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식민지 시대.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형과 누이까지 모든 가족을 일본 군인과 친일파들에 의해 잃은 막내동생.
그 막내동생은 70여년이 흐른 뒤 자신의 원수들을 처단해나간다.
굉장히 단순하고도 명확한 플롯인데 연출은 꽤 박진감 있으며 영화는 꽤 재밋다.
굳이 친일파 처단이라는 프레임이 아닌 일반적 상황의 복수극이라는 상황으로 만들었어도 재밋을 수 있었을 영화다(요즘 같이 대놓고 친일파가 정권을 잡은 국면에선 이런 영화는 알게 모르게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을 것 같다는 노파심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주인공은 이성민이지만 그와 함께 여정을 같이 하는 남주혁. 나이차가 꽤 나는 두명이 진행하는 버디무비지만 꽤 잘 어우러진다.
이 영화에서 좀 아쉬운 점은 악역이라고 할 수 있는 복수를 당하는 친일파와 일본군인들이 좀 허무하게 죽는다는 점이다. 액션영화는 아니니까 그런 부분은 아쉽지만 넘어갈 수는 있다고본다.
영화는 지루하지 않게 진행되고 그런대로 재밋지만 보고 나면 뭔가 허전하고 아쉬움이 남는다.
그것은 영화의 결말부의 반전과 엔딩때문일 것이다. 일제시대, 한국전쟁이라는 시대의 아픔을 겪은 세대는 그 자체로 비극적 페이소스가 그 인생에 내재되어 있으며, 그것을 바라보는 후대들에게는 그것을 완전히 타자화해서 객관적으로 보는 것은 무리이다.
게다가 극일과 친일, 그리고 평화와 반공이라는 모순된 이념들은 아직도 대한민국의 과거와 현재를 관통하며 모든 정치,문화,사회,경제에 끊이지 않는 트라우마로 드리워져 있다. 이러한 모순들은 시간이 흐를수록 희미해지기는 커녕 켜켜이 쌓이며 그 갈래들은 더욱더 선명하게 갈라지며 우리 사회의 갈등을 더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이러한 갈등들은 대한민국 미래에 커다란 짐으로 점점 더 무거워지고 있다. 이것을 풀어내는데 요구되는 에너지는 점점 더 커져만가면서 현세대와 미래세대 모두에게는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다.
무거우면서 가슴 아픈 일이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재미도 있지만 무거움을 느끼게 한다.
내가 느끼기엔 이 정도 수준이면 200~300만 정도는 충분히 될 것 같은데 어떨지.
내 개인적으론 공조2보다 리멤버가 10배는 더 재밋었다.
참 이 영화는 리메이크작이다. 원작도 같은 제목이고 배경은 아우슈비츠 유태인 학살이고 플롯은 거기서 살아남은 이가 가족의 원수인 나치에게 복수를 하는 것이다.
영화에서 TGI 프라이데이가 나오는데 요즘도 하나? 싶다. 주변에서 본 적이 없어서. 나이차가 많은 이성민, 남주혁이 연결되는 이유가 TGI 프라이데이의 크루이기 때문인데, 여기서 남주혁이 좋아하는 듯한 여자 크루가 나오는데 이 여배우가 꽤 이쁘다. 드라마 같은데서 보긴 한 것 같은데 이름은 모르겠다. 초반에 꽤 대사가 나와서 조연급으로 영화에서 역할이 있을까 싶었는데 초반에 몇 컷 나오고 안보여서 아쉬웠다.
(추가) 이 영화에서 TGI의 크루 릴리라는 예명으로 나오는 여배우는 하영이다.
낯이 익다 했더니 우영우 2화에서 나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