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장면부터 신시티의 미쟝센의 영향을 받았음을 그대로 드러낸다. 신시티의 색조가 어둡고 원색적이라면, 홍길동은 조금 더 밝고 중간적이며, 초반부의 음울한 분위기에서 결말로 갈수록 색조는 밝아진 것 같은 느낌이다.

 

이 감독의 전작은 송중기와 박보영의 늑대소년이다. 늑대소년도 기저에 깔려있는 악의 배후에는 인간이 가진 탐욕과 그로 인한 잔인함이 순수함을 짓밟는다는 모티브가 있었는데, 홍길동 역시 그런면이 있는 듯 하다. 감독의 성향일까?

 

기존의 우리가 가진 홍길동이라는 의적 그리고 해학적 이미지와는 스타일적으로 많이 동떨어져 있다. 원작의 서자라는 출생 배경보다는 훨씬 어두운 출생의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듯하다(아마도 속편에서 밝혀지지 않을까? 거의 감독이 속편을 염두에 두고 제작한 듯 한데, 내 개인적으론 3,4백만 정돈 무난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 시빌워랑 맞붙는게 조금 염려스럽긴 한데 시빌워랑은 쟝르적으로 완전히 차별화가 될 듯 싶다)

 

김성균이 맡은 상대 악당역은 상당히 포스가 있어서 괜찮았다. 하지만 고아라는 얼굴마담역 이외에는 별로 활약이 없어서 아쉽다. 신시티처럼 화끈한 멜로도 좀 넣어줬으면 어떨까 싶지만 그러면 청소년관람불가가 될테니 흥행적인 면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할거다.

 

아역의 동이와 말순, 특히 말순이는 극의 재미와 몰입도 그리고 무게를 잡는 성인배우들때문에

무거워지는 분위기를 환기시키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제훈과 김성균이라는 배우를 믿고 봤고 연기적으로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았고 그닥 특색있는 스토리라고 볼 순 없지만 신시티적 미쟝센과 한국적인 스토리와 풍광을 잘 어우러지게

연출한 솜씨는 감독이 만만치 않은 내공을 가지고 있음을 짐작케한다.

 

10점 만점중 8.4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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