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에 읽었던 김경수 도지사의 '사람이 있었네'도 그렇고, 한명숙 총리의 '한명숙의 진실'도 그렇고 정치인이 쓴 글은 대부분 정치 섹션으로 분류되는데 난 그것이 마뜩치 않다.
내용을 보면 이것은 에세이로 분류하는 것이 마땅하다. 정치적 어젠다를 다루는 책들과 달리 이것은 한 개인의 소회와 경험을 쓴 책이기에 더욱 그렇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면서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한국인은 한(恨)의 민족이라고 한다. 전통 민요의 구슬픈 곡조도 그렇고 우리 민족의 내적 정서에는 '恨'이라는 것이 내재되어 있다. 이러한 '恨'의 정서의 배경에는 사회의 부조리가 담겨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시대와 역사의 흐름에 따라 부당하게 민초의 삶이 일부 기득권에 의해 좌지우지되어 왔던 시절, 그 부당함은 풀길이 없는 원(怨)이 되고 그러한 怨이 쌓이고 쌓여내려오면서 한민족에게는 恨이라는 고유의 정서가 생겨나게 되었다.
민주화 시대에 더 이상 이러한 怨이 쌓여 恨이 우리의 가슴속에 응어리지는 역사가 되풀이되는 일만은 없어야겠다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