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열단은 김구의 상해임시정부의 외교적 노력에 의한 독립운동을 한 것과는 달리, 주로 테러에 의해 일본의 주요요인 암살 및 주요건물 폭파등을 주로한 독립운동을 한 단체로 알려져있다. 단체의 성격상 비밀로 운영되었기때문에 기록이 거의 없으며, 이로 인해 현재까지도 정확한 이 단체의 활동에 대해 알려진바가 많지 않다. 또한 이 단체의 수장격인 약산 김원봉은 해방후 남한에서 친일파에 의해 모진 고문을 당한후 남한 정부에 회의를 품고 북한으로 월북했으나, 그 후 북한의 권력투쟁에 의해 1958년에 숙청되었으며 이러한 분위기로 인해 해방후에도 이 단체의 활동상에 대해 제대로 알려줄 인물이 있었다 해도 공산주의자로 몰릴 위험때문에 자신이 의열단임을 밝힐 수 있는 분위기동 아니었던 걸로 보인다.
영화는 실제 의열단의 인물인 김상옥(종로경찰서 폭파)을 패러디한 듯한 김장옥(박희순)이라는 의열단원이 일본경찰에 의해 쫓기는 것으로 출발한다. 한때 독립군이자 김장옥의 동료이며 친구이기도 했던 변절한 전직 독립군 일본 경찰 이정출(송강호)은 포위된 김장옥을 설득하려 하나 끝내 김장옥은 변절자 이정출을 쥐새끼라 조롱하며 인간이 쥐새끼와 같이 살순 없지라며 자신의 총으로 자결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이 영화가 참신한 점은 일제시대 일본에 협력하는 조선인 변절자의 내면의 심리를 깊이 들여다 보려 했다는 점이다. 그간의 일반적인 일제시대 작품에서는 독립군의 입장에서의 심리적 묘사는 자세히 이루어졌으나 그 반대편의 역시 조선인인 일제 부역자들은 야비한 인물로(마치 예전에 우리가 북한에 대한 반공만화영화였던 똘이 장군에서 북한군이 늑대로 나오는 것처럼)서 아주 단순하게 도식화되는 것과는 차별화된다고 하겠다.
어차피 기울은 국운, 그리고 동남아뿐 아니라 중국본토에까지 영향력을 미치고 결국 그간 사대의 예로서 받든 청나라까지 망하게 만든 일본 군국주의의 힘을 본 조선의 대다수 민중 특히 지식인 계급들에게는, 이정출이 김장욱을 설득하려 했던 말처럼 이미 기울어진 조선이라는 배의 독립이라는 것은 허황된 기대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조선의 멸망을 겪으며 일제에 순응하게 되는 일반 조선 서민의 입장과 계란으로 바위치기와도 같은 무력에 의한 독립을 희망하는 의열단의 심리적 대립은 이 영화에서 지켜봐야 할 주요한 모티브이다.
아마도 가상의 인물인 의열단 단장 정채산(이병헌)의 마지막 장면의 전언은 조선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우리 선조들의 마음이었을 것이다.(정확하게 기억은 안나지만 다음과 같은 논지라 기억된다.)
"우리는 앞으로도 많은 실패를 하게 될 것이다. 그러한 실패가 쌓이고 쌓여서 언젠가 우리가 염원하는 독립을 이루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
지금은 없어진 조선총독부를 향해 들어가는 자전거의 뒷모습은 너무나도 애달프다.
특별출연이라곤 하지만 초반부의 박희순과 이병헌의 임팩트는 상당하다. 특히 이병현은 특별출연이라고 하기엔 너무 많이 화면에 보였고 그 카리스마 또한 대단했다.
송강호, 이병현에 비해 공유의 선이 조금은 약한 듯 했으나 그것은 연륜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차이라 보인다. 연계순 역의 한지민은 조금은 더 강인한 모습으로 그려주는 것이 어땠나하는 생각이 든다. 여자라 할지라도 당시 독립운동을 할 정도의 여성이라면 우리가 보통 느끼는 그런 여성과는 큰 차이가 있을 것 같다. 영화의 밸런스를 위해서 감독이 그렇게 설정한 것이라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는 싶다.
이런 영화에 점수란 별 의미가 없을 듯하지만, 10점 만점에 8.7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