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철학자 - 고교 졸업후 독자적인 철학을 정립한 일본의 철학자라고 함.

우연히 읽게 되었는데 일상의 어렵지 않은 주제를 다룬 수필 형식이라고 할까?


아직 국내에 번역되진 않았다.(그리 주류는 아닌 듯)


맘에 드는 내용을 발췌 번역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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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각해 보면 오늘날의 사회는 여러 가지 '시간을 단축하는 기계'를 만들어왔다. 세탁기나 전자레인지 등도그중 하나일 것이고 공장에서는 새로운 기계가 생산 시간을 계속 단축한다. (중략) 비행기는 한 시간 정도면 국내 어디든 갈 수 있는 체제를 만들어내고 슈퍼마켓도 쇼핑 시간을 단축하는 역할을 완수했다.

 이렇게 보면 오늘날에는 예전의 몇 분의 일의 시간에 같은 일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이상하게도'시간을 단축하는 기계'가 늘어남에 따라 꺼꾸로 현대인들은 바빠져 시간 여유를 잃게 되었다. 예전에는연말에 선물을 들고 신세 진 분의 댁을 방문하는 여유가 있었는데 요즘은 택배로 보낼 준비를 하는 것조차번거로울 정도다.

 그런 점에서 현대는 불쾌한 사회이다. 왜냐하면 이러한 경제 사회에서는 사람들에게 여유가 없는 것이나쁜 일이 아니라 오히려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요인마저 되기 때문이다. 인간의 존재 환경이 열악해지는것은 경제적으로 모두 비즈니스 기회가 될 수 있다. 가령, 자유롭게 새로운 비즈니를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이 펼쳐지는 것을 경제면의 자유라고 한다면 사람들에게 여유가 없는 것도 경제의 자유를 발전시켜 나가는 하나의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현대인이 바쁘게 사는 배경에는 우리 사회가 점차 과정을 묻지 않는 사회가 된 것이 관련 있을 것이다. 마치 결과가 정답이면 그걸로 그만인 시험처럼 그것이 어떤 인간관계 속에서 만들어져 어떤 과정을 거쳐 손에 넣은 것인가 하는 사실은 이제 아무래도 상관없게 되었다. 가능한 한 빨리 결과를 손에 넣는 것이 가치가 된 것이다. 이렇게 과정에 시간이 걸리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간주하게 되어 누구나 시간을  합리적으로 관리하려는 발상을 가지게 되었다.


 그런데 합리적으로 시간을 관리했음에도 시간 여유는 생기지 않았다. 반대로 한가해야 할 시간조차 시간에 지배되어 계속해서 시간에 쫓기는 오늘날의 상황이 생겨났다. 아마도 시간을 더 합리적으로 관리하면 여유 라는 자유도 생겨날 것이라고 생각하는 발상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것이었을 것이다. 그것이 아니라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과정이나 그것을 손에 넣는 과정등에 시간을 뛰어넘는 가치를 발견하는 사회야말로 인간적인 여유를 만들어내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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