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원이 열일할 거라고 예상했고 역시 강동원이 열일했다.

극의 초반에 나온 기생충 컨셉의 부부와 딸(기생충에 나온 이정은, 박명훈이 역시 부부로 나온다. 이번엔 집주인으로, 그리고 싸가지 딸내미는 정지소가 아닌 조이현이)은 특별출연 정도의 분량인데 감독이랑 친분이 있거나 아니면 제작자 친분?

감독이 기생충의 오마쥬를 노린걸까 싶기도 하고.

원작은 웹툰 빙의라고 한다. 최근 나오는 국내 영화나 드라마들이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것이 많은데 이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다. 웹툰이라는 장르 자체가 영상화와 궁합이 잘 맞는 측면이 있고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유리한 부분이 많을 것이다. 다만 웹툰을 기반으로 하면서 작품성이라는 부분에서 우려되는 바가 있긴 하다. 최근 강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무빙'을 보면 그런 우려가 기우일 수는 있기도 하지만 원작자 강풀이 각색가로 참여하면서 웹툰의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도리어 한국 영상들의 질적 향상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내용은 천박사의 할아버지부터 이어온(그러고 보니 왜 아버지가 안나오지?) 악연의 악당인 허준호와 강동원의 대결이 주술적 배경에서 이루어진다. 이런 류로 강동원의 이전 작품인 '전우치'와 자연스럽게 비교가 될텐데 10년전에 비해서 당연히 시각적인 효과등은 훨씬 좋아졌지만 영화 전반적으로는 '전우치'보다는 여러 면에서 떨어진다.

초반은 약간 지루한 감이 없지 않은데 중후반 이후로 갈수록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그럭저럭 볼만하다.

선녀보살로 나오는 박정민의 연기는 좋았다. 그리고 선녀로 강림한 지수는 이뻤다. 지수는 아무래도 블핑 이후 연기자의 길을 모색하는 것 같은데 연기력이 어떨지가 관건이다. 아직 대중에게 제대로 된 연기를 보여줄 기회가 없어서(무슨 드라마를 하나 하긴 했는데 그건 보질 못햇다) 연기력은 여전히 의문스럽다. 이 영화에서는 대사가 전혀 없고 캐릭터상 무슨 연기력을 보여줄 결정적 장면같은 건 없다.

영화의 긴장감은 주연인 강동원 그리고 상대 악역인 허준호가 하드캐리한다. 진부한 스토리와 플롯이지만 이 2명이 영화의 90%를 캐리했다.

주요한 배역인 이솜은 이 장르가 잘 맞지 않는건지 굉장히 연기가 겉돈다. 그간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왔던 시크하고 모던한 이미지가 이 영화에서는 그리 잘 어울리질 않는다. 

조연들의 주요한 캐릭터를 보면 감독은 조연들에게 개그코드를 기대한 걸까? 라는 생각을 하게 되는데 거의 웃기는 장면이 없다. 그래서 웬지 조연들도 뭔가 극에 녹아나지 않고 겉도는 느낌이다.

유일하게 범천(허준호)의 점바치 역할을 하는 주보비 배우만이 좀 눈에 띄는 연기를 보여준다.

주보비 배우의 이력을 찾아봤더니 슬의생2에도 간호사역으로 나왔다는데 기억은 잘 나질 않는다.

최근 영화 '밀수'에서 물질을 하던 해녀 중 하나인 억척이 역으로 나왔었다. 먹을게 없어서 선착장에서 상해서 버려진 물고기를 주워가고 나중에 상어가 나오는 해역에 물질 나갔다가 상어에게 다리를 잃는 역이다. 앞으로 좀 두고봐야 할 듯.

이름은 아무래도 예명같은데 주보비? 임팩트가 너무 없는 이름이다. 주보배?가 아예 나을 듯. 소속사가 있다면 좀 더 임팩트 있고 기억하기 좋은 이름으로 바꿔주는게 좋을 듯.

영화는 킬링타임용으론 그럭저럭 평타 정도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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