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간 현업에서 치과 의사로서 경험했던 임상경험을 바탕으로,  그간 치대에서 배워왔던 지식들의 오류와 우리가 상식적이라고 생각해왔던 고정관념들의 잘못들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는 그간 건강에 대한 상식들이 넓어지면서 일반 병원 치료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와 생각들이 있었지만, 비교적 치과에 대해서는 그러한 논의와 생각들이 적었던 것 같다. 이 책은 그러한 우리에게 하나의 시사점을 던져준다.

이 책은 특히 유치에서 영구치로 이갈이를 시작한 연령대의 아이를 둔 부모들과, 교정이나 양악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치료를 받기 전에 읽으면 큰 도움이 될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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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2.

 

 이렇게 치아의 배열이 불규칙하거나 위턱과 아래턱의 맞물림이 바르지 않은 상태를 '부정교합'이라고 합니다. 초등학생의 60%가 부정교합이라는 통계자료도 있지만 더 엄격한 기준으로 판단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정교합을 갖고 있습니다. 유치를 적절한 시기에 빼지 않아서 부정교합이 되었을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치아가 바르게 배열될 사람과 불규칙하게 배열될 사람은 이미 정해져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그림 1-A처럼 앞니 사이가 벌어진 상태가 정상적인 유치의 배열이고, 이는 턱의 크기가 적절함을 의미합니다. 유치보다 영구치가 더 크기 때문에 영구치가 바르게 나오려면 앞니 사이가 어느 정도 벌어진 상태여야 합니다. 그런데 요즘 아이들 가운데 앞니 사이의 공간이 있는 아이는 거의 없고 그림 1-B처럼 유치 앞니가 촘촘하게 배열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유치 사이에 공간이 없으면 영구치의 배열이 불규칙해질 가능성이 높고, 미리 유치를 빼주어도 영구치가 바르게 배열될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물론 유치 앞니들이 촘촘히 배열되어도 영구치가 바르게 배열될 수 있으며, 또 영구치 배열이 불규칙해도 너무 걱정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어떻게든 치아는 배열되고 아이는 잘 살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걸 어떻게 알까요? 영구치 배열이 불규칙한 우리도 지금까지 잘 살아왔기 때문입니다. 여러분 중에서 어릴 때부터 치과에 다니며 유치를 뽑은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입니다. 현재 30~40대 이상의 사람들은 대부분 집에서 부모님이 빼주셨거나 자신이 직접 뺐을 것입니다.

 그럼 치아가 불규칙한 사람들은 유치를 제때 뽑지 않아서 그런 것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유년 시절에 치과를 많이 다닌 현재의 20대 이하 젊은이들의 치아 배열이 가장 좋아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고 오히려 정반대입니다. 저렴해진 교정 비용, 외모 지상주의 등의 이유도 있지만 치아 교정을 가장 많이 받는 세대가 현재의 젊은 세대입니다. 치과에 오는 사람들을 관찰해보면 1960년 이전 출생자 중 배열이 불규칙한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 당시에는 치과에 가서 유치를 빼는 경우가 없었는데도 대부분 가지런한 치아를 갖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p30.

 

 그림 1-A는 '씹는면 충치', 그림 1-B는 '사이 충치'를 보여줍니다.

 식생활, 구강위생 등의 조건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씹는면 충치는 그냥 방치해도 괜찮은 경우가 많습니다. 굳이 치료를 한다면 보험 적용이 되는 저렴한 재료로 때워도 무리가 없습니다. 그러나 유치 사이에 충치가 생기면 음식물이 끼어서 아이가 아파하기 때문에 치료를 하게 됩니다. 씹는면 충치와 달리 사이 충치는 레진, GI 등의 치과 재료로 때워도 재료가 잘 탈락되거나 주변이 다시 썩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유치 어금니에 사이 충치가 생기면 그림 1-C처럼 '스테인리스 스틸'로 된 SS크라운으로 씌웁니다. 치과의사의 성향, 아이의 생활 습관, 충치의 정도에 따라 씹는면 충치도 크라운으로 씌우기도 합니다. 

 이렇게 치아 사이가 썩어서 SS크라운으로 씌울 때는 충치의 진행 정도에 따라 신경 치료를 하기도 합니다. 아이의 반응을 살펴 부분 마취나 수면 마취를 합니다. 이처럼 유치의 사이 충치는 때워도 잘 떨어지기 때문에 힘들어도 처음부터 씌우는 것이 교과서적인 방법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필자는 SS크라운을 하지 않고도 유년기를 잘 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를 보겠습니다. 

 

 그림2의 어린이는 초등학교 1학년 이후 유치 사이가 썩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다른 치과에서 '레진'이라는 재료로 때웠습니다. 3학년 때는 유치 어금니 사이가 썩어 필자의 치과에서 GI라는 재료로 때웠습니다. 4학년 때 유치 어금니에 있던 레진이 떨어져 GI로 때웠고, 다른 유치 어금니는 사이 충치가 심해져서 신경 치료를 한 뒤 SS크라운을 씌우는 대신 GI로 때우고 치료를 마무리했습니다. 6학년이 되면서 검진차 내원했는데 유치 어금니에 이어 영구치 작은 어금니들이 잘 나왔고, 신경 치료를 하고 때우기만 했던 유구치는 곧 빠질 상황이었습니다. 영구치가 나올 때까지 잘 버텨주어 영구치를 위한 공간 유지 기능이라는 유치의 업무를 성공적으로 해냈습니다.

 앞의 예처럼 유치 사이가 썩었을 때 GI라는 재료로 때운 뒤에 떨어지면 다시 때우기를 반복하거나, 더 썩어서 신경 치료를 한 뒤 SS크라운으로 씌우지 않고 GI로 때우기만 해도 영구치가 나올 때까지 유치는 잘 버티다 때가 되면 빠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SS크라운을 하지 않고 GI 등의 재료로 때우기만 하는 방식은 일부 아이들에게만 가능합니다. 미취학 어린이 중에 유치 어금니가 여러 개 썩었고, 아이의 치료 협조도가 좋지 않으며 가정에서 음식물 관리가 안 된다면 SS크라운으로 씌우는 것이 좋습니다. 반면 초등학교 1학년 이상의 아이 중 한두 개의 유구치에만 사이 충치가 있는 경우라면 SS크라운 없이 때우는 것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사이 충치를 때울 때 레진이 좀 더 좋은 재료지만 비용 등의 이유로 GI를 사용하는데 짧게는 1개월, 길게는 1년 정도 버티다가 떨어집니다. 이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사이 충치를 때우기만 하고 SS크라운을 하지 않는 이유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데다 마취를 피할 수 있고 치아를 삭제하지 않으며 치과에 대한 공포감을 줄이는 장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많은 치과의사들이 유치 사이가 썩으면 유치의 통증 여부와 상관없이 신경 치료를 해서 씌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마취를 하게 되고 아이는 아파합니다. 하지만 GI로 때우고 다시 떨어지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유치가 깊이 썩고 잇몸이 부었다면 오히려 신경 치료가 쉽습니다. 이미 신경이 많이 죽어 있으므로 마취를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덜 아프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충치를 방치하는 것도 아이가 고통 없이 치료받는 또 다른 방법이 됩니다.

 사이 충치가 생긴 유치를 SS크라운으로 씌우지 않고 GI같은 재료로 때웠을 경우, 재료가 떨어지면 유치의 크기가 줄어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작아진 유치에 비해 이어서 나오는 영구치는 크기 때문에 삐뚤게 나올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치과의사들은 유치의 크기를 유지하기 위해 SS크라운을 권합니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의 90% 이상은 이전 세대보다 턱의 크기가 작아 처음부터 치아가 제대로 배열되기 어렵고 위턱과 아래턱의 맞물림도 정상적이지 못합니다. 그래서 SS크라운으로 치료를 받았어도 영구치가 나올 공간이 부족해 영구치가 바르게 나오지 못한 경우가 매우 많습니다. 따라서 '열심히 SS크라운을 해서 영구치 배열을 완벽하게 하겠다'거나 '유치 사이 충치를 때우기만 하다 재료가 떨어진 것을 방치하면 유치 크기가 줄어들어 큰일 난다'는 생각은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대세가 정해진 상황에선 너무 열심히 치료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진짜 열심히 해야 할 일들은 따로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턱의 크기를 키우는 교정 치료나 식생활을 개선하는 근본적인 치료입니다. 치과의사와 보호자는 모든 충치를 완벽히 제거하고 확실하게 씌워야만 제대로 된 치료를 했다고 생각하는데, 완벽한 제거는 오히여 아이들을 힘들게 할 뿐 장기적으로 보면 방치하거나 대강 치료한 것과 별 차이가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p35. 실란트의 상식

