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재미있다. 하지만, 그간 1,000만 관객이 들어선 영화들과 비교해 볼 때는 이게 과연? 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도 이미 1,300만이 넘어서고 1,500만까지를 넘어설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보니 무언가 이유를 찾아야 할 것 같은 의무감
같은 것 마저도 느껴진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가 1,000만 관객이 넘는 대성공을 거둔 이유를 꼽아본다.
1. 첫번째 이유는 재밋다. 초반부의 치킨집을 인수해서 잠복을 한다는 스토리 설정은 어이없기까지 할 정도지만 관객의 흥미를
유발하는 낚시밥으로는 제대로 작용했다. 그리고, 후반부로 갈수록 초반 설정의 어설픔을 잊을 정도로 몰입감이 높아간다.
2. 두번째 이유는 중반부 이후로 본격화되는 악역의 연기와 악역간의 구도의 압력을 통해 흥미를 강화시킨다.
- 메인 악역인 신하균은 주연의 포스와 경험치를 통해 약간은 양아치스러우면서 악질적인 악당 연기를 제대로 선보이고,
오정세 역시 신하균과의 대립을 통해 초반의 웃긴 설정으로 인해 쉽게 무너질 수 있던 영화의 극적 긴장감을 다잡아준다.
3. 세번째 이유는 무언가 어설픈 마약반 형사 5인방의 막판 반전이다. 모두 무언가의 고수임이 드러나면서 보여준 진선규와 이동휘의
액션신은 코믹의 선이 지속됨으로 인해 지루해질 뻔 했던 막판에 액션영화의 카타르시스를 보너스로 제공한다.
막판 류승룡과 신하균의 대결신에서는 정통액션이라기보다는 개싸움과 소시민의 페이소스를 엮으면서 무언가 친숙하면서도 찡한 액션을
선보인다는 측면에서 그간 어떤 영화에서도 보지 못했던 면을 선보인다.
모든 액션이 종료된 후, 흐르는 당년정과 주인공들이 소파에 앉아있는 장면은 명백히 영웅본색의 오마주인데 그리 나쁘지 않았다.
어설픈 오마주들은 보통 기분을 나쁘게 하는 경우가 많은데 어설픈 듯 하면서도 기분이 나쁘지 않은 걸 보면 괜찮았다는 의미가 된다.
4. 이 영화와 경쟁이 될만한 대안작품이 별로 없다. 이것도 이 영화가 흥행되는데 상당한 역할을 했을 것이다. 경쟁이 치열한 설연휴에
상대 작품들의 부진을 통해 상대적으로 큰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본다.
영화 전체적으론 그리 나쁘진 않다. 하지만 일반적 상황이라면 1,000만 관객이 들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상당히 운이 좋은 케이스이다.
엔딩을 보면 잘하면 2편도 나올 순 있지 싶은데, 2편의 완성도를 1편보다 높이지 않는다면 2편은 상당한 리스크가 될 가능성이 크므로
제작은 꽤 고민을 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론 안했음 싶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깊은 배우는 신하균을 따라다니던 여자 보디가드였다. 상당히 각잡힌 액션을 선보였는데, 이 여자 배우의 차기작이
궁금해진다. 이 정도의 각잡힌 액션이 가능한 배우들이 정통파 액션극 좀 찍어줬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