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당한 유머와 적당한 조크, 그리고 사랑과 함께 위대한 음악이 흐르는 따뜻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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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인기가 없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이미 외국에선 국내보다 개봉을 일찍해서 그런건지 블루레이 Ripping 버전도 이미 풀려버렸다. 내가 개봉일에 가서 봤지만 관객이 거의 없었고, 젊은 아이들은 아마 이 영화의 중간중간의 클리셰들을 전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말릭이 교통 사고후에 병원에 입원해 있을때 엘리에게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한다.

Will you still need me, will you still feed me when I'm 64?(내가 64살이 되었을 때도 나를 사랑해주고 나를 보살펴줄건가요?)

그러자 엘리가 생각해보고라고 한 후에, why 64?라고 얘기하는데, 말릭이 what you mean?(뭔 소리야?)라고 이야기한다.

이 장면은 비틀즈의 노래 When I'm Sixty-four.를 알면 금방 이해가 되는 클리셰이다. 말릭의 대사 자체가 바로 비틀즈의 이 노래의 가사이기도 하다. 즉 비틀즈의 유명한 곡의 가사로 농담을 한 것인데 엘리가 이것에 대해 왜 64살이야?라고 되물으니 말릭이 뭐?(아니 비틀즈 노래잖아?)라고 하는 것이다.

이러한 클리셰(혹은 사회학적 용어로 밈-meme, 리처드 도킨스가 이기적 유전자에서 사회문화적 공통정보를 의미하며, 클리셰보다는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 볼 수 있다-으로 부를 수도 있다)는 비틀즈 노래를 거의 어린 시절부터 들어왔던 세대들에겐 굉장히 친숙하겠지만, 그 이후 세대들에겐 특히 비영어권에선 이해하기 힘들 수 있다.

이 영화의 배경이 2000년도이고 이 때 30대 초중반 정도로 설정된 주인공들의 나이를 감안하면 1960년대 중후반의 영국 사람들이라면 당연히 비틀즈의 노래는 완전히 꿰찰 정도로 잘 아는 세대일 것이다.(근데 에드 쉬런도 나오는 걸 봐선 배경은 현대이다. 그럼 나이는 1980년대 중후반에서 1990년대 초반일거고, 그래도 영국인들은 비틀즈의 노래를 대부분은 알지 않을까 싶다.)

나는 개인적으로 중학교 시절 비틀즈의 거의 모든 앨범을 3년 내내 듣다시피했기 때문에 비틀즈의 노래 및 그들의 개인적인 정보들도 어느 정도 친숙해서 이 영화를 보고 이해하는데 거의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반대로 이러한 사전 정보없이 이 영화를 보면 아마도 영화 내내 나오는 이러한 클리셰들을 절반도 이해하기 힘들 것이다. 이런 요인때문에 국내에서 흥행이 잘 되지 않은게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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