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러운 일로 대전에 내려갈 일이 생겼다. 볼일 자체로는 당일치기로 가능하나 어차피 내려간 김에 대전 구경을 하기로. 그리 바쁠게 없으니 느긋하게 고속버스를 이용.


정말 오랜만에 와보는 고속터미널, 구미에서 회사생활할때는 정말 자주 드나들던 곳이었는데 몇 년만에 와본다. 무인발권기와 승차장 옆에 있는 푸드코트등 바뀐 점들이 많이 눈에 뜨인다.



2시간의 숙면끝에 도착한 대전창사 둔산터미널. 저녁때 일이 있으므로 앞으로 4시간 정도는 비기에 일단 주변을 걷기로. 둔산 터미널은 가건물 한개 세워진 정류장이다. 바로 뒤가 청사라서 한번 청사를 거닐어봤다. 같은 형태의 건물 4개의 동으로 이루어진 사각 박스형 건물로 상당히 공무원 스럽다고나 할까? 


청사 외벽에 달린 태극 문양. 휴일이라 청사내에 오가는 사람도 거의 없는 한산하고도 을씨년스러운 풍경.


청사 외부로 나와 국가기록원 옆쪽에 공원으로. 비슷한 모양의 돌이 조형되어 있다. 동네 아줌마 1,2명이 개를 끌고 산책하는 모습정도가 보이는 한산한 주말의 풍경. 웬지 여기서 살면 한가롭고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봤다.


바로 옆으로 예술의 전당, 대전시립미술관, 이응노 미술관과 한밭 수목원이 접해있다.

예술의 전당. 한국 전통의 기와지붕의 끝선을 살린듯한 천장구조를 가지고 있는 건물. 서울에 있는 예술의 전당보다는 그래도 조금 임팩트 있는 건물 모습이다.


예술의 전당 옆에 있는 대전 시립미술관.


시립미술관 앞쪽에 작은 잔디공원에 있는 조형물들.


느낌상 올림픽공원의 문신의 작품과 비슷한 느낌이어서 자세히 살펴보았다. 이영길씨라는 분의 작품.


이응노라는 이름은 몇 번 들어본 기억이 있는 것 같다. 캘리그라프에 대한 전시회가 있었는데 언제 여길 오겠나라는 생각도 들고 해서 들어가봤다.

사실상 명목으로만 받는 요금이라고 봐야 할듯.

조르쥬 노엘, 앙리 미쇼 그리고 이응노의 캘리그라프가 결합된 추상적 작품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앙리미쇼의 작품이 마음에 들었다.


앙리 미쇼는 젊은 시절 중국여행 이후 한지와 먹 그리고 한자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여, 표의문자인 한자를 통한 추상화를 그리기 시작한다. 이응노 선생도 한자에 관심이 많았으며 한자를 추상적으로 표현하는 작품이 많다고 한다. 그런면에서 두 사람의 작품에서 비슷한 맥락을 읽을 수도 있는 것 같다.


앙리 미쇼, 무제


이응노, 군상


출구에 있는 전시 화가들의 자신의 작품에 대한 어록이 적혀져 있다. 조르주 노엘의 말은 예술 작품만이 아니라 우리 인생 자체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이야기일 것이다.


약 1시간정도의 작품 감상중, 2시간짜리 도슨트가 시작되었는데 들을까 하다가 이미 대부분의 작품을 감상한 후라 남은 몇 작품을 보고는 나왔다.

앞쪽에 잔디 공원의 조형물들이 아기자기하다.


바로 옆의 엑스포 공원쪽으로 이동.


엑스포공원을 멀리서 보면서, 한밭수목원을 보기로. 엑스포 공원 좌/우로 동원과 서원이 있는데 동원부터 구경하기로. 개인적으론 동원이 훨씬 이쁘고 마음에 든다.


동원 입구에서 좀 들어서자 마자 보이는 억새들.


이제는 겨울로 접어든 동원내 연못정원 풍경. 날씨가  딱 구경하기에 좋았다. 햇빛이 쨍하진 않았지만 그럭저럭 날씨가 좋아서 디카로도 꽤 괜찮은 사진들이 나왔다. DSLR을 갖고 올까 하다가 말았는데 아무래도 무거운 DSLR외에 스냅용의 미러리스를 하나 장만해야 하지 싶다. 

기억상 여기까지가 동원이었던 것 같다.


서원의 풍경.

여기까지 구경하고 나자 이제 시간상 볼일 보러 갈 시간.


볼일 본 후에 유성온천으로 이동하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대전도 광역시니까 대한민국에서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당연하게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세계적으로 대한민국의 대중교통시스템만큼 정비가 잘 된 나라는 아마도 그리 많지 않으리라 본다. 특히 1장의 교통카드로 전국 호환이 되는 시스템은 편하기 그지 없다. 



유성온천 도착후, 야놀자 앱을 통해 주변의 싼 모텔을 검색. 3만원에 1박. 온천관광지라 그런지 그런데로 괜찮은 퀄리티였다. 담배냄새도 없고(마침 금연방을 준건가? 아니면 페브리즈? 그러고 보니 재털이가 없던 듯) 욕실도 넉넉하고. 물도 뜨겁긴 했는데 내일 온천을 갈 예정이라 그냥 세수만 하고 말았다.


그냥 자야지 했는데, 도저히 심심해서 나가서 편의점에서 맥주와 간단한 안주거리. 먹고나서 결국 후회했다. 소화시키느라 TV보면서 새벽 2시 넘어서야 잠들었다. 이날 영화채널에서 브이 포 벤데타를 했는데 시국에 맞추어 편성했던 듯 한 느낌이다. 이날 대전 시내에서 버스로 이동하다가 서대전 사거리 근처에서 박근혜 탄핵 집회를 준비하는 곳을 봤는데 한 번 가볼걸 그랬다는 생각도 든다.


-1일차 끝, 2일차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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