘기했던 일정과 이렇게 달라졌다라고 다 알려줬어요.
김 : 아, 일주일 전에 미리 기자들에게 알려주고, 출발하는 당일날 여러가지 조정을 통해서 바뀌었으니 그렇게 알라고 또 기자들한테 비행기가 이륙하기 전에 알려줬어. 그러면 갑자기 취소됐다고 그렇게 기사를 쓰면 안되잖아, 이 새끼들이.
탁 : 그러니까요. 그래서 전 그런게 무척 화가 나고.
김 : 그러니까 아무것도 모르고 도착했더니 너 미팅 취소됐어라고 통보받은게 아니고 UEA한테서.
탁 : 아니죠. 이미 출발하기 몇일 전에 사정을 우리가 들었고 그 사정에 대해서 충분히 이해했고 그렇기 때문에 출발하기 전에 일정을 알려준거죠.
김 : 왜 그러면 현지에 도착했더니 취소됐다는 식으로 기사를 쓴거야 이거?
탁 : 그렇게 쓴 기사들이 있어요. 그게 좀 화가 나는거고.
김 : 그런 기사만 포탈에 걸려요. 문제는 대통령이 가는데 일정 막 취소되고 그 기사 봤죠? 그것만 포탈에 계속 걸려있었거든 그때. 거짓말이에 이 새끼들.
탁 : UAE에 두바이 왕세자가 있고, 아부다비 왕세자가 있어요. UAE는 여러 부족국가잖아요.
탁 : 우리가 취소됐다고 보도가 됐던건 아부다비 왕세자와의 회담이 취소된거에요. 아부다비 왕세자는 UAE전체에서 서열 3위에요. 그 대체로 만난 사람이 두바이 왕세잔데 두바이 왕세자는 서열 2위에요. 서열 3위를 못만나고 서열 2위를 만난게 왜 문제인거에요?
김 : 야~ 갑자기 미팅 취소라고 기사가 뜨는 순간. 저기서 부른게 아니라 우리가 억지로 갔다. 놀러. 그러니까 천덕꾸러기 취급 받는다 이거지. 나쁜 새끼들이네 진짜.
김 : 그리고 이집트 자주포 계약 실패. 빈손 귀국. 그것도 기사 많이 났거든. 고앞에 UAE하고 4조짜리 계약을 했어요. 이거는 보도가 안돼. 이집트 자주포는 2조짜리에요. 이거 계약실패했다면서 그럴 줄 알았다. 빈손 귀국. 성공은 가리고 실패만 돋보이게 하는건데. 나는 요 기사는 좀 궁금했어. 왜냐하면 대통령은 보통 마지막 꼭지를 따러 가잖아. 대통령이 가실때는 보통 계약을 맺고 오잖아. 그래서 이거는 뒷 얘기가 있었다 싶었거든.
탁 : 이집트 순방은 어제 발표된 K9 자주포가 핵심 사업이고 의제가 맞았습니다. 출발하기 전에 보고받기를 이집트 K9 자주포 사업이 될 것 같다. 그러니 대통령이 오셔서 마지막으로 한번 쎄게 밀어주셔야 된다. 이런게 관계부처에서 올라온 거에요.
김 : 결국 자주포 계약이 되긴 됐는데 거기 갔을 때 안됐단말이지.
탁 : 최종적으로 일정이 확정되기 전에 확인해보니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찍은 상태는 아니고 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협상이 진행되다 보니 협상의 전기가 필요하고. 마침 이집트도 우리 대통령이 방문했을 때 어떻게든 이 협상을 마무리 짓고 싶어한다는 보고가 있었던 거에요. 대통령께 찬반의견이 같이 올라갔어요. 개인적으로 일정을 짜는 사람 입장에서는 반대했었어요. 최종적인 결정이 안되어 있는데 대통령이 갔다가 되지 않으면 많은 부담이 생기지 않냐.
김 : 그렇지 언론들 빈손 귀국이라고 썼지 실제로.
탁 : 그때 대통령이 뭐라 그러셨냐하면, "내가 방문함으로 해서 협상에 전기가 마련될 수 있으면 성패에 상관없이 가자."라고 하셔서 가신거에요. 이집트는 우리 GNP의 십분의 일 수준이에요. 2조 계약이라고 보도가 되고 있잖아요. 우리로 보면 20조 정도 되는 어마어마한 투자인거에요. 그렇기 때문에 쉽사리 결정하지 못하죠 당연히. 도착하는 첫날 이집트에서 모든 행사준비를 이미 마쳐놨었어요 실은. K9 자주포 계약식이라는 행사를 특정 장소에서 따로 준비하고 있었고 끝내놓은 상태였어요. 저는 되는 줄 알았어요.