 

 아이들이 구강 검진을 받을 때, 어금니에 실란트라는 재료가 발려 있지 않으면 부모들은 실란트 예방 치료를 권유받습니다. 실란트sealant는 밀폐제, 밀봉제, 방수제 등을 뜻하며 치과에서 사용하는 '치과용 실란트'를 이용한 예방 치료를 '치아 홈 메우기'라고 합니다. 치아를 관찰하면 어금니의 씹는 면에 주름을 볼 수 있습니다. 연령과 사람에 따라 주름의 깊이와 양은 다르지만 아이들의 입안에 새로 올라온 영구치는 주름이 많고 깊이가 깊습니다. 이 주름에는 음식물 찌꺼기가 잘 끼는데, 요즘 아이들의 경우 단 음식, 가공식품, 부드러운 음식을 자주 먹고 치아의 질도 낮은 경우가 많아서 충치가 잘 생깁니다. 따라서 충치가 생기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 주름을 실란트로 막는 '치아 홈 메우기'를 권합니다

 과거에는 실란트가 비보험 진료였으나, 현재는 만 18세 이하에게 영구치 1번큰어금니(제1대구치)와 2번큰어금니(제2대구치)에 한하여 건강보험 적용을 받기 때문에 큰 부담이 되지 않습니다. 1번큰어금니는 만 6세쯤 나오고, 2번큰어금니는 만 12세쯤 나오기 때문에, 이때쯤 실란트를 발라주는 것이 좋다고 권합니다. 치아의 상태에 따라 '유치 어금니'나 '영구치 작은어금니'에 바르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는 보험 적용이 되지 않습니다. 실란트를 바를 때 중요한 점은 '아직 썩지 않은 깨끗한' 영구치에 바르는 것입니다. 이미 썩은 치아라면 충치를 제거하고 레진, 아말감, GI등으로 때우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p37.

 실란트는 크게 두 가지 제품군으로 나뉩니다. GI(글라스 아이오노머)가 주성분인 실란트와 비스페놀 A가 주성분인 실란트입니다. 주로 쓰이는 실란트는 비스페놀 A가 주성분입니다. 비스페놀 A는 식품이나 음료 캔의 보호용 코팅재, 장난감, 물병, 젖병, 컵 등 다양한 용도로 쓰입니다. 비스페놀 A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은 저렴해서 폭넓게 사용되는데 비스페놀 A가 흘러나와 체내에 흡수되면 에스트로겐 수용체와 결합하여 호르몬처럼 작용합니다. 즉 비스페놀 A는 환경호르몬(내분비계 교란 물질)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비스페놀 A가 들어간 포장재로 싼 식품을 섭취하여 인체로 유입되지만 유아나 어린이의 경우 비스페놀 A가 함유된 제품을 손, 입, 코 등으로 접촉하면서 유입됩니다. 소아에게는 아주 적은 양이라도 해로우므로 성인보다 세심한 주의가 요구됩니다. BPA free가 표기된 영수증이나 반찬통 등이 있는데, 이는 비스페놀 A를 함유하지 않으니 안심하라는 뜻입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비스페놀 A의 유해성에 대한 수많은 기사와 자료들을 찾을 수 있습니다. 그중에는 비스페놀 A를 함유한 치과용 실란트에 대한 연구들도 있습니다.

 

 서울치대 예방치의학 연구팀은 치아에 실란트와 레진을 네 개 이상 갖고 있는 어린이 62명을 대상으로 구강 내 타액 중 비스페놀 A 함량을 조사했습니다.(2012년 9월) 그 결과, 평균 0.92㎍/L로 치아에 충전재를 한 개도 넣지 않은 어린이의 0.40㎍/L보다 2배 이상 높았습니다. 현재 폴리카보네이트의 비스페놀 A 용출 기준치는 600㎍/L입니다. 용출 기준치로만 보면 이 실험의 검출량은 극히 적습니다. 그러나 비스페놀 A 함량이 많은 상위 10% 그룹만 놓고 봤을 대 입안에 실란트와 레진을 네 개 이상 보유한 비율은 비스페놀 A 함량이 가장 적은 하위 10% 그룹에 비해 4.6배나 높았습니다. 이 결과는 실란트와 레진이 체내에서의 비스페놀 A 수치 상승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외에도 비스페놀 A를 함유한 실란트나 레진이 치아 에나멜 형성을 저해하거나 어린이 행동, 정서 장애, 유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한편 이러한 결과를 반박하는 자료들도 있습니다. 미국치과의사협회ADA는 실란트 안전 홍보 자료를 통해 치과용 실란트에는 0.09ng(나노그램)의 비스페놀 A가 포함되어 있는 반면, 공기 8ng, 화장품 22ng, 먼지 58ng, 영수증 138ng, 음식물에 5800ng의 비스페놀 A가 포함되어 있으므로 치과용 실란트에서 나오는 비스페놀 A는 유해한 수준이 아니라고 설명합니다.

 

p39. 실란트가 필요한 아이들은?

 필자는 실란트를 권하지 않습니다. 그 이유는 위에서 설명한 비스페놀 A의 유해성 때문이 아닙니다. 보험 적용이 되므로 큰 부담이 없는 공인된 충치 예방 방법을 권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충치에 대한 생각과 관점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치아의 씹는면에 생긴 충치들은 심각한 문제가 아니어서 '중상위권' 어린이에게는 방치해도 되고, 중요한 문제인 사이 충치는 실란트로 예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중상위권'은 어떤 수준인지 설명하겠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이 책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는 전제 조건이기도 합니다. 이 책의 집필 의도는 치과에 덜 가고, 가더라도 치아를 덜 건드리고, 치료를 받는다면 제대로 받되 그에 대한 적절한 비용을 지불하는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함입니다. 그렇데 되려면 우리 스스로 노력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루에 한 번이라도 양치를 제대로 하고, 가공식품을 습관적으로 먹지 않는 아이라면 실란트를 받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이런 아이가 '중상위권'입니다. 반면 설탕이나 화학물질이 주성분인 음료수, 과자, 사탕 같은 가공식품을 매일 먹으면서 양치질을 제대로 하지 않는 '하위권' 어린이라면 그냥 치과에 다니면서 실란트를 비롯한 여러 치료를 받는 편이 낫습니다.

 

p45.

 수돗물 불소화 반대에 대해서는 인터넷 검색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유명 해외 저널에 실린 논문들도 많습니다. 국내에서는 www.no-fluoride.net에 에 잘 정리되어 있고, 이 사이트에 있는 글 몇 개만 읽어도 수돗물 불소화를 찬성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불소의 충치 예방 효과에 대한 의문 외에도 불소로 인한 문제점 몇 가지를 제시하면 치아 불소증(치아 표면에 갈색이나 흰색의 반점 또는 줄무늬가 생기는 현상), 뼈의 부서짐, 갑상선 저하증, IQ 감소, 행동 장애 등 뇌에 미치는 악영향과 발암 관련성 등이 있습니다.

 

 사실 치과의사들도 대부분 수돗물 불소화를 반대합니다. 불소 때문에 치료할 충치가 사라져 수입이 줄어들까 걱정되어서가 아닙니다. 기본적으로 '내가 마시는 물조차 내 마음대로 선택 할 수 없다'는 개인의 자유를 침해당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그 바탕입니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수돗물 내 불소 투입으로 인한 부작용을 지적해도 불소화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만약 찬성자들의 치아가 건강하다면 불소 수돗물을 마셔서가 아니라 불소와 상관없이 치아가 좋거나 관리를 잘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담긴 주장들 중 하나가 '충치에 아무리 신경써도 결국 잇몸병으로 고생한다. 충치는 생각만큰 심각한게 아니다. 충치가 문제 되는 이유는 오히려 과도한 충치 치료와 기본을 무시한 생활 습관 때문이다'입니다. 이런 관점에서 수돗물 불소화는 잇몸병을 예방하는 것도 아니고 충치 예방의 본질적인 방법도 아닙니다. 이 시대의 질병은 과잉에서 비롯되는 것이지 결핍으로 인해 생기는 것이 아닙니다.

 

p48.

