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이자 전편 블레이드 런너 2019가 나온지 35년. 딱 그 30년이 경과한 시점으로 이 영화는 시작한다.
(아마 영화제작 싯점이 2014년부터이지 않을까 싶음)
이 영화에서는 시작시기에 아주 짧게 몇줄로 30년간의 변화를 설명하지만 불충분하긴 하다. 블레이드런너 원작의 인기에 힘입어 후속의 단편만화가 몇 편 제작되었는데 그 스토리가 대부분 채용되었다.
스토리를 요약하면,
1. 전편(블레이드 런너 2019)에서 타이렐이라는 천재 과학자에 의해 복제인간인 레플리컨트가 만들어진다.타이렐은 인간대신에 위험하고 힘든 일을 할 목적으로 넥서스 6라는 모델의 레플리컨트를 제조한다. 아직 유전자조작 기술의 미숙으로 넥서스6는 4년밖에는 살지 못한다.
지구도 자원의 고갈등으로 인류가 살기 힘든 환경으로 변해가고 있고, 이때문에 인류는 우주에 식민지(콜로니)를 개척한다. 식민지 개척에는 레플리컨트를 먼저 보내서 위험하고 힘든 개척과정이 끝나고 안정화되면 인류가 이주한다.
레플리컨트의 인공지능이 문제(인간에게 불복종)를 일으키면서 콜로니로 보내졌던 레플리컨트들이 콜로니와 지구를 오가는 화물선으로 지구로 밀입국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레플리컨트가 지구에 거주하는 것은 불법이며 이러한 불법 체류 레플리컨트를 처형하는 일을 맡는 이들을 블레이드 런너라고 한다.
1편에서 블레이드 런너 데커드(해리슨 포드)는 콜로니로 파견되었다가 지구로 도망친 4명의 레플리컨트를 추적하여 사살하는 임무를 받는다. 이를 위해 타이렐 코포레이션을 방문했던 데카드는 타이렐의 비서인 레이첼(션 영)을 만나고, 타이렐은 데커드에게 레이첼에 대해 레플리컨트 테스트를 해보라고 한다. 레이첼은 타이렐이 새로 개발한 레플리컨트로 본인도 자신이 레플리컨트인걸 몰랐다. 훨씬 정교해진 인공지능과 생체공학적인 외형으로 데커드도 한참만에야 레이첼이 레플리컨트임을 알아차린다.
이후 형사반장에게 레플리컨트인 레이첼까지 사살하라는 명령을 데커드는 받지만, 불법 레플리컨트를 쫓는 도중 죽을뻔한 위기에 몰린 데커드를 레이첼이 살려주게 된다. 이후, 데커드는 레이첼은 절대 죽이지 않겠다는 약속을 그녀에게 하고 그녀를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데커드는 로이(룻거 하우어)를 뺀 나머지 불법 레플리컨트를 차례차례 찾아서 사살하고, 3번째로 로이의 애인인 프리스(대릴 한나)까지 사살한다. 이 와중에 로이는 자신의 창조주 타이렐을 찾아가 자신의 수명을 연장시킬 방법을 알아내려하지만 결국 불가능하다는 사실을알고는 타이렐을 살해한다. 이후 은신처로 돌아온 로이는 데커드가 프리스를 죽이는 모습을 발견하고 분노한다. 로이는 압도적인 신체능력과 전투경험으로 데커드를 궁지에 몰아넣지만, 결정적인 순간 데커드를 살려주고, 4년의 수명이 다되어서 빗속에서 생을 마감한다.
데커드는 집으로 돌아와 레이첼과 함께 도망치면서 영화는 끝나게 된다.
2. 중간스토리(블레이드 런너 2019와 블레이드 런너 2049 사이의 이야기)
타이렐의 사후 타이렐 코포레이션은 레플리컨트의 수명을 인간과 같이 늘린 넥서스 8 모델을 개발하고 필드에 투입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레플리컨트는 모두 넥서스 8으로 대체된다. 2022년 대정전(블랙아웃)이 일어나서 모든 데이터가 파괴되면서 대혼란이 야기된다. 이 대정전 사태의 배후에 레플리컨트 세력이 있다는 소문이 돌고, 정부는 레플리컨트의 생산을 불법화시키고, 넥서스 8들중 많은 이들이 신분을 세탁하고 지하로 숨어든다.
