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버전)
김수현, 최진리(설리), 성동일, 이성민이라는 화려한 포장지로 싼 쓰레기.
(중간 버전)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매트릭스, 인셉션을 버무린 듯한 화면과, 김수현,성동일,이성민의 눈을 뗄 수 없는
연기조차도, 일도 이해할 수 없는 뽕맞은 듯한 스토리 앞에서는 속수무책 일뿐.
(긴 버전)
영화의 제작사로 중국의 알리바바 픽쳐스가 올라갈때, 어? 알리바바(마윈의 그 알리바바 맞다).
70년대 시장에서 본 듯한 촌스런 원색의 오프닝 크레딧이 펼쳐지면서 웬지 약간 쎄한 느낌이 들면서
느닷없이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난 이 영화를 개봉 당시 극장에서 직접 봤다.)이 뇌리에 스쳤으나
그런 희대의 역작은 인생에 한번 이상은 있기 힘들다라며 다시 영화를 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영화는 초반부를 약간 지나 갑자기 1부. Birth(탄생)이라며 본격적으로 시작하는데 여기서
다시 성냥팔이가 떠올랐다.(그렇다 성냥팔이도 그런 식으로 시작한다).. 그래도 그건 아니지라며
계속 보기 시작했다. 이중인격과 같은 시놉으로 출발하며 스토리는 알기 힘들었지만 서서히 영화가 진행되면서
스토리가 꽤맞춰지겠지라는 기대로 영화에 집중하기 시작했다.(다행히 이 영화를 보기 전에 영화 박열을 재밋고
감동적으로 본 탓도 있고, GS25에서 1+1으로 산 마운틴듀 2캔과 1,000원짜리 고구마 스낵으로 뇌는 핑핑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1부가 끝나고 2부.VS(대결)로 넘어가서도 이해되지 않는 스토리에 나의 머리가 과연 나쁘구나 하는 한탄과
함께 더욱더 영화에 집중해나갔다. 영화는 사실 화면이 스피디하고 간혹 나오는 액션장면도 좋고 전체적으로
광고처럼 깔끔한 색감의 화면으로 시각적으로는 그리 지루하진 않은 편이라 집중하는데는 별 문제가 없는 정도였다.
하지만 3부.Real로 넘어가면서부터 난 이 영화이 실체를 깨닫기 시작했다.
아!! 이 영화는 김수현의 비주얼을 팔기 위해 만든 영화구나. 현재 중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김수현을
중국에 팔기 위해(그래서 알리바바 픽쳐스가 제작을 했으리라), 그리고 이 제작사들에 돈을 댄 중국 스폰서들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서 이렇게 만든거겠구나라는 감이 오기 시작했다.(이건 말 그대로 감이라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3부의 리얼을 스토리작가나 감독은 어떤 의도에서 작명을 했을지 모르겠으나 난 그렇게 받아들인다.
이 영화는 사실 대부분 우수하다.
영화의 화면은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때보다는 CG나 카메라워크의 발전으로 매우 세련되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시각적으로는
다른 많은 훌륭한 영화들이 많이 생각난다. 울트라바이올렛, 매트릭스, 인셉션, 리빙 라스베가스, 스카페이스...
또한 주연 및 조연 연기자들의 연기는 훌륭하다. 김수현은 1인2역을 통해 각각의 캐릭터를 잘 살리고 있으며, 이성민은 영화 말미에
느닷없는 변신에도 그리 어색하지 않았으며, 성동일의 카리스마는 여전했고, 최진리(설리)는 처음 영화라는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배역에 잘 몰입했다.
감독은 이사랑이라고 내가 첨 들어보는 감독인데 그럭저럭 뭐 화면구성같은건 별로 비지 않게 잘 찍고 배우들의 연기도 잘 이끌어
낸 듯 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스토리가 산으로 가버렸다. 정확히 얘기하면 무슨 스토리가 있긴 한 것 같은데 그 스토리가 뭔질 모르겠다. 이 영화를
스토리작가나 감독 혹은 편집자 누구 1사람이라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이가 있을지 궁금하다.
난 여태까지 이렇게 정성들여 찍어서 만든 쓰레기를 본 적이 없다. 이 영화는 내 생애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과 같은 영화는 두번다시
보지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한 선입견을 가차없이 부셔버렸다.
이 영화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과 함께 한국영화의 역사의 한 획을 그었다고 나는 본다.
이 영화를 파보면 영화가 어떻게 하면 실패할 수 있는가라는 중요한 교훈들이 줄줄이 엮어져 나올 것이리라고 나는 자신한다.
평점. 0점. 이 점수에 이 정도 어울리는 영화는 보기 힘들다.
아니, 김수현, 성동일, 이성민이라는 조합으로 이보다 못한 영화를 만드는 것은 아마도 불가능하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