 3~5세 아이들은 평균 15%, 성인은 12.7% 정도의 불소 성분이 칫솔질을 마친 뒤에도 입안에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시판되고 있는 성인 치약 속의 불소 함량은 1000ppm(유아용은 500~700ppm) 이상입니다. 1000ppm이라는 것은 치약 1g 중에 1mg의 불소가 함유되어 있다는 뜻입니다. 사용하는 치약의 양에 따라 달라지지만, 가령 1000ppm의 불소가 함유되어 있다고 하면, 1회당 입안에 남는 것은 유아가 0.05mg 성인은 0.06mg입니다. 하루 3회 불소가 들어간 치약을 사용하면 성인은 0.18mg이 되는데, 이것은 녹차 190ml에 함유되어 잇는 불소의 양과 거의 비슷합니다. 불소는 공기, 토양, 물, 바닷물 등 자연계에 널리 분포하고 있습니다. 해산물, 특히 조개류, 뼈까지 먹는 새우와 말린 정어리에는 30~50ppm, 건조한 녹차 잎에는 200~500ppm 정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치약에 들어 있는 양 정도로는 건강에 피해를 줄 걱정은 없습니다. (가야마 시게루, 『이만 잘 닦아도 비만, 치매 막는다』)

 

 불소치약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면서 불소 사용을 권하는 위 글을 인용한 이유는 자연이 우리에게 준 불소 식품을 소개하기 위해서입니다. 불소에 대한 불안감 속에 주의를 기울이며 불소 도포를 받거나 불소치약을 사용할까 말까 고민하기보다는 위에 언급된 식품들을 통해 자연스럽게 불소를 섭취하면서 치아와 뼈를 튼튼하게 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고 본질적인 충치 예방법입니다. 자연은 이미 우리에게 좋은 것을 마련해주었습니다.

p51. 검진을 자주 받을수록 충치 개수가 오히려 증가

 

 요즘 아이들 중에서 치과에 가보지 않은 아이는 없습니다. 치아가 아파서 가기도 하지만, 대부분 아프지 않아도 주기적으로 방문하여 유치 발치도 하고, 실란트 및 충치 치료도 받고, 불소 도포도 받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관리를 했는데도 치과에 가면 치료받아야 할 치아가 여전히 많다고 합니다. 

 초등학생 K는 4학년 때 '학생 치과 주치의 사업'을 통해 학교 구강 검진을 담당하는 A치과에서 구강 검진, 실란트 처치, 불소 도포, 양치질 교육 등을 받았습니다. 5학년이 되면서 다시 A치과에 가서 매년 실시하는 학교 구강 검진을 받았는데, 충치가 많다는 이야기를 듣고 의심이 생겨 필자의 치과에 왔습니다. 검진 결과, 치아들이 깨끗했기 때문에 상담만 하고 보냈습니다. 이후 6학년이 되어 A치과에서 또 구강 검진을 받고 여전히 충치가 많다는 이야기를 들은 뒤, 다시 필자의 치과에 왔지만 여전히 치료할 부분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치과의사마다 충치를 판단하는 기준이 다르지만, 4학년 때 전체적으로 예방 처치를 받았고, 눈에 띄는 검은 부위가 없어도 치교할 치아가 많다면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치과를 불신할 수밖에 없습니다.

 초등학생 L은 어렸을 때부터 정기적으로 B치과에 다녔습니다. 치과에서 하라는 치료는 다 받았습니다. 유치를 포함한 대부분의 치아에 실란트와 레진이 있었습니다. 잘 다니던 치과를 놔두고 필자의 치과에 온 이유는 레진 치료가 되어 있는 어금니 한 개에 아주 작은 충치가 생겨 치료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듣고 확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필자는 치료할 필요가 없는 미세한 점으로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보호자 입장에서 볼 때는 지금까지 열심히 치료받았고 해당 어금니는 치료받은 지 얼마 되지도 않은데다 아주 작아 보이는 점인데, 이걸 치료하는 게 맞는지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게다가 치료 후 1년도 안 지나 다시 충치 치료를 해야 한다면 치료했던 치과의사가 오히려 미안해해야 하지 않을까요? 이러한 사례들은 넘쳐납니다.

 충치를 제거한 후 치과 재료로 때워도 치과 재료와 치아 사이에는 미세한 틈이 존재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틈은 커지고 검게 변합니다. 이것이 실제 충치일 수도 있고 착색으로 볼 수도 있는데, 검진을 자주 받을수록 충치 발견을 자신의 임무로 여기는 충치 탐색 전문가의 검색대를 무사히 통과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처럼 반복되는 검진과 충치 치료가 의미 있는 행위인지 의심스러울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해마다 구강 검진을 받으면서 충치 개수는 달라지고, 20대가 되면 치료받았던 치아가 아파서 다시 치과를 찾기 때문입니다.

 

 p65. 금으로 때워도 사이 충치는 막지 못해요

 

 우선 가장 비싸지만 가장 많이 하고 내구성이 가장 좋은 것으로 인정받는 '금인레이'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어금니 충치를 제거하고 본을 떠서 모형을 만든 후 금을 주조해 만든 충전물을 금인레이gold inlay라고 합니다. 환자의 사례를 보면서 금인레이의 한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그림 1의 20대 환자는 어렸을 때 어금니 네 개를 아말감으로 때웠고, 1년 전 어느 치과에 갔다가 충치가 있다고 해서 어금니 전부를 금으로 때우기로 결정하고, 우선 오른쪽 위, 아래 어금니 네 개만 금으로 때웠습니다. 반대쪽 어금니들도 치료받기로 했다가 차일피일 미루고 있던 중 필자의 치과에 방문했습니다.

 그림 1을 보면 오른쪽 어금니 두 개에는 씹는면과 옆면에 금인레이가 있습니다. 반면 왼쪽 어금니의 씹는면은 과거에 때웠던 아말감이 떨어진 상태이고, 맨 뒤 어금니의 씹는면은 충치가 방치된 상태입니다. 환자는 아말감이 언제 떨어졌는지도 모르고 아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맨 뒤 어금니의 충치도 별다른 증상이 없습니다.

 환자가 필자의 치과에 온 것은 1년 전에 금인레이로 때운 어금니 사이가 썩은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치과의사들은 아말감이 떨어진 어금니와 그 뒤 충치가 있는 어금니의 충치를 제거한 후 금으로 때우라고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금은 튼튼하면서도 물리적인 성질이 치아와 유사해서 힘을 많이 받는 어금니 부위에 가장 좋은 충전물이라고 배웠기 때문입니다.(레진이나 세라믹 같은 재료를 권하기도 합니다). 1년 전에 금으로 때웠지만 사이가 썩은 어금니는 금인레이를 뜯어내고, 사이 충치도 말끔히 제거한 후 다시 금인레이로 하라고 권유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아래 어금니 네 개 모두에 금인레이가 부착될 것입니다.

 이제 정리해보겠습니다. 이 환자가 치과에 온 것은 1년 전에 치료받은 어금니, 그것도 가장 비싼 금인레이를 장착한 치아에 생긴 사이 충치 때문입니다. 씹는면 충치를 방치한 어금니들은 아무 증상이 없는 반면, 금으로 때운 어금니에는 사이 충치가 생겼습니다. 실란트가 사이 충치의 발생을 막지 못한 것처럼 비싼 금인레이도 사이 충치를 막지 못합니다. 따라서 씹는면 충치를 굳이 비싼 금인레이로 할 필요가 없고, 오히려 방치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금인레이의 가장 큰 문제점은 치아를 금 가게 하거나 부러뜨리는 것입니다. 가장 비싼 충치 치료가 치아를 금 가게 해서 신경 치료를 받아야 하거나 결국 치아까지 뽑게 되는 경우는 아주 많습니다. 

 

p72.

  

 씹는면의 깊이가 얕거나 크기가 작은 충치는 그냥 두어도 되고, 굳이 치료를 받겠다면 금이 아닌 레진과 같은 직접 채워 넣는 재료로도 충분합니다. 작은 충치를 금으로 때우는 것은 비경제적일뿐더러, 큰 충치를 금으로 때우면 치아 균열이나 금인레이의 탈락이 일어납니다.

