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매슬로의 인간의 욕구 5단계설에서 상위의 욕구인 4단계가 존경욕구, 5단계가 자아실현욕구라고 한다.

4단계의 존경욕구는 사회적 관계에 의해서 충족되는 욕구이다. 일반적으로 40대 이상이 되면  자기가 속한 집단내에서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르고 선임자로서의 존경과 가족에게도서 가장으로의 권위등을 갖게 되어 자연스럽게 이러한 욕구가 충족되어진다.

더욱이 선출직인 국회의원, 시장, 도지사등을 통해 정치에 길에 나서게 된 이들은 아주 강력한 자부심을 갖게 될것이다. 그러한 선출 자체를 통해 얻는 자부심과 기쁨은 4단계의 존경욕구와 5단계의 자아실현욕구에 대한 충족감은 일반적인 회사에서 승진하는 것과는 비교과 안되는  말 그대로 하늘을 찌를 듯할 기쁨일 것이다.

이러한 정신적 충족감은 삶의 엄청난 모티베이션이 된다. 실로 이 정도의 강력한 정신적 충일감은 마약을 복용하는 순간과도 비교될 것이다.

마라토너들이 나이가 들어가며 격한 운동이 주는 육체적 손상(무릎연골 파손, 부정맥, 심근 손상, 폐손상)의 위험으로 의사가 더 이상 마라톤을 하지 않는게 좋겠다는 권유를 한다. 그래도 이를 무시하고 진통약을 먹어가면서까지 마라톤을 계속하는 이들이 많다.


그 이유는 마라토너들이 말하는 런너스 하이라는 현상때문이라고 한다.


고통스러운 뜀뛰기의 고통이 지속적으로 축적되어 몸이 생존을 위해 고통의 극한치를 높여나가게 된다. 그런데 이 누적된 고통이 후반에 이르러 어떠한 사점(dead point)를 지나게 되면 이때는 도리어 몸은 비상사태를 감지하고 뇌에서 고통을 이겨내는 천연 호르몬인 엔돌핀을 분비하기 시작한다. 이 시점이 되면 고통은 기쁨으로 바뀌며, 천근만근이던 몸은 달리기를 처음 할때보다 훨씬 가벼운 상태로 변하는 런너스 하이(runner's high)를 경험하게 된다.

마라톤은 말 그대로 자기와의 싸움이기 때문에 해당하는 거리를 자신의 힘으로 완주하는 것만으로도 런너스 하이에 이르게 된다. 그런데 갑자기 이 마라톤 선수가 이번 대회가 내 생애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내가 1등을 해야겠다는 말도 안되는 비정상적인 목표를 잡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평소 마라콘 풀코스를 4시간 정도 되야 들어오는 선수가 세계기록인 2시간대를 목표로 말 그대로 전력질주를 하다가 런너스 하이는 커녕 초반 몇 킬로를 뛰다가 심장이 터져서 죽고 말 것이다.

보통 이걸 무협적인 용어로는 주화입마라고 한다.

남들에게 존경받고, 자아를 실현하려는 욕구는 지극히 정상적인 것이다. 하나 그 욕구에 앞서 하나의 단서가 있는데 그것은 자신이 누구인지 그리고 내 능력이 어디까지인지를 명확히 아는 것이다.

진인사 대천명이라는 말은 내 모든 에너지를 다 쏟아붓는데 있지만 그 에너지를 넘어서 쏟아부으면 대천명을 하기 전에 자기의 수명 자체가 없어지고 마는 것이다.

박근혜의 탄핵이 임박해진 지금, 2017년 대선이 기정 사실화 되가고 있는 시점에서, 여기 저기서 내가 이번 레이스에서 1등을 하겠다고 이미 주화입마에 빠져있는 정치인들이 보인다. 


그 사람들의 평소에 행보를 보면서 저 사람만은 망가지지 않을거라 생각했던 이들마저도 대통령이 된다는 생각만으로도 저렇게 휘청거리는 걸  보면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가진 마성이 엄청나구나 하는 걸 느끼게 된다.

나는 정상적인 마라톤 경기를 보고 싶을 뿐이다. 그 누구도 아스팔트 위에서 피를 토하며 죽어 나가는 모습을 보고 싶진 않다. 아마 대부분의 국민들이 그런 마음이지 않을까?


진인사 대천명의 마음으로 레이스에 나가기 전에 시장통에 가서 민심도 좀 읽고, 내가 냉정하게 몇 등 정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등수라도 유지하려면 내가 어떻게 뛰어야 할지를 사우나 냉탕에 들어가서 머리를 푹 식히며 차분하게 생각들 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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