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와 발톱이 있다면

당신은 새 - 여자

 

꼬리와 지느러미가 있다면

당신은 물고기 - 여자

 

몸이 조금씩 변해가는 줄도 모르고 있다가

어느 날 물에 비친 모습을 보았지

당신은 머리를 빗어내리며 노래를 불렀지

 

물거품처럼 떠가는 노래

오래전 당신이 부르던 노래

아기를 업어 재우며 부르던 노래

슬픔의 베틀 앞에 앉아 부르던 노래

 

피에서 솟구친 노래는 어떻게 떨어져내리나

모래언덕을 잃어버린 파도는 어떻게 출렁거리나

 

사랑을 잃고

그 때문에 목소리마저 잃은 당신

침묵이 가장 무거운 그물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이도 있었지

 

더 이상 노래를 보르지 않아도

나는 당신이 누구인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지

 

낡은 거푸집을 헤치고 날아오르느라

날개가 부러진 흔적이 있다면

당신은 새 - 여자

 

찢긴 지느러미를 지니고 있다면

당신은 물고기 -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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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흔적과 상처들이 남아 이리도 이 시가 내 가슴을 때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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