 

 그림 5는 다른 치과에서 어금니의 씹는면과 옆면 충치를 제거하고 금인레이를 했지만 몇 년이 지나 탈락된 후 즉시 필자의 치과에 온 환자의 사진입니다. 금인레이로 때울 때 분명히 충치를 깨끗이 제거했을 텐데 속은 여전히 검게 변해 있습니다. 아무리 완벽하게 충치를 때운 것 같아도 시간이 흐르면서 재료와 치아 사이에는 미세한 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충치를 완벽하게 제거하다 보면 치아의 구멍(와동cavity)이 커지고, 충전물의 크기도 커집니다. 그에 따라 치아와 재료 사이의 경계 부위도 커지고, 충전물이 받는 저작력도 커지기 때문에 충전물이 변형되기 쉽고 틈은 점점 커집니다. 그래서 충치가 다시 생길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아집니다. 그래서 충치가 다시 생길 가능성이 오히려 더 높아집니다. 금인레이가 떨어진 상황에서 검은 부분을 갈고 다시 금으로 때우는 것은 치아를 약화시키는 행위를 반복하는 것입니다. 검은 부분을 꼼꼼히 제거하다 보면 신경이 노출되면서 아프지 않았던 어금니까지 신경 치료를 하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꼼꼼하고 과도하게 충치를 제거한 후 커다란 금인레이를 어금에 장착하면 금인레이를 둘러싼 치아의 두께가 얇아지면서 어금니에 금이 가거나 치아가 부러질 수 있다는 점은 앞에서 살펴보았습니다. 따라서 치아가 부러지기 전에 금인레이가 탈락되는 것이 치아에는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래서 탈락된 금인에리를 다시 부착하기보다는 오히려 금보다 약한 재료(레진, 세라믹, GI)로 때우는 방법이 더 안전합니다. 충치의 크기가 너무 크면 때우지 못하고 크라운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p74. 금인레이가 필요한 경우

 

 어금니의 씹는면에 충치가 생겼을 때 튼튼한 것이 좋다고 해서 금인레이로 때워도 정작 중요한 사이 충치는 막지 못합니다. 오히려 튼튼한 금인레이가 치아를 금 가게 하고 부러뜨립니다. 금인레이는 탈락하기 쉬운데, 탈락 후 충치가 있다고 자꾸 갈고 때우는 과정에서 치아는 점점 약해집니다. 금인레이 후 치아가 약간 썩거나 부러져도 그 부분만 수리할 수 없고, 전부 뜯어낸 뒤 새로 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환자가 입을 벌린 상태에서 '씹는면 충치'에 레진 등의 재료를 채워 넣는 작업은 비교적 쉽습니다. 그러나 어금니 '사이 충치'를 직접 때우는 작업은 난이도가 매우 높습니다. 그 때문에 사이 충치는 본을 떠서 모형을 만든 뒤 충전물을 만드는 인레이 방식을 많이 사용합니다. 오래전부터 금인레이가 사용되었으며 요즘에는 레진 인레이, 세라믹 인레이 등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이런 재료는 치아 색과 유사하고 금속이 아니어서 생물학적으로도 유익하지만 금인레이에 비해 치과의사가 다루기 까다롭고 재료가 부러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하지만 레진이나 세라믹 등의 재료가 부러지는 것은 어쩌면 좋은 현상입니다. 재료가 부러졌다는 것은 치아가 힘을 많이 받는다는 뜻인데 앞서 설명했듯이 금인레이를 했을 경우, 과도한 힘이 금인레이를 통해 치아에 전달되면 치아가 부러지거나 금이 가기 때문입니다. 단단한 금은 치아를 희생시키지만, 레진이나 세라믹 같은 다소 약한 재료는 치아를 보호하면서 자신을 희생시킵니다. 따라서 어금이늬 사이 충치 치료 때 금인레이도 좋지만 치아 보호 측면에서 레진 인레이나 세라믹 인레이가 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재료들을 사용할 대도 충치 제거 과정에서 치아가 지나치게 많이 삭제된다면 금인레이가 유발하는 부작용을 그대로 경험할 수 있습니다. 

 

p77.

 

 사실 오래전부터 대다수 치과의 주 수입원은 금인레이였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교정, 임플란트, 치아 성형등에 관심을 갖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충치에는 관심이 많고, 늘 걱정합니다. 이 때문에 정기적으로 구강 검진을 받고, 충치로 아픈 치아뿐만 아니라 아프지 않은 충치들도 치료합니다. 그리고 환자나 치과의사 모두 금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 거부감 없이 치아에 금을 끼워 넣습니다. 레진 등으로 직접 때우는 과정은 치과의사가 환자 옆에서 10분 이상 직접 힘들게 작업해야 하지만, 금인레이는 치과의사가 치과용 드릴로 잠깐 동안 치아를 갈기만 하고 그다음 과정은 직원들이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치료 속도도 빠릅니다. 그리고 치료 후 조금이라도 맞지 않으면 불편함이 바로 나타나는 레진이나 세라막에 비해 금인레이는 불편함을 잘 느끼지 못합니다. 앞에서 설명한 금인레이의 문제점들은 몇 년이 지나서야 나타납니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에 문제가 생기고 환자들은 어느 치과에서 어떤 치아를 치료받았는지 기억하지 못하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치료한 치과에 가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거나 다른 치과를 찾아갑니다. 임플란트, 교정, 치아 성형과 달리 사후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치과의사 입장에서는 편한 치료입니다. 다시 말해 가장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치료가 금인레이이고, 인레이를 많이 하는 치과가 돈을 잘 버는 치과가 됩니다. 사람들은 환자가 많으면 치료를 잘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예약이 힘들어도 그런 치과를 찾아가 금인레이로 충치 치료를 받습니다.

 

p99.

  잘 씹는 것은 혈액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유체역학적 에너지를 발생시켜 머리와 얼굴의 뼈 전체로 골수 조혈을 촉진시킨다. 다시 말하면 살아 있는 동안에 호흡과 저작에 의해 두개골 전체가 골수 조혈을 한다. 그래서 나이가 들어 잘 씹을 수 없게 되면, 뇌의 세포호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게 되어 치매에 걸릴 수가 있는 것이다.

 - 니시하라 가츠나리, 『면역력을 높이는 생활』

p159. 17장. 사랑니는 쓸모없는 치아가 아니다.

 

 사랑니는 최후의 기둥

 

 치과의사를 포함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랑니를 빼는 것을 '정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말 사랑니를 빼는 것이 정상일까요? 치과대학에서는 사랑니의 효용과 가치에 대해 가르치지 않습니다. 그저 사랑니를 '범죄자', '퇴화의 산물'로 취급하며 제거해야 할 대상으로 가르칠 뿐입니다. 사랑니가 도대체 무슨 사고를 치기에 이런 대우를 받는 걸까요?

어금니의 옆구리를 파고든 위,아래 사랑니

 그림1은 매복된 사랑니가 일으키는 문제를 보여줍니다.

 아주 드물게 사랑니 주변에 물혹이나 종양이 생기기도 하지만, 사랑니 앞에 있는 2번어금니의 옆구리가 썩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런 문제가 흔하다 보니 치과의사들은 미리미리 사랑니를 뽑으라고 권합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생각해봅시다. 왜 옆 치아에 충치가 생겼을까요? 기본적으로 사랑니가 똑바로 나오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똑바로 나오지 못했을까요? 위턱과 아래턱이 작아졌기 때문입니다. 1960년대 이전 출생자는 사랑니가 바르게 나온 빈도가 높지만, 1970년대 이후 출생자들부터 그 빈도가 빠르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현대는 사랑니로 인한 문제가 흔하고, 사랑니 자체가 없ㄷ는 경우도 많다 보니 사랑니는 없는 것이 정상이고, 사랑니가 나오면 뽑는 것을 정상으로 여깁니다. 심지어 선천적으로 사랑니가 없는 것을 좋아하기까지 합니다. 사랑니가 매복되어 있거나 불필요하다고 생각하여 한쪽 사랑니를 뽑으면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며 반대쪽 사랑니를 함께 뽑기도 합니다. 이번 장에서는 사랑니의 소중함에 대해 알아보면서 우리의 턱이 얼마나 축소되었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그림 2의 74세 환자는 어금니 씹는면의 마모 문제로 필자의 치과에 왔습니다. 마모된 부분은 GI로 때웠습니다. 몇 년 전 앞니가 빠져 브릿지로 씌운 것 외에 치과 치료를 받은 적이 없으며 사랑니 네 개를 포함해 31개의 자연치아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가 정상입니다. 텐탈아이큐라는 것이 있다면 이분은 치아 천재라고 할 만합니다. 만약 이분이 젊었을 때 치과에 갔다면 사랑니를 뽑혔을 것입니다. 아니라고요?

 

 그림 3의 환자는 10대 시절에 금으로 씌운 아래 왼쪽 큰어금니가 불편해서 어느 치과에 갔는데, 치료해야 할 충치가 많고 사랑니 네 개를 모두 뽑아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필자의 치과에 왔습니다. 어렸을 때 레진으로 어금니들은 모두 때웠고 약간의 착색만 있는 정도인데 다시 해야 할까요? 이렇게 많이 때웠는데 다시 때우는 것은 정상이 아닙니다. 사랑니는 모두 바르게 나온 상태입니다. 바르게 나온 사랑니를 왜 빼야 할까요? 치과에 가면 빼는 것이 당연한 수순일 뿐 합리적인 이유는 없습니다. 사랑니에 있는 씹는면 총치가 사랑니를 아프게 할까요? 씹는면 총치는 중요하지 않다고(치아 건상상 꼭 치료를 해야 할 정도로 치명적이 아니다는 의미) 여러 차례 설명했습니다. 이 환자에게 필요한 것은 사랑니 부위를 청결하게 해서 최대한 오래 보존하는 일입니다. 바르게 난 32개의 치아를 가진 이 청년은 현대인 중에서 천연 기념물 같은 존재입니다.

