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우리나라에 계급이란게 있는가?(물론 돈으로 계급을 구분짓는다면 그럴 수 있지만 부라는 외적인 기준만으로 사람을 구별한다는 것만큼 천박하고 유치한 것도 없으리란 것이 개인적 견해다.) 라는 의문은 있다.
이 영화에서는 상류라는 기준을 너무 피상적으로 접근했다는 느낌은 든다.(영화니까 넘어가자)
박해일과 수애는 대학교수와 대형 미술관의 부관장이라는 지위와 명예를 가진 부부이다. 부부 모두 상당한 명예욕과 과시욕을 가지고 있으며,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으려는 야심도 있다. 이러한 야심앞에 상류로 올라갈 수 있다는 동아줄이 내려왔을 때 인간의 욕망의 이면과 그 욕망을 둘러싼 주변인들의 추악함을 이 영화는 다루고 있다.
확실히 박근혜 국정농단과, 땅콩항공 회항갑질과 사모님 갑질, 그리고 삼성의 불법승계등의 굵직한 사건들을 2,3년내에 겪다보니 웬만한 영화는 현실의 그 다이나믹함을 따라가질 못한다.(참 이런 류의 부패를 둘러싼 르포 영화 만드는 사람들은 힘들겠다.)
수애와 박해일의 연기는 이 영화를 끌어가는 힘이고, 몇 몇 조연들의 연기도 볼만하다. 약간의 생각을 하게 하는 킬링타임용의 수준은 조금 넘는 정도다.
상류사회의 성적인 판타지를 보여주려고 해서인지 일본 AV배우까지 출연했는데 뭐 그럴 필요까지 있었을까 싶긴 하다. 영화의 개연성을 위한 섹슈얼리티는 영화의 수준을 높여주지만(예를 들어서 연애의 목적같은), 섹슈얼리티를 영화의 흥행의 수단으로 쓰게되면 영화의 수준에 문제가 생긴다. 여기서 B급이냐 아니냐의 갈림길에 서는데, 이 영화는 아슬아슬하게 그 경계선을 지키고 있긴하다.
이 영화에서 박해일의 비서관으로 나오는 조연과의 베드신만이 그럭저럭 극의 전개의 개연성을 가지고 다른 씬들은 좀 어거지 끼어맞추기 식인 느낌이 강하다.
그저 쏘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