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다 아키오라는 이름이 십몇 년 전쯤에 회자되던 적이 있었다. 미라이 공업의 창업주로서 유토피아 경영이라고 이름 붙여진 매우 독특한 경영방식으로 유명했던 인물이다. 이름표를 날려서 가장 멀리 날라간 이들을 승진시킨다던가 하는 괴짜스러운 방식으로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당시에 다큐로도 제작된 적이 있는데, 꽤 재밋었다. 2014년에 돌아가셨는데 최근에 도올 김용옥의 노자 강의를 들으면서 문득 이 분이 생각났다. 어찌 보면 야마다 사장의 경영 철학은 노자의 사상과 닮은 부분이 많다.

 

 이 책은 2004년 당시 야마다 사장이 화제가 되면서 그 시류를 따라 나온 책으로 보인다. 책의 내용을 보면 의외로 괴짜라기보다는 탄탄하고 성실한 경영철학과 방법론을 보여준다. 제비뽑기로 사람을 뽑는다라는 선정적인 내용이 화제가 됐지만 근저에는 그의 녹록치 않은 인생철학과 경험이 녹아 있는 것이다.

 

 책의 원제는 즐겁게 벌자!(楽して 儲ける!)이다. 원제가 그의 철학을 잘 반영한다. 요즘 감각으로 봐도 원제를 그대로 사용하는게 책의 판매에도 더 도움이 되었을텐데라는 생각이다.

 

 미라이 공업과 야마다 아키오에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의 생각의 원점을 알 수 있을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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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5

 

 일본은 나라 전체의 구조를 크게 개혁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제도가 바뀐다고 해서, 즉 예전처럼 다시 톱다운(top-down)으로 구조개혁을 한다고 해서 나라의 본질까지 변하는 그런 시대가 아니다.

 

 그런데도 국민 대부분은 여전히 위에서 명령이 내려오기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진정한 개혁을 하기 위해서는 구조체계만이 아니라 국민 개개인의 의식 또한 개혁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닛산자동차는 카를로스 곤의 지도 아래, 기적이라고도 할 수 있는 V자 회복을 이루어냈다. 이 카를로스 곤은 닛산자동차에 막 들어왔을 때 이 말을 강조했다.

 

 "일본의 노동자는 섬세하고 치밀하며 근면하다. 이것은 정말 귀중한 재산이다. 하지만 일본에 없는 것은 매니지먼트다. 사원들은 닛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자각하고 있지만 그 문제가 자신이 아닌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분명히 그랬을 것이다. 그래서 곤은 극심한 톱다운으로 말미암아 '관료주의에 빠져있던 닛산의 조직을 과감하게 개선을 했고, 그 덕분에 닛산의 기업체질은 변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곤만 존재했다면 닛산의 V자 회복은 무조건 가능했던 것일까? 그렇지 않다. 물론 곤의 '전략'이 큰 도움은 되었지만 사원 개개인의 의식이 변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원의 의식이 변화했기 때문에 회사도 변할 수 있었고, 따라서 닛산은 극적인 V자 회복을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사장이 먼저 변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그냥 남들과 똑같이 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회사를 경영한다면 실적을 늘리기는커녕 살아남는 일조차 불안하다. 어떻게 좋은 '전략'을 세우고, 회사를 '차별화'해 가는가. 그것이 명운을 정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는 안 된다. 사장과 함께 사원도 변해가야 한다. 그렇게 되면 회사가 변하기 시작한다. 사장이 변하면 사원도 변한다. 개인이 변하면 회사가 변하고 나라도 변해간다.

 

 즉 이 나라의 미래는 이마에 송알송알 땀방울을 맺혀가며 열심히 일하는 국민 각자의 노력이 만들어 가는 것이다. 미라이그룹의 사원들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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