 

 

 그림 4의 환자는 교정 전문 치과에서 발치 교정을 받은 후 사랑니 네 개를 뽑으러 필자의 치과에 왔습니다. 20대인데도 모든 어금니가 레진과 금으로 때워져 있습니다. 32개의 치아 중 이미 작은어금니 네 개를 뽑았고 사랑니 네 개까지 뽑으면 24개만 남습니다. 필자는 크게 불편하지 않으면 사랑니를 뽑지 않기 때문에 이 환자의 경우 누워 있는 아래 사랑니 두 개만 뽑았습니다. 그러나 아래만 뽑아도 위 사랑니는 저작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에 24개만 있는 것과 같습니다. 발치 교정 후 20대부터 24개의 치아로 살아가는 환자들이 의외로 아주 많습니다. 아무리 질기고 거친 음식을 먹지 않는 세대라곤 하지만 과연 앞으로 잘 지낼 수 있을까요?

 발치 교정을 받은 환자들은 갸름한 턱, 오목한 입, 가지런한 앞니 등에 만족하지만 어금니들의 맞물림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또 교정 치료를 받으면서 충치 치료까지 꼼꼼히 받기 때문에 20~30대의 젊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어금에는 금, 레진, 크라운 등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작은어금니 2~4개를 뽑았기 때문에 어금니 갯수는 12~14개입니다. 교합도 좋지 않고 충전물도 많고 어금니 개수도 적은 까닭에 치아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가중되면서 내부 충치나 잇몸병으로 인해 뒤쪽 어금니들이 하나씩 아프게 됩니다. 이런 와중에 가까스로 사랑니 네 개가 나와서 엉성하게라도 서로 만나 저작력의 일부를 감당한다면 치아 건강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런 사랑니를 필요 없다고 빼면 사랑니 앞에 있는 어금니들이 받는 저작력이 커져서 좀 더 빨리 망가집니다. 이와 반대로 남아 있는 사랑니들이 자기 주인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보겠습니다.

 

 그림 5의 80세 환자는 위 오른쪽 큰어금니가 불편해서 필자의 치과에 왔습니다. 치료를 해도 상태가 호전될 것 같지 않아서 사용할 수 있을 때까지 쓰다가 많이 아프면 빼라고 말씀드렸습니다. 80세임에도 불구하고 브릿지를 포함하여 28개의 치아가 있습니다. 왼쪽 위,아래 큰어금니들(동그라미)은 20년 전에 뽑았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왼쪽 위,아래 사랑니들(화살표)이 저작력을 버텨내면서 다른 치아들이 받는 힘을 줄여주고 있습니다.

 어금니가 많을수록 개별 어금니가 받는 저작력은 줄어들어 치아 건강에 도움이 됩니다. 16개 어금니보다 사랑니를 포함한 20개의 어금니가 더 유리합니다. 기둥이 16개일 때보다 20개일 때 건물이 더 튼튼하고, 톱니바퀴가 28개일 때보다 32개일 대 분쇄 효율이 좋습니다. 발치 교정을 받았거나, 개방교합, 과개교합, 비대칭 등의 부정교합이 있는 상태에도 불구하고 사랑니가 바르게 나왔다면 양치질을 잘해서 최대한 보존하려고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사랑니 발치는 질병이 시작되었음을 알려준다.

 

 사랑니가 바르게 나오고 나머지 치아들의 배열도 어느 정도 바르다면 치아 문제로 고생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그러나 좋은 치아를 가지고 있지만 건강에 대한 자만으로 구강위생은 소홀히 하고 술, 담배 등을 즐기면서 받은 복을 차버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사랑니 없이 28개의 치아만으로 60대까지 치아 건강을 유지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처럼 혼재된 상황 때문에 사랑니의 가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최근의 치아 교정은 턱을 작게 하고 입을 뒤로 넣기 위해 치아들을 뒤로 보내는 데 주력하기 때문에 사랑니를 걸림돌 혹은 장애물로 여깁니다. 또 사랑니가 나오면서 앞에 있는 치아들을 밀어 가지런한 배열을 망칠 수 있다고 생각해 사랑니를 반드시 뽑으라고 합니다. 필자 역시 치과대학에서 이런 교육을 받은터라 과거에는 사랑니를 열심히 뽑았습니다. 지금은 크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치의학은 충치를 가만두지 않기 때문에 사랑니에 작은 점이라도 있으면 뽑으라고 합니다. 그러나 바르게 나온 사랑니의 씹는면 충치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며 구강위생을 소홀히 해서 아주 많이 썩은 경우에나 약간의 통증을 일으킬 뿐입니다. 그러면 그때 가서 뽑으면 되고 상황에 따라 신경 치료를 해서 살릴 수도 있습니다.

 사랑니 주변의 잇몸이 부으면 사랑니를 범죄자 취급하며 뽑아버리지만 범인은 작아진 턱일 뿐 사랑니는 아무 최가 없습니다. 사람들은 사랑니를 잘 뽑는 치과의사를 명의라고 칭찬합니다. 필자 역시 한때 사랑니를 뽑으면서 자만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깊숙히 매복된 사랑니를 빠르고 아프지 않게 뽑는 치과의사가 명의인 것은 분명합니다. 특히 위험한 사랑니 발치를 전 세계에서 가장 저렴한 비용을 받고 최고로 빠르게 빼는 한국의 실력있는 치과의사들에게 감사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랑니가 없거나 사랑니가 삐뚤게 있는 입안은 완벽한 치아 건강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사랑니는 보통 20대 전후에 나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근골격이 굳어진 성인이 되어 단단하고 질긴 것을 먹을 때 뒤에 있는 사랑니로부터 도움을 받으라는 자연의 섭리입니다. 사랑니는 치과 용어로 제3대구치(3번 큰어금니)라고 부릅니다. 즉, 정식적인 어금니라는 뜻입니다. 또 다른 이름은 '막니'입니다. 생김새도 엉성하고 나온 모양도 이상해서 그런 이름이 붙었을 수도 있고, 막일이나 거친 노동을 하는 데 적합하다는 의미일 수도 있습니다. 바르게 나온 사랑니를 쉽게 뽑았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필자는 무척 안타깝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야말로 치아 건강을 악화시키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사랑니를 뽑고 치과 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치아의 병은 시작됩니다.

 사랑니 때문에 잇몸이 안 좋아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20~30대 중 사랑니 주변의 잇몸이 붓고 아프다면 사랑니가 삐뚤게 나와서 그런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미 전체적인 치아 배열이 이상적이지 않다는 의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사랑니를 뽑아도 사랑니 앞에 있는 어금니들은 시간이 지나면 잇몸병으로 고생합니다. 40~50대 환자 중 사랑니가 바르게 나온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잇몸 문제로 치과에 가면 사랑니 때문에 음식물이 끼고 잇몸이 좋지 않으니 빼라고 합니다. 물론 빼야 할 상황이면 빼야 합니다. 그러나 사랑니가 바르게 나와서 제 기능을 하고 있다면 사랑니 덕분에 나머지 치아들이 이제까지 건강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사랑니를 빨리 빼서 치아가 건강해진다면 사랑니를 모두 뽑은 사람들의 잇몸이 좋아야 하는데 40대 이후에도 여전히 사랑니 팡에 있는 어금니들은 뽑히고 임플란트로 대체됩니다. 그것은 유치 발치를 빨리 해야 영구치가 바르게 난다고 생각하지만 여전히 치와 교정 환자들이 넘쳐나는 것과 같습니다.

 교합과 관련해서도 사랑니는 교합 간섭을 일으키기 때문에 무조건 빼야 한다고 주장하는 치과의사들도 있는데 절대적인 것은 아닙니다. 복잡한 교정 치료나 보철 치료를 할 때 사랑니가 있으면 치료할 때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브릿지나 틀니를 만들 때 맨 뒤에 있는 사랑니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고, 어금니가 많이 없을 때 사랑니를 통해 보철물의 크기나 높이를 결정할 수 있어 치과 치료가 편해지기도 합니다.

 사랑니가 바르게 나와 있고 이를 최대한 보존하려고 노력한다면 사랑니가 없을 때보다 치아 수명이 10년은 늘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인체에는 필요 없는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사랑니는 사랑입니다.

 

p170.

