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미스터 프레지던트> 중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백범 프로젝트라고 명명했었다. 김구 선생이 꿈꾸던 대한민국의 미래 '오직 한 없이 가지고 싶은 높은 문화의 힘'을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프로젝트였다. 

 백범 프로젝트는 BTS 프로젝트도, 유엔총회를 위한 것도 아니었다. 대한민국 문화 콘텐츠를 외교적 계기에 따라 기획해 알리겠다는 프로젝트였다. BTS, 블랙핑크, <기생충>, <오징어게임>, 아카데미상, 에미상에 이르는 우리의 문화적 성취와 김구 선생이 꿈꾸었던 높은 문화의 힘을 세계에 보여주겠다는 계획이었다.

 2021년 유엔총회와 관련한 첫 외교 노트는 코로나19로 유엔총회를 비대면으로 진행한다는 소식이었다. 지속가능발전목표 고위급 회의(SDG Moment)만은 대면으로 할 계획이고, SDG 행사에 BTS 참석을 타진했다는 보고였다.

 일단 BTS 측 의사를 확인했다. 유엔의 계획을 정확하게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관련 세션에 BTS의 참석을 원하고 있고, 이와 관련한 협의를 한국 정부와 하기 원하니 먼저 BTS 측 의사를 알려달라고 했다. BTS는 정부와 유엔이 필요로 한다면 내용은 협의해야 하겠지만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뉴욕 현지 시각으로 2021년 9월 20일 대통령과 BTS 유엔 연설과 음악 영상이 공개됐다. 전 세계 사람들이 그 장면을 라이브 방송으로 지켜보았다. 유엔은 이때까지 유엔에서 있었던 어떤 연설과 발표보다 가장 많은 사람이 그 장면을 지켜보았다며 흥분했다. 사무총장, 사무차장, 총회 의장에 이르기까지 감사를 전해왔다.

 

 유엔총회가 열리는 회의장에서 순서를 기다리며 BTS와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들은 "이렇게 우리가 여기 앉아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라고 말했다. 그 말을 듣고 우리도 "정말 이 상황이 믿기지 않아 오히려 비현실적이네요"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자리에 있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모두 같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부력富力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강력强力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백범 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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