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해박물관을 본 후에 예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아쉬운 것은 4시반쯤되서야 들어가서 1시간 남짓 밖에 볼 시간이 없었다는 것이 아쉬웠다. 날씨가 좋은 봄이나 가을에 온다면 하루 종일 머물러도 좋을 것 같은 아늑한 분위기의 정원이었다.
사실 중국에서 40원이면 서민들에게 그렇게 작은 돈은 아닐테지만, 관광객의 입장에서 이 정도를 가지고 못들어갈 정도는
아닐 것이다. 작년에 터키에 여행하면서 유명 관광지의 궁전이나 박물관의 살인적(물가에 비해, 그리고 외국인에 대해 차별적인 가격정책으로 더욱 열받게 만드는 시스템) 물가로 정내미가 다 떨어졌는데 중국은 아직까지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
유명해지는 것과 비례해서 관광지가 상업화되면서 물가는 오르고 반대로 관광지의 매력은 떨어져가니 이제 유명해 진 곳은
역설적으로 갈수록 별로 가고 싶지 않은 곳이 되버리는 것 같다.
예원은 그 일대에 조성된 고전양식의 상가의 안에 위치해 있다. 상가는 그야말로 번잡하기 이를데 없다고 해야 할 듯 하다.
미로와 같은 길을 잘 찾아서 예원의 입구를 찾아서 그 안을 들어가면 세상의 번잡함과는 다른 고요를 느낄 수 있었다.
(내가 간 시간이 폐장을 불과 1시간도 남기지 않은 싯점이라 더 그럴수도 있다. 관광책자에도 오전에는 관광객이 많아서 번잡스러우니, 오후에 가라는 권고사항이 있긴 했다.)
예원으로 들어가면 바로 인구밀도가 만분의 일정도로 줄어드는 느낌이다.
예원은 어떤 사람이 자기의 아버지를 위해서 지은 정원이라고 한다. 이 정도의 정원을 지을 정도면 돈이 억수로 들었을 것이다. 그러나 조금은 웃기게도 아버지는 이 정원의 완성을 보지 못하고 돌아가셨고, 20여년이 걸려서 이 정원을 완공한 후 그 자식도 불과 몇 년을 못살고 죽었다고 한다. 원래의 목적과는 달리 후세의 사람들의 관광지로 이용되고 있으니 남 좋은 일만 한 셈이 아닐까 한다.
가장 마음에 들던 포인트. 연못과 그 사이를 이어주는 가교와 수양버들과 나무들의 푸르름과 하늘의 푸르름이 어우러진 연못의 반사면이 이루어내는 경치는 과연 중국적인 것이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예원 바로 바깥에 있는 상가. 규모 자체가 상당하다. 특히 여깃 보이는 연못과 구곡교는 예원의 일부인데 무료로 개방이 된 곳이기에 인파로 항상 붐빈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