월러스라는 천재과학자가 유전공학을 이용 지구의 식량문제를 해결한다. 그의 회사 월레스 코포레이션은 부도가 난 타이렐 코포레이션을인수하고, 그의 레플리컨트 기술을 연구한다. 인간에게 완전히 복종하는 기억과 심리조정 기술을 적용한 넥서스 9모델을 개발 생산하고,정부에 영향력을 발휘하여 레플리컨트의 생산을 다시 합법화시킨다.
넥서스 9모델중 넥서스 8을 잡기 위해 블레이드 런너를 선발하여 레플리컨트를 사냥한다.
(블레이드 런너 2049 요약)
블레이드 런너 K(넥서스 9 모델)는 LAPD에 소속되어 불법 레플리컨트들을 찾아나선다. LA외곽에서 콜로니(이 영화에서는 우주식민지를 오프월드라고 부른다.)에서 도망쳐와서 신분을 숨긴채 사는 레플리컨트 사퍼 모튼(데이브 바티스타, 가오갤에서 드랙스로 나온다)을 찾은 K는 격투끝에 모튼을 사살한다.
모튼은 죽기전, "넌 기적을 본적이 없겠지만, 난 기적을 봤어"라는 말을 남긴다. 모튼이 숨어살던 지역을 조사하던 K는 나무밑에서 상자를 하나 발견한다. 이 상자에는 유골이 들어있었으며, 그 유골을 정밀검사한 결과 제왕절개를 했다는 사실을 알아낸다. 그런데 이 유골을 더욱 정밀하게 조사한 결과 이 유골이 타이렐 코포레이션에서 만들어진 레플리컨트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이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되면서 이 유골이 레이첼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고, 데커드와 레이첼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났다는 것을 알게 된다. 레플리컨트는 유전자조작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게 디자인 되어 있었고, 임신이 되더라도 유전자 결함으로 아이는 사산된다.
인간과 레플리컨트 사이에서 아이가 태어났다는 사실에 대해 이 데이타를 확보하면 유전자 공학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월레스. 그는 자신의 비서 러브(이 여자도 넥서스 9 모델인데 엄청 강력하다)에게 그 아이를 찾으라고 지시한다.
이후 K, 러브, 그리고 데커드가 얽히면서 비밀로 30년간 묻혀온 진실이 밝혀지는 내용이 진행된다.
(감상)
블레이드 런너 2019의 주제가 용서였다. 레플리컨트들이 자신들의 창조주인 인간에 의해 핍박받고 고통받았지만, 결국 마지막에는 그러한 인간을 레플리컨트는 용서한다.
이번 블레이드 런너 2049의 주제는 희생이다.
인간은 이번에도 위험하고 힘든 일에 레플리컨트를 내세워 그들이 인간과 같이 느끼고 생각하며 고통받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들을 차별한다. 하지만 결국 레플리컨트는 그 자신의 목숨을 희생하여 인간을 지켜낸다. 그들의 미래를 위하여.
역설적이긴 하지만 정교한 플롯내에 이러한 역설적 주제를 잘 드러냈다.
이번 작품은 리들리 스콧이 총제작을 맡았고, 시카리오를 감독했던 드니 빌뇌브가 감독을 했다. 아마도 리들리 스콧의 영향력이 적지 않았겠지만 감독의 역량이 전설적인 오리지널의 후속작을 맡기에 충분했다고 보인다.
오리지널의 OST는 반젤리즈가 맡아서 정말 미래의 묵시록적 분위기를 제대로 표현해냈는데, 오리지널의 스코어의 분위기를 유지하면서 더욱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 한스 짐머(인터스텔라의 음악감독)의 음악도 매우 좋았다.
약간 맘에 안든 부분이 있는데, 레이첼을 그래픽으로 복원하려 했는데 하지 말거나 오리지널의 화면을 그대로 썼으면 (한 장면 나오긴 한다.)어땠을까 싶다. 션영의 35년전 모습은 정말 말로 표현할 길이 없다. 이번의 히로인인 아나 디 아르마스도 아름답지만 션 영의 전성기때의 분위기는... 범접 불가라고나 할까?
평점 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