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는 Belonging : A German reckons with history and home. 으로 소속 : 역사와 가계에 대한 한 독일인의 생각 이다.
독일인들에게 나치(Nazi)란 원죄와 같은 집단적인 트라우마이자 항시 자신들을 경계하는 절대적인 지침이다.
이 책은 성인이 된 후 독일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계를 거슬러 올라가며 독일인들에게 목에 가시처럼 박혀있던 나치의 그림자를 밝혀나가는 과정을 담담하게 다루고 있다.
일종의 다큐형식으로 개인적인 가계를 자료들과 조부모와 부모님의 친척과 지인들의 증언을 통해 거슬러 올라가는 방식이라 약간 산만한 감도 없지는 않다. 하지만 크게 거슬리는 수준은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추천으로 재조명 된 책인데 그저 재미로 볼만한 내용은 아니다.
처음의 프롤로그에서 이 책의 성격을 가늠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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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친구의 아파트 건물 루프탑에 서 있었다. 그때까지 뉴욕에서 아는 사람이라고는 그 친구 하나뿐이었다. 나는 베를린을 떠나온 지 얼마 안 된 유학생이었다. 아는 사람이라곤 없었고, 나를 아는 사람도 있지 않았다.
무한한 가능성이 펼쳐져 있었다. 안락의자에 앉아 있던 한 노부인이 우연히 우리 대화를 들었다.
"어디서 왔어요?" 그녀가 물었다.
"독일에서요."
"그런 것 같았어요."
"독일에 가보신 적 있으세요?" 내가 물었다.
"네, 아주 오래전에요."
그녀는 내 눈을 피했다. 그 순간 나는 알았다.
그녀는 강제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자신의 사연을 들려줬다. 여자 간수 하나가 최후의 순간 가스실에서 열여섯 번을 구해줬다고 한다.
그 간수는 수용소에 있던 다른 사람들에게 가혹하기 그지없어서 벌을 준답시고 걸핏하면 포로들의 머리를 서로 박치기하게 했는데 자기에게는 남몰래 연정을 품었던 것 같다고 그녀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