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번역된 수필만 수 십권이 되는 관록의 여류 수필가.(이 책 보면서 첨 알았다.)

1931년 생으로 88살이다. 여전히 거의 매년 수필집 한 권씩은 내놓는 분이다.

이 수필집은 1970년 작품으로 39살에 썼다. 이제 중년을 바라보는 나이에 어느 정도 생활의 안정을 이룩한 나이에 지난 삶을 돌아보는 내용 위주로 채워져있다. 수필의 특성상 부담없이 읽을만하다.

2차 대전을 거치고, 일본의 패망 이후 젊은 시절을 보낸 세대가 느끼는 페이소스랄까? 그런것이 있다.

사실 수필은 동시대적인 느낌이랄까 그런것이 강하게 작용하는 장르라서 50년 정도가 지나면 사고가 낡은 느낌이 들기 쉽다. 이 책은 전혀 그런게 느껴지지 않는다. 상당히 리버럴하면서도 과격한 부분도 있다. 아마도 그래서 그런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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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68.

 지금 세상에 범람하고 있는 연애가 식어서 불어터진 라면같이 된 것은 부모나 선생이나 선배나 이웃이 젊은 사람들의 연애를 지나칠 정도로 충분히 이해하고 있어서 두 사람의 사랑을 방해하지 않기 때문이다.

p86.

 인간은 누구에게나 약점이 있고, 그 약점이 없이는 자신의 존재가 성립되지 않기 때문에, 이성적인 인간이라면 자신의 존재를 인정하기 위해서라도 남을 용서하게 될 것이다.

p118.

 고통은 함께하지 않으면 남이 된다.

p154.

 하지만 자신에 대해 가장 정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것은 사실 자기 자신뿐이다.

p156.

 인생은 괴로움을 촉각으로 삼아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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