 잇몸병은 잇몸뼈(치조골)가 줄어드는 현상입니다. 2014년 국민건강영양조사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평균 46세(남 43세, 여 49세)에 잇몸병이 악화되고, 이후 나이가 들면서 계속 악화된다고 발표했습니다. 보험공단의 통계에 따르면, 사람들이 병원을 찾는 이유 중 첫 번째가 감기이고 두 번째는 잇몸병입니다. 감기는 병원에 가지 않아도 푹 쉬면 낫습니다. 약을 먹든 그냥 쉬는 시간이 지나면 감기는 사라지고 몸은 회복됩니다. 그럼 잇몸병은 어떨까요? 30대 이하라면 잇몸 치료, 약물 복용 여부와 상관없이 어느 정도 회복될 수 있으나, 그 이후의 연령대는 사람마다 속도는 다를 뿐 계속 진행됩니다. 사람의 뼈는 평균 25세부터 소실되기 시작하고 잇몸뼈 역시 이때부터 줄어듭니다. 잇몸병은 기본적으로 노화 현상입니다. 나이 드는 것을 약으로 막을 수 있을까요? 잇몸약은 노화 현상을 막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현재의 잇몸약이 치료제가 아니라 영양제라는 사실은 이미 밝혀졌습니다.

 

p173.

 잇몸약 광고는 늘 접하지만 충치약 광고는 본 적이 없습니다. 왜냐하면 충치는 해결하기가 쉽기 때문입니다. 식생활을 개선하면 충분히 예방되고, 씹는면 충치는 방치해도 큰 문제가 생기지 않습니다. 사이 충치를 비롯해 심한 충치들이 여러 개 있어도 갈고 때우고 씌우면 해결됩니다. 이처럼 충치는 쉽게 치료되기 때문에 충치약은 판매되지 않습니다. 반면 잇몸병은 그 원인을 치석이라 생각하여 치석을 제거해도 구조적 결함은 남아 있기 때문에 잇몸은 나아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치과를 다녀도 치아를 빼야 할 상황에 처한 환자는 어떻게든 발치를 피하고 싶어 약국에 갑니다. 이런 이유로 잇몸약이 팔리는 것입니다. 하지만 잇몸약도 구조적 결함을 고칠 수 없기 때문에 환자는 결국 치과에 와서 치아를 뽑게 됩니다.

 

p175

 치과의 과잉 진료는 주로 치아를 갈고 때우는 충치 치료에서 일어납니다. 많이 받으면 비용도 올라갑니다. 반면 잇몸 치료는 보험 적용을 받기 때문에 여러 번 받아도 큰 부담이 되지 않고 치아 삭제 등의 되돌릴 수 없는 상태를 만들지도 않습니다. 그래서 필자 역시 다른 치과의사들과 마찬가지로 치석을 제거하는 스케일링이나 치근활택술 등의 잇몸 치료는 권합니다.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도 잇몸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많은 사람들이 잠을 못 자거나 심한 육체적 피로 또는 정신적 괴로움을 겪으면서 잇몸뼈가 무너지고 치아들이 빠지는 경험을 합니다. 이 역시 노화와 마찬가지로 치과의사가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p208

 

 그림 3의 환자는 어렸을 때 어금니 여러 개를 아말감으로 때웠습니다. 30대 초에 구강 검진을 위해 치과에 갔다가 아말감을 금으로 교체할 것을 권유받고 아래 큰어금니에 금인레이를 부착했습니다. 그로부터 1년 뒤쯤 스케일링을 하러 또 다른 치과에 갔다가 위 큰어금니에도 금인레이와 레진을 부착했고, 사랑니도 레진으로 때웠습니다. 이후 입안의 어색함과 불편함을 느끼기 시작했고, 작은어금니들이 아파서 다시 치과에 갔습니다. 치과의사는 때운 부분을 조정(삭제)했습니다. 이후 얼굴의 좌우 모양이 바뀌고, 치아들이 불규칙해지면서 귀의 통증과 이명 증상까지 생겼습니다. 여러 치과를 다니면서 교정을 고민하다가 필자의 치과에 왔습니다.

 교합 접촉점을 확인해보니 그림 3처럼 큰어금니 부위에 교합점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즉 꽉 씹을 때 위,아래 앞니만 닿고, 위,아래 큰어금니들은 살짝 떠 있는 상태였습니다. 사랑니를 포함해 12개의 큰어금니를 금인레이와 레진으로 때우면서 큰어금니의 높이가 원래보다 그림 1처럼 '서서히'가 아니라 '갑자기' 낮아진 것입니다. 이런 상태를 '교합 지지의 상실'이라고 합니다. 건물의 기둥들이 전체적으로 갑자기 낮아진 것과 같습니다. 이처럼 어금니들의 높이가 줄어들면서 위,아래 앞니가 서로 닿게 되었습니다. 어금니의 높이가 낮아지면 앞니가 많이 닿기도 하지만, 꽉 씹다 보면 아래턱은 뒤로 밀리고 저작근이 긴장되면서 턱관절이 압박을 받습니다. 이렇게 되면 턱관절을 비롯한 얼굴 부위 등에 통증이 생깁니다.

 

 그럼 4-A처럼 정상적으로 교합 접촉점이 형성되어야 하지만, 어금니를 때우다 보면 그림 4-B처럼 교합 접촉점이 상실되기 쉽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단 한 개의 큰어금니라도 충치 치료를 하지 않았거나, 위,아래 중 한쪽만 때웠다면 교합 접촉점이 살아있었을 텐데, 사랑니를 포함하여 모든 큰어금니를 때우면서 교합접촉점을 제대로 회복시켜주지 못했기 때문에 작은어금니, 앞니, 턱관절이 부담을 받으면서 통증을 느낀 것입니다.

 이 환자는 가지런히 배열된 32개의 치아를 가지고 있습니다. 치아도 깨끗한 편이어서 충치가 아닌 잇몸 질환만 신경 쓰면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어렸을 때 씹는면을 아말감으로 때우고 20~30대에 금과 레진으로 바꾸면서 전혀 예상치 못한 상태를 경험하게 된 것입니다. 어렸을 때 아말감으로 때우지 않았거나 아말감을 금으로 교체하지 않았다면 이런 고생은 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필자는 이 환자의 큰어금니 두 개에 있던 금인레이를 제거한 후 GI로 때우면서 교합 접촉점을 다시 만들어주었고 환자의 증상은 좋아졌습니다. 기존의 낮아진 금인레이와 레진을 모두 제거하고 새로 레진으로 때우면서 교합 접촉점을 살려주는 것이 좋으나, 환자가 만족해서 이 정도로 마무리했고 정기 검진차 3년 후 다시 만났을 때도 잘 지내고 있었습니다.

 이 사례처럼 충치 치료 후 교합 접촉점이 변해서 턱관절 문제를 호소하는 환자들을 보면 많은 충치 치료를 시간 간격을 두고 받았거나 한꺼번에 많이 받았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단순히 치아의 외형을 복구해주고 교합 접촉점을 회복해주면 좋아지기도 하지만 애초에 치아 배열이 좋지 않고, 턱의 비대칭 등이 심한 경우 교정 치료가 필요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복잡한 교정 치료를 하지 않더라도 인체의 자가치유력 덕분에 교합 접촉점을 회복해주면 환자의 증상이 어느 정도 개선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이런 희망마저도 저 멀리 날려버리는 행위가 있는데 바로 '교합 조정'입니다.

 

p212

 40대 중반의 환자는 몇 년 전 스케일링을 받으러 치과에 갔습니다. 스케일링을 받으면서 아래 양쪽 큰어금니의 아말감 상태가 안 좋으니 금인레이로 교체하라고 권유받았습니다. 조언대로 아말감을 제거하고 금인레이로 교체했습니다. 그 후 치아가 시리고 불편해서 다시 치과에 갔습니다. 치과의사는 교합이 잘 맞이 않아서 치아가 시린 것이라면 교합 조정을 해주겠다고 한 뒤, 몇 개의 어금니를 약간씩 갈았습니다. 이후 환자는 훨씬 더 심한 고통을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교합 조정을 해주었던 치과의사는 환자의 고통을 이해하지 못했고, 환자는 교합을 잘안다는 다른 치과의사를 찾아갔습니다. 그 치과의사가 스플린트를 제작해주었지만 통증은 여전했고, 그러자 제대로 교합 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환자는 그 말을 믿고 다시 교합 조정을 받았습니다. 치과의사는 어금니들을 또 갈았고, 송곳니 유도(제 12장에서 설명함)를 인위적으로 만들기 위해 위 송곳니에 레진을 부착했습니다. 그러나 환자의 증상은 더 악화되어, 결국 필자의 치과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 환자는 약간 불규칙하고 안으로 경사진 위앞니, 말할 때 잇몸이 보이는 거미 스마일, 아래턱이 왼쪽으로 틀어지고 후퇴한 무턱의 얼굴을 가졌습니다. 이런 모습은 환자의 위턱과 아래턱이 퇴행한 상태로 처음부터 치아 교합과 턱관절이 불안정했음을 의미합니다. 환자의 입안과 치아는 깨끗하고 충치가 생기지 않는 체질로 보이기 때문에 어렸을 때 씹는면을 아말감으로 때우지 않았거나 40대에 아말감을 금으로 교체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금으로 바꾸면서 씹는면의 형태가 바뀌고, 어금니의 높이가 '갑자기' 변하면서 잠재해 있던 불안정이 드러났습니다. 시간을 두고 기다리거나 금인레이를 제거하고 다시 잘 때웠다면 회복될 수 있었지만, 수복물이 아닌 자연치아를 갈아버리면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 말았습니다.

