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그러면 왜 우리는 한사코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반대하고, 일본의 전쟁시 침략행위(한국인 징용 전사자,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한 사과를 줄기차게 요구해야 하는가?

- 일본은 1965년 박정희 대통령 시절, 한국과 한일기본조약이라는 것을 맺게 되며, 그 조약내에 과거 대동아 전쟁시의 일본의 모든 행위에 대해 6억달러(무상 3억달러, 정부 차관 2억달러, 민간 차관 1억달러, 즉, 쉽게 말해서 3억달러는 배상금으로 주고, 3억달러는 빌려주겠다.)로 퉁친다는 계약을 하게 된다. 일본의 주장은 1965년 대한민국의 공식적인 정부와 이미 배상에 대한 협약을 했는데 왜 니네들은 정권만 바뀌면 계속 말을 바꾸느냐 하는 것이다.(이게 어찌 생각해보면 말이 되는 것 같기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그렇지 않은 이유는 다음 기회에 적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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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가간의 계약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4번 항목에 대해 약속을 어긴 것은 대한민국이지 일본이 아니다. 고로 이런 관점에서 보면 일본보다는 대한민국에 책임이 크다. 이것이 소위 보수(원래 보수란 것은 좋은 뜻이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는 보수란 친일파를 그 원류로 하고 북한을 빌미로, 민주주의를 주장하는 세력을 빨갱이로 몰아 약화시키고, 자기들의 친일 전력에 대한 어두운 과거를 감추기 위해 역사를 왜곡하는 집단을 의미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집단을 뉴라이트라는 이름으로도 부르고 있는데, 나쁜 새끼들이 온갖 좋은 이름은 다 갖다 쓰고 있다.)라는 인간들이 내세우는 논리이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의 일제가 조선과 조선민족에게 행한 일은 일방적인 폭행과 같은 극히 야만적인 행위이다. 인간과 인간의 기본관계에서 만약 어떤 인간이 한 인간을 일방적으로 폭행하여 사망 혹은 병신에 이르게 하면 벌을 받는다. 이것은 물론 민사적으로 위자료로 어느 정도 형을 감형할 순 있지만 민사의 합의가 아무리 이루어져도 인적인 손실(사망,장애)에 이르게 될 경우는 형사적으로 처벌을 받고 징역 혹은 사형과 같은 물리적 처벌을 피할 수 없다.


1950년 세계 2차 대전의 종전 이후에도 나치에 부역하며 유태인 학살에 가담했던 전범들중에 체포되지 않았던 인간들을(예를 들어 아이히만같은 이), 유태인이 세운 국가 이스라엘의 정보기관 모사드에서는 수 십년의 세월이 지난후에도 하나하나 집요하게 추적/체포하여 이스라엘로 송환해서 전범 재판을 치루게 하였다.

대한민국은 해방이후 김구를 위시한 임시정부 인사들이 주도가 되어 일제에 부역했던 친일파들을 처단하기 위해 반민특위를 결성하지만, 도리어 이들은 이승만과 미 군정을 통해 경찰과 군대에서 실권을 장악한 악질 친일파(노덕술 같은)에 의해 도리어 숙청당하고, 사회주의 계열의 독립지사들이 북한으로 망명하게 하는 빌미를 제공하게 된다.(북한으로 망명한 사회주의 계열 독립투사들-김원봉 같은-도 결국 북한에서 김일성에 의해 권력다툼의 희생양이 되어 숙청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친일파 숙청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도리어 친일파가 득세를 하게 되고, 결국에는 4.19의거 이후 혼란해진 틈을 타 군부에서 힘을 기르던 최고의 골수 악질 친일파 박정희(박정희는 일본 육사 출신이며, 또한 그의 형 박상희의 영향으로 사회주의 이념을 한때 가졌고 공산당으로도 활동했다.)가 5.16쿠테타를 통해 대한민국의 실권을 장악하는 최고의 위치에 오르는 말 그대로 다시 친일파가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연출하였다.(이승만도 부정부패로 얼룩진 쌩양아치긴 하지만 그도 미국에서 독립운동을 한 전력이 있고 일본을 누구보다 미워했던 것이 사실이다.)

이후, 박정희가 대통령이 되면서 김종필을 대표로 보낸 1965년 한일기본조약에서, 일제강점기에 조선민족에게 행해졌던 반인륜적이며 야만적인 모든 행위에 대해 박정희는 6억달러의 껌값으로 일본에 면죄부를 주게 된다.

