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서문의 마지막 구절이 인상적인 인용구로 시작한다.


니체가 말했듯이 인생의 'Why'를 이해하는 사람은 어떤 'How'도 견뎌낼 수 있기 때문이다.


1. 저자 : 조승연, 책표지의 설명에 따르면 세계문화 전문가(책을 보니 상당한 역량을 갖춘 분이며, 본인의 궁극적 희망이기도 하다.). 난 개인적으론 도올 선생의 차이나는 도올이라는 교양프로그램에서 알게 되었는데 프로당시는 젊은데다가 존재감이 크지 않게 느껴져서 관심이 없었다. 최근 EBS의 굿모닝팝스의 진행자를 새로 맡아서 하고 있기도 하며, 이 책을 읽고 나서 어학분야에서 상당한 실력자라는 걸 알게 됐다.

2. 주제 : 언어의 유창성에 대하여(영어 유창성의 비밀이라는 부제처럼 영어를 유창하게 하는 방법론에 대해 다루고 있지만, 언어라는 포괄적 주제로 봐도 거의 대차가 없을 것이다.)


3. 키워드 : 링구아 프랑카, 영어적 사고, 형태소를 통한 단어의 이해, 문화 독해력, 시의 낭독, 철학의 이해, 두 개의 마음


4. 요약 :  영어를 잘하기 위해 한국인들은 엄청난 투자를 하지만, 과거 식민지 시대(1930년대) 영국의 고급 영어를 보급하기 위한 시대에 뒤떨어진 영어교육을 고수하고 있음으로 인해 영어교육의 투자 대비 엄청난 낭비가 이루어지고 있고 실효성도 없다.

 영어의 세계에서의 위치와 사회문화적 특징으로부터의 고찰을 통해, 과연 영어란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으로부터 영어교육은 출발해야 한다. 

 언어란 그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들의 사고방식이 투영되어 발전한다. 초기 영국(책에 의하면 어원은 게르만과 브리튼족의 언어의 혼합으로부터 탄생되고, 더 멀리는 라틴어와 그로부터 파생된 프랑스, 이탈리어의 영향도 받는다는 복잡한 계보에 대한 자세한 설명도 책에는 나온다.)으로부터 시작된 이 언어는 식민지 시대를 통해, 미국 그리고 인도와 동남아시아까지 보급되면서 언어적 다양성 또한 급격히 팽창된다. 

이러한 시대적, 사회적 변화속에서 영어 자체가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최신의 영어 사용예를 통한 살아있는 영어를 배우는 것 또한 중요하다. 

 학습의 방법론으로는 문법과 단어 암기 위주의 교육이 수 십년간 진행되면서, 10년 이상의 영어학습을 받으면서도 영어권 사람들과 실제 회화를 통한 의사소통은 초보적 수준에 머무르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필자 자신도 중학교때 이민을 가기 전 영어회화를 3년간 집중적으로 공부하고 가서 영어는 어느 정도 자신이 있는 상태로 갔지만(이 이야기는 다른 책에 나온다. 14살 허당 유학생 영어 정복기), 실제 미국 아이들의 대화를 거의 알아듣지 못해서 충격을 받고, 영어공부를 다시 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한다.

 미국을 포함 서양 사람의 사고방식과 동양의 사고방식의 차이점을 이해하는 것이 외국어 학습의 출발점이며, 그런 차이를 모르면 절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일상적인 표현들에도 무수히 많기 때문이다. 또한 언어학적인 지식을 통해 영어라는 외국어의 구조적 특성을 알아두는 것 또한 필요하다.(모국어는 무의식적인 무수한 반복연습과 살아가면서 쌓아가는 사회,문화,철학적 함의를 우리가 자연스럽게 체득하게 되는데, 외국어를 배울때는 이러한 내용들중에서 최소한의 핵심사항들을 따로 정리해서 파악해야 한다.) 

결국 외국어를 배운다는 것은 언어 자체가 아니라, 그 언어의 기저를 이루는 철학과 사고방식, 그리고 언어가 생성되어온 역사를 배우는 것이기에 결코 만만한 일이 아니며, 단순하게 문법과 단어를 달달 외우는 방식의 시험을 대비한 영어학습과 TOEIC, TOEFL과 같은 형태의 공부방식은 영어회화를 유창하게 하는 목적과는 거리가 먼 학습법이다.

 한자문화권이자 유교국가였던 과거의 조선과 일본의 지배계급은 유교의 경전인 사서삼경을 기본적으로 줄줄 외울 정도로 배워야했다. 한자로 된 이 경전들을 줄줄 외울(그 내용의 이해없이는 그 방대한 양을 외울 도리가 없다.)정도로 학습한 사람들은 중국말을 전혀 하지 못해도, 한자를 이용한 필담으로 중국인들과 실용적인 대화뿐 아니라 사회,문화,정치,예술 등 모든 다방면에 걸친 심도깊은 대화가 가능했다. 또한 중세 서양에서도 귀족집단은 나라와 민족이 틀려도 당시의 세계어(링구아 프랑카)인 라틴어로 상호간의 대화가 가능했으다. 그 당시의 동양과 서양의 모든 언어 학습법의 근간은 따로 언어학습의 문법과 단어장을 따로 공부하는 것이 아니었다. 동양의 경우는 천자문을 읽고 쓰고 외우는 것이 시작이었으며, 서양은 플라톤을 읽고 쓰고 토론하고 외우는 것을 통해 라틴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지금도 미국과 영국의 학교에서 영어(그 나라로는 국어)교과서는 세익스피어, 마크트웨인과 같은 유명한 문호들의 시와 소설을 통해 자기 나라말을 배운다.(우리도 가나다와 철수와 영희를 배운 후에는 윤동주의 시를 배우며 한글의 맛을 깨쳐나가는 것과 동일하다.)

 이 책의 결론중 하나는 과거의 인문학적 학습법이 도리어 언어 습득에 있어서는 시간이 걸릴지라도 최고의 방법(이건 사실 다른 분야에서도 마찬가지다)이라는 깨달음이다.

 그리고 언어란 세상의 변화에 의해 변화하고 사멸한다. 기원전 역사적으로 최초의 문명으로 알려진 수메르에서 사용된 아카드어는 당시의 링구아 프랑카(책에는 트로이 전쟁당시 지중해 지역의 아테네, 스파르타, 트로이의 언어가 모두 달랐겠지만, 지배계급인 귀족들은 모두 아카드어를 사용했을 것이고, 우리가 아는 유명한 아킬레스와 헥토르도 서로 아카드어로 소통했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였고, 중세시대에는 라틴어가 사용되었다. 지금은 동양도 공용어는 영어를 사용하겠지만, 식민지 시대 이전인 1800년대말까지만 해도 아시아지역의 공용어는 중국어(정확히는 한자)가 사용되었다. 지금도 영어는 점점 더 사용영역을 넓혀나가면서 새로운 민족과 문화의 다양성을 흡수하고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기에 맞게 영어 학습이 이루어지는 것이 영어의 유창성을 확보하는 가장 정확하며 빠른 길이다.

5. 총평 : 외국어 학습법에 대한 방향과 실질적인 Tip들을 제공한다. 외국어 학습을 제대로 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무조건 봐야 할 내용이다.

 저자인 조승연씨는 최근 방송 활동과 인문학 서적 집필로 바쁜 것 같다. 이 책과 이어지는 좀 더 구체적인 영어 학습법에 대한 책이 더 나왔으면 하는게 개인적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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