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기본 구성은 중년 남성의 위기?를 하루키식으로 변주했다고나 할까?

 개인적으로 파악하는 의미는, 국경의 남쪽은 일종의 파라다이스 혹은 오아시스를 의미하며, 태양의 서쪽은 사막을 의미한다.

 이 소설에서는 사실 희망적인 부분은 거의 없어보이고, 아주 건조하다. 그것은 그것대로 하루키의 매력이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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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0

 이곳은 이미 새로운 세계이고, 일찍이 존재했던 세계로 통하는 배후의 문은 벌써 닫혀버렸다. 나는 이 새로운 나를 둘러싼 세계 속에서, 어떻게든 나를 확립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되었다.

 

p114

 우리는 이른바 운동권 세대로서, 60년대 후반에서 70년대 전반에 거친 치열한 학원투쟁의 시대를 살아온 세대였다. 좋든 싫든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았다. 아주 간략하게 말하자면 그건 전후 한 시기에 존재했던 이상주의를 배경으로 탐욕스럽게 살쪄가는 고도의, 보다 복잡하고 보다 세련된 자본주의의 논리에 맞서 주장했던 노(No)였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인식했다. 그것은 전환기 사회의 격렬한 발열 같은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세계는 이미, 더욱 고도의 자본주의 논리에 의하여 성립된 세계였다. 결국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그 세계에 꿀꺽 집어삼켜지고 만 것이다.

 

p226

 "하지메, 사진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어. 그건 단지 그림자 같은 거야. 진짜 나는 다른 곳에 있어. 그런 건 사진에는 나오지 않아."

 

p243

 타인을 위해서 올기에는 나는 너무나도 나 자신밖에 모르는 인간이었고, 나 자신을 위해 울기에는 너무 나이 들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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