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계기로 덕혜옹주라는 인물에 대해 알게 되었다. 물론 그 전에도 영친왕을 거론할때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을 들은 기억은 있으나 별로 관심이 없기에 흘려들었던 적이 많다.
아마도 대한민국의 국민 대다수가 그러할 것이다.
지금 현대에도 중동의 분쟁지역에서 보듯이 몰락한 국가에서 사는 국민들은 하루하루를 지옥과 같은 현실에서 살아나가야 한다. 조선시대의 마지막 왕족으로서 국가를 잃은 원죄를 안고 있는 그들에 대해서는 사실상 별로 동정의 마음은 들지 않는다.
하지만 고종의 늦둥이 딸로서 태어나 조선의 마지막 왕가로서 국가와 왕가의 멸망을 고스란히 가녀린 한 여자의 몸으로 받아낸 그녀의 인생의 굴곡은 그 어떤 애끓는 드라마로도 표현하지 못할 한으로 고스란히 남아있을 것은 가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그런한 한의 정서가 이 영화에 곳곳에 베여있다. 이에 덕혜옹주가 가신지 몇 십년이 지난 지금에나마 이 불쌍한 여인이 가진 한을 스크린에나마 조금은 풀게 해준것에 고마와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손예진의 한으로 무너져가는 덕혜옹주의 모습은 처연하여 보기가 힘들 정도이다.
박해일, 라미란의 연기는 훌륭하며, 나라를 팔아먹은 친일파로서의 윤제문의 야비한 연기또한 훌륭하다.
평점 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