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부터.

(에피소드 1. 트럼프 국빈만찬)

취임후 첫 외국 국빈방문으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 방문.

국빈만찬으로 독도새우와 360년 묵은 씨간장으로 잰 한우갈비구이를 제공.

(탁현민 코멘트) 당시는 일본이 독도문제로 계속 한국을 건드리는 상황이었다. 그래서 만찬상에 독도새우를 올리는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다. 

일본정부는 독도새우가 한미정상 만찬장에 나온것에 유감을 표시했다. 

(탁) 당시 외교부에서 일본정부에서 항의와 답변요구가 오면 어떻게 대응했으면 좋겠냐고 탁 비서관에게 의견을 물은 적이 있어서, "내 밥상에 뭘 올릴지는 내가 결정한다"라고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응답.

중앙일보에서 청와대에서 독도새우를 어떻게 구입하게 되었는지의 경위를 기사로 냈는데, 새우상인이 자유로 근처에서 검은양복입은 남자들을 만나서 새우를 전달했다라고 인터뷰가 났다. 

(탁) 우리는 노량진에서 샀는데, 그 상인에게 새우를 사간 검은양복은 과연 누구일까?라는 의문이 5년이 지난 지금도 가지고 있다.

(해당기사 링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2094730#home

 

[단독] 한미정상 만찬용 '독도새우' 잡은 울릉도 어부의 증언

만찬 이틀 전 '기묘한 거래'한 도매상 증언도...

www.joongang.co.kr

 

(탁) 만찬장에서는 실은 독도새우는 큰 화제가 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의 주요 수행원들이 관심이 있었던 것은 360년 된 씨간장으로 만든 한구구이였다. 360년 묵은 간장을 먹어도 되는거냐고 미심쩍어했고, 충분히 괜찮다고 설명했지만 먹기를 꺼려해서, 많이 남았고 만찬장에 들어오지 못하는 수행직원들의 방자상(수행원들을 방자로 표현, 옛날에 조선의 임금이 식사를 남기면 수라간 상궁과 궁녀들이 그 남은 음식으로 식사를 했는데 비슷한 개념을 방자상이라는 은어로 표현)으로 내려갔다.

 

(에피소드 2. 각본없는 대통령 기자회견)

과거 정부와 달리 사전 각본 없이 즉석에서 기자가 질문하고 대통령이 즉석에서 답변하는 방식의 기자회견을 실시.

기자들도 엄청 긴장했다(아래 영상에서 보면 첫질문은 하는 기자가 손을 떠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너무들 긴장을 해서 현장에서 대중음악을 틀며 긴장을 풀어주려고 했다.

 

(에피소드 3. 기업인 초대 맥주 미팅)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첫 여름, 재벌기업 회장단을 청와대에 초청해서 잔디밭에서 호프 미팅을 갖는 기획.

일주일전부터 기사로 나며 화제가 됐는데, 기사가 나가고 나서 탁현민 비서관에게 맥주회사에서 자기들 맥주를 써달라고 계속 로비 전화가 와서 만나달라고 했음. 

(탁) 만나면 안되잖아요.

(김어준) 그럴 때 만나서 뒷돈 받는 건데.

(탁) 그래서 수제맥주 만드는 회사를 찾기 시작했고, 조그만 회사 하나를 찾게 되었다. 작은 회사였는데 나중에 꽤 잘됐다고 들었다. 처음엔 사장님이 당황하셨고, "살다보니 이런 날도 다 오는군요"라고 말씀하신 기억이 난다.

(아래 청와대 호프미팅에서 사용된 해당 수제맥주에 대한 기사)

https://www.joongang.co.kr/article/21796579#home

 

청와대 만찬주로 선택된 수제맥주 알고 보니

그동안 주류 회사들은 그동안 어느 회사의 맥주를 선택할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워왔다.

www.joongang.co.kr

[감상]청와대라는 곳이 비서관 정도의 직책은 돈 먹으려 맘만 먹으면 이런 행사 스폰서 선정으로 수억씩 뒷돈으로 받는 건 일도 아닐 듯 싶다. 대통령의 도덕성, 그리고 그 주변인의 도덕성이 중요한 이유다.

 

(에피소드 4. 비효율적인 회의문화?)

처음에 어공(어쩌다 공무원)이 되서 청와대에 들어가니 트럼프 대통령 방문시 정상에게 줄 비공개 선물(정상에게 주는 선물은 비공개가 원칙. 공개될 경우 어떤 의미가 내포되어 있나에 대한 뒷말이 나올 수가 있고 외교적으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을 결정하기 위한 선물자문회의가 열리니 참석해달라는 요청을 문체부에서 받았다. 비서관이 그런 회의까지 가야하나 싶어서 꼭 참석해야 하냐고 물어보니 의전담당 비서관이 주재하는 회의라고 해서 할 수 없이 참석했다.

참석해보니 20여명이 넘는 각 부서 담당자가 참석했다. 외교부, 문체부, 문체부 산하 외청, 학예사들, 심지어 경호처까지. 도대체 이 사람들이 왜 다 참석했지 생각하며 짜증이 나면서 이게 다 허례허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재자로서 모두발언을 하게 됐는데 잘됐다고 생각해서 이런 불필요한 회의에 여러분과 저같은 실무자들이 시간을 뺐겨선 안된다. 비공개 선물정도에 이렇게 행정력을 낭비해서 되겠냐며 질책성 발언을 하고 일단 모였으니까 빨리 하고 끝내자고 했다. 분위기가 일순 싸해지고 당시에는 내가 장악했다고 생각을 했는데 지금 돌아보면 "에휴 저 새끼 저거" 하고 속으로 욕 많이 먹었을 것 같다.

회의가 진행되면서 토론을 하는데 생각보다 진지하고 외교부, 문체부, 경호처 나름대로 다 선물들에 대해서 고려하는 타당한 사유들이 있었다. 그 각각의 나름의 이유들을 들으면서 아 내가 틀리고 이 사람들이 맞구나 하는 깨달음이 오면서 많이 반성을 하게 됐다.

공무원 조직이 밖에서 보면 낭비가 많아 보이지만, 그 낭비처럼 보이는 것이 실제로는 사고를 막는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을 보게 되면서 공무원 조직이 효율만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닐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실제로 들어보면 더 재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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