 교합지로 검사해보니 위,아래 맨 뒤에 있는 큰어금니끼리만 닿고 있었습니다.(그림 5 화살표) 여기저기 갈아내는 과정에서 교합 접촉점이 사라진 것입니다. 필자는 갈아낸 교두 부분들과 미세한 부분들을 여러 차례 레진으로 때우고 수정했습니다. 이후 저작근의 불편과 통증, 불면증 등 환자의 증상이 개선되었습니다.

 

  교합 조정 이후에 고통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이 환자의 경우, 레진으로 때워서 증상이 개선된 것은 운이 좋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이 치아가 불규칙하고, 입안에 수복물도 많으며, 교합 조정을 받은 치아의 수가 많아서 원래 형태로 복원하기가 어렵습니다. 이런 환자들은 레진으로 때우고 크라운을 교체하는 등의 작업으로 해결되지 않고, 교정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또 그런 치료로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따라서 충치 치료와 교합 조정을 받을 때 자연치아를 갈아내는 행위에 극도로 신중해야 합니다. 특히 턱관절 문제로 고생하는 환자들은 더더욱 조심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턱 문제로 고생하는 환자들 중 많은 분이 교합 조정을 하면서 질병이 시작되었다고 말합니다. 턱관절 환자들은 턱 비대칭 등 위턱과 아래턱의 부조화가 심해서 자연치아를 갈면 구조적 불안정성이 폭발합니다.

 

p232

 사람들은 기도의 축소와 자세의 변화가 무슨 문제냐고 반문합니다. 알레르기, 부비동염, 입 호흡, 수면 무호흡, 심혈관 질환, 비만, ADHD, 만성 피로, 이갈이, 상기도 저항 증후군 등 과거에는 드물었지만 현대에는 흔한 질병들이 편안하지 못한 호흡과 그에 따른 자세 변화와 관련 있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대다수의 치과의사들은 입을 넣어 예쁜 얼굴을 만들어주겠다며 발치 교정을 하고 있으며, 환자들도 입이 들어가고 턱이 작은 것을 예쁜 얼굴로 착각하고 있습니다. 극소수의 치과 의사들만 호흡이나 자세 등에 관심을 갖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발치 교정 강국으로 유명합니다. 유명한 치과의사인 미국의 행 Hang과 겔브 Gelb가 쓴 호흡 치의학에 관한 논문에서 발치 교정을 가장 많이 하는 나라로 한국을 지목했을 정도입니다. 한국인의 건강이 걱정스러울 뿐입니다.

 

 p233

 요즘 여성들 사이에서 턱을 깍는 수술이 유행이다. 턱이 갸름하면서 여성스럽기는 하지만 지구력이나 추진력이 약해진다. 당장은 예뻐 보여도 인상학적으로는 50세가 넘어서면 좋지 않다고 본다. 피부에 탄력이 있을 때야 괜찮지만 탄력이 떨어지는 중년 이후가 되면 살이 빠지면서 자신이 원했던 얼굴형이 아닌 초라한 모습이 되기 쉽다. 

- 주선희, 『얼굴 경영』 -

 

p235

 (교정용)헤드기어의 유해성과 부작용에 대한 연구들은 www.righttogrow.org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이 사이트의 내용 중 일부를 요약하면 "헤드기어는 얼굴의 전방 성장을 억제하여 호흡과 자세에 악영향을 끼친다. 머리 전방 자세 Forward Head Posture 및 거북목을 유발한다.  위턱뼈와 나비뼈(접형골)를 비롯한 두개골을 변형시킨다. 헤드기어로 밀린 위턱과 아래턱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을 야기한다" 등으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최신 의학은 폐쇄성 수면 무호흡이 뇌졸중, 암, 사망의 위험률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보고하고 있으며 각종 전신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봅니다. 수면 무호흡 환자의 얼굴 특징은 위턱과 아래턱이 작고, 혀는 뒤로 위치하여 기도가 좁아진 상태입니다. 발치 교정과 헤드기어는 위턱과 아래턱을 뒤로 밀어 기도를 좁게 하고 그에 따라 자세가 변화되면서 수면 무홉이 생깁니다. 위 내용에 비추볼 때 위턱을 좁게 하거나 뒤로 미는 치과 치료 행위들이 전신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추측할 수 있습니다. 혹시 여러분이 자녀가 이런 치료를 받기 전이거나 받고 있는 중이라면 중단하시기 바랍니다.

 

p243

 구강위생, 불소화, 치아 관리가 개선되면 예방과 치료에 유익한 것은 분명하지만, 과거의 건강한 구강 환경에 이르려면 아직 멀었다. 턱과 이빨 크기가 맞지 않아 생기는 덧니가 좋은 예다. 과거 사람들은 연구하면 우리의 이빨이 턱에 비해 너무 큰 게 아니라 턱이 이빨에 비해 너무 작은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치아 교정의는 발치 교정으로 이빨의 부피를 줄이기보다는 턱뼈를 늘이는 데 중점을 두는 게 타당하지 않을까? 

- 피터 S. 엉거, 『이빨』 -

 

p255

 충치는 여전히 기승을 떨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우리가 충치의 근본 원인을 해소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 대니얼 리버먼, 『우리 몸 연대기』 -

 

p256

 농경이 도입되면서 인류의 입안에는 뮤탄스균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뮤탄스균은 치아 표면에 남은 당류, 탄수화물을 분해해 젖산을 생성하고 젖산은 치아의 딱딱한 부분을 부식시켜 충치를 유발합니다. 인류가 보리, 밀 등 탄수화물이 풍부한 무른 곡식을 먹게 되면서 충치균이 구강 생태계의 '터줏대감'이 된 것입니다. 이후 수천 년간 뚜렷한 변화가 없던 입안 생태계는 산업혁명 때 또 한 번의 큰 변화를 겼습니다. 제분,제당 산업 등이 발달하고 가공 곡물과 당류의 섭취가 급증하면서 그나마 남아 있던 유익한 세균들은 거의 사라졌고 그 빈자리를 충치 및 잇몸병과 관련된 세균들이 차지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농업과 산업화를 통해 식량은 이전보다 많아졌지만 영양소의 질과 다양성이 사라졌습니다. 오늘 우리가 섭취한 열량의 대부분은 쌀, 옥수수, 감자 등에서 온 것입니다. 대량 생산된 작물과 가공식품은 열량이 풍부하고 오래 저장하기에 용이하지만 고대인이 먹었던 음식에 비해 비타민과 미네랄이 적습니다. 이러한 변화로 전염병이나 영양실조 등은 감소했으나 심장병, 뇌졸증, 2형 당뇨병, 골다공증, 알레르기, 특정 종류의 암, 비만 등의 새로운 비감염성 만성 질환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충치, 잇몸 질환, 턱관절 장애는 이런 비감염성 만성 질환의 한 종류입니다. 할머니가 아기에게 뽀뽀를 해서 충치균에 감염되어 충치가 생기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식생활로 인해 이미 우리 몸의 세균종이 바뀐 상태이며 과량으로 섭취된 탄수화물을 대사하기 위해 뼈와 치아에서 미네랄이 빠져나가면서 뼈와 치아가 부질해진 것입니다.

 

p257

 가공식품으로 병드는 몸

 

 산업의 발달과 수입품의 증가 등으로 한국에서도 1960년대부터 식생활의 급격한 볂화가 일어났습니다. 생활 수준 향상과 충분한 음식 섭취는 우리를 건강하게 해주었지만 생활이 편해지면서 움직임은 줄어들고 가공식품들이 넘쳐나면서 많이는 먹는데 영양은 오히려 부족해지고 이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질병들로 고생하기 시작했습니다. 음식들은 화학적으로 처리되고 정제되었으며, 방부제가 첨가되고, X선으로 살균 처리되고 , 인공 영양분이 첨가되어 생명력을 잃어버렸습니다.

