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뉴스에서도 나오지만, 현재 요 몇년 사이 지어진 신축아파트에서 택배대란 뉴스가 끊이질 않는다.
이 뉴스가 심심하면 나오지만 사실상 현재로선 해결책이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그 원인은 다음과 같다.

1. 2010년 정도부터 공원형 아파트 설계가 인기를 끌었다. 아파트 지상에는 차가 다니지 않도록 해서 주민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걸어다닐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라 아파트 입주를 원하는 사람들은 당연히 대부분 좋아했다.

2. 이런 아파트에서 차량은 모두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간다. 

3. 1995년 주차장 시행규칙이 제정되었는데 이때 지하주차장의 높이 기준은 2.3m였다.

4.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세단형은 2m 가 안되니 문제가 없고,  SUV의 경우 스키캐리어등을 달면 2.3m에 육박하니 웬만한 경우는 문제가 없다(그래도 요즘 캠핑카 등은 2.7m 정도까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캠핑카는 아직은 그리 일반적이지 않으니 논외로 하자).

5. 2010년 공원형 아파트의 설계 시점에서도 당시의 택배 차량으로 주로 사용되는 탑차들은 현재와 동일했다. 차고는 2.7~3m 사이로 당시에도 전문가들은 아파트 지하주차장을 시행규칙인 2.3m에 맞추면 택배차가 못들어와서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을 많이 내놨고 시행규칙의 개정을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6. 하지만 이 소리는 크게 이슈화되지 않았고, 건설사 입장에서야 주차장 차고를 높이는데 건설비만 더 들 뿐이니 분양받은 주민들의 이슈제기만 없으면 정부가 정한 시행규칙만 지키면 될 뿐이었다.
이런 연유로 지난 10년간 새로 지어진 아파트의 대부분은 지하주차장의 차고가 2.3m에 맞추어 지어진다(아마도 양심적인 건설사 혹은 분양받은 입주민들이 사전에 이런 사실을 인지한 경우는 주차장 차고를 높였을 것이다).

그래서 현재 이런 문제가 계속해서 뉴스에 나온다. 내가 이런 동일한  뉴스 본게 재작년부터 한 10건이 넘지 싶다.
현재 지하주차장의 차고에 대한 제한높이는 2018년 6월이 되어서야  시행규칙이 변경되어 2.7m 이상으로 조정되었다.

2010년 경에도 이런 이슈가 제기가 되었지만 그냥 파묻혀 버렸다. 누군가 꼼꼼한 분이 건설사에게 참 좋은 건설 환경을 만들어주던 그런 시대였다.


누군지는 말해봤자 입만 아파서 굳이 말하지는 않지만, 대부분은 누군지 이미 눈치챘을거다.

 

이 영상에 나오는 강동구 고덕동의 신축 재건축 아파트 단지들은 2019년부 말쯤부터 입주가 시작되었다.

이 아파트 뿐 아니라 주차장이 지하로 들어간 공원형 아파트 단지들은 아예 지상에 차량이 다니는 도로가 없거나 비상시(소방차와 같은)를 위한 최소한의 도로만 확보되어 있을 뿐이다. 대부분 보행자용 보도블록이 깔려있을 뿐이다. 그러니 그런 보행자 도로에 차량이 다니면 보행자의 동선을 무조건 침범하게 되어있다. 그러다 보니 사고의 위험이 높고 신축 아파트의 특성상 젊은 사람들이 많고 어린아이들이 많다보니 어린아이들의 사고위험성이 우려될 수밖에 없으니 입주자들은 불안하다.

또한, 보행자용 보도블록(길가의 보행자도로를 생각하면 된다)이 깔린 곳을 택배차량과 같이 무거운 차량이 계속 다니면 보도블록이 깨지고 파손되면서 몇 년 안가서 아파트 지상도로가 엉망이 되서 결국 주민들은 돈을 들여 수리공사를 해야 한다. 

그러니 아파트 주민들로서는 택배차량들의 지상출입을 반대할 충분한 이유가 있는 것이다.

 

또한 택배차량을 현재 주로 사용하는 2.7m(~3m) 차량을 2.3m에 맞춘 차량으로 바꾸라는 주민들의 요구도 사실상 택배가사가 받아들이기 쉽지 않다.

이유는 택배사가 그 차량의 소유주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다. 택배기사들은 택배사에 소속되어 있지만, 택배차량은 대부분 택배기사들의 소유다(그런 구조로 되어 있다. 배민, 요기요등의 배달기사들의 오토바이가 회사 소유가 아닌 배달기사 소유인 것과 마찬가지 이유다).

그러니 택배사로서는 택배기사들에게 차량을 바꾸라고 요구해도, 영세한 택배기사들이 한번에 수천만원을 들여 택배차량을 바꾸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그리고 영상에서도 보이듯이 택배차량의 높이를 줄이면 짐칸의 높이도 낮아지면서 택배기사들의 작업성과 택배차의 적재 효율성이 떨어지면서 결국 수입감소로 이어진다.

그러니 택배기사들로서도 택배차를 쉽게 못 바꾸는 충분한 이유가 있고,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갈 수 없으니 지상으로 다닐 수밖에 없고, 지상으로 다니지 말라고 하니 그럼 아파트 입구에 짐을 풀어놓을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양쪽의 사정을 모두 알면 그 어느쪽도 비난하기 힘들다.

 

그러니 언론은 이런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부터 짚어나가고, 현실적으로 왜 이 문제가 잘 해결이 되지 않는지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기사를 실어줘야 한다. 그래야 이 기사를 보는 국민들이 이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대해 바른 여론이 형성되는 것이다.

그리고 정부당국이나 이에 책임이 있는 기관들이 무언가 방법을 찾으려고 노력할 것이 아니겠는가?

지금처럼 아파트 주민과 택배사(택배기사)와의 대책없는 갈등의 힘겨루기 양상으로만 이 사태를 보도하면, 그저 여론은 아파트 주민의 갑질 정도로만 이 사태를 이해하고 대책없는 갈등만 더 심화하게 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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