이것은 3남3녀를 가진 아버지가, 남자 1명은 징용나가서 총알받이로 죽고, 1명은 광산에서 탄을 캐다가 죽고, 1명은 그냥 일본놈이 때려죽이고, 딸 1명은 위안부로 끌려가서 죽고, 또 한명은 독립운동했다고 고문당해 죽고, 또 한명은 위안부로 끌려갔다가 모진 고생을 하고 살아남았지만 화냥년이라고 대한민국에서도 외면당하면서 쓸쓸하게 살다가 죽었는데, 이것에 대해 일본에 항의하다가 돈 몇 푼 쥐어주니 그래 없던걸로 하자고 하면서 희희낙낙하는 꼴과 다를바가 없는, 양심과 도덕이라는게 있는 인간이라면 피가 끓고 눈이 뒤집힐 비인륜적이면서도 만인이 공로할 잔악무도하기 그지 없는 일이다.


2차 대전후 독일은 연합군에게 무조건 사과와 무제한의 배상을 약속하였으며, 독일 자국에서는 나치와 같은 비인륜적 집단이 나오지 못하도록 자신들의 가장 부끄러운 역사에 대해서 정확히 가르치며, 그 부끄러운 역사의 현장(아우슈비츠와 같은)을 그대로 보존하고 이를 국민들의 역사교육의 장소로 활용한다. 또한 이러한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아무리 언론의 자유가 보장되는 민주주의 사회라 할지라도 헤이트(hate)행위라고 명명되는 나치찬양과 같은 행위에 대해서는 법으로 금지하고 그에 대해 사법적인 책임을 묻는다. 그러한 뼈저린 반성을 통해 독일은 다시 유럽의 하나의 일원으로서 인정받고 주변국들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해왔으며, 지금은 유럽연합의 주축으로서 존경과 사랑을 받는 그러한 국가가 되었다.

하지만, 일본은 2차 대전이후 미국의 보호와 곧 벌어진 남한과 북한의 전쟁 덕분에 엄청난 경제적 발전을 단기간에 이루어냈고, 이를 바탕으로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위의 경제대국으로서의 위치에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서방에서 당시의 일본은 경제적 동물(Economic Animal)이라는 조롱섞인 말로 불렀던 것 처럼, 그 위치에 맞는 국가의 모랄을 확보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패전 당시의 일본 정부인사들이 당시의 천황 히로히토만은 지키기 위한 노력(2차 대전 당시 일본은 천황제의 국가이며, 천황이 모든 권력을 갖고 있던 나라이다. 당연히 전쟁의 책임은 히로히토에게 있고, 1급 전범으로서 히로히토는 사형당하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었다.)과 히로히토를 면담했던 맥아더가 히로히토의 연기에 속아 넘어가면서, 가장 큰 책임이 있던 천황가가 살아남게 되었으며, 당시 일부 내각의 총수와 군장성 몇몇만이 전범으로 사형을 당했을 뿐, 전쟁에 책임이 있는 제국주의계열의 수 많은 인사들이 그대로 일본의 전후 내각에 포진하게 되어, 현재의 자민당 아베 총리의 체제까지 그 이념과 철학이 그대로 이어져 오고 있는 상태이다.

즉, 일본은 표면적으로는 내각제의 민주주의 사회이긴 하지만, 사실상 그 내부의 핵심을 파고 들어가면, 아직도 전쟁 이전의 천황제와 그 천황에 충성하는 내각과 대다수의 국민들의 정서는 변화한 것이 거의 없는 상태인 것이다.

이러한 일본의 변하지 않는 구성과 그로부터 나오는 자세들에서 아시아의 국가들은 말로는 사과를 하지만, 실제의 속내로는 전혀 사과를 하지 않고 있고, 도리어 그 옛날 대동아 공영권을 구상했던 그 시절의 일본 제국주의의 부활마저 꿈꾸는 일본의 정치인들을 보면, 아시아인들은 그 예전 일제강점시대의 악몽이 근 미래에 다시 재현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는 불안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은 아시아인들도 불행하지만, 결국 일본에게도 불행한 일이다. 일본이 다시 군국주의를 부활하여 아시아에 위협요소가 된다면, 그것은 엄청난 물리적,군사적 충돌을 불러일으킬 개연성이 충분하며, 현재 아시아에 있는 중국과 일본의 군사력만으로도 이 지역의 초토화는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일본의 진심어린 사과와 그를 통해 일본 국민들의 계몽, 그리고 일본 정치체제의 각성과 변화가 선행되지 않고서는 아시아의 평화란 것은 보장될 길이 없다. 아시아 각국의 일본에 대한 사과 요구는, 우리가 예전에 맞았고, 다쳤고, 죽었으니 그 억울함에 대해서 너희는 반성하라는 과거사에만 얽매인 그런 찌질한 것이 아니다. 아시아에서 일본이 진정 사랑받고 존경받으며, 그 위치에 걸맞는 리더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일단 일본은 그에 걸맞는 도덕성을 갖추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시기가 되면 자연스럽게 일본은 왜놈, 쪽발이같은 비하의 표현을 더 이상 듣지 않고 그들이 그렇게 자랑하는 와(和)를 실천하는 1등 국가와 시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것이 되지 않는 한, 일본은 제 아무리 잘나봤자 비열한 쪽발이 새끼들일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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