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구성과 이야기는 터널이 무너지고 그것에 대한 정부와 언론의 무책임한 대응과 여론의 싸늘함등 그리 특별할 것도 없는 시나리오로 짜여져있다고 볼 수도 있다.
이 영화가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과 소통하는 배경에는 지난 수 년간 온 국민이 느껴왔을 무력감 그리고 안타까움등에 대한 공감대가 근저에 깔려있다.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에 피해자가 된 일반 국민이 생과 사에 갈림길에 서 있는 그 중요한 순간에, 정부는 여론을 의식해서 탁상공론식의 보도행정을 펼치고, 기업은 책임공방과 손해를 최소화하기에 급급하며, 언론은 어떻게 하면 더 자극적인 장면을 사건현장으로부터 끌어낼 수 있을까만을 생각하는 괴물들이 되고, 그러한 복마전의 양상에서 실제 중요한 국민의 생명은 뒷전으로 가고, 국민들은 올바른 정보를 얻을 수 없게 된다.
이런 거대한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을 지켜보면서 개인과 가족은 무기력함에 몸을 떨며 눈물을 흘리는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지경에 몰리게 된다.
이 영화는 지난 10여년간의 대한민국의 크고 작은 사건사고에 대한 오마쥬이며 피해자에 대한 자그마한 헌화이다.
오달수와 같이 사건현장에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임무를 다하려는 사람들이 시말서를 써야하는 현실을 코믹하게 그리고, 다시 터널을 지나는 하정우와 배두나 부부를 보여줌으로써 그래도 감독은 우리에게 아직 희망이 있지 않느냐고 말하려한다. 그 배려가 참으로 고맙다.
평점 : 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