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를 보고 느끼는 점은 박보영이 이젠 고등학생 연기를 하기엔 약간의 무리가 있구나라는 점이다.
이제 20대후반의 비쥬얼로는 막강동안이긴 하지만, 출세작 과속스캔들에서의 그 파릇함과 방자함 그리고 시크함을 넘나들던
넘사벽의 시절의 포스에는 못미치는 감이 있다.
이 영화가 청춘로맨스를 표방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완전히 여배우 얼굴 뜯어먹는 그런류의 영화는 아니기 때문에 이런 푸념은
그냥 넘어가도 무방하리라 본다.
고3시절부터 동급생의 인연을 맺고 헤여졌다 만났다를 10년 이상 반복하는 질긴 커플의 인연을 달달하면서도 애달프게 그리려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달달함도 진부하고 애달픔도 진부하다.
학창시절 짧은 만남의 장면과 대학시절까지에는 풋풋하고 달달한 사랑의 장면들도 눈에 띄지만, 성인으로 넘어가면서의 사랑의
줄다리기는 웬만한 로맨스드라마의 도식을 벗어나진 않는다.
감독이 뻔한 결말을 비틀기 위해서 스토리를 꼬으려는 노력은 했으나 감정선의 개연성이 떨어지는 탓에 몰입되긴는 좀 어렵다.
그냥 평타 정도의 뻔한 로맨스 드라마라고 본다. 아직은 귀여움으로 한몫하는 박보영의 매력정도가 이 영화의 포인트라고 보인다.
원래 이런 영화는 주연을 받쳐주는 빛나는 조연이 필요한 법인데 조연이 너무 많은 탓인지 에너지가 분산되서 조연중에 집중적으로 이끄는
역할도 없었다.
킬링타임용 정도 수준의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