 병이 생기지 않고 하루하루 사는 것이 기적일 정도로 우리 몸은 가공식품으로 채워지고 있습니다. 식품첨가물이 수많은 질병을 일으킨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가공되지 않은 음식을 찾기 어렵고, 바쁜 삶 속에 빠르고 간편한 식품을 선호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늘도 가공식품을 먹고 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몸은 조금씩 병약해지고 있습니다. 

 

 미국의 치과의사 웨스턴 프라이스 Weston A. Price sms 1939년에 쓴 책 『영양과 신체의 퇴행』에서 가공식품의 문제점을 시각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프라이스는 1930년대 초에 건강한 치아를 보장하는 요인이 무엇인지 밝히기 위해 특별한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그는 지구상의 고립된 지역을 10년 이상 여행하면서 서구 문명의 영향을 받지 않은 건강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치아의 불규칙한 배열을 야기하는 치열궁의 변화(구조적 결함)과 충치 등의 질환이 선조로부터 물려받은 유전적 결함이 아닌 영양 결핍으로 생긴다는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박사는 오지들을 탐험하면서 전통적인 음식을 먹고 사는 원주민들은 치아 및 전신 건강이 좋았고, 현대적인 음식을 먹기 시작한 원주민들은 건강이 악화되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서구의 현대 음식을 먹는 원주민들의 경우 구강 질환은 물론 관절염, 결핵 같은 퇴행성 질환과 감염성 질환이 나타났습니다. 태평양의 같은 섬 거주민이라 해도, 외부와의 교류가 없는 내륙 지방에 사는 원주민들의 건강과 현대적인 음식을 쉽게 구할 수 있는 항구 근처에 사는 원주민들의 건강 사이에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현대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아 현지의 토속 음식만 먹는 내륙 지방의 원주민들은 넓은 치열궁, 고른 치열, 잘 발달된 턱, 잘 생긴 얼굴, 건강한 몸을 갖고 있었으나, 서구의 가공식품을 먹는 항구 근처에 사는 원주민들은 좁은 치열궁, 불규칙한 치아, 작은 턱, 길고 좁은 얼굴, 병에 쉽게 걸리는 몸을 갖고 있었습니다.

 퇴행성 질환이 늘어나기 시작하는 데는 식단의 완전한 변화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몇몇 상업 제품들이 영양가 높은 전통 음식들을 내몰고 식단에 추가된 것만으로도 퇴행성 질환이 늘기 시작했습니다. 가장 흔한 수입 식품은 흰 밀가루, 도정된 쌀, 설탕, 식물성 오일, 통조림 제품들이었고, 프라이스는 수입 식품들을 퇴행성 질환의 주범으로 판단했습니다.

 원주민들의 전통적인 식단은 지역에 따라 많이 달랐지만 모두 가공식품이 아닌 자연 식품이라는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오지의 사람들은 공통적으로 설탕, 정제된 탄수화물, 가공된 식물성 오일 등을 전혀 먹지 않았습니다. 상업적으로 판매되는 즉석 식품은 입에 대지도 않았습니다. 모든 음식은 집에서 만든 것으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했습니다.

 프라이스는 원시 종족들의 음식을 분석하여 이와 동일한 음식이나 영양소가 유사한 음식을 심한 충치를 가진 자신의 환자들에게 먹이고 이를 통해 치아 조직을 재생하는 치료를 했습니다. 치열궁이 좁고 치아가 불규칙한 환자들은 치열궁 확대 장치를 이용해 교정 치료를 했습니다. 이렇게 시대를 앞선 치료법을 제시한 것 외에도 프라이스가 뛰어난 이유 중 하나는 중안모 발달의 중요성과 중안모 퇴행의 문제점을 알고 있었다는 점입니다. 가공식품을 먹기 시작하면서 충치가 생기고, 잇몸병으로 치아가 빠지며, 각종 퇴행성 질환으로 고생하는 원시 종족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얼굴과 치열의 변화(부정교합)를 관찰하고, 주원인을 중안모의 전방 성장 부족으로 파악했습니다.

 당시뿐 아니라 현대의 치과의사들은 중안모의 퇴행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모르고 있습니다. 위턱을 포함한 중안모의 발달은 치아 배열, 호흡, 자세, 전신 건강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입니다. 현대인들은 나쁜 식생활로 인해 중안모와 아래턱이 퇴행된 상태로 태어나고, 나쁜 식생활이 지속되면서 더욱 나빠지는 악순환ㄴ에 빠져 있습니다.

 서양과 한국이라는 지역적 차이, 20세기 초와 21세기 초라는 시간적 차이가 있어서 프라이스가 말하는 식생활과 몸의 퇴행 문제와 그에 대한 해결책 등을 지금의 한국에 그대로 적용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얼마나 생명력을 잃었는지, 그에 따라 우리의 얼굴과 치아가 얼마나 퇴행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자료여서 소개했습니다.

 

p263

 충치, 잇몸병, 턱관절 장애는 세 가지를 경고하는 신호입니다. 우리의 얼굴이 구조적 결함이 있는 퇴행된 상태라는 것, 식생활이 나쁘다는 것 그리고 구강위생 등 생활 습관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치아, 턱, 얼굴의 구조적 결함은 전신의 구조적 불균형을 뜻하고, 나쁜 식생활로 치아가 약해진 것은 몸의 다른 부분도 손상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치과에 가서 치료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생활을 개선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무절제한 생활 습관에서 벗어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입니다.

 

p265

 전문가가 말할 때면 우리는 마치 스스로 생각하기를 멈추는 듯하다. 이는 정말이지 무서운 일이다. 그럼에도 문제가 있다는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 노리나 허츠,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 -

 

p266

 술을 마시면 입안에 있던 락토바실러스와 같은 유익균이 감소하고 잇몸병을 악화시키는 유해균이 증가합니다.

 흡연을 하면 담배의 니코틴과 일산화탄소 등 수많은 유해 성분이 입안의 말초혈관을 수축하고 혈류 속도를 늦춰 잇몸 질환이 잇어도 겉으론 피가 나지 않아 잇몸병이 악화되는 것을 못 느낍니다. 그러나 잇몸 속은 염증 때문에 계속 곪고 잇몸뼈는 줄어들어 40대가 되면 치아를 뽑게 됩니다. 담배는 염증 치유 속도를 늦추고 잇몸뼈의 재생도 방해합니다. 그래서 금연하지 않으면 잇몸 치료나 임플란트 등의 치과 치료가 실패하게 됩니다. 차이에 국한된 질병 외에도 술과 담배를 하면 구강암이나 인두암의 발병 확률이 4~15배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3-3-3 법칙에 따른 양치질이 어렵다면 하루 2번, 2분 동안 이라도 세삼하게 양치질을 잘하기 바랍니다.(치약은 세제와 같은 것이므로 아주 조금만 사용하고, 대신 많이 헹구는 것이 좋습니다.) 잇몸이 좋지 않다면 치실, 치간 칫솔, 구강 세정기 등을 사용해 치아 사이를 더 깨끗이 해야 합니다. 술, 담배, 가공식품을 인생의 낙이라 생각하고 포기할 수 없다면 치과 치료비가 비싸다고 불평하거나 치료에 실패해서 치과의사를 비난하는 일은 삼가기 발바니다. 구조적 결함을 가진 얼굴로 태어났음에도 생활 습관의 변화 없이 많은 치료를 받으면서 치과 치료비가 비싸다고, 양심적인 치과가 없다고 불평한다면 그것이야말로 비양심적인 행동입니다. 치과의사는 여러분의 치아를 책임지지 않습니다. 당신의 치아는 당신의 것입니다.

  

p270

 신경 치료는 보험 치료이기 때문에 치과마다 비용 차이가 크지 않습니다(MTA 등의 신재료를 이용하는 치과의 경우 더 비싼 비용을 제시하기도 합니다). 반면 신경 치료 실력은 치과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차이를 유발하는 원인 중 하나는 낮은 보험 수가입니다. 해외의 신경 치료비는 국내의 2~15배에 이릅니다. 또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운영하는 일산병원의 2017년 자료에 따르면, 치과의 보험 치료비는 원가의 5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말은 신경 치료 등의 보험 치료는 하면 할수록 적자가 난다는 뜻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경 치료를 직원에게 시키면서 대충대충 하는 치과의사가 있는가 하면 최신의 지식,기술,장비로 세계 최고 수준의 신경 치료를 하는 치과의사도 있기 때문에 치료의 질적 차이가 생깁니다. 치과의사가 매일 하면서도 늘 어렵게 느끼는 치료가 바로 신경 치료입니다. 기본적으로 이런 신경 치료가 잘되어야 크라운을 오래 사용하는데 우리는 그저 크라운 가격으로 치과를 판단하고 선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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