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브라운의 인페르노에서 일부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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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침묵을 깨뜨린 사람은 랭던이었다. "케케묵은 소리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다윈의 이론을 배우며 자라난 나로서는 진화의 자연스러운 과정을 촉진하려는 시도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네요." 

 "로버트" 시에나가 여전히 강력한 어조로 말을 이었다. "유전공학은 진화 과정을 촉진하려는 게 아니에요. 그것 자체가 지극히 자연스러운 전개 과정의 일부라고요! 당신은 버트런드 조브리스트라는 사람을 만들어낸 것이 바로 지금 우리가 말하고 있는 '진화'라는 사실을 잊고 있어요. 그의 탁월한 지능이야말로 다윈이 설명한 바로 그 과정의 산물이에요. 오랜 세월을 두고 쌓여온 진화의 일부라는 거죠. 유전학에 대한 버트런드의 남다른 통찰력은 어느 순간 신의 성스러운 영감 때문에 번쩍하고 나타난 게 아니에요. 수많은 세월을 두고 축적되어온 지성의 진보가 그런 천재를 만들어낸 거에요."

 시에나의 그 말은 랭던을 또 한 번 깊은 상념으로 밀어 넣었다.

"다윈주의자라면 누구나 자연이 인구를 일정한 수준으로 억제하기 위한 사건들을 준비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거에요." 시에나의 논리는 거침이 없었다. "흑사병, 기근, 대홍수, 다 마찬가지에요. 하지만 이렇게 물어보면 어때요? 이번에는 자연이 뭔가 다른 방법을 찾아낸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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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생물학은 왓슨의  DNA의 나선구조의 발견, 그리고 그 이후 게놈에 대한 연구를 통해 생물을 유전자레벨에서 재정의할 수 있는 기술을 인간에게 선사하였다. 물리학에서 상대론과 양자역학의 이론 체계의 수립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첨단 과학들은 과거 우리가 신의 영역으로 치부했던 범우주적 시스템이 돌아가는 원리에 인간이 접근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윈이 자연선택이라 했던 그러한 선택을 우리 인간은 이제 우리의 손으로 직접 콘트롤하고 수정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섰다는 의미이다. 

유전자 조작에 대해 아직까지도 종교나 도덕주의자들의 입장에서 신의 뜻에 반한다거나, 윤리원칙에 입각했을때 비인간적인 결과를 야기할 수 있다는 이야기들이 있으나 결국은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해 인간은 결국 진화의 수레바퀴를 돌리는 길을 택할 것은 현대의 기술의 발전과정을 지켜봤을때 우리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될 것이다.

장애가 없어지고, 불치병이 없어질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는데 그 수혜를 거부할 인간이 어디에 있겠는가? 이러한 좋은 면과 마찬가지로, 인구의 증가로 인해(과거 지구 생태학적 관점에서 지구의 환경이 순환하면서 견딜 수 있는 인구의 맥시멈이 200억이라고 어디선가 본 기억이 난다..그 출처는 확실치 않다. 아마 만화였을지도.) 결국은 지구에서 인간이 살 수 있는 최대치라는 것이 존재할 것이며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수명도 늘어나고 출생율에 비해 사망율이 줄어들게 되면서 결국 인구는 우리가 사는 터전인 지구가 견딜수 있는 최대치에 도달하는 날이 언젠가 올지도 모른다. 

그때가 되면 우리는 우리의 기술로 인구를 억제하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도 모른다.

그게 단순히 피임약이나 콘돔과 같은 걸로 해결된다면 다행이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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