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자서전이 아니라서 아마 자전적 에세이라고 쓴 것 같은데, 

제목처럼 소설가로서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작가가 소설가가 된 계기와 직업인으로서 프로작가가 된 이후로 어떻게 소설을 쓰고 있고, 글을 짓는 입장에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이라면 조금 더 그의 세계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정보가 될 것이다.

이 책의 내용중에서도 써있는데, 그 자신은 자신의 소설이 형식면에서나 내용적으로 나이가 들 수록 더욱 충실해(혹은 더욱 충실해지려는 의도를 가지고)지는 중이라고 했는데, 개인적으로 어느 정도는 동의한다.

하지만, 그것도 꼭 연대기적으로 그런 건 아닌 듯 하다. 

개인적 느낌으로는 태엽감는 새나 1Q84는 글의 느낌이 아주 농밀해서 읽다보면 무언가 끈끈한 작가의 땀과 기름이 배어나오는 것 같은 감상이 있는데 반해 여자 없는 남자들이나 댄스댄스댄스 이런 작품들은 그러한 밀도적인 느낌이 덜하다. 

확실히 무라카미 라디오같은 소설 중간중간 쓰는 에세이집은 밀도라기보다는 기분전환으로 쓴다는 하루키의 이야기처럼 아주 가벼운 깃털이나 봄날의 아침햇살처럼 가볍고도 유쾌한 느낌이 강하다.

밀도적인 면보다는 부피 혹은 작품의 세계의 넓이라고 할까 같은 부분에 있어서는 있어서는 태엽감는 새 이후로는 그렇게 확장되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아마도 내실을 기하는 그런 시기일까?

이 아저씨의 이 책도 아마 몇 년에 걸쳐서 꾸준히 1,2편씩 써오던것 같은데, 이 책을 보면서 가장 큰 수확은 뭐니뭐니해도 소설을 쓰는 그의 모습이 아주 구체적으로 나온다는데 있다.

하루하루 직장을 다니면서 꾸준히 밥벌이를 하는 샐러리맨처럼 딱 틀에 박힌 것은 아니겠지만 그의 하루도 만만치 않게 빡빡해보이긴 한다. 다른 점은 샐러리맨은 대부분 마지 못해 회사를 다니지만 그는 하루하루를 아주 행복하게 농밀한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그의 다음 소설은 한 2년 이상은 기다려야 될 듯 하다.

이 책을 보고나니 태엽감는 새가 다시 보고 싶어져서 읽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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