근데 오후에 새로 보고가 올라온게 계약이 어그러졌다. 그래서 대통령께 보고를 했죠. 이렇게 해서 어그러져서 행사장에 안가셔야 될 것 같다. 그리고 다음날 이집트 대통령과 회담이 시작이 된거에요. 근데 예정에 없이 거의 50여분 가까이 두분만 앉으셔서 계속 얘기를 하시는거에요. 나머지 수행원은 전부 방밖에 나가 있고. 그럴때 촉이 있잖아요 이렇게. 이건 잘되는거다. 얘기가 길어지면. 그렇게 생각을 했는데 딱 문열고 나오는데 표정이 안좋으신거에요.
그래서 제 마음속에 텄다하고 (계약행사)현장에 연락해서 우리 철수. 그래서 우리는 철수를 해버렸어요 거기서.
이집트는 이미 우리로 따지면 방사청장(방위사업청장)에 해당하는 부서가 와서 모든 행사 준비를 다 끝마쳤고.
그리고 오찬이 시작된거에요. 오찬을 하는데 갑자기 대통령이 우리 방사청장을 부르시는 거에요. 헤드테이블로. 그래서 방사청장이 갔어요. 그러더니 이집트 대통령이 자기네 파트너(그쪽 방사청장)를 부르는 거에요. 그래서 오찬을 하다말고 그 네분이 저기서 한참 얘기를 하는거에요.
야 이거 된다. 하고 전화를 해서 다시 (행사장에) 투입. 그래서 실무진이 다시 갔어요 행사를 준비하러.
그래서 야 이거 되는구나. 역시 회담으로 또 끝내주는구만. 속으로 나중에 이걸 어떻게 얘기를 하지.
그리고나서 식사가 딱 끝나고 방사청장 얼굴을 봤는데 표정이 안좋아. 청장님 어떻게 됐나요? 물으니 고개를 막 저으시드라고요. 다시 실무진에게 전화해서 야 철수.
대통령이 그날 저녁에 방사청장에게 말씀하신 거에요. 원칙대로 해라. 건강하게 협상을 해라.
제속으로는 건강한거보다는 그래도 결과를 만들어야죠. 라고 혼잣말로 하고 말았고.
김 : 왜냐하면 탁현민은 계약 못하고 돌아가면 빈손 귀국 기사가 눈에 보이니까.
탁 : 그래서 방사청장님을 전 개인적으로 쪼고 싶은거에요. 어떻게든 하세요라고. 하고 싶은데 대통령이 엘리베이터에서 너 방사청장에게 쓸데없는 얘기하지말라고. 헉했어요 진짜로. 전 뭐라그러고 싶었냐하면 청장님 어찌됐던간에 대통령이 여기까지 오셨는데 우리 빈손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라고 얘기하고 싶었거든요.
김 : 대통령도 대통령이 여기까지 왔는데도 사인을 못하면 국내 언론에서 난리 칠것이고 보좌진들이 그거를 막을려고 어떻게든 노력할거라는 걸 알잖아. 그걸 못하게 한거지.
탁 : 그러니까 쓸데없는 말하지 말라고 방사청장한테. 그래서 거기에선 일단 전화도 안했는데요? 그리고 내려왔어요.
다음날이 됐어요. 떠나는 날이에요. 아침이 되는데 밤새 잠이 안오는거에요. 도착하는 즉시 (언론이) 뭐라 그럴지 뻔하니까.
그래서 걱정을 하는데 아침에 연락이 온거에요 공관에서. 저쪽이 이상하다는거에요. 어제 철수한 이집트 사람들이 와서 계약식 준비를 하고 있다는거에요. 청장님에게 전화하지 말라니까 물어볼 수도 없고. 몇 사람 불러서 다시 가는데 그냥 가서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 있으라고 하고 보냈어요. 그리고 오후가 됐는데 청장님이 마지막 협상을 하고 있다고.
그래서 되는구나. 그러면 이거 어떻게 하지? 이미 시간은 없어요. 우리 (귀국)출발 시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이젠 대통령이 거기에 가실 순 없어요. 그러면 공항에서 해야겠다. 떠나기 직전에. 생각을 하고 거기 사람들에게 얘기를 해서 모든 행사 준비를 공항으로 옮기라고 얘기를 하려고 하는 딱 그 순간에 다시 연락이 왔는데, 어렵겠습니다.
김 : 야 이거 여러번 왔다갔다 했구나, 여러번.
탁 : 그래서 결국 다시 철수.
그래서 결국 다시 철수를 하고 돌아온게 찝찝하죠. 한국 공항에 도착을 했어요. PCR 검사 받고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는데 방사청장에게 다시 전화가 온거에요. "다시 이집트로 들어갑니다."
예 왜요? 물으니까 다시 연락이 왔다는거에요. 계약을 하자고. 그러면 이걸 영상으로 연결을 해야 하나? 하고 도착하자마자 준비를 하고 영상으로 이걸 어떻게 연결을 하지? 고민을 하고 있는데 다시 연락이 온거에요. 어려울 것 같다.
김 : 하하하하하하~~~
탁 : 그리고 어제 일이 벌어진거에요. 어제 연락이 왔고 다시 방사청장이 날라가셨고 그리고 어제 계약이 된거에요.
(하 힘들다. 이 뒤에 몇 분 얘기가 더